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가우디를 만나다>
책 제목에 이미 ‘인간 가우디를 만나다’였는데 혼자 가우디의 건축물에 대해 잔뜩 기대를 했다. 생각해 보니 책 읽는 내내 아쉬웠던 건축물 자료 사진이 지금 생각해 보면 많이 부족했던 게 당연했는지 모르겠다.
책을 읽는 내내 이렇게까지 설명할 필요가 있나 싶을 정도로 스페인의 당시 전반적인 역사적 상황들이나 그 밖의 가우디를 둘러싼 주변 이야기들이 많다. 그런 것들이 가우디의 행적이나 사고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말하기 위한 것들이었지만 건축물에 대한 기대만 했던 나에게 잘 전달되지 않았다.
그저 가우디의 건축물에 대한 기대만 잔뜩 안은 채 읽었다가 실망을 많이 했는데(특히 사진자료가 너무 없다) 내 기대와 상관없이 ‘인간 가우디’에 대해 잘 다룬 책이 아닌가 싶다.
성장과정부터 그저 가난에서 살아남기 위해 건축했던 초반, 그러다가 갖게 된 열정까지.
어찌보면 기괴한 형태의 건축물들은 뻔히 놓칠 거라 생각했던 실용성까지도 염두에 두었다는 사실도 새롭게 알게 되어 놀라게 됐다. 읽을 때는 몰랐지만 읽고 나니 읽을만 했던 책.
18. 현재 바르셀로나에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이 9개가 있으면 그 중 7개가 가우디의 건축물이다.
42. 가우디는 시간이 남을 때마다 셋방 지척에 있는 산타마리아 델 마르 성당과 지중해를 찾아 지식과 영감을 얻었는데 이는 훗날 그의 건축과 예술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47. 스페인 최초의 통일 왕국은 1469년 아라곤 왕국의 페르난도 2세와 카스티야 왕국의 이사벨 1세 결혼으로 시작된다. 결혼으로 두 왕국은 통합되고 1492년 1월 2일 이슬람 제국의 마지막 영토였던 그라나다를 점령하여 711년 이래 이슬람 이슬람 제국에게 지배당하던 스페인을 해방하고 레콘키스타(국토 회복 운동)의 대업을 마치게 된다. 같은 해 역사에 남는 또 다른 대업을 이루게 되는데 스페인에서 후원하던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10월 12일 신대륙을 발견한 것이다.
56. 건축가는 사물이 존재하기 전 사물의 본질을 볼 수 있어야 한다. / 이후 가우디의 모든 작품에서 건축물과 자연이 공존하게 함으로 자연에 대한 존중을 발견할 수 있다.
60. 가우디 건축물의 장식에서 두드러지게 발견되는 특징은 다양한 종류의 원목으로 매우 세밀하게 만든 목제 가구와 강한 연철을 마치 종이공예 하듯 자유자재로 만든 철제 장식, 살아 있는 것처럼 정교하게 깎은 조각이다.
62. 해당 논문은 1878년 1월 졸업 심사에서 교수들의 치열한 논쟁 끝에 5명이 유급, 2명이 우수, 2며잉 최우수를 준 결과 최저점을 받아 꼴찌로 통과하게 되었는데, 이때 총장이 탄식하듯 내뱉은 말이 유명하다. "우리는 천재 혹은 미치광이에게 건축사 자격증을 주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 것입니다."
66. 예술가는 자신이 아닌 타인의 풍요로운 삶을 위해 본인의 재능을 사용하는 사람이다.
70. 이후 가우디느 ㄴ이 말을 증명하고자 했던 것처럼 건축가 자격증으 ㄹ취득한 직후부터 키오스크(공원이나 광장에서 신문, 음료 등을 파는 매점같이 작은 박스형 가게) 계획안을 설계하고 가로등 디자인을 제출하고 에스테바 코메야 장식장을 만들고 마타로 노동조합 단지의 공사를 맡는 등 다작을 하게 된다.
88. 종합하면 '자연 안에서 건축의 법칙을 발견하고 예술적인 기법으로 건축하여 작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97. 직선은 인간의 것이고 곡선은 신의 것이다. 닫힌 곡선은 한계를 나타내지만, 직선 안에서 닫힌 곡선은 무한성을 표현한다.
