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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이 SF 소설이나 신춘문예 출품작, 어둠의 기사가 보내온 편지쯤으로 오인되지 않길 바랍니다. 장장 3주간 길고 고독했던 여정 끝에 탈고한 글로 이것을 끝내고 며칠간 컴퓨터를 하지 못했다는 심각한 뒷 이야기가 있으니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 사람은 왜 이렇게 끝까지 홀로 견디어 온 걸까요.
그것은 아마도 이 사람이 공모전 1등상을 탔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무도 주지 않았던 1등상, 그렇습니다. 그는 홀로 탄 것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써야만 했을 겁니다. 우리가 과연 그를 이해할 수 있을까요. 전문입을 실어봅니다.
저는 시대적 과제가 된 폐기물처리문제, 그 중에서도 축산분뇨처리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려 합니다. 더 이상 해양투기를 할 수 없게 된 오늘날, 축분의 합리적인 처분과 사용, 축산업이 나아가야할 길을 모색함로써 지속가능한 생태와 경제, 자연과 어우러진 인간환경을 창조하고 회복하여 인간의식에 펼쳐질 새로운 장을 마련하고 21세기 생태계의 르네상스를 열고자 합니다.
해양환경관리법의 강화로 인해 가축분뇨의 해양투기가 전면 금지되는 조치가 올 해부터 시행되었습니다. 늘어만 가는 한국인의 고기소비량을 보았을 때에 앞날이 걱정되는 이야기이죠. 그것은 곧 처리해야할 분뇨가 늘어만 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간의 과학이 미진하여 분뇨를 발생시키지 않는 사육법을 발견해내지 못하는 한에는요. 늘어나는 분뇨로 인해 정부, 공무원, 주민, 업자 모두 제 나름의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1차적인 직접적 피해를 입는 대기와 토지, 강과 하천의 생물들은 인간의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 항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제외시키겠습니다.
한국인의 육류소비량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그리 바람직한 일은 아니라 생각합니다만) . 그것은 더 많은 생산을 요한다는 말과 같은 것입니다. 더 많은 생산을 위해서는 더 많이 키우거나 수입을 해야합니다. 그러나 넓지 않은 영토를 가지고 있고 쌀을 주식으로 하는 민족이 살고 있는 이 한반도가 가축을 위한 충분한 토지가 있느냐하면 그런 것도 아니라는 겁니다. 대초원이 있는 아메리카나 오스트레일리아 아프리카의 대륙과 같이 방목을 할 땅이 없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필요이상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대규모 사육을 하게 되며 밀식사육을 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그 이상의 수요는 수입으로 충당하고요. 당연한 결과입니다. 그래서 정부도 FTA를 체결했지요. 많은 고민을 했겠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 반영된 것일 겝니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할 근본적인 방법이란 육식 소비 대한 식습관과 문화를 바꿔 육류소비를 줄이는 일이지만, 입맛과 식문화를 바꾼다?! 그것은 너무나 힘든 일입니다. 흑립과 도포자락, 흰수염을 휘날리는 분에게 프랑스의 라따뚜이나 덴마크산 블루치즈를 잡수케하는 일과도 같은 일이죠. 지구종말적 상황에나 벌어질 일입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최대의 노력을 기울여 국내에서의 생산을 늘립니다. 올 해는 가축사육수가 정점을 이루고 있죠. 전국 곳곳에 축사가 생겼습니다. 한정된 곳에서의 높은 생산을 위해 대규모 밀집 사육을 하고요. 아파트형 축사까지 등장합니다. 축사만 생기느냐, 그것만이 아니죠. 축산업의 쿨 이슈(cool issue)-“분뇨”를 처리하기 위한 시설도 생깁니다.
시골의 한적한 계곡, 인적없는 방방곡곡에 대규모 공장식 축사가 들어서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지구의 모든 유, 무기체들이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고요. 고대의 열대우림이 가축의 방목용 목초지로 개간되고 있으며 무리하게 뽑아쓰는 지하수로 인해 지구담수가 고갈되고 있습니다. 그들이 내뿜는 트림, 방귀가 지구 온난화에 악영향을 미치며, 분뇨는 갈 곳을 잃고 있고, 그들은 각종 제초제, 항생제, 살충제 속에서 살다가 목욕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하고 있습니다.
