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 오래 가는 기침, 감기 아닌 ‘후비루’일 수 있다!
곧잘 기침을 한다. 가래가 좀 있고, 콧물도 나온다. 소위 편도가 섰다 표현하는 목 아픔 증상도 있다.
당신이 이 증상을 겪고 있다면, 원인을 무엇이라 추측하겠는가?
모르긴 해도 열에 예닐곱 정도는 ‘감기’를 의심할 것이다. 그래서 종합 감기약을 먹거나 병원 갈 짬이 난다면 동네 내과 계열 병원을 찾을 것이다. 그래, 이 자료 정리한 나처럼.
하지만 그 증상이 약을 먹어도 안 떨어지고, 일주일 이상 간다면 단호하게 의심해봐야 한다. 이거 감기 맞아?
나처럼 감기겠거니, 내가 요새 면역력 떨어졌나, 그래서 감기도 못 이기나 하고 묵묵하게 병원 감기약이나 종합 감기약 위장에 버리지 말라는 거다. 돈 버리고, 속도 버린다.
초장부터 이비인후과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당신이 겪는 일련의 증상, 감기 아닌 후비루일 수도 있으니까.
그럼 이제 ‘후비루’라는, 조금은 낯선 녀석에 대해 알아보자.
덧붙이자면 후비루의 동의어는 ‘상기도기침증후군’이란다.
1. 정의, 후비루란?
정상적인 부비동에서는 하루에 300~600ml의 분비물(콧물)이 생성된다고 한다. 여기에서 나오는 분비물은 코 점막을 부드럽게 하거나 이물질을 제거하고 코의 습도를 조절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면역 물질을 포함하고 있어 세균 감염을 예방하는 역할도 맡는다고 하는데, 콧물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방증이다.
한편 코나 목에 있는 솜털이 이런 역할을 하고 있는 분비물(콧물)을 목으로 이동시키게 되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이것을 꿀꺽 삼키게 된다. 즉, 분비물이 목 뒤로 넘어가는 현상은 매우 정상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여러 가지 원인으로 분비물의 양이 증가했거나 점도가 끈끈해져 목에 고이거나 넘어가는 것이 느껴지는 경우 ‘후비루’를 의심해야 한다. 목에 점액이 고여 있는 느낌이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뱉어내는 행동을 보일 수 있으며 만성적인 기침이 있어 목이 쉽게 건조해진다. 누워 있을 경우 기도가 좁아져 더 심해질 수 있고, 일교차가 있는 아침저녁으로 증상이 더 심해지는 경향이 있다.
후비루가 심할 경우 목을 압박하기 때문에 호흡을 방해받기도 한다. 또 분비물로 인한 염증으로 인후통, 소위 편도가 부었나 하는 증상이 생길 수 있다고 한다.
- 콧물에 기침․가래, 목 아픔까지 감기와 유사한 증상이다. 때문에 곧잘 감기로 오인되기도 한다. 나처럼. 그냥 기침 오래 가면 이비인후과 가자.
2. 왜? 후비루의 원인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단다. 크게 분비물이 증가하는 질환들과 음식을 먹고 삼키는 연하기능을 저하시키는 질환들로 나누어볼 수 있다. 알레르기비염, 비알레르기비염, 부비동염(급성, 만성), 인후두 위산역류증, 부비동 자연공의 해부학적 변이, 연하장애, 피임약 사용에 의한 호르몬의 변화 등과 같은 것들이 원인이 될 수 있단다.
참고로 급격한 온도 변화에 자주 노출될 경우에도 후비루에 걸릴 수 있다고 한다.
- 내가 왜 이름도 낯선 후비루에 걸렸는지 짐작이 간다. 회사 에어컨 성능이 짱짱해서. 점역교정 및 편집디자인 사무실 평균 에어컨 온도가 좀 세지. 바로 옆에 있는 경영 및 사업팀에 가면 ‘따뜻하네!’ 하는 생각이 드니까. 여러분, 급격한 온도 변화와 에어컨이 이렇게 위력적입니다.