128. '상상할 수 있는 최선의 상태를 갖춘 완전한 곳'을 뜻하는 유토피아는 '꿈에 그리는 그곳은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136. 하지만 델포이의 상징성, 그리고 마지막 네 번째 분수와 그다음 주랑으로 이어지는 줄거리를 고려해 본다면 해당 마스코트를 그리스 신화의 괴물 '피톤'으로 보는 해석이 가장 적합할 것이다. 네 번째 분수의 삼각대는 델포이에서 아폴론의 여사제 피티아가 신탁을 받았던 다리 셋달린 솥을 상징하고, 가운데 돌덩이는 델포이에 놓인 옴파로스를 상징한다. 그리고 그 뒤 주랑이 바로 아폴론 신전이다. 이러한 유기적인 흐름을 볼 때 이 마스코트를 '피톤'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143. '무한한 확장'과 사회적 신분에 상관없이 모두가 공유하는 도로와 공원ㅇ늘 꿈꿨던 세르다에게 스페인식 식민지 도시 개발의 확장과 토지 분배의 평등은 최고의 가치였다.
156. 까마 바트요도 바트요 이후 집주인이 여러 차례 바뀌다 1993년 츄파춥스가 구매하여 오늘날까지도 츄파춥스 창업자 가족이 운영하고 있다. -츄파춥스는 사람 이름일까...?
172. 스페인의 초현실주의 대가 살바도르 달리가 <초현실 공간이다.>라고 감탄하며 영감을 받을 정도로 까사 밀라의 탑들은 추상적이다.
176. 가우디의 초기작이면서 동시에 유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그의 모든 건축 인생과 이론이 고스란히 담김 '가우디 건축 백과사전'이다.
180. '푸른색 눈을 가진 건축가가 성당을 맡는다'는 꿈을 꿨던 보카베야는 지중해처럼 깊고 맑은 가우디의 푸른색 눈을 보자마자 그가 신이 예비하신 건축가라는 것을 알아챘다.
184. 완공을 재촉하는 사람들에게 <내 고객이신 신은 서두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사람이 아닌 신을 건축주로 삼아 비록 자신이 공사를 끝내지 못하더라도 제대로 된 모퉁잇돌을 놓으면 후대에 완성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193. 두려움과 슬픈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명암법이나 볼륨감을 아낌없이 사용해야 한다. 피투성이가 된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에 관한 생각만 줄 수 있다면, 아치를 깨고 기둥을 자를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196. 3층은 2층과 동일한 세 개의 장면이지만, 순서는 반대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어진다. 열한 번째 장면은 예수의 속옷을 누가 가질 것인지 군사들이 제비를 뽑고 있는 모습니다..... -사진이 없다는 게 너무 아쉬운...
202. 기둥의 마디에 있는 구멍에는 4복음사가를 상징하는 사람(마태오), 사자(마르코), 황소(루카), 독수리(요한)가 그려져 있고, 이 네 개의 기둥은 그 위로 세워질 4복음사가의 탑을 떠받친다..... 사진...
212. 오후 1시 가우디는 무거운 눈꺼풀을 힘겹게 들어 올려 메마른 입술로 "나의 주님, 나의 주님"을 부르고 다시 깊은 잠이 들었다. 이는 회광반조였다. 파레스는 급하게 로마에 전보를 보내 교황의 축복을 부탁했고, 바르셀로나 시장은 정부에 가우디의 시신으 ㄹ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에 묻을 수 있도록 요청했다.
217. 결론적으로 '집'에 대한 정의에서 이 둘의 사상적 차이가 극벽하게 나뉜다. <집에서 태어난 아이를 집안의 온전한 상속자로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한 가우디가 집을 보금자리로 감성적으로 여겼다면, 르 코르뷔지에는 <집은 살기 위한 기계이다.>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218. '신의 건축가' 가우디와 '건축의 신' 르 코르뷔지에는 우리에게 건축 유산을 남기며 우리가 그 속에서 고유하고 평화롭게 머물기를 원했다.
나는 공간에 대한 욕심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