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2005~2020]/정기산행기(2015)
2015-06-08 21:07:54
제 547차 대지산, 불곡산 정기산행기
1. 2015. 6. 6(토) : 죽전 고개 ~ 대지산 ~ 불곡산 ~ 중앙공원
2. 참가 : 상국, 진수, 병욱(뒷풀이 참가 : 일기)
토요일이고 현충일이라 분위기는 조용. 게다가 온 나라에 메르스 염려로사람들 뭉쳐 다니는 걸 슬슬 피해 요즘은 지하철에도 손님이 뜸하다 카더라. 그래선지 참 오붓한 산행이다.
10시에 오리역까지 마중나간 진수대장이 지하철보다는 버스가 안전하다고 고집한 병욱이를 모시고 죽전고개로 온다.
대지산 오르는 길은 줄창 그늘이라 여름 산행에 더없이 좋다. 정상에서 사진 한 방 찍고 불곡산 가는 길의 잣나무 길을 소개한다. 좋단다, 다들. 피톤치트 가득한 곳에서 자리를 깔고 한 무리의 등산객들이 점심밥상을 펼쳤는데 시루떡까지 챙겨온 걸 보면 거기도 새신랑이 있는지 아니면 병욱이 사촌이 있는 게 틀림없다.
우리도 상당히 만족한, 조용하고 그늘 만땅에, 열댓 명 둘러앉아 수건돌리기를 해도 될 만한 곳에서 풀밭위의 식사보다 품격 있는 숲속의 식사를 한 시간 동안이나 천천히 즐긴다.
배도 부르겠다. 이제 다시 천천히 걷는 산보같은 산행. 대지산보다 물경 9m나 높다는 불곡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중앙공원 방향으로 하산을 한다. 제법 산 같다. 샛별마을로 들어와 진수가 관리소장으로 있는 상가 지하를 통으로 빌려 장사를 하는 횟집에서 진수 얼굴을 팔아 도다리구이랑, 가오리찜을 한 번씩 더 리필 받는다. 이 집 회가 특히 맛나더라.
병욱이랑 중, 고등, 대학교 동기동창에 하숙집까지... 수없이 동침했던 일기가 병욱이 시끄러운 목소리를 듣고 헐레벌떡 뛰어와 뒷풀이 막판에 합류했지만 운전을 해야 하는 관계로 쓴 웃음만 짓다가 어느 순간 헤까닥 돌아삔다. 처갓집이 분당이고 오늘 마나님도 친정에 행차예정인 모양이다. 에라이, 내가 처갓동네에서 술 팔아주는데 술 좀 마셔도 무탈에다 또 데리러 오겠지?
모시러 왔을 끼다. 일기가 이름빨도 있고 해서 하루까지는 아니라도 몇 시간 뒤 정도는 안 보겠나? 일순간 방심한 뱅욱이를 덮쳐누르는 저 무지막지한 야만성과 사내다움과 박력의 십분의 일 만큼만이라도 평소 집에서 보여주었다면, 딸라빚 내어 택시를 타고서라도 왔을끼다. 가만... 일기 집이 목동이라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