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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발 자전거] 이정선
S#1. 공원 (혹은 바닷가 일각)
자전거 타는 사람들 지나가고. 산책하는 사람들 .. 유모차 끌고가는 부부들 .. 롤러 스케이트 타는 아이들 보인다.
해변의 아파트 모습이 보여도 좋고.. 민수 조카 상은(남 10세쯤)과 나란히 벤치에 앉아있다.
민수 집에서 막 나온 듯한 차림에 무료하고, 조카는 만화책보고 있다.
민수 : 그만 집에 가자..
상은 : 삼촌 먼저 가.. 집에 가면 엄마 땜에 못 본단 말야.
민수 : 삼촌 배고파, 상은아.
상은 : (보느라구 정신없구)..
S#2. 수퍼
민수, 조카 아이스크림 박스 앞에서 아이스크림 하나씩 꺼내자마자 포장뜯어 입에 문다.
민수 빵도 하나 손에 쥐고 뜯으며 카운터로 다가간다.
점원 민수와 조카의 입에 각각 하나씩 물린 아이스크림과 빵을보고,.
점원 : 천 오백원이에요.
민수 주머니 뒤지면 오백원 나온다. 카운터에 올려놓고 다른 주머니 뒤지는데 없다. 어라..
민수 빵 조카에게 맡기고 아이스크림 입에 물고 양손으로 앞 뒤 주머니 윗주머니 열심히 뒤지는데 돈 없다.
세영 밀차 밀고 다가와 민수 등뒤에 선다.
점원 : 뒷손님 기다리시잖아요. 천원 더 주세요.
조카 : ..삼초온..
민수 : ..있었는데.. 상은아, 천원없어...
조카 고개 가로젓고, 민수 점점 난감한 표정이다. 점원 인상 찌푸린다.
민수 : ..미안합니다..나중에 갔다드리면 안될까요?
점원 : 그러니까 계산을 먼저 하셨어야죠.
민수 : 그럼 지금 갔다오죠. 상은아 여기 기다리고 있어. (하는데)
세영 : 저기요, 잠깐만요.. (점원보며) 이걸루 계산해 주세요.
민수 돌아보면, 세영 카운터에 천원지폐 올려놓는다.
세영 : 저두 가끔 그럴 때 있어요.
민수 고맙다는 말도 못하고 멍하니 보기만, 세영 밀차의 물건 카운터에 올려놓는다.
상은 창피한 표정으로 넋나간 민수 잡아끈다.
S#3. 상가 밖
조카, 민수 나온다. 민수 나오다 물현 듯 멈춰서서.
민수 : 상은아, 집에 뛰어가서 삼촌 지갑 좀.. (하다)..
민수 급한맘에 그대로 아이스크림 던져버리고 다시 계단을 올라간다.
S#4. 상가내부 수퍼 입구
민수 달려와 보면 , 카운터에 세영의 모습 보이지 않는다.
민수 고개 두리번거리다 갸웃, 그러다 다른 쪽으로 난 출구를 본다.
민수 아차.. 열심히 달려가는데, 세영은 수퍼 맞은편 빵집에서 빵 고르고 있다.
민수 출구쪽에서 좌우 두리번거리다, 달려가고..
S#5. 정란 오피스텔 (밤)
세영 제도판에서 만화 밑그림 위에 펜으로 작업중이다. 밑그림 지우개로 지우다 시계본다.
세영 불안한 표정인데 전화벨 소리. 세영 퍼뜩 놀라며 어쩌지.. 세영 망설이며 일어서는데 문 열린다.
정란 가방메고 원서들고 들어선다. 세영 반갑게 얼른 다가가 받아서.
세영 : 여보세요. 예 어머니 지금 들어오네요.. 잠깐만요.. (전화기 막고) 들어왔다 잠깐 서점 갔다구 했어.
정란 : (얼른 받으며).. 여보세요. 책사러 갔지, 서점에 뭐하러 갔겠어.. 알아요.. 엄마 나 졸업반이야.
