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원권의 별자리와 5만원권
한국은행에서 새로 만든 신권은 2006년 1월 2일 발행한 오천원권, 2007년 1월 22일 발행한 만원권과 천원권 2009년 발행한 오만원권의 네 가지인데 네 가지 도안에 대하여 말들이 많다.
2007년에 새로 발행된 신권 만원 지폐는 후면에 도안으로 혼천의, 별자리인 천상열차분야지도, 천문대가 들어갔다. 천문도가 화폐에 들어간 일이 천문학계의 경사라고 천문학계는 ‘천상열차분야지도와 천문도’라는 제목으로 심포지엄도 열고 자축하였다.
나는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地圖 국보 제228호)가 그렇게 유명한 것인지는 이번 만 원권 지폐의 도안으로 새삼 알게 되였다. 양촌 권근(權近 1352-1409)의 감독 하에 고구려의 천상도를 바탕으로 1395년에 만든 천상열차분야지도와 혼천의에 대하여 집중 조명해 보려고 한다.
2007년 1월 22일 신권 발행일에 앞서 몇 일전부터 지폐수집 마니아에서부터 투기꾼들까지 한국은행 정문에 줄을 서서 밤샘을 하는 것을 보면 돈이 되는 모양이다. 신권의 앞자리 발행숫자를 사면 몇 십 배의 차익이 생긴다고 인기 아파트 청약하려고 줄서듯 이부자리 깔고 밤샘하는 것을 보면 꾀 괜찮은 장사인 모양이다.
신권의 오류 말이 많은 신권의 도안을 살펴보자. 천원권 ; 천원권 후면의 겸제 정선의 계상정거도가 도산서당인지 계상서당인지 고증이 불분명하고, 한국은행은 설명에서 계상서당이라고 했다 도산서당이라고 했다 왔다 갔다 하여 국민을 어리둥절케 했다. 전면의 퇴계 이황의 복건은 즐겨 사용하던 것이 아니라고 하니 선비 정자관 모습의 초상화가 없어 어쩔 수 없었다고 한다. 오천원권 ; 오천원권 후면의 신사임당 8폭 초충도중 수박 그림이 외래종이라고 말이 많다.
만원권 ; 만원권 후면의 혼천의가 중국에서 유래된 것으로 혼천시계의 일부분을 쓰는 것은 부적절 하다고 지적을 한다. 중국네티즌들은 한국에서 제일 많이 유통되는 만 원권에 중국의 혼천의가 들어갔다고 환호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한다. 2007년에 쿠바에서 새로 발행된 화폐 후면에 현대개발이 제작한 발전설비가 들어가 우리도 흐뭇해 봤다. 만 원권 후면의 보현산 천체 망원경은 세계 50위권에도 못 드는 소형으로 외국에서 구입한 것을 천체의 구조를 맞추려고 집어넣은 것은 못마땅하다는 말이다. 만 원권 전면의 세종의 뒷배경으로 일월 오봉도를 넣은 것은 세종 때에는 일월 오봉도를 작성한 것이 없으니 시대적으로 안 맞는 다는 말이다. 만원권 후면 배경으로 넣은 천상열차분야지도만 잔말이 없다. 각 신문사마다 이 별자리 지도가 대단한 국가의 유산이라고 대서 특필했다. 신권인 천원 오천원 만원권은 청 황 녹색으로 바탕을 깔았고, 크기는 세로는 같고 가로는 고액권으로 갈수록 커지는데, 모두 다 구권보다 크기가 작고 품위도 구권이 더 있는 것 같다.
오만원권 ; 2009년 6월 23일 발행된 오만원권은 십만원권과 같이 발행하려고 하였으나 십만원권의 초상화가 누구의 것이냐로 갑론을박하다 십만원권 발행은 무기한 연기가 되었다고 한다. 현실적인 사회의 통화유통으로 봐서 십만원권은 대단히 유용하고 경제적인 효과도 크다. 십만원권의 지폐는 십만원권의 수표를 대신하는 역할을 하여 금융기관의 수표발행 비용을 혁신적으로 줄이고 수표발행 시간을 줄이는 부수효과도 크다. 이런 경제적인 효과가 지폐 중에서 제일 큰 십만원권이 보류된 원인은 앞면의 초상화가 김구냐 박정희냐를 놓고 좌익과 우익에서 서로 주장을 굽히지 않아 보류된 것이란다. 노무현때 계획했던 김구의 초상화가 새로 탄생된 이명박 정부에서 제동이 걸린 것이다.
