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학에 심취한지 27년째를 맞고 있다.
역학을 공부하게 된 계기는 다름 아닌 '내 뜻의 좌절'에서 비롯되었다.
나의 운명이 궁금하여 이곳 저곳을 돌아 다니며 나의 사주를 감정받다가
직업 역술인이 아닌 道人을 만나게 되었고 그 도인으로부터 "나의 제자가
되어 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게 되었다. 軍입대를 하기로 작심하고
휴학계를 내었지만 아버지에게는 다음 학기 등록금을 납입하고
군대에 가도 된다고 속이고, 27년전의 한학기 등록금인 50여만원을
사사료로 스승님께 드리고 하루 10여시간을 스승님의 암자에서 머물며
역학과 기공, 명상수련을 받게 되었다.
그 당시 스승님은 나의 정신적 지주가 되었다.
군대를 제대할 무렵 복학을 위한 등록금을 걱정하자 스승님께서는
그 등록금을 전액 다시 되돌려 주시면서 등록을 할 수 있게 해 주셨다.
이것이 역학과 나의 첫인연이었다.
젊은 시절, 나 자신은 무척이나 권위와 권력 지향적인 사고의 소유자였다.
그 당시의 사회 분위기가 그런 것들에 대해 큰 가치를 부여하는 분위기였지만
나 역시 그런 것을 추구하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사람의 생각과 가치관은 인생을 살면서 한두번 혹은 그 이상 변하기
마련인가 보다.
노인 증세가 일찍 온 것인지 40대 접어 들면서 삶에 대한 회의가 집요하게
나를 괴롭혔다. 기공과 명상수련을 계속 병행하면서 심신의 안정을 유지할 수는
있었지만 내가 그간 삶의 지향점으로 삼아 왔던 사회적 신분과 권력이 참으로
부질없다는 생각에 젖게 되었다. 내가 가치를 부여한 역학과 정신수련에 몰입하며
자유로운 삶을 누리고 싶은 마음이 점차 내 마음속의 대세로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오랜 세월 고민과 숙고끝에 다니는 직장에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결심을
한 이후로도 2년 가량 더 근무하였으나 막상 사직서를 제출하는 날 오전에
설마 내가 책상에 앉아 울음을 터뜨리게 될 줄은 몰랐다. 오랜 기간 근무하던
직장에 나도 모르게 베인 情을 확인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역술인으로서의 業을 맡은지 이제 만 2년이 넘어서고 있다. 이 직업에 틀림없이
만족하고 살리라고 예상했고 실제 만족하고 있다. 내가 가고 싶은 길이기 때문이고
내가 좋아 하는 학문이기 때문이다. 아직도 직장에 남아 있는 입사동기 그리고
선후배들은 "참 좋겠다. 그렇게 마음 편히 살 수 있어서 -."라는 말로 나를 부러워
하고는 한다. 그러나 내면을 들여다 보면, 이 세상에서 마음 편한 직업이 그 어디에
있겠는가?
사람의 마음은 男女 할 것 없이 갈대와 같은 속성이 있나 보다.
요즘들어 언제부터인가 끝까지 가지 못하고 도중 하차해 버린 인생행로에 대한
미련과 회한이 불쑥 불쑥 고개를 들고는 한다.
"국가"라는 큰 무대에 계속 남아 주연배우의 역할을 미처 해 보지도 못하고 그만
두었다는 회한이 때로는 나를 우울하게 한다. 사람이 두가지 인생행로를 모두
살아 볼 수 있다면 그 얼마나 좋을까? 남자로 태어나 큰일 한번 해보지 못하고
이렇게 역술자료, 연구자료에 파묻혀, 마치 꽁생원처럼 한번밖에 없는 이 인생을
마저 살아야 하나? 하는 회한이 남는다. 사람의 마음은 참으로 간사한 것인가 보다.
욕심도 많은 것인가 보다. 좀 더 나이가 들면 이러한 회한도 점차 눈녹듯 사그러
지리라 기대한다.
첫댓글 고려시대에는 점을 치는 사람을 국가에서 공식적으로 등용했으며 조선시대에도 역술계통의 과거시험 및 관상감에 종6품 교수가 있었다고 전해집니다. 지금은 일제 감정기의 잔재로 인하여 역학과 역술에 대한 인식이 안 좋지만 여러 사람들이 노력한다면 멀지 않은 미래에 국가의 녹을 먹으며 일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수 있으리라 봅니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과학화와 산업화가 필요한데 지금의 역술계는 주관화와 개인화에 머물러 있으니 세월이 더 필요할 거 같습니다.
이창우 선생님께서 만약 시대를 달리 타고나셨다면 국가를 위해 관직에서 역학과 역술을 활용하는 인생을 살고 계시는 그림이 그려집니다. 혹시라도 역학과 역술에 조예가 깊은 사람이 대통령이 되거나 국정원의 책임자가 된다면 국가의 드러나지 않는 비밀스런 부서가 설립될 수도 있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이렇게 되기 위해서도 과학화와 산업화는 필수불가결한 전제조건이니 여러 사람의 힘이 모아져야 된다고 봅니다. 그런 날이 하루라도 빨리 오면 좋겠습니다. 선생님, 힘 내시고 건승하시기를 바라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
舊소련(지금은 러시아에 해당되겠지요) 정보기관에서는 이미 옛날부터 텔레파시 능력자, 예지능력 보유자 등 다양한 초능력자들을 정보전에 활용했다는 말이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여부는 구체적으로 밝혀 진 것이 없습니다. 만약 구성학을 그런 분야에 활용한다면 매우 유익할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특히 역학이나 초능력을 사(邪)로 인식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근본주의 신앙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기독교 문화 탓이 아닌가 추측해 봅니다. 비록 실현 가능성이 희박한 말씀 이지만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결례는 전혀 없었습니다. 기분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