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시무시 ‘몬스터 폭염’… 지구촌 곳곳이 불덩이© Copyright@국민일보
지구촌이 때 이른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여름이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곳곳에서 최고기온 기록이 경신되고 있다. 과학자들은 극심한 더위가 인간이 초래한 기후변화의 지표라고 지적한다. 16일 중국 중앙기상대에 따르면 베이징의 낮 최고기온이 전날 35도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 34도까지 올랐다. 베이징에서는 전날부터 폭염 경보가 발령됐는데, 이는 4월 30일 발령됐던 2006년 이후 17년 만에 가장 이른 조치다. 산둥성 지난은 전날 낮 최고기온이 37도까지 올랐다. 온화한 날씨로 유명한 남서부 윈난성에서도 최근 40도가 넘는 불볕더위가 이어졌다. 다른 아시아 국가도 기록적인 더위로 시름 중이다. 싱가포르는 낮 기온이 지난 13일 37도까지 치솟아 40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베트남은 이달 초 역대 최고인 44.2도를 기록했고, 필리핀은 열지수(체감온도)가 ‘위험’ 단계에 도달해 학교 수업시간을 단축했다. 태국 북서부 탁 지역은 지난달 14일 열지수가 50도를 뛰어넘었다. 열지수는 습도와 기온을 합산한 수치로 55도가 넘으면 매우 위험한 상태다.
무시무시 ‘몬스터 폭염’… 지구촌 곳곳이 불덩이© Copyright@국민일보
미국 북서부 태평양 지역에서도 지난 14일부터 고온이 이어지고 있다. 워싱턴주 시애틀에서는 역대 5월 14일 기준 최고기온 기록이 깨졌고, 캘리포니아주 프레즈노는 이번 주 기온이 38도까지 오를 것으로 예보됐다. 캐나다 앨버타주에서는 고온건조한 날씨로 90건에 이르는 산불이 발생했다. 다국적 기후 연구단체인 세계기상특성은 최근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 알제리에서 지난달 26∼28일 36.9∼41도에 이르는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났는데, 지구온난화 이전이라면 4만년에 한 번 일어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무시무시 ‘몬스터 폭염’… 지구촌 곳곳이 불덩이© Copyright@국민일보
한국도 이날 강릉 낮 기온이 5월 역대 최고인 35.5도를 기록하고 포항 33.7도, 대구 33.6도, 서울 30.0도 등 전국 대부분 지역 기온이 평년을 크게 웃돌았다. 속초와 동해도 각각 34.4도, 33.5도로 5월 최고기온 기록을 다시 썼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엘니뇨의 영향으로 극단적인 기후 현상이 더 잦아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저우 빙 중국 국립기후센터 수석전문위원은 “엘니뇨는 전 세계에 필연적인 비정상적 기후 현상을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전략비축유 300만 배럴 매입계획을 발표해 올여름 유가 상승과 에너지 수급에 대한 우려마저 커지고 있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