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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29차(한재→신선대→백운산→백운사→용문사 입구)
2006년 11월 19일(일요일) 맑음
▶ 개요
-. 07:05 남외동 동천체육관 출발
-. 10:35 논실 마을 양어장 주차장 도착
-. 10:43 출발
-. 11:12 한재
-. 11:45 헬기장(중식 후 출발 12:55)
-. 13:19 전망대 바위
-. 13:35 신선대 (861.3m)
-. 14:05 백운산 (1,217.8m)(금일 정맥 도상거리 : 2.4km)
-. 14:31 진틀 갈림길
-. 14:33 헬기장
-. 14:54 헬기장
-. 14:58 백운암 갈림길
-. 15:23 백운사
-. 16:13 용문사 입구 날머리 도착
-. 16:38 진틀 입구 ‘유성 닭갈비’ 도착
-. 19:35 동광양
-. 21:05 광약 출발
-. 23:35 울산 도착
▶호남정맥 종주 총 도상 거리 :403.2km(사람과 산 종주 지도집 참조)
▶산행기
-. 07:05 남외동 동천체육관 출발
-. 10:35 논실 마을 양어장 주차장 도착
시원섭섭하다는 말이 오늘 같은 날을 두고 하는 말 인가보다. 그 기나긴 여정을 마무리하기 위해 삼산동 육교아래에서 애마를 기다린다.
오늘은 11월 정기산행 코스로 백운산을 택하여 회원들과 함께 종지부를 찍기로 했다. 언양에서 경주대간 철자 씨가 마지막으로 승차를 하여, 25인승 애마에 가득하니 참고래들이 차지하여 정숙 씨가 찬조 한 하얀 떡판이 한 순배 돌자 역시 분위기가 산다.
언제나 이 길 남해고속도로를 달릴 때는 낙남의 마루금 하늘선이 가슴을 뛰게 한다.
잠시 그때의 회상에 젖는다. 늦가을 산행 팀들로 만원인 휴게소를 피하여 사천 휴게소에 들려서 볼일도 보고 광양 나들목을 내려서 옥룡면 백운사 이정표를 향해 달려서 논실 마을 정류장 위 송어 양식장 주차장에 도착한다. 노변엔 많은 산님들이 삼삼오오 짝을 이루어 백운산으로 향하고 있다.
-. 10:43 출발
자! 이제 우리도 출발이다. 언제 다시 이 호남정맥의 마루금을 밟을 날이 올지 모르겠지만 외롭게 여기까지 오고 보니 감개무량하다고 해야 하나?
정상주로 마련한 소주와 수육, 쌈, 그리고 쌈장을 남성 회원들이 조금씩 나누워 지고서 작은 다리를 건너‘서울대학교 남부 연습림 입구’차단기를 지나 시멘트 포장 임도를 따라 오르며 호남정맥의 마지막 차주를 시작한다.
-. 11:12 한재
도착이 조금 지연되는 태영 이를 모두 함께 기다리며 숨을 고르다 한기가 온다며 하나 둘 가파른 오르막을 치고 오른다.
이곳 한재는 구례군 간전면과 광양시 옥룡면을 연결하는 도로 수준의 임도 고개 마루이다.
이정표는 따리봉에서 내려서는 마루금을 기준으로 직진이면 백운산이고 왼쪽이면 간전면 하천리이고 오른쪽으로는 옥룡면 논실이라고 가리키고 있고 백운산 등산 안내도도 있다.
공터 같은 소나무 아래는 휴식처로 제격 같다.
-. 11:45 헬기장(중식 후 출발 12:55)
철계단을 지나 본격 능선을 회복하여 오이로 목을 적시며 숨을 고르고 다시 잠시 진행을 하자 널따란 헬기장이다.
오늘은 점심을 일찍 먹기로 하고 이곳에서 만찬을 가지자는 산행대장 김내곤 선생의 지시로 모두들 잽싸게 준비를 한다.
회장님이 마련한 수육과 쌈에다가 신선주로 상을 차리니 그야말로 신선놀음하러 온 것 같다.
싱싱한 배추쌈에다가 수육 한 덩거리, 쌈장을 듬뿍 바른 마늘, 풋고치 올려서 왼손에 쥐고서 오른손으로 ‘청송 불로주’를 한잔 받아 단숨에 삼키고 왼손의 안주를 한입 가득 물고, 고개 들어 푸른 하늘 바라보니 이게 바로 신선인기라........
그리고 소주까지 한 순배 돌자 신선이 따로 있나 우리가 신선이지. 지나가는 일반 산님들이 보기에는 우리의 기분과는 상관없이 ‘저 양반들 먹을라꼬 산에 왔나?’하는 표정이다.
오늘은 빨리 가자고 재촉하는 사람이 없어 좋다. 모두를 불로주에 적당하게 취하고, 분위기에 취해서 만찬을 끝내고 정상으로 향한다.
-. 13:19 전망대 바위
오솔길 같은 날 등을 타고서 철계단도 오르내리며 나아간다. 왼쪽으로 섬진강의 허리들이 가끔은 보이기도 하며 암릉 길도 재미있다. 더욱이 여성대원들의 활기찬 목소리들이 분위기에 젖어 더욱 신이 나게 한다.