대규모, 공장식, 축산업. 저는 분명 대규모 공장식 축산업이라 하였습니다. 여기서 이 모든 문제가 시작된다 하겠으니까요.
‘대규모 공장식 축산업’은 이제는 시류에 맞지 않는, 근절해야할 구시대 방식의 것이라 생각합니다. 근대산업사회의 산물이죠. 더군다나 대규모 공상식이라면 우리나라의 국토에 전혀 맞지도 않는 방식입니다. 전통적으로 목축민족이 아닌 농경정착사회를 기반으로 이루어진 민족에게 있어 대규모로 소비할 만큼의 육류도 필요하지 않고요. 가축은 그저 일을 시키고 축분을 가지고 퇴비를 만드는 수준에서 가가호호 몇 마리씩 키운 것이 고작이었습니다. 구정물을 주거나 꼴로 먹이를 삼았죠. 끝없이 펼쳐져있는 목초지 하나 변변치 않은 땅에서는 그저 이렇게 집집마다 몇 마리씩 키우는 아담한 규모가 제격이죠. 축산업이라고 할 수도 없는. 아주 상식적인 이야기입니다. 그렇기에 이러한 현실이 반영되지 않은 대규모 축산업이란 필연적으로 많은 폐단을 일으킬 수 밖에 없죠.
산업을 대규모로 할라치면 일괄처리 및 관리 등 제반의 시스템이 완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시스템에 있어 ‘어느 수준 이상의 충족’은 불완전할 뿐이고요. 그것은 곧 에러나 하자를 내포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축산업과 같은 폐기물 발생업에서 일어날 고장이라면 가히 치명적인 것 아니겠습니까. 지구와 환경, 인간 모두에게요. 대규모라면 더욱 곤란할 겁니다. 그런데 실상은 이렇죠. 공공연한 사실로 모든 공무원 관계자, 축산업자들이 변명조로 공통되게 하는 말입니다.
“아무리 최첨단 시설이라고 해도 냄새는 난다. 기술이라는 것이 완벽하지가 않아서......”
제가 찾아가 들은 이야기로서 구체적인 예를 들어보자면, 저희 집 앞의 대규모 축사시설에서는 분뇨처리시설이 있어도 그 시설을 가동할 사람이 없어 가동을 못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한국인들이 그런 ‘하기 싫고, 냄새나는’ 직업을 하려하질 않는다면서요. 그러면 그 분뇨는 어떻게 되느냐, 처리하지 못해 한 쪽에 잠시 쌓아두거나 해외노동자, 불법노동자들을 비밀리에 고용해 시설을 돌리거나. 그런데 해외노동자들이나 불법노동자는 법적으로 보호를 받기 쉽지 않은 불리한 입장이기에 사고가 나더라도 자기 주장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얼마전에 집 앞에 있는 그 축사에서 가스로 인한 질식으로 사람이 사망하는 사건도 있었죠.
게다가 대규모 사육을 위해서는 엄청난 자원이 듭니다. 건설비용, 시설을 가동하기 위한 전력비용, 엄청나게 드는 사료비용, 끊임없이 처리해야하는 분뇨처리 비용 등의 거대한 산업운용비가 들며 전지구적으로는 곡물사료를 재배하고 유통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생산비, 난벌과 식민정복식 개간으로 인한 자연파괴, 그로 인해 일어나는 생태계 교란과 환경변화, 자연의 인공적 변형에서 벌어질 대기와 토양, 수자원의 소모란 가히 측정불가하며 수탈구조를 취하고 있다 하겠습니다. 유, 무형의 자원이 엄청나게 소모되고 있는 것이죠. 착취를 하며 가축을 사육하는 꼴입니다. 지금 축사의 모습도 인적 드물고 공기 좋으며 물 맑은 ‘시골’이라는 자연환경을 빌려 운영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고요. FTA가 체결되어 수입산 고기가 저가에 들어오는 시점에서 그 만한 자원을 소모해가며 고기를 생산해야할 이유도 없습니다. 게다가 한 쪽에서는 필요 이상의 가축을 키우기 위해 엄청난 곡물을 생산하고 있고 한 쪽에서는 수많은 사람이 그 곡물도 먹지 못한 채 굶어 죽어가고 있습니다. 어불성설이죠.