엄마보다 내가 더 고민이라구.. 알았어 알았어요.. 예.. 예, 주무세요. (끊으면)
세영 : (안도의 한숨 내쉬며 보다가) 정란아., 나
정란 : 알아. 울엄마한테 거짓말 더는 못하겠지? 방 얻어 나가는게 차라리 낫겠지?
세영 : (눈 흘기면)..
정란 : 진짜 낼부턴 일찍올게. 나 배고파, 세영아.
세영 : ..여태 저녁두 안먹었어? (식탁으로 가며) 얼른와.
정란 : 아유, 지겨워. 공부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시집이나 가 버릴까. (책 내려놓다) 그새 많이 그렸네. 근데 토끼가 뭐 이래..
얘, 아무리 만화지만 대사가 좀 유치한거 아냐.. 나 씻는다. 밥 반공기만 퍼.
세영 밥 푸다 말고 주걱들고 다가와 제도판 위 그림 보며 너무 유치한가..
S#6. 민수네 아파트 거실
민수 문열고 나오며 아함 찢어지게 하품한다. 베란다로 향하는데 부엌에서 아침 준비하던 상은모 돌아보고.
상은모 : 연수 들어가시기 전에 어디 여행이라두 다녀오세요. 도런님..
민수 : 아직 최종 발표두 안났는데요.
상은모 : 발표랄게 뭐 있어요. 삼차까지 갔으면 다 끝난거죠.
민수 베란다의 창문 활짝 열면, 바다가 보인다. 민수 다시 한 번 하품인지 심호흡인지.. 기지개 펴다 아래를 내려다 보면, 어!..
민수 고개 디밀고 자세히 본다. 길건널 걸어가고 있는 여자 세영이다. 민수 후다닥 달려나간다.
S#7. 아파트 밖 거리
민수 달려나온다. 세영은 이미 저만큼 걸어가고 있다.
민수 달려가다 방향을 바꿔 가로질러 뛰어간다.
S#8. 버스 정거장 앞 거리
민수 모퉁이를 돌아 달려나온다. 세영 매표소에서버스카드를 사고 있다.
민수 안도의 표정으로 호흡 가다듬고, 공연히 신문 뒤적이는 척하다 세영 돌아서면.
민수 : ..안녕하세요.
세영 : ..예, 안녕하세요.
민수 : 어제는 정말 고마웠습니다. 돈갚아드릴께.. (얼른 주머니 뒤지는데 돈 역시 없다)..
세영 : 괜찮아요, 그냥 두세요.
민수 낭패의 표정 되는데 버스 다가와 선다.
세영 : ..저 출근하는 길이거든요.. 그럼. (목례하고 돌아서려면)..
민수 : 오늘 언제 퇴근하세요? 시간맞춰 제가 여기서 기다릴께요.
세영 : 아녜요, 정말 괜찮아요. 신경쓰지 마세요.
민수 : 돈 때문이 아니구요. 영화보여 드리고 싶은데..
세영 : (놀라서)...
민수 : ..오후에 영화보러 안가실래요? 몇시에 퇴근하세요?
세영 : ..토요일이래두 저 퇴근 늦어요.
민수 : 그럼 내일은 어떠세요? 아니면 다른 날이라두 저는 아무때나 되거든요.
세영 버스 돌아본다. 사람들 버스에 올라타고 있다.
민수 난감해하는 세영 보다가, 막 출발하려는 버스문 앞으로 달려간다.
민수 : 잠깐만요, 아저씨. 잠깐만요.. 타세요, 미안해요. 아침부터.. 타세요.
세영 : ...
세영 다가가 목례하고 버스에 오르려다, 세영 돌아본다.
세영 : 그럼 동물원 가실래요? 내일 저 동물원 가야 하거든요.
S#9. 대형 문구센터
문구와 펜시품목을 함께 전시해놓은 대형 문구센터다.
세영 : (유니폼차림)
후배 직원과 함께 매장 진열장 앞에 서 있다.
