좌망(坐忘)과 심제(心齋)법
장자의 숨쉬기를 말할 땐 으레 종식법(終息法 ~ 발 뒤꿈치로 호흡하는 것, 용천호흡, 족심호흡이라고도 한다: 옮긴이 註)을 들먹인다. 그러나 (장자)를 읽어보면 종식법 외에 두 가지의 조식법이 쓰여 있다. 좌망법과 심제법이 그것으로 이는 종식법을 능가하는 최상승의 공법에 속한다고 일컬어지고 있을 정도다.
한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장자는 좌망법과 심제법을 말하면서 공자와 그의 제자 안회의 대화를 예증으로 삼고 있다. 이 대화는 실제로 있었다기보다 장자의 상상력으로 실화처럼 꾸민 것으로 말해진다.
어느 날 안회가 공자에게 "스승님 드디어 좌망이 되었습니다."라고 했다. 공자는 "좌망이 무엇인데?"라고 반문했다. 안회가 대답했다. "자기의 지체를 잊고, 생각을 멈추고, 현실적인 존재감이 없어지고 도에 융합하여 일체가 된 것, 그것이 바로 좌망입니다."
이런 안회의 대답은 좌공의 수행 방법과 경지를 말해 준다. 몸을 바르게 하고 조용히 앉아 숨을 고르는 것이 좌공의 기본이다. 이때 잡념을 완전히 없애 이른바 입정 상태가 되지 않고는 좌망의 경지를 이룰 수 없다.
심제법의 설명은 안회가 공자에게 묻는 것으로 시작된다.
안회가 "심재란 무엇입니까?"라고 묻자 공자가 대답했다. "잡념을 없애고 마음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 그리고 청식법을 행하여 숨소리를 귀로 듣지 말고 마음으로 들어야 한다. 나아가서 마음으로도 듣지 말고 기로 들어야 한다. 귀로도 듣지 않고 마음으로도 듣지 않도록 생각을 멈추면 허의 상태가 된다. 기라는 것은 허의 상태에서만 진면모를 알 수 있다. 도는 허의 상태가 되지 않으면 이룰 수 없다. 바로 그 허가 심제이니라."
이런 공자의 대답으로 미루어 심제법은 좌망법보다 한 단계 위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좌망이 아니고서는 심제가 이루어질 수 없는 것도 분명하다.
심제의 수행 방법은 세 단계다.
첫 단계는 잡념을 없애고 마음을 가다듬어 정식으로 들어가는 것,
둘째는 청식법으로 숨소리를 마음으로 듣는 것인데, 이 단계에선 반드시 일정기간(1개월 ~ 3개월)의 수련이 필요하다.
여기에서 진전을 이루면 마음 아닌 기로 숨소리를 듣는 셋째 단계의 수행으로 들어간다. 기로 듣는다는 것은 청각과 생각이 멈추는 느낌에 휩싸이는 과정을 일컫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