시장에 제때에 납품하기 위해 동시다발적으로 수정을 하게 하는 약품을 투여받으며, 양질의 고기를 얻기 위해 거세가 행해지고 체중을 늘리려 시멘트, 플라스틱 정제 등이 들어간 사료를 먹게된다는 도덕윤리적으로 치명적인 ‘학대’에 대한 이야기는 일일이 언급 않겠습니다.
결국 이 모든 것들은 ‘대규모’라는 이름 하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입니다. 10마리 20마리의 소규모라면 그리 지독한 냄새가 나는 일도 없을 것이고, 그리 큰 규모의 시설이 필요치도 않을 것이며, 가축을 비인륜적으로 대할 필요도 없을테죠. 축분은 논이나 밭에 거름으로 사용될 것이며 아무도 하지 않는 일, 하기 싫은 일을 위해 불법노동자를 고용할 일도 없을 것입니다.
효율성을 우선시하는 관리 및 생산시스템을 일컫는 ‘공장식’이란 단어는 가축을 생명을 가진 동물로 느끼지 못하고 ‘제품’으로 느끼게 될, 치명적인 그 시스템의 속성에 대한 표현입니다. 자동화, 기계화, 능률로 대표되죠. 대규모라는 말과 맥은 상통하지만 나타내는 내용은 조금 다르다 하겠습니다.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몸무게의 가축을 납품하고 일정량 품질의 고기를 일정수대로 제공한다.’ 자연적 상태라면 불가능한 일들이지만 제품생산의 입장에서는 가능한 일입니다. 만들어낼 재료만 충분하다 보면요. 자원을 들여 생산을 하고 시장을 형성하며 소비를 촉진시킨다. 그렇게 형성된 시장은 규모가 커지며 생산과 소비는 늘어나고 그것을 충족키 위해 온갖 자원은 동원된다. 전형적인 시장논리죠. 그럴 때에 효율적 생산과 관리는 목적으로 추구될 수 밖에 없고요.
능률을 위한 분업 속에서 인간은 기계를 컨트롤하거나 군(群)을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할 뿐입니다. 동물을 친밀하게 대하거나 느끼게 될 수 없는 시스템 속에서 인간은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일을 알지도 못하고, 앎으로써 느끼는 자각도 없게 되죠. 자기가 하는 일의 비윤리적 측면을 알 수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기계적인 노동에 의한 인간성 상실입니다.
이러한 대규모 공장식 축산업은 또한 정부의 지원으로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그 문제가 더욱 큽니다. 정부가 부추기고 있다고 할까요. 앞서 말한 것처럼 대규모 시설은 비용이 많이 듭니다. 그렇기에 정부의 지원과 보조가 아닌 다음에는 운영을 할 수가 없죠. 그래서 업자끼리의 이야기로 정부지원 때문에 먹고 산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축산업자들이 먹고 살기에 급급한 생계형 빈곤층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제가 사는 산청군 오부면에는 9개의 대규모 축사가 있는데 그들의 수입이 전 오부면 수입의 70%라 합니다. 그 9명은 자본가일 뿐이죠.
이것은 정부가 축사건립과 시설에 대한 지원을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대기업의 축산업 진출로 인한 영세농가 사멸, 수입산 저가 고기 수입, 해양투기법 강화발효, 애그플레이션으로 인한 사료비 증가 등의 세계추세는 점점 축산업이 서 있던 자리를 급격스럽게 흔들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기존 축산업에 대한 정책으로는 시대의 요청에 부응할 수 없지요. 패러다임을 바꿔야만 할 때가 왔습니다. 자연과 환경, 인류의 복지와 미래라는 모토를 향해 과감한 발걸음을 내디뎌야 하는 것이죠. 앞서나가지 않는 집단은 뒤쳐진 채 역사 속에서 사라지고 말 뿐입니다. 대규모 축산업, 이제는 바뀌어야 할 숙명이라는 태풍앞에 선 촛불에 불과합니다.