후배 : (기막힌 표정으로) 언니가? 언니가 먼저 동물원 가잔 말을 했단 말야?
세영 : 먼저 그런게 아니라.. 버스는 출발하는데.. 그사람 표정이 너무 (하는데)
후배 : 잘 생겼어? 키 커? 썽거풀 없지? 남자 쌍거풀은 안된다. 뭐하는 사람이야. 몇살쯤 됐어?
그러는데 손님 들어온다. 세영 얼른 문으로 향하며 어서오세요.
S#10. 동물원 분수대 앞
민수 세영을 기다리고 있다. 손목시계 보고 둘러보고.. 그러다 생각난 듯 행인에게 다가간다.
민수 : 여기가 동물원 중앙 분수대 맞죠?
민수 대답을 듣고야 안심한 듯 돌아선다.. 드디어 저 앞에 세영의 모습 나타난다.
민수 표정 환해지며 손을 번쩍 쳐들어 세영에게 아는척을 한다. 다가오던 세영 그런 민수 본다.
민수 세영에게 한걸음에 달려와 앞에 선다.
세영 : (인사하는데)..
민수 : ..주세요.. 가방이요.
세영 괜찮다는 거절을 할 사이도 없이, 민수 세영의 어깨에 걸려있는 베낭 빼서자신이 맨다. 어깨에 배낭을 맨 민수 앞선다.
S#11. 동물원 (몽따지)
코끼리 우리앞.. 세영 스케치 하고 있고, 민수 그 옆에 서서 그 모습 본다.
세영 스케치 하다 민수보며 심심하죠 묻는다. 민수 물러서며 아니라고 고개 흔들며 스케치 하라는 동작,
돌고래쇼 앞.. 세영 스케치 하다, 스케치북 내려 돌고래쇼 본다.
민수 세영 모르게 스케치북 슬쩍 들쳐보면 원고가 있다. 민수 세영 돌아서는 기척에 얼른 집어넣고 웃는다.
하마우리 앞.. 민수 사내 아이들과 공놀이하며 놀고 있다. 세영 그 모습 보다, 인파에 휩쓸리며 스케치북에 연필 자국 낸다.
세영 다시 중심잡고 스케치 하는데 인파에 이리자리 몸 흔들린다.
세영 포기하고 스케치북 덮고 민수 보면, 민수 보이지 않는다. 세영 여기저기 보는데 민수는 없다.
이상한 듯 고개돌리면, 민수 어느새 널판지 내밀고, 그 위에 스케치북 놓아주고 다시 펼쳐준 후, 아이들에게 달려간다.
세영 그런 민수 새삼스레 본다.
S#12. 동물원 내 레스토랑
세영 혼자 앉아 내부 구경하다 문득 진열해 놓은 인형세트 (귀엽고 사랑스러운 느낌이 드는) 본다.
세영 인형의 코 톡톡 쳐본다. 민수 다가오다 그런 세영보고 빙그레.. 민수 앉는다.
세영 : 오늘 심심하셨죠?
민수 : 아아뇨.. 오랜만에 정말 좋았어요. 이렇게 밖에 나와본 게 만 삼년만인 것 같아요.
세영 : 어디 아프셨어요?
민수 : 예? (웃으며) 그런뜻이 아니구요.. 삼년내내 꼬박 학교 도서관에만 쳐박혀 있었거든요. 고시준비 했었어요.
법대 나와서 지금은 발표 기다리고 있구요.
세영 : 아 예에..
종업원 다가와 인사하고 세팅 시작한다.
민수 : 세영씨는 뭐 전공했어요?
세영 : 예?.. 저는 미대 나왔어요.
민수 : 그럼 전공 살린 셈이네요. 애니메이터가 됐으니까.
세영 : 예?..뭐.. (어색히 웃는다)..
민수 : 나두 만화 참 많이 봤는데.. 고시원 근처 만화방 안가봤죠? 불쌍한 고시생들루 꽉꽉 넘쳐요..
세영씨꺼 봤을지두 모르겠다. 뭐 뭐 있어요? 제목 한 번 대봐요.