전망대 바위위에 선다. 왼쪽으로 파아란 가을 하늘과 구름아래에 광활하게 펼쳐지는 민족의 영산 지리산 주릉들의 펼쳐진 모습을 보기 위해 지금까지 이 고생을 하며 여기까지 왔지 않나 싶다.
그 산의 모습은 그 산에 올라서는 보지 못하는 법이라 이렇게 다른 산에 올라서 바라보며 진정 그 산의 진면목을 보게 되나보다.
뒤따라 올라오는 경주대간에게 나도 덩달아 신이 나서 조망 권을 설명한다.
“에! 저기가 반야봉 그리고 저기가 노고단.......”
“그라만 천왕봉은 어딘교?”
“천왕봉은 여기서는 보이지가 않을걸?.........”
새롭게 장만한 고글을 끼고 잔뜩 폼을 잡고 조망권 설명을 하는데 여기까지가 나의 밑천이고 뒤미처 당도한 홍범이 형이 나서자 나의 폼과 밑천은 백일하에 들통이 나 삐리고.......
“야가 지금 머라카노! 저기 저 오른쪽 끝 볼록하게 솟은 봉우리가 천왕봉아이가”
좁은 바위틈에서 지리산 주릉을 바라보며 신나게들 놀다가 내려선다.
그러자 이수 형님 형수의 한마디
“저리 조은 기 집구석에 우쩨 그냥 있었노!”
-. 13:35 신선대 (861.3m)
오른쪽으로 우회로를 보내고 왼쪽으로 바위틈으로 올라서 철계단으로 마저 올라서니 신선대이다. 한 뼘 건너의 백운산 정상은 봉곳이 솟아있고 광양만의 남해바다는 가을 햇살에 보석처럼 반짝이고 지난차주 지나온 마루금 도솔봉, 따리봉도 시원하게 내려다보인다.
그러나 여기도 무덤이 한자리 차지하고 있다.
그러거나 말거나 우린 우리대로 신났다.
마지막 안부를 앞두고 정상이 코앞에 나타나자 더디어 쫑파티 기분이 나온다. 좁은 등로에 모두를 설수 있는 자리가 나타난다.
여기서부터 파이널 기분을 내고자 마련한 현수막을 찾지만 현수막을 가져온 철수는 벌써 정상까지 내달려 야호를 부르듯 우릴 내려다보고 있다.
“철수야 빽 해라. 여기서 한 컷하고 가자!”
“정상도 아인데 먼 현수막 두르고 사진 찍는 교? 아따 그냥 오소!”
“우짜겠노 빨리 와라, 만인이 원한다 아이가”
모두들이 원한다는 말에 정상까지 갔던 철수도 돌아오고
현수막을 두르고 한 컷 사전 점검을 하고 진행을 한다.
-. 14:05 백운산 (1,217.8m) (금일 정맥 도상거리 : 2.4km)
철쭉의 잔가지 사이로 안부를 올라서니 오른쪽으로 동곡계곡이 길게 보이고 앞을 가로막고 있는 이 돌산이 백운산의 정상이다. 많은 산님들이 밧줄을 잡고 오르고 있고 너럭바위 양지쪽 여기저기에 삼삼오오 자리를 잡고 늦가을의 정취에 빠져 있다.
우리도 정상을 배경으로 잡고 본격 기념사진을 남긴다.
새삼 감회가 새롭다. 이 기분대로 그대로 다음 정맥을 연결하고 싶은 욕망이 또 나를 괴롭힌다.
범이 구신을 비롯하여 그냥 가만있지는 않겠지?
밧줄을 잡고 바위 사면을 올라 정상을 점령한다.
민물 대리석 정상비가 좁은 정상 터를 차지하고 있어 교대로 기념사진을 찍고 잔뜩 기분을 내고 사방을 둘러보는데 이곳 지방산님의 조망권 설명을 귀동냥하니
“저 아래가 하동 평사리 최 참판 댁이고.......”
그제야 나도 감정이 북받쳐 오른다.
아! 여기가 호남의 종점인기라!
오늘처럼 시리도록 푸른 가을 하늘아래 백두대간 길 분기점 영취산에 올라 시산제를 올리고 호남정맥의 종주를 시작한지 어언 2년 하고도 1개월이라!
짧은 글 밑천에 문학적 소질이 없다보니 제대로 된 산행기는 남기지 못했지만,
그 고생담을 나름대로 기록으로 남기고자 했던 것이고, 그것을 격려해 주는 동행들이 있었기에 오늘 나도 여기에 섰지 않았나 싶다.
-. 14:31 진틀 갈림길
-. 14:33 헬기장
이제 쫑파티를 위해 하산길이다. 여기까지 라도 함께한 것을 큰 다행으로 여기고 호남 기맥은 언젠가 이어가기로 하고 호남의 종지부를 찍고 백운사로 향해서 내려간다.
바위 정상에서 남쪽 광양만을 바라보고 내려서 바위가 끝나는 지점에서 왼쪽으로 향하면 매봉으로 연결이 되고 그 마루금이 소위 호남기맥이다. 이정표가 우리의 아쉬움을 아는지 자꾸 손짓 하는 듯하다.
