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 원 서
제 목: 양주중학교 뒤에 석계일반산업단지가 들어서면 안 됩니다
발신인: 석계산업단지를 반대하는 학부모 대책위
수신인: 경상남도
친애하는 도지사님,
저희 아이들은 인근의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대부분은 양주중학교로 진학합니다. 양주중학교가 농촌지역의 학교이기는 하지만 양산 어느 지역의 학교보다도 자연과 함께 공존하는 곳이기에 학습 환경 뿐 아니라 학생들의 실력 또한 타 학교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우수합니다. 심지어 작년 수능시험에서 양산지역에서는 6명의 학생들이 서울대학교를 갔는데, 그 중 양주중 출신 학생이 3명이나 있었습니다. 이것은 학생 개인의 자질도 우수했겠지만 그만큼 뛰어난 학습 환경이 갖추어 졌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 여겨집니다. 다들 도시로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양주중학교가 이 인근에 있어서 이주가능 인구를 억제하는 효과도 높다고 봅니다.
그런데 양주중학교 바로 뒤에 일반산업단지라니요? 지금 양산시가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기치로 내걸고 기업유치 속도전을 펼치고 있는 과정에서 양주중학교 인근에 산단을 조성하겠다는 것은 어른들이 빚어낸 욕심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에 산업단지를 반대하는 학부모들은 몇 가지 사안들을 도지사님께 직접 알리고 양주중학교 뒤에 들어설 산업단지 계획을 재고해 주시는데 힘을 실어주시기를 읍소하여 부탁드립니다.
1. 2013년 7월 2일 산업단지 설명회 이후에 양주중학교 교육공동체(동창회, 교직원회, 학부모회, 운영위원회, 학생회)가 낸 산업단지 반대 보고서(2013년 7월 11일 제출)에 대한 어떠한 문서적 답변을 양산시로부터 얻어내지 못하였습니다. 그런데 양산시는 일방적으로 본안서류를 만들어 환경청에 제출(2014년 3월 31일) 하였고, 환경청은 이 사안에 대하여 협의기관인 양주중학교나 양산교육지원청에 확인 절차나 의견 조율 없이 협의안을 작성해서 경상남도로 접수(2014년7월 11일)하였습니다. 협의도 하지 않은 문건이 어떻게 협의안에 들어갈 수 있는지요?
2. 작년에 학부모 대책위가 구성되어 몇 번이나 양산시와 접촉하려고 했으나 공식적 접촉이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학부모 대책위가 작년 8월에 꾸려졌는데 학부모 대책위와는 전혀 접촉을 하지 않으려 했고, 심지어는 도교육청에서 작년 12월 초에 양산시장 면담을 요청했으나 거절을 당하였습니다)
3. 산단 반대 학부모대책위는 경남도청, 경남도의회, 환경청, 양산시청에 작년 8월부터 지금까지 양주중학교 뒤의 산업단지 조성은 불가하다는 민원을 수 십 차례 넣었습니다. 그런데도 관계 기관이나 승인 기관에서는 매번 같은 말만 반복하였고, 오직 산업단지 조성에만 매진하기 위해 학부모들의 소리를 외면하였습니다.
4. 특히 환경영향평가서 본안에 주민의견 수렴 란에 보시면 두 번의 설명회와 두 번의 주민 간담회를 실시하여 의견 수렴을 하였다는 기록들이 나오는데, 단 한 번도 주민들이나 학부모들의 의견을 제대로 들은 적이 없습니다. 네 번 다 일방적인 진행으로 끝을 내었고, 주민들의 알권리에 대한 기본적인 절차를 생략하였습니다. 또한, 환경관련 전문가의 입회하에 진행이 된 적도 전혀 없었습니다.
심지어는 설명회를 3일 앞두고 긴급으로 공지를 하였을 뿐만 아니라 산단을 찬성하는 일부 지역 유지 및 단체장들에게는 통보를 하면서, 산단으로 인해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양주중학교 학부모들이나 양주중학교 학부모회, 상북초 학부모회, 산단반대 학부모나 주민 대책위에는 어떤 공식적인 통보도 하지 않는 적도 있었습니다. 이것은 학부모나 주민들의 의견을 전혀 듣지 않겠다는 의지로만 여겨집니다.