1. 도시축사 도심분뇨처리장
악취와 분뇨에 대한 대책으로 기존의 제도를 보완하거나 시설을 정비하는 것으로는 불충분 합니다. 언젠가는 또 다시 제도적인 보완을 해야하며 시설을 정비해야 하죠. 그랬을 때에는 여러 가지의(행정, 기술, 인력, 시간 등) 소모가 많습니다. 그래서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도시에 분뇨처리시설을 만들어 소비와 생산이 같은 곳에서 이루어지게 하는 겁니다. 도시 가까운 곳에, 나아가서는 도심에 생산지를 건설하면 말 그대로, “냄새를 나지 않게 할 수 밖에” 없으니 이것보다 근본적인 대책이란 가축을 키우지 않는 것뿐입니다.
광화문 네거리에 유리와 빔, 철골 등이 훤히 드러나 내부구조와 외부구조가 모호한 아주 현대적이며 미관이 뛰어난 건축물을 짓습니다. 그 안에서 분뇨를 처리한다는 것을 모를만큼이요. 어쩌면 그 안에서 분뇨를 처리한다는 것 자체가 멋진 일임을 자기도 모르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프랑스의 퐁피두 센터를 지은 건축가에게 의뢰를 하면 적절할 듯합니다. 이미 KT가 그 사람을 통해 신사옥을 지은 터라 다른 작품을 기대하기가 무리도 아니니까요. 전통과 현대, 산업과 환경의 예술적 결합이라는 찬사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입니다.
oo플렉스, xx센터, 엔바이런 oo, 썰컴스턴스 oo 등의 이름을 가진 분뇨처리시설은 복합문화공간으로 업그레이드 될 것입니다. 지하에는 시민들이 자유로이 드나들며 즐길 수 있는 산책로와(산책로에는 분뇨처리후 정화된 물을 흘려 마치 숲속을 걷는 것처럼 합니다) 미학적 건출물에 대한 홍보공간, 갤러리, 책이 진열되어 있는 쉼터, 각종 음악이나 노래, 연극 등의 공연을 할 수 있는 무대, 영화관 등의 공간이 들어 설 수 있을 테니까요.
도심 속 자리하게 될 시설은 절대로! 냄새가 나지 않을 것입니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테니까요. 첨단 과학기술의 시연장이 될 그곳은 미래의 기술이 동원되며 한국과학기술의 역량을 보여주는 전초기지가 될 것입니다. 1900년의 파리 만국박람회의 2012년 코리아의 재연이죠.
이 시설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원자력 발전소 또한 한강 둔치로 신설, 이전을 해야하는 세안이 따릅니다. 에너지 소모가 극히 적은 시설을 개발하지 않는 한에는요. 한강에 원자력 발전소를 짓는다는 것이 전혀 허무맹랑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은 각종 환경단체의 연구, 조사결과를 참조하면 됩니다.
또한 이마트의 옥상에, 신세계 백화점의 지하에 축사를 짓는 겁니다. 마트의 옥상과 지하의 면적이 그리 넓지 않다면 백화점과 마트 옆에 건물을 따로 짓고요. 그 건물과 옥상, 지하에는 가축의 사육에서부터 소비자의 손에 들어가게 되는 고기 가공까지의 설비가 갖추어져있어 소비자는 늘 신선한 고기를 얻게 될 겁니다. 그렇게 되면 물류에 들어가는 모든 비용이 크게 저감되죠. 그러면 국내산 고기의 가격도 하락되어 수입산 고기와의 가격경쟁에서도 한층 수월해질 겁니다. 절대로 냄새나지 않는 백화점과 마트의 축사시설에서는 따로 견학 프로그램을 만들어 건강하고 깨끗이 자라고 있는 ‘건물축’을 홍보해도 되겠습니다. 괜히 시골에다가 축사를 지어 그곳의 자연을 파괴하고 주민을 괴롭힐 필요도 없지요, 자신이 판매하는 제품에 대해서도 자부심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이것은 따로 관리철저한 상품으로서의 차별성과 특수성이 있기에 고가전략품이 되니 한미FTA의 발효로 인한 대책이 시급한 마당에 이런 고가품의 육성이 축산업 분야의 새로운 돌파구를 열 수 있을 것입니다.
2. 분뇨의무할당제
탄소배출권이라는 것이 있죠. 교토의정서가 제시한 청정개발체제에 따라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등 6종)를 규제하기 위해 만든 권리입니다. 이 배출권은 매매도 가능합니다. 그래서 주식이나 파생상품과 같은 거래시장이 형성되어있지요. 우리나라는 내년부터 의무도입국가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지구온난화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이산화탄소를 규제하기위한 탄소배출권 사업입니다. 저는 이것을 분뇨사업에 적용하고자 합니다.