세영 : ...아뇨, 그러니까... 아직 데뷰한건 아니구요.. 그냥 지금은.. 디자인실에 있어요. 문구나 왜 이쁜 펜시상품들있죠..
그런 것들 디자인해요..
종업원 인사하고 간다. 세영 공연히 세팅한 냅킨 만지는데.
민수 : 데뷰 왜 안했는데요.
세영 : ..뭐 그냥.. 습작기간 좀 더 갖구 싶어서요. 아직 배경 처리같은게 좀 서툴거든요..
민수 : 에이, 그 정도면 습작기간 더 필요 없겠는데... 뭐 전문가 입장에서는 배경처리가 미숙한지 모르겠지만, 주인공 캐릭터와
스토리 전개는 아주 독특하고 신선했어요. 특히 마지막에 돌비가 별나라로 돌아가는 부분은 정말 감동적이었는데.
세영 : (보면)...
민수 : 아,,, 저... 미안해요. 일부러 본건 아니에요. 세영씨 화장실 갈 때 스케치북에서 원고가 떨어지는 (하는데)
세영 : (저도 모르게) 돌비가 별나라로 돌아가는거 정말 괜찮아요? 아무리 만화지만 말이 안되구 너무 유치하지 않아요?
민수 : ...
세영 : (그제야 민수 표정에 주춤하는데)...
민수 : 아아뇨... 그런 반전이 없었다면 오히려 유치하죠... 저는 그런 상상력이 바로 만화를 이끄는 힘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아직 세영씨를 다는 모르지만 그런 느낌 받았어요. 주인공이 세영씨를 참 많이 닮았다구요.
세영 : ...
S#13. 동물원 일각
세영 화장실 앞에서 초조하게 만수 기다리고 있다. 폐장시간 알리는 안내방송 나온다.
E : 지금은 폐장시간 입니다. 이제 곧 정문 출구 폐쇠되니 현재 원내에 계시는 손님은 속히 퇴장하여 주십시오.
다시한번 안내방송 드리겠습니다.
세영, 화장실 본다. 세영, 화장실 쪽으로 한두걸음 옮기는데 뒤에서
민수E : 세영씨.
세영, 돌아보면 민수, 등뒤에 서있다. 세영, 어리둥절한 기분에 화장실쪽 보고 다시 민수 보는데,
민수 : 가방 좀 열어보세요, 얼른요.
세영, 어리둥절 가방을 연다. 민수, 주위 둘러 보고는 주머니에서 손 꺼낸다. 레스토랑에 진열되었던 인형 두 개 들려있다.
민수, 얼른 가방에 넣고 닫는다.
세영 : 이걸 어떻게... 샀어요?
민수 : 아뇨... 맛두 없구 값만 더럽게 비싸잖아요.
세영 : ...그러엄...
민수, 가방 메며 장난스럽게 씨익 웃는다. 세영, 어이없이 보다가 따라 웃고 만다. 두사람, 즐겁게 웃는다.
그러는데 어디선가 휘각 소리와 함께
남자E : 이봐, 거기 두사람. 방송 안들려... 갖히기 싫으면 빨리 나가.
세영, 민수 둘러보면 사람들 한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세영, 민수 서로 보며 이크!...
민수, 얼른 세영의 손 잡아끈다. 세영, 멈칫 당황한다. 민수, 세영의 표정에 머뭇거리는데 다시 휘각소리.
민수, 에이... 세영의 손 잡고 달리기 시작한다. 세영, 어쩔 사이도 없이 민수에게 이끌려 뛴다. 두사람 달려간다.
S#14. 동물원 일각
세영, 민수의 손에 이끌려 달려온다. 민수, 기분좋게 세영 이끌고 달리고... 그러다 세영 돌부리를 밟고, 스텝 엉킨다. 아야...
멈칫하는 세영. 민수, 놀라 돌아본다. 세영, 괸찮다는 동작 하다 부끄러워 슬그머니 손 뺀다.
세영 : ...