다시 오솔길 육산 길을 널널하게 내려가, 오른쪽이면 진틀 마을로 내려가는 삼거리를 지나 헬기장 마당에 둘러 앉아 들뜨던 기분을 가라앉히고 쫑파티 시간에 맞추기 위해 함께 쉬다 일어난다.
뒤돌아 올려다보는 정상의 바위는 내 눈에는 등짐을 진 거북이가 오르는 형상으로 보인다.
-. 14:54 헬기장
-. 14:58 백운암 갈림길
-. 15:23 백운사
-. 16:13 용문사 입구 날머리 도착
왼쪽이면 백운암인 갈림길(14:58)을 지나자 등로는 점점 가팔라지고 낙엽이 쌓인 너덜지대 계곡이다. 늦가을 만추의 정취를 느끼기에는 조금은 아쉬움이 많고 물이 마른 바위길이라 너덜이 지루할 즈음에 눈앞에 광양만이 내려다보이고 백운사 도량이다(15:23).
담장도 없고 문도 없는 도량에 대웅전만이 웅장하고 바위틈에 흘러나오는 석간수의 맛은 여기서만 느낄 수 있는 물맛 인지라, 모두들 달다며 빈 통에 가득 담는다.
산속의 절에서 내려다보이는 바다라! 이것도 묘한 맛이로군.
-. 16:38 진틀 입구 ‘유성 닭갈비’ 도착
-. 19:35 동광양
-. 21:05 광약 출발
-. 23:35 울산 도착
백운사 도량을 나서면 시멘트 포장도로이고 그 길을 따라 한참을 내려간다.
신도님들의 도로 헌납 비를 지나고 가끔은 산길을 따라 내려가다 용문사 입구에 마지막으로 도착한다.
어! 예상 등로의 날머리가 여기가 아닌데?
애마를 돌려서 다시 아침의 들머리로 향하다 쫑파티 예약식당인 진틀 마을 입구의 ‘유성닭갈비’에 당도하니 하루의 해도 서산을 꼴딱 넘기 직전 이다(16:38).
닭고기 가슴살 육회와 잎새주로 식었던 가슴을 덥히고 참나무 숯 닭갈비 구이로 안주삼아 지나온 정맥 길의 회상에 젖는다.
그 기분 어디가나 또 발동이 걸려서 결국엔 동광양에서 살풀이로 마무리 진하게 하고 울산에 도착하니 자정이 코앞인 기라.................
◎호남정맥을 마치며........
2004년 10월 3일 영취산에서 시작을 고 하며 시산제를 올렸던 그때도
시리도록 푸른 가을 하늘이 눈이 부셨었다.
그날
이 호남정맥의 천릿길 대장정에 크나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지만
그 과정에서 또 다른 나의 모습을 보일 수 있는 자리가
아마 백운산 정상이 아닐까 라는 작은 소망으로 시작을 하였었다.
부여 낙화암에서 금남정맥의 꼭짓점을 찍고
주화산 모래재 안개바다를 헤치고 곰치재로 향할 때 까지도
회원님들의 성원이 이리도록 고마운 줄 모르고 그냥 지나쳐 왔었던 것 같다.
호남의 사계절이 두 번을 변하는 동안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들이 없었겠냐 마는
매 순간마다 회원님들의 성원이
날 오늘 여기까지 인도를 하였음을 가슴깊이 새긴다.
마지막 포기의 순간에도 끝을 놓지 않기 위해 온 몸으로 자기희생을 감수 했던 범이 형!
이제사 산을 타는 맛을 느낀다며 새벽잠을 마다하고 애마의 제공과 그의 집사람의 간식 편달이 유달랐던 삼래!
무엇보다 길잡이 노릇에 나를 구박하면서도
늘상 나의 산행기 까지 신경 써 주었던 첨병 철수!
이들과 함께 진한 우정을 나누었기에
호남은 나에겐 유달리 진하게 가슴에 남을 것이다.
방축리 금과동산을 출발하여 괘일산으로 향하여 88고속도로를 횡단하며 맞았던 2006년의 새해 일출의 황홀함!
지긋지긋한 가시덤불길!
폭설의 산야에서 손을 호호 불며 먹었던 태영이가 마련한 과메기의 맛!
가까이는 집사람, 딸아이와 함께 원정을 다녀온 순천 나들이 길!
보성의 차밭과 녹수 찜질방의 해안 풍경!
광주 찜질방에서의 창피!
어디 하나 영원하지 않을 것이 있겠나!
이제 다시 시작을 위해 마음을 다잡아야 할 낀데
하면 할수록 더욱 자신이 없어가는 것도 부인하지 못하겠다.
그러나 우리 구신들이 날 그냥 내버려두지 않겠지?
그까이거!
그래 또 시작 해 보는 거야!!!!!!!!!!!!!!
▶호남정맥 종주 총 도상 거리 :403.2km(사람과 산 종주 지도집 참조)
첫댓글 산행기하면 역시 참고래산행기 산님들 길라잡이될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