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원결의의 실체를 아는가?
유비, 관우, 장비가 복숭아 꽃잎이 낭만적으로 흩날리는 가운데 물 한잔 떠놓고 의형제를 맺는 것이라고?
위 말이 맞다고 생각한다면 초딩으로 인정!
그럼 위 부분에서 틀린 단어가 하나 있으니 그걸 찾아 볼까?
이 답을 맞추면 고딩으로 인정!
틀린 단어는 바로
'물'
그럼 정답은?
'술'
물을 떠놓고 결의를 했다는 것은 삼국지와 나관중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아니지
근데 말이다 그 술이 그냥 보통 술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럼 뭐냐?
그 술에 뭐를 섞어 마셨는데 그걸 맞추는 사람은 대딩으로 인정한다
잘 모르겠지...
그건 바로
'피'
무슨 피냐구? 손가락이라도 쨌을까?
노!
그 피는 바로 살아있는 짐승을 죽여서 받은 '말피'였던 것이다
여기까지만 들어도 끔찍하지?
근데 말이다 실은 그 피가 말피가 아니었던 것이다
이제 진정한 성인으로 인정받을 기회를 주겠다
술과 함께 섞어 마신 피가 말피가 아니라 무슨 피였는지를 아는 사람?
어렵지,,, 힌트를 줄까?
예수, 대속, 의로움, 깨끗함. 순수함. 계백장군, 죽음을 헛되지 않게,,, 비장한 각오, 눈물을 머금고
그래도 모르겠지,,
그런 바로
'사람의 피'다
아항, 그럼 다들 칼로 새끼 손라락 째서 찔끔 나온 피를 술에 섞어 마신 거 맞구나!
으음,,, 그럴 수도 있지
내가 원하는 답은 아니지만 어쨌든 성인으로 인정한다. 단, 30대 사회초년생으로 밖에는 인정을 못하겠다
모진 세월을 다 겪어내고 인생을 달관하는 중후한 노인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아직 멀었다
그 피는 사람의 피가 맞다
혹시 '유혈사태'의 뜻이 뭔지 아나?
데모하다가 돌멩이나 최루탄에 맞아서 피가 나는 것?
예끼,이 친구야, 그렇담 넌 초딩으로 빠꾸!
'피'란 본시 살아있는 것의 죽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사람의 피'라는 말은 산 사람이 죽는다는 것을 말한는 거다
그럼 늙어서 죽는 것?
에구 이 초딩아
결론은, 산 사람을 어떤 목적을 위해 희망 제물로 삼는 거를 말하는 거다
즉, 유비, 관우, 장비가 복숭아꽃 흩날리는 아래서 도원결의를 하면서 술에 섞어 마신 피는
산 사람이 희생제물이 되어 흘린 피인 것이다
그럼 그 제물이 누굴까?
포로? 사형수? 환자? 노약자? 부하? 가족? 친구? 여자?
노!
그것은 바로 자기들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바로 그 때 그 들 앞을 지나가던
아무 영문도 모르는 '나그네'였던 것이다
그 순수하고 억울한 피를 나눠마시며
자기들의 결의을 위해 죽음을 당한 이름 모를 나그네의 기구한 인생을 생각하며,
그 가장을 잃고 남겨진 가족들의 불쌍한 운명을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며 그 피를 마셨던 거다
그래서
우리 이 나그네의 죽음을 결코 헛되게 만들지 말자!
우리가 나중에 뜻을 이루면 이 죽음을 길이길이 기리고,
남을 가족들을 무조건 행복하게 해주자!
그게 바로 도원결의의 실체인 것이다
자,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보자
우리 친구들도 이런 비장한 결의를 바탕으로 모인 것인가,
아님 최소한 이런 정신으로 우리 친구들과 삶을 대할 자세는 되어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