후비루는 코 및 부비동에서 다량으로 생산된 점액이 목 뒤로 넘어가는 현상이다. 환자가 점액이 목 뒤로 넘어가는 느낌을 느끼고, 콧물이 나고, 반복적으로 헛기침을 하는 증상과 함께 이학적 검사에서 비인두 또는 구인두에 점액이나 점액농이 있는 것을 확인하거나, 인두벽 점막이 자갈 모양의 불규칙한 형태를 하고 있으면 후비루로 진단할 수 있단다.
- 그러니까, 내 경우로 설명을 해보면, 이비인후과에서 의사 선생님이 “아, 해보시고요” 하면서 내 목구멍을 살펴서 일련의 특징을 보고 진단했다는 뜻이다. 내 인두벽에 점액이 많은 건 아무래도 확실하지 싶은데. 자갈 모양의 형태인지, 점액농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네.
3. 치료, 어떻게 나을까?
후비루를 유발하는 질환을 치료한다. 알레르기비염이 있는 경우 항히스타민제, 점막수축제 및 국소 스테로이드를 이용하여 치료하고, 부비동염이 있는 경우 충분한 항생제 사용 후 호전이 없으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단다.
인후두 위산역류증이 있는 경우는 생활습관개선 및 제산제, 장운동개선제 등으로 치료한다.
후비루의 원인을 찾지 못한 경우 점막용해제나, 국소스테로이드제, 식염수 세척을 통해 증상 개선을 도모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원인을 찾지 못한다면 치료가 잘 되지 않는 경향이 있단다. 만성적인 경과를 보이고 방문하는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 및 적절한 치료를 하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때문에 여러 병원을 찾아다니며 검사 및 치료를 반복하는, 일명 병원 쇼핑(hospital shopping)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4. 후비루를 막으려면? 예방방법과 식이요법
우선 감기에 자주 걸린다면 조기에 치료하는 것이 좋단다. 손발 씻기나 칫솔질과 같은 개인 위생을 잘 챙겨야 하고, 급격한 온도 변화에 노출되는 것을 삼가야 한다.
식염수를 이용하여 비강세척을 하루에 2~4회 시행하면 증상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또 취침 3시간 전에 식사하지 말고 과식, 과음, 카페인이 많은 음식은 위산의 역류를 증가시키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단다.
무엇보다 물을 많이 섭취하고, 이뇨제를 피해야 한다.
- 아니, 저기요? 내가 물을 얼마나 많이 마시는데~! 맥주잔 4컵 분량은 기본이고, 그냥 1시간에 1번은 꼭 화장실 간단 말이야!
덧붙여 후비루 증상 완화 및 개선에 도움이 되는 식품으로 ‘다래’가 각광받고 있다. ‘미후도’라고 불리며 《동의보감》에도 실릴 정도로 예부터 약재로 사용되었다. 보통 산미가 강하나 잘 채취해 이런저런 걸 잘 섞고 발효시켜 음용하기 좋은 즙으로 만들어 먹기도 했다. 특히 ‘Pg102’라는 성분이 과민한 면역력, 알레르기 등을 다스리는 데 좋고, 엽산이 많아 후비루가 아니더라도 변비 및 각종 건강상의 이유로 먹기도 한단다.
* 부록 - 후비루인데 후비루가 아닌, ‘후비루증후군’도 있다!
후비루증후군은 환자에게 후비루의 증상은 있지만, 이학적 검사상 후비루를 의심할 만한 소견이 없을 때 진단하게 된다. 치료법은 후비루와 같거나 유사하다고 한다. 예방법 및 식이요법도 후비루와 동일하다.
- 어, 세상에 별 증후군이 다 있구만.
출처 1: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출처 2: 메디파나뉴스 - 대한민국 의약뉴스의 중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