오만원권의 앞면은 신사임당 초상이 있으며 뒷배경으로 신사임당이 그린 묵포도도가 그려져 있다. 우리나라 지폐에 처음으로 등장하는 여인상이다. 또 신사임당의 아들인 이율곡은 오천 원 권의 초상에 들어있다. 이씨집안에서는 신사임당 사당에 있는 영정과 오만원권의 초상이 너머나 틀린다고 불만이 많다. 한국은행 대변인은 예술적으로 초상을 처리하다보면 다 인정되는 부문이란다. 오천원권 오만원권에 이씨 모자의 초상이 들어갔으니 이씨 집안의 영광이다.
오만원권의 뒷면에 조선 중기 화가 어몽룡의 ‘월매도’ 와 이정의 ‘풍죽도’가 가로로 눕혀져 있다. 월매도는 가지까지 잘리어 원래의 미를 훼손하였다고 미술계에서는 불평을 한다. 월매도는 하늘높이 솟아오른 매화 가지를 3분의 1이나 잘라버리고, 하늘 끝에서 교교히 빛내던 보름달도 반이나 끌어내려 본래의 아름다움을 훼손했다는 것이다. 높이 솟은 매화가지와 보름달이 그려낸 무한한 여백은 월매도의 조형적이고 미학적인 핵심이기 때문에 본래의 모습을 찾지 못한다면 월매도의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원본을 수정하면 고고한 월매가 거친 가시나무로 보인다는 것이다. 숫자와 글자도 가로와 세로로 동시에 배치하여 일관성이 없고 공백을 답답하게 만든 것도 우리의 옛 그림에 대한 정취를 모르는 디자인을 했다는 것이다.
천원 오천원권의 후면 그림은 신권보다 구권이 훨씬 구도가 잘 짜여져 있다. 신권 만원의 후면 그림은 혼천의만 보이고 천상열차분야지도는 배경으로 깔은 것이 잡스럽게 보여 유명한 국가 유산이라고 느껴지지 않는다. 신권의 색상은 흐리멍덩하여 세탁기에서 나온 빛이 바랜 색깔 같다.
전체적으로 이번에 발행된 신권 화폐의 도안은 만족스럽지 못한 평점 이하라는 뜻이다. 한국은행도 다음부터는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이런 실수가 없도록 하겠지만 기 발행된 화폐도안을 변경할 계획은 없다고 하였다.
얼빠진 한국은행 한국은행은 국책은행으로서 국가의 통화를 조절하고 조폐를 발행하며 금융기관을 통제하는 국가의 대동맥이다. 국가의 중앙은행은 적은 비용으로 돈을 찍어내 막대한 주조차익을 내고 이렇게 찍어낸 돈을 빌려주며 이자를 받기 때문에 어마어마한 년수익을 올리는데,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 중앙은행만 적자를 내여 적립금을 다 잠식하였다고 한다. 땅집고 헤엄치기인 은행간 콜 장사만 해도 배가 터질 텐데 적자란다.
정치권의 눈치 보느라 통화안전증권을 발행한 이자를 무느라 이자만 6조8천억 원을 물고 금년도 계속 물어야 한다고 하니 이게 국책은행인지 주식회사가 망할라고 하는지 알 수 없다.
금융권에서 한국은행에 입행하려면 제일 우수한 인력을 뽑아간다. 하부는 똑똑한데 머리는 정치권에서 흔들어 한국은행장이 콜 금리를 얼마 올리겠다고 하여도 경제계는 꿈적도 않는다. 미국의 전 연방은행(FRB)장 앨런 그린스펀(Greenspan)이 ‘경기가 돌아가는 게 좀 미심적다‘ 라고 알아듣지도 못하게 두루 뭉실 이야기만 해도 뉴욕 증시가 들썩이고 도쿄 증시가 춤을 추는데 우리나라 증시는 감기에 걸릴 판이다. 이런 식으로 국책은행을 운영하다보니 지엽적인 이번 신권 지폐 발행에도 오류가 많아 군소리가 나오게 되는 것이다.
화폐 디자인 할 때 화폐도안 자문위원회에 미술사 뿐 아니라 전문문화재위원이나 과학사가에게 조언을 들으면 이런 잡음은 간단하게 해소될 수 있고, 지폐의 디자인이 멋있으면 국민으로서 자부심도 갖는 것이다. 이번 신권도 1000:1로 디노미네이션을 하느냐 마느냐로 오락가락하다 신 구권 1:1로 디자인만 바꾸기로 한 것이다. 10만 원권 발행은 취소하고 은행수표로 그냥 유통하게 하였다.
혼천의(渾天儀) 혼천의는 1433년 세종때 정초와 정인지가 이론과 원리를 세우고 이순지 김남이 수학적으로 계산을 하고 장영실이 기계를 제작하고 전체의 현장을 이천이 지휘했다. 혼천의는 혼천시계(渾天時計 국보 제230호)의 작동에 맞물려 혼천의의 고리들이 회전하고 지구의가 하루에 한바퀴 도는 천문 자동 표시 장치다. 이번 만 원권 지폐에 들어간 혼천의는 장영실이 제작한 것이 아니고 1669년 현종 10년 자명종의 원리를 이용하여 송이영이 제작한 혼천시계다.