앞서 식문화를 바꾸기란 태산을 움직이는 바와 같다라는 이야기를 했지만 축산업 제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근본적으로 대중의 식생활 문화와 의식을 바꾸지 않으면 안 되지요. 그어렵지만 해야한 하는 것을 위한 정책으로서 분뇨의무할당제를 제안합니다.
기본 골자는 “고기를 사면 고기만큼의 분뇨를 의무적으로 받는 것”입니다. 자기의 먹을 거리에 대한 책임은 스스로 진다라는 것으로서 조만간 닥쳐올 전 세계적 식량난, 물 부족현상, 석유고갈과 급격한 기후변화에서 생존하고 대처하기 위해 가장 시급히 필요한 개념입니다. 자급의 철학이죠.
일인당 한계소비량을 정하고 그것을 넘어선 양의 고기를 사면 초과분의 고기를 살 때마다 그것을 생산하기 위해 처리해야하는 분뇨를 함께 받아가는 것입니다. 물론 그 때의 분뇨는 완숙된 퇴비의 형태이며 냄새가 나지 않고 혐오감 들지 않게 포장되어 있지요.
분뇨의무할당제를 할 때에는 전용 적립카드를 이용합니다. 카드에는 지금까지의 고기 소비량이 누적되어있고 앞으로 남은 한도허용치가 나옵니다. 카드는 미성년자에게는 발급하지 않고 미성년자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카드에는 부양가족이 등재되어 있어 아이들 몫의 고기를 사는 데에는 지장이 없습니다. 그들의 몫까지 구매할 수 있죠. 2010년 통계로 보아 1인당 육고기 소비량이 총 30kg정도 되니까 2017년에는 20kg, 2022년에는 10kg까지 줄이도록 목표치를 잡습니다.
그렇게 받아온 퇴비는 개인의 도시텃밭이나 주말농장의 거름으로 보내지게 되거나 서울시청앞 광장의 텃밭에 보내집니다. 그 퇴비로 자란 채소는 시청공무원들의 식탁에 오르게 되고요. 렇게 재배된 채소는 지자체의 장려에 따라 별도의 판매대에서 시판되기도 합니다. 우연히 그 맛을 본 도시 소비자들은 수확한 후 바로 먹어야 제 맛을 잃지 않는 야채의 신선한 맛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따로 멀리 산지에서 수송을 할 필요도 없이요. 나이 지긋하신 분은 괜시리 고향생각에 눈시울이 붉어질 수도 있겠습니다. 절찬리에 동이 난 ‘축분퇴비 작물’은 인기가 날로 커져 본격적이고 공식적인 생산을 시작하기도 할텝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 곳 없는 퇴비가 있으면 ‘수제분뇨처리업자’에게 보내집니다.
수제분뇨처리업은 도시 직장생활 은퇴 후 자연과 벗삼아 노후를 보내고 싶은 고령자에게 적합한 사회적 사업입니다. 개간하기 어려워 놀려두는 땅을 조금 마련해 각종 풀, 낙엽, 나뭇가지, 음식물 쓰레기 등과 함께 보내져 온 축분을 버무려 놓으면 됩니다. 자연상태에서 저절로 발효가 되죠. 사업자는 발효가 잘 되게 하기 위해 물을 뿌리거나 거적을 덮어놓거나 하는 등의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 주기만 하면 양질의 거름을 만들 수 있게 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거름은 전국의 곳곳에 되팔리게 되겠고요.
그렇게 되면 분뇨를 통한 ‘2차 시장’이 형성될 수 있겠습니다. 마치 탄소배출권을 사고 파는 시장이 형성된 것처럼요. 그 2차 시장에 대해서는 여기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분뇨의무할당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대상이 국내산 고기에 한정된다는 것입니다. 수입산 고기에는 적용되지 않지요. FTA 의 세계적 요구에 완벽히 들어맞는 정책입니다. 국토에 맞지 않는 엄청난 수의 가축을 키워 토지를 수탈하고 환경이 오염되거나 동물이 비정상적으로 키워지는 것에 대한 책임을 우리 스스로 질 수 있는 기회를 주게 되는 중요한 내용입니다. 고기를 먹으려면 드넓은 곳에서 방목되어 좋은 환경에서 자란 수입산 고기를 사먹으면 됩니다. 실제로 주변에서의 경험담을 들어보면 서울에 가서 고기를 먹게 되었는데 독일산 고기였더라. 그런데 아니 그게 맛도 좋고 가격도 싸 굳이 국내산 고기를 먹을 필요가 없겠더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합니다. 축산업의 미래를 암시하는 말이라 하겠습니다.
