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이란 무엇인가, 또 남녀 성별 구분이란 의미 있는 것인가' 질문하게 만드는 '사건'들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에서 오랜 여성 친구 두 명이 성전환 수술 후 결혼한 일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40년 가까이 공식 부부로 지내던 남녀 커플이 인생의 황혼기를 맞아 새로운 결혼식을 올려 화제가 되고 있다.
남자였던 신랑이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감행, ‘여자 Vs 여자’ 즉 동성 커플로 결혼식을 다시 올리고 새 인생을 출발하게 된 것.
7일 데일리 미러, BBC 등 영국 언론에 따르면 영국 노샘프턴셔주 대번트리에 살고있는 버나드-조이스 로저스 커플이 화제의 주인공.
지난 67년 남녀 커플로 결혼식을 올려 부부의 연을 맺은 이 커플은 남편인 버나드가 약 15년 전 성전환 수술을 통해 여성의 육체를 가지게 되었지만 이후로는 아내와 "자매 같은" 관계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재결혼이 허용되지 않아, 기존의 남녀 부부로서의 지위를 유지할 수 없었다. 그러나 버나드가 작년에 만들어진 성 인정 법안(Gender Recognition Bill)에 따라 새로운 성을 갖게 되자, 시민 결합(civil union) 형식의 동성 결혼을 이루게 된 것이다.
두 사람은 먼저 이혼을 해야 했다. 성별 전환을 확인 받기 위해서이다. 그 다음 법원에 새로운 성별을 얻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으며, 법원이 이번 주 버나드에게 여성으로서의 출생 증명서을 발급하면서 두 사람은 다시 결혼하게 된 것이다.
76세의 버나드는 버나데트라는 여성 이름까지 가지게 되었으며, 수십 년이 넘게 동성 결혼의 순간을 기다렸다면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과거 물리학자였던 버나드는 5살 때부터 여성으로서의 삶을 꿈꿔왔다고 밝혔는데, 71년만에 법적으로 완벽한 여성이 된 것.
의학 기술이 발전하고 동성 커플에 대한 사회적 용인 수준이 높아지면서, 결혼과 성별의 개념에 '혁명'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이민규 기자 (저작권자 팝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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