송이영의 혼천시계가 정확도가 높아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발명품이고 자랑할만한 과학 문화재다. 현재 고대 박물관에 있다. 장영실의 혼천시계는 현재 남아있는 것이 없다. 혼천의는 본래 천체의 운행과 위치를 측정하던 천문관측기구로서 B.C 2세기경 중국의 장형(張衡)이 최초로 제작하였다. 장영실이 제작한 물시계인 자격루(국보 제229호)가 30여년 만에 만 원권에서 퇴역을 하고 그 자리에 혼천의가 들어서게 된 것이다.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地圖 국보 제228호) 천상열차분야지도란 천체의 현상을 태양의 궤도인 황도부근의 하늘을 12등분하여 하늘의 별자리인 성수와 이에 대응하는 지상의 지역을 그린 별자리 그림으로 1395년 태조4년에 완성을 하였다.
성도는 원형의 중심에 북극이 있고 태양이 지나가는 길인 황도와 남극 북극 가운데로 적도를 나타내고 있다. 북반구에는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는 별들이 총 망라되어 황도 부근의 하늘을 12등분한 후 1464개의 별들을 크고 작은 점으로 밝기에 따라 표시하였다. 이 그림으로 해와 달 5행성인 수성 금성 토성 화성 목성의 움직임을 알 수 있고 그 위치에 따라 절기를 구분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천상도로 시간과 계절을 알고 백성은 농사짓는 시기를 파악했던 것이니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 천문도다.
지구의 자전축은 72년마다 1도씩 이동하여 춘분점과 추분점이 변하게 되는 이동을 세차운동이라고 하는데 천년이면 14도 정도 이동했으므로 이런 변화를 반영해 조선 초기에 권근 등 11명이 고구려의 천상도를 바탕으로 천년 만에 새로운 천상도를 업데이트 해서 만든 작품이다. 이 천문도에 그려진 별자리가 현대에 관측된 등급과 일치한다.
조선 정부가 대제학을 지낸 권근과 같은 대학자를 동원해서 새 천상도를 만든 이유는 조선 개국의 정당성이 쿠데타가 아니고 새 왕조가 하늘의 뜻이라는 왕권 천수설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더욱이 태조이성계가 1394년 수도를 개성에서 한양으로 옮긴 것을 기념해서 그 이듬해인 태조4년 흑요석인 검은 대리석으로 천상열차분야지도를 석각(石刻)하여 천상의 기본을 다졌다. 이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地圖) 각석(刻石)은 현대에 훼손되어 방치하다 지금은 덕수궁 궁중유물 전시관에 보관되어 있다. 현대에 만든 천상열차분야지도 석각 본은 국립중앙과학관 부산, 경북, 광주교육원 신라역사과학관 연대박물관 인천과학상설전시관과 음성 금왕면 양촌 재실 앞에 있다.
권근의 양촌집 중에서 천문도시(天文圖詩)에 보면 고구려 평양성에 석각(石刻) 천문도가 있었으나 전쟁으로 강에 빠져 망실 되였다. 한 백성이 돌에 새긴 고구려 천문도 인본을 바쳐 이를 기초로 태조의 명을 받아 새로이 천문도를 만들었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 천문도는 권근이 도설(圖說)하고 유방택이 천문계산을 하고 설경수가 글씨를 썼다. 세로 200.9cm, 가로 122.8cm, 두께 12cm 의 흑요석에 석각 되였다. 천상열차분야지도 목판본을 성신여대 전총장이 일본에서 1억2천에 구입 이를 신한은행이 국립고궁 박물관에 2006년 12월 19일 기증하였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천상열차분야지도는 중국 순우천문도(淳祐天文圖 1247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오래된 천문도다.
옛날에 북구의 해적이나 영국의 해적도 별을 보고 방향을 잡았으며 구라파인은 일반인에게도 별점이 매우 성행하고 서구 신화에도 별자리가 자주 등장하여 별에 대하여는 서양에 근접도 못하는 줄 알았는데, 우리 선조는 그 옛날에도 별을 꿰뚫고 있었다. 우리의 선조들은 세계적으로 뛰어난 과학 기술을 발휘하였고 우리들은 그런 인자를 가지고 있는데 현재의 풍토는 과학이 제자리를 못 잡고 있으니 한심스러울 뿐이다. 대학 입시에서도 상위권의 학생이 공과대학을 기피하는 현상이 일어나니 국가의 장래를 위하여도 국가가 전반적인 과학기초의 설계를 하여 공업입국의 발판을 삼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