3.정부지원
첫째, 도시 인근으로 축사를 옮기는 이주비용에 대해서 정부가 전적으로 지원을 해주고 보장을 해주는 겁니다. 그곳의 제반 운영비에 대해서도요.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사업인 것이죠. 자신들이 내는 세금이 고작 몇몇 축산업자들의 배를 불리는 데에 들어가기보다는 먹거리를 소비하는 곳에서 생산도 하고, 우리의 금수강산에서 악취를 몰아내기 위해 축사가 이전되는 여러모로 ‘합리적인’ 방법에 예산이 쓰인다면 아무도 반대할 자 없을 것입니다.
둘째, 또 분뇨의무배당제를 실시할 때에 한계 구입치를 넘지 않은 국민에 한해서는 세금감면을 해주거나 되돌려주는 등의 ‘고기결산제’를 실시하는 겁니다. 조금 더 광범위하게 ‘환경결산제’라고 확대해서 쓰레기를 적게 배출하거나 냉장고, 세탁기를 쓰지 않는 집에는 의료보험혜택이나, 주민, 재산세, 환경부담금의 비용을 줄여주는 데에 대한 지원을 하는 겁이죠.
셋째, 끊임없이 배출되는 악취를 제거하거나, 시골에서 분뇨를 처리해야하는 시설 및 처리에 대한 비생산적인 지원에서 벗어나 소규모 축산업자들, 개인분뇨처리업자들, 분뇨의무배당제를 실시하는 데에 드는 제반 비용들에 대한 지원을 하는 겁니다. 지원책에 대한 흐름을 원척적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시골의 깨끗한 자연환경에서 10~30마리씩 소규모로 키운 축가(畜家)에 대한 장려금, 세제감면, 시설보조, 판로알선, 먹이지원의 혜택과 고가의 육우, 육돈 등의 시장을 형성해 주는 데에 지원을 함으로써 국내 청정지역에서 소규모로 키운 가축에 대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해주는 겁니다.
논란이 많을 분뇨의무할당제를 힘있게 밀고 나가기 위해서 필요한 브로셔 제작, 홍모 티셔츠 판매, 언론사 광고 등의 각종 캠페인 비용, 분뇨의무할당제를 위한 전속 기관, 전문위원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 연구기관 등의 기구를 설치, 운영하는 비용에 대해서도 지원을 해주는 겁니다. 그간의 축산업에 대한 지원금에서 조금 떼어쓰면 되니 무리될 것도 없을 것입니다.
끝으로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할 유화제와도 같은 정책을 말해보겠습니다.
서울시청 앞 광장의 텃밭입니다. 이미 도심양봉, 도시텃밭을 시도하고 있는 서울시 측에게 그리 놀라울 제안은 아닙니다. 오히려 이것은 한강 둔치에 원자력 발전소를 짓자는 주장과 같은 맥락이라 하겠죠. 무슨 말인고 하면, 여태껏 제안했던 축산업에 관련한 정책이 성공리에 정착되기 위해서는 시청 앞 광장의 텃밭이 꼭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생태도시를 만들거나, 농업의 미래를 제시하는 차원과도 박자를 같이하지만 분뇨의무할당제에서 처리하지 못한 퇴비가 가야할 곳도, 근처 광화문 축사에서의 분뇨가 가야할 곳도, 도심 속 텃밭에서 생산된 채소 및 김장거리가 자라는 그 장소도 바로 서울시청 앞 광장이 되어야만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서울 시민에게 있어 시청 앞 광장이 갖는 상징성과 그 상징성에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갖게 될 효과를 생각했을 때 말이죠. 그 파급이란 상상이상의 것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숙명적이고 묵시록적인 장소라 하겠습니다.
