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훈 씨의 경우 그간 형사 역할을 많이 했다. 기존의 형사들과 차별점이 있다면? 박중훈 이번이 다섯 번째이다. <투캅스>는 강직한 형사, <투캅스 2>는 부패한 형사, <아메리칸 드래곤>에서는 인터폴, <인정사정 볼 것 없다>는 깡패 형사, <강적>은 삶에 지친 형사다. 상황 때문에 일도 불성실하게 하고, 인생도 포기하게 되는 그런 형사이다. 하지만 <강적>에서는 형사라는 직업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지 않다. 단지 직업일 뿐이다.
월드컵 기간 개봉이다. 어떻게 홍보 계획을 세우고 있는가? 박중훈 예전에 88올림픽 때도 영화계에서는 무조건 ‘88올림픽을 피해라’고 했지만 그때 당시 <매춘>이라는 영화가 빅 히트를 쳤다. 단일 극장에서 50만 명이면 지금의 500만 명과 맞먹는 숫자가 아닌가. 그때의 교훈은 시즌과 관계없이 관객들이 볼 영화는 언제나 본다는 것이다. (웃음) <강적>은 월드컵과 대립하는 영화가 아니다. 오히려 월드컵이 잘되어서 그 열기가 극장으로까지 이어졌으면 좋겠다. 호재나 악재가 아니라고 그저 의연하게 생각한다.
극중 이수현이라는 탈옥수 캐릭터는 얼마 전에 방영을 마친 드라마 <굿바이 솔로>와 많이 다른 캐릭터다. 천정명 영화나 드라마 모두 캐릭터 표현이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하지만 극중 이수현이 되기는 참으로 힘들었다. 수현이 행한 행동들에 대한 간접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촬영이 진행되면 감독님께 모든 걸 맡기는 편이다. 작품에 대해서 가장 잘 아시는 분이니까. 상의도 많이 하고 질문도 많이 했다. 초반에는 캐릭터를 잡기 힘들었지만 중반부터는 조금 감을 잡았다. 매번 끝나고 나면 아쉬운 것이긴 하지만 욕심을 내자면 좀 더 시간이 있었다면 자신 있게 표현할 수 있었을 텐 데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