5. 현재 어곡초나 소토초가 공단에 둘러싸여 있는 상황에서 양산교육지원청이나 경남도교육청은 해결점을 찾기 위해 고심하고 있는데, 양산시가 또 다시 양주중학교마저 제 2의 어곡초나 소토초로 만들려고 합니다. (소토초나 어곡초는 각종 분진과 지독한 환경오염으로 인해 한여름에도 창문도 못 열 지경이고, 통학로가 위험해서 학생들이 학원 차 없이는 등하교가 불편합니다. 결국 사교육 절감이 아니라 사교육을 부추겨서, 교육청의 행정에 역행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결국 이설계획이 끊임없이 논의되고 있는 실정)
6. 소토초나 어곡초도 공단이 들어설 때 학교보건법에 준하는 법적 이격 거리를 지켜서 공단이 들어섰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상황은 어떠한가요? 양주중학교 뒤에 산단이 들어서는 것에 대하여 양산시나 업체는 학교보건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양산시에서는 공해없는 공장을 넣겠다고 합니다. 세상에 공해없는 공장이 어디 있는가요?
이곳에 산업단지가 절실히 요구되는 곳도 아니고, 최근에는 바로 인근의 산막공단에는 남아도는 공단부지가 매물로 계속 나오고 있는 실정이고, 올해만 해도 양산 곳곳에 산단이 승인이 났거나 승인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은 잘 알고 계시리라 여겨집니다.. 아무리 법적인 하자가 없다 하더라도 학생들의 건강을 담보로 산업단지를 밀어붙이는 것은 법의 한계를 악용하여 상식과, 양심을 거스르는 비교육적인 행태라고 여겨집니다.
7. 도지사님께서도 잘 아시겠지만 2014년 1월에 국무회의를 통과한 <산업입지 및 개발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보면 ‘산단이 조성되고 나서 현행법에서는 업종변경이나 산단의 용도 변경시에는 산업입지정책심의회 심의와 주민 의견청취를 거쳐야 했지만, 올해 3월부터 시행된 바뀐 법안에서는 산업입지 간소화를 위해 시행권자가 이 모든 절차를 생략할 수 있다’는 안이 통과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예로 이 법안이 3월 15일에 발효가 되어 양산지역 유산공단에 이미 주민의견 청취 없이 업종을 변경하여 화학공장 1만평이 경남도에서 승인을 받았고, 7월경에는 양산의 덕계산단도 업종변경을 하여 고무, 플라스틱, 화학공장이 4만평 가까이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법안은 대통령령이기에 양산시에서 정해놓은 어떠한 법보다도 더 우위에 선다고 봅니다. 그래서 시행업자가 이 법안을 들고 어떠한 유해 업종을 넣겠다고 하더라도 막을 길이 없습니다.
양산시에서는 원안에 양주중학교 주변에 20% 이상을 인체에 유해한 고무, 화학, 플라스틱을 배치했으나 작년 12월에 주민들과 학부모들의 반대에 부딪쳐서 원안에서는 제외했습니다. 하지만 산단의 분양이 안 될 경우 타 지역에서 기피하는 유해한 업종이 들어올 위험성을 얼마든지 열어놓고 있기에 학부모들은 이제는 더 이상 학교 위에 어떠한 산단이 조성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존경하는 도지사님,
저희들은 오직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우고자 하는 것을 최고의 행복으로 알고 있는 학부모들입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가 태어난 이 지역에서 아이들의 고향을 지키고자 하는 순수한 마음을 지닌 사람들입니다. 소토초등학교나 어곡초등학교의 사례가 없다면 모를까 10여년의 세월을 지켜보며 학교가 공단으로 인해 망가지고, 통학로 뿐만아니라 주변 치안도 위험해지고, 아이들이 산업단지로 인해 천식이나 아토피 등 여러 가지 잔병으로 고생하는 것을 수차례 봐 왔습니다. 그러기에 더욱 막고 나서는 겁니다.
지난 세월동안은 고도의 성장을 위해 달려왔다면 이제는 주민 건강이 우선인 행복한 사회, 좋은 환경이 바탕이 되어 훌륭한 교육 인재를 만들 수 있는 건강한 상북면을 위해 도지사님의 현명하신 혜안과 철학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저희들은 우리 아이들과 건강한 상북면에서 오래 오래 살고 싶습니다. 부디 석계일반산업단지 계획을 철회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2014년 8월 6일
석계일반산업단지를 반대하는 학부모대책위 일동
석계일반산업단지반대 학부모탄원서.hwp
첫댓글 심의에 첨부가 되었던 학부모 탄원서입니다.
그리고 심의 당일에도 반대대책위 학부모 및 주민 기자회견문과 함께 저와 박재우샘이 낭독을 하였고요.
대로변에서 낭독을 하는데 울컥해지더군요.
이런 일로도 울컥한데, 멀리서 노숙 농성을 하고있는 자식을 잃은 부모들의 상실감은 오죽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저같은 평범한 아줌마도 거리로 나오게 하는 이 나라...
절절한 탄원서입니다! 제가 도지사라면 바로 감복할텐데~
늘 훌륭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