민수 : ...
세영, 앞서 걷는다. 세영, 내색 않으려 애써 걷지만 발목이 아프다.
민수, 뒤따라 걷다가 가방 앞으로 돌려메고 앞서가 세영 앞에 앉아 업히라는 동작.
세영, 당황해 피하는데 민수 계속 앉아서 돌아본다. 민수의 몸짓에서 강한 의지 보이고...
세영, 망설이다 업힌다. 민수, 가슴 가득 행복해지고...
민수, 벌떡 일어서 세영을 업고 걷는다. 두사람 가슴에 사랑의 감정 고이고...
민수, 마악 닫히려는 동물원 정문을, 세영을 업고 씩씩하게 걸어와 통과한다.
S#15. 아파트 단지 내 일각(밤)
세영, 민수 다가온다. 세영, 멈춰서면 민수, 따라선다.
세영 : 이제 혼자 갈께요, 바로 저기예요.
민수 : 예에... 발목은 괜찮아요?
세영 : 아까부터 아무렇지두 않았어요. 고마워요... 가세요, 먼저.
민수 : 예에... (선뜻 못가고 서 있다가) 이번 토요일 오후에 자전거 타러 갈까요?
세영 : ... 8시나 돼야 끝나는데.
민수 : 토요일두요.. 무슨 직장이 사람을 그렇게 늦도록 잡아놓구 부려먹어요.
디자이너는 시간이 많아야 자유롭게 상상력두 풍부해지는건데.
세영 : ...
민수 : 그럼 일요일에 갈까요?
세영 : 일요일두 안돼요... 일직이에요... 민수씬 아직 그런거 모르시겠지만 직장 다니면 그런 거 있어요...
(거짓말 하는 스스로에게 화가 난다) ..그리구 저 자전거 못타요. 자전거라고는 어렸을 때 네발 자전거 밖에는 못타봤어요.
민수 : ...
어색한 침묵이 흐른다.
민수 : ... 혹시 그래서 그래요, 세영씨? 내가 취직두 못해서... 나 만나는 거 안내켜요?
세영 : (본다)...
민수 : 세영씨 그렇다구 해두 저 이해해요. 하지만 저요, 물론 아직 발표는 안났지만요. 이번에는
세영 : 아녜요 그런 거... 그런거는 상관 없어요. 정말 그런건 상관 없어요.
민수 : (본다)...
세영 : ... 민수씨 때문이 아니라 나 때문이예요. 사실은 나요... 사실은...
민수 : ... 애인 있으세요?
세영 : (놀라 본다) ... 아아뇨...
민수 : ...
세영 : ... 민수씨는요?
민수 : ... 저는 있는거 같애요... 지금 제 앞에요.
S#16. 세영 방(밤)
세영, 제도판에 앉아 놓여있는 인형 (레스토랑의) 코 톡톡 쳐보며 생각이 많다.
정란, 누워있다가
정란 : 그러다 콧구멍이 연탄구멍 된다.
세영 : (웃으며 돌아본다) ... 안잤어?
정란 : 줄꺼면 두 개 다 주지, 왜 하난 가줘갔대니... 나중에 합치자... 그런 뜻이니?
세영 : 아아냐... 만난지 얼마나 됐다구.
정란 : (기집애, 좋긴 좋은가 부네... 보다가)
세영 : (수첩 들고 일어난다) 나 잠깐 나갔다 올게.
S#17. 공중전화 부스 (밤)
수첩에서 전화번호 적힌 메모지 든다. 세영, 번호 보며 전화를 건다.
세영 : 여보세요... 거기 유민수씨 집이죠?
S#18. 민수 아파트 거실 (밤)
민수, 소파에 누워있다. 전화기 들고 벌떡 일어나 앉는다.
민수 : 세영씨? 늦긴요. 아직 열두시 안됐는데요...
S#19. 공중전화 부스 (밤)
세영 : ... 지금 바쁘세요. 예, 그럼 전화할 수 있죠. 저 사실은요. (크게 심호흡 하고 결심한 듯 단숨에) ... 저 미대 안나왔어요.
