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부쩍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문파(?)입니다. 거합도는 일정한 한 문파를 나타내는 말이 아닙니다. 일본 막부 때 야외에서의 전투가 없던시절에 방안이나 실내에서의 암습등에 대비해서 발도와 동시에 상대를 베고 착검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과정을 형으로 완성하였습니다. 즉 갑옷이 아닌 일상복을 입었으므로 가볍게 상대를 베기만 해도 되었고 실내이므로 빠르고 짧은 보법을 사용하였으며 실내이므로 검을 크게 돌리기 보다는 상대를 벨만큼만 베고 멈추는 실용적이며 빠르고 치명적인 검형을 완성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거합발도술은 이름에서도 알수 있듯이 발도가 절반을 이루며 우리나라나 중국식 검법처럼 긴 것이 아닌 필요한 몇 동작만으로 한 본을 이룹니다. 대표적인 거합도로는 영신류 거합, 오오모리류 거합, 만화 나그네 켄신으로 유명해진 신선조(신셍구미)가 사용하였다는 천연이심류 거합등이 있으며 이러한 거합도를 정리하여 만든 일본검도연맹이나 대한검도회에서 수련하는 제정거합등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거합도는 대구의 합기도 관장들에 의해 최초로 영신류 거합등이 들어왔으며 이외에도 대한검도에서도 일부 관장들에 의해 거합이 수련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거합도의 수련은 일부 합기도나 해동검도, 대한검도 등에서 수련되고 있으며 순수하게 거합의 간판을 내건 단체는 세군데 정도 됩니다. 현재 거합도 단체들의 수련내용은 거합의 본에 의한 형의 수련, 대한검도식의 대련, 호신술 측면의 단봉수련, 진검베기 등이 있습니다. 실제로 거합은 "한 본(本)을 일년 수련한다"는 말에서도 알수 있듯이 매우 인내력을 요하고 지치기 쉬운 수련방법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거합을 대련을 도입함으로써 흥미를 유발하고 실전성을 기른다는 측면에서는 바람직한 일이나 오히려 본말이 전도되어 본의 수련보다 대련이 주가 됨으로써 거합 본연의 의미가 퇴색하고 대한검도와의 차별성 또한 잃어 버리는 일은 견제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일부 단체의 광고 문구에서 거합이 일본의 무예임을 감추기 위해 거합을 우리의 "정통"무예로 소개하고 본의 이름만을 우리식으로 바꾸고 우리의 고유 역사를 가져다 붙이는 것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내용은 바뀐게 없으며 껍데기만을 우리식으로 바꾼다고 우리 것이 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또한 일부에서는 단순히 거합의 동작만을 안다고 해서 거합을 할 줄 안다고 하며 제자에게 가르치는데 이것 또한 거합의 "한 본(本)을 일년 수련한다"는 정신을 모르고 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무예에는 국경이 없으며(태권도를 수련하는 미국인을 생각해보시길) 거합은 비록 일본무예일지라고 거합 그 자체로 매우 훌륭한 무예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