기대효과
축사의 도시 이전은 고질적인 악취문제의 원천적 해결방안입니다. 도시축사로 인해 물류비의 큰 절감이라는 이점을 꾀할 수 있지요. 특화된 도시축사의 제품은 저가의 수입제품과는 경쟁할 수 없는 다른 선로를 달릴 것입니다.
도심분뇨처리시설의 복합문화공간화는 도시와 건축물의 미래, 앞으로 전개될 축산업의 방향을 제시하게 될 것입니다.
도시축사로 인해 비인륜적인 사육을 하지 못하게 됨으로써 동물의 권리를 보호하게 되며 도덕윤리적 비난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분뇨의무할당제, 축사의 도시 이전, 도심분뇨처리장을 건립하는 데에 정부지원을 사용함으로써 예산의 낭비가 줄어들고 능률적인 사용이 가능해집니다.
대기업, 대규모 위주의 축산업을 해체해 부의 분배에 있어 균형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분뇨의무할당제는 곡채식 위주의 한국인의 식생활에 맞는 것으로 국민건강증진에 도움이 되며시민의식의 고취에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분뇨의무할당제라는 전무후무한 정책이 자리잡게 된다면 세계의 각국의 모범사례로서 한국의 정책을 배우러 오게 될 것이며 기술을 통한 로열티 지급, 국제위상의 증대, 외교지위 격상 등 의 효과를 일으키며 그로 인한 부가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가축사육두수를 줄이게 됨으로써 자연환경과 생태계에 이바지 하는 몫 또한 측정 불가할 만큼 큽니다.
노후 일자리의 수요가 급증하는 때에 수제분뇨처리업자라는 직업은 아주 적절한 업종입니다.
원자력 발전소의 한강이전이라는 부대시설을 유치하게 됨으로써 전력비용절감, 에너지 효율성의 극대사용의 기대를 가능케 합니다.
이 모든 정책은 21세기 환경과 사회, 자연과 인간이라는 새 패러다임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서 새 시대에 앞장서게 됨으로써 미래 선진 국가를 향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정책은 시대의 요청 FTA의 협상에 거스르지 않고 강화된 해양투기법에 대처할 수 있는 묘안입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대단하네요. '향토환경감시단'이란 이름의 촌스런 단체회원으로서 돼지똥이라는 세상에서 가장 dirty한 소재를 가지고 이런 sf적이고 형이상학적이고 정치적인 글을 쓸 수 있다니. 그대의 지성(의 발전)에 박수를 보내고 싶네요. 인터넷카페활동이 인간두뇌활성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라는 논문을 쓴다면 그 긍정적 예시물 중의 하나로 채택하고 싶을 지경입니다. 순수한 감탄입니다. 분발하세요.
음. 이런 생각도 듭니다. 제가 좋아하는 연극 중에 '관객모독'이라는 극이 있습니다. 잠깐 작가이름이 아삼삼한데 저 뭣이냐 '베를린천사의 시'라는 영화의 원작자인데.......나중에 생각해 보죠.
그 관객모독 연극의 대사가 생각납니다.
이 원고는 더 이상 가감할 필요없이 연극대본으로 쓰면 되겠습니다. 배우가 어떻게 이 말들을 효과적으로 구사해서 들쭉날쭉 방향없는 정서만 있고 머릿속은 대부분 텅빈 관객들에게 이 얼핏 모욕적인 내용을 골수에 박히게 하느냐가 관건이겠죠.
제목이 거창(?)해서 깜짝 놀랐답니다. 가을걷이며 개인적으로 여러가지 일들이 많아서 카페에 한참 못들어왔는데, 재미있는 글들이 꽤 많네요. 근데, 왜 제목이 <인간의 마음을 폭파하자>인가요? "한국이 나아가야 할 미래 선진 국가를 위한 정책 제안"(^^)인데----
" ‘대규모 공장식 축산업’은 이제는 시류에 맞지 않는, 근절해야할 구시대 방식의 것이라 생각합니다. 근대산업사회의 산물이죠. 더군다나 대규모 공상식이라면 우리나라의 국토에 전혀 맞지도 않는 방식입니다."
"대규모 공상식"이래. 푸하하. 정말 가감해서는 안 되겠는걸.
박수~!박수~!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