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백면 - 2024.12.03.
죽치고 앉아 있어도 제주 43 평화공원으로 가지 않는 43-2번 버스. 아쉬움도 아픔의 한쪽이라는 핑곗거리를 주니 얼마나 다행인가. 나도 아프다. 1시간을 흔들려 안국사 정류장에 내린다. 저기 어딘가에 있을 동생의 추억을 따라 한 걸음 두 걸음.
고기듬뿍사골칼국수 한 그릇으로 제주에서 첫 끼니를 채우겠다는 굳은 의지. 주문에서 상차림과 마무리까지를 배고픈 그대가 직접 하시라는 단호함. 저렴한 가격이니 먹어보라네. 손님에게 당당한 만큼 맛있겠다. 작지만 예쁜 손길이 느껴지는 하루백면.
국물에 밥까지 말아서 먹었으니 목구멍까지 가득한 이것들을 어찌할까. 가을을 앞세워 안세미오름 둘레길을 천천히 걸어 오른다. 남쪽 멀리 보이는 제주 43 평화공원이 또 마음에 걸린다. 외면한다. 명도암물 쪽으로 내려가는 길에 가벼워지는 뱃속.
첫댓글 어떤동생이 무슨일이 있었을꼬??
제주도 43은 태어나기 한 참 전일인데
기현이가 올해 여름 친구 주동이 만나러 제주에 갔었지.
43은 여순사건과 이어지고 빨치산과 남부군으로 연결되는 아픔이 큰 역사적이고 그 시대에서 권력자들의 무책임함에서 빚어진 민간인 학살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