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토프로펜 규정 잘못됐다

제 목 : 케토프로펜 규정 잘못됐다 작성자 : 이규승 기자 케토프로펜은 한국경마의 필요악인가. 케토프로펜은 이번 `도미라이더'와 `퍼펙트챔피언'에게서만 검출된 게 아니라 잊을 만 하면 한번씩 문제를 일으키며 경마를 부정의 온상으로 몰아넣은 주범이다. 조교사협회 부회장 등 중진 조교사를 비롯하여, 단순 치료 목적으로 사용했던 많은 조교사들이 검찰에 소환되는 등 범죄자 취급을 받았는가 하면 몇 달씩 영업정지와 같은 조교관리 정지 처분을 받게 만든게 바로 케토프로펜이다. 케토프로펜 성분은 관절염이나 근육통에 효과가 높은 치료제이자 진통제로 주로 연고제가 많이 나와 있는데 축구 등 다른 스포츠에서는 선수들이 마음대로 바르고 경기에 나설 수 있다. 그러나 경마에서는 경주마들이 일시적으로 통증을 잊고 경주력을 높일 수 있다는 이유로 사용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마사회는 현재 케토프로펜 성분의 연고제는 바른지 16일이 지나야 출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양성반응이 나올 경우 즉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던 과거와 달리 자체조사를 실시, 고의성 여부를 가려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것으로 규정을 완화했다. 하지만 케토프로펜 연고를 8일 이상 지속적으로 바를 경우 50일이 지난 뒤에도 양성반응이 나오는 것으로 밝혀져 케토프로펜으로 인한 약물 투여 사건은 끊이지 않을 전망이다. 이처럼 문제를 안고 있는 약품이라면 사용을 아예 금지시키면 간단하지만 한국 경마의 현실에서는 그것도 불가능하다고 한다. 군살을 모조리 빼버린 앙상한 다리로 400kg이 넘는 육중한 몸을 지탱하고 매일 달리기를 하다 보면 다리에 이상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전체 경주마 1400여 마리 가운데 다리가 성한 말은 3분의1에 불과할 정도인데 케토프로펜 사용을 금지시켰다가는 경마를 제대로 열기도 어렵게 된다. 그러나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고의로 사용하고도 핑계만 잘 둘러대면 가벼운 처벌만 받고 빠져 나갈 수 있게 돼 있는 마사회 규정이다. 케토프로펜을 바른 말과 스치기만 해도 양성반응이 나올 정도여서 고의성 여부를 가려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해외 경마국 대부분이 케토프로펜 사용을 전면 금지시키고 있으며 미국 등 일부 국가에선 연고제보다 약물 반응이 오래가지 않는 주사제만 허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경마계에선 주사제만 허용하는 방향으로 규정을 개정해야 된다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잘못된 법은 지키기도 어렵고 처벌하기도 어려워 피지배자는 불편하고 지배자는 인심도 잃고 권위도 잃는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