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코드는 주장하지 않는다. 오직 관찰한다.
이 세상은 삶과 죽음이 쳇바퀴처럼 돌아가면서 유지된다. 생산과 소멸이 반복되면서 역시 세상은 존재한다.
사기꾼, 도둑놈, 깡패, 잡놈을 싹 없애면 착한 놈, 정직한 놈도 사라진다.
바이오코드의 144코드를 늘어놓고 보면, 인류는 사실 180도 서로 다른 생각을 하는 집단이라는 걸 알 수 있다. 까칠한 사람의 눈으로 보면 세상은 온갖 잡놈들의 세상으로 보인다. 자칫 생각이 너무 다른 사람들과 충돌하면 자비심이 증발하여 매우 폭력적으로 변할 수도 있다. 아돌프 히틀러0120도 유태인에 대한 어릴 적 경험이 유태인 집단 학살이라는 악랄한 <가스살인>을 벌이게 만들었다.
그러니 참고 견디지 않으면 안된다. 그래서 사바이고, 사바(산스크리트어 saha를 한자 娑婆로 새김)란 말은 참고 견디는 땅이라는 뜻이다.
동물과 식물은 같은 땅에 살면서도 수억 년간 서로 다른 길을 갔다.
식물은 동물이 쓰고 버리는 이산화탄소(Co2)를 받아먹고, 인간은 식물이 쓰고 버리는 산소(O2)를 받아먹고 살았다. 생산과 파괴가 또다른 생산과 파괴로 거듭되는 것이다. 그러면서 고마워하지 않고 미워하지 않는 관계를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그뿐이 아니라 식물은 동물이 버리는 똥을 먹고 산다. 그 똥은 원래 식물에 온 것이 대부분이다. 더러 고기를 먹었다 해도 그 고기의 주인인 소, 돼지는 식물을 먹고 자랐다.
동물의 똥은 원래 가지고 있는 에너지의 50%가 남은 상태로 배출된다. 식물이 뿌리를 내린 땅에서는 수많은 동물이 싸는 똥이 식물의 영양분이 된다.
물론 똥을 먹는 동물도 있다. 새끼코끼리는 어미코끼리의 똥을 먹어 장내균총(장 속에는 약 100조 마리 이상의 균이 산다. 지구 인류 85억 명을 생각하면 장내균총은 거대한 우주다)을 학습한다.
사람의 똥 약 1 그램에 약 50억 마리의 세균이 있는데, 대장균 등 여러 세균은 심각한 오염을 일으키기도 하고, 어떤 생물에는 대단한 영양을 공급하기도 한다.
이러한 우주의 기본 법칙을 이해하면, 세상은 창조와 파괴의 반복으로 이뤄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우리 스스로 창조라고 하지만 그것이 다른 관점에서는 파괴가 될 수 있고, 파괴한다고 하지만 다른 관점에서는 그게 창조가 될 수 있다. 그러니 파괴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파괴는 반드시 창조로 돌아온다. 그러는 사이 우리는 중도로 간다. 그 길이 우리가 가야할 길이다. 우리가 누구냐고? 그야 각자 정의할 일이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