대학 못나왔어요. 고등학교가 최종 학력이구 디자인실에 근무하지두 않아요. 저 지금 문구센터 판매사원이에요...
미안해요. 나두 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거짓말 했어요.
S#20. 거실 (밤)
상은, 시끄럽게 텔레비젼 보고 있고 민수, 수화기 손으로 가리고 소리친다.
민수 : 소리 줄이라니까... 유상은...
상은, 입 삐죽이며 텔레비젼 소리 리보콘으로 줄인다.
민수 : 여보세요, 미안해요. 세영씨, 뭐라구 했죠. 잘 못들었는데.
S#21. 공중전화 부스 (밤)
민수E : 다시 한 번만 얘기해 줄래요?
세영 : ...
S#22. 거실 (밤)
민수 : 여보세요... (상은 슬며시 텔레비젼 볼륨 높인다. 민수, 상은 노려보다) ...세영씨, 지금 잘 안들리거든요.
세영씨 전화번호 가르쳐 주세요. 제가 다시 전화 할께요... 여보세요... 여보세요...
S#23. 공중전화 부스(밤)
세영 : 아니, 괜찮아요... 별 얘기 아녜요. 예... 그래요. 일요일에 얘기 할께요. 예, 7시까지는 갈 수 있어요... 예...
세영, 전화 끊고 기대어 선다. 뒷손님 다가와 서도록 모른다.
뒷손님, 톡톡 유리문 친다. 세영, 그제야 얼른 수첩만 집어들고 나온다. 메모지 남겨둔지 모른채.
세영, 그대로 공중전화를 벗어난다.
S#24. 거리
민수, 자전거 전용도로를 자전거를 타고 달려오고 있다. 가까이 다가오면, 이인승 자전거다. 뒷자리는 비어있고...
민수 싱글벙글... 폐달 밟고 달려간다.
S#25. 문구센터
후배, 문구류 봉투에 넣으며 계산하고 있다.
세영, 입구쪽 진열대에 서서 정리하며 슬며시 벽시계 본다. 여섯시 반이 넘어가고 있다.
손님 물건 받아 입구로 향한다. 세영, 후다닥 따라가 인사한다.
손님, 밖으로 나가면 세영, 걸어둔 개폐점 시간 알리는 표지판 들고 따라나가 둘 러본 후 문에 건 후 들어와 얼른 문 닫아 버린다.
세영, 문 닫고 돌아서며 휴 안도의 한숨 내쉬는데
후배 : 정리 내가 할테니까, 언니 먼저 가라.
세영, 쑥스러운 둣 얼른 매장에 덮어놓을 덮개 가져다 씌운다.
덮개 씌우던 세영, 진열대에 손님이 놓고 간 신문 집어 한쪽으로 치우다가 세영, 신문 집어든다.
사법고시 최종합격자 명단이 발표되어 있다. 세영, 민수의 이름 찾아낸다.
세영, 민수의 이름 반갑게 보다가 문득 스치는 생각... 세영, 이내 멍해진다.
후배 : 님 만나러 가래니까 뭐해... (이상해 다가와) ... 왜? 신문에 뭐 났수?... (신문 들여다 본다)...
세영 : (얼른 치우며) ... 아아니.
후배 : (이상해 보면)...
세영 : ...
S#26. 찻집 앞 거리(저녁)
민수, 자전거 타고 다가와 선다. 민수, 자전거 세워두고 커피숍 입구로 다가가 문을 열려다 멈칫.
커피숍 입구에 내부수리로 인한 휴업 안내판 붙어있다.
민수, 이런... 민수, 시계를 본다. 7시다. 민수, 기분좋게 자전거로 다가가 서서 세영을 기다린다.
어두운 거리... 자전거 뒷자리에 걸터앉아 세영을 기다리고 있다. 민수, 시계를 본다. 9시가 넘어서고 있다.
S#27. 찻집 앞 공중 전화 부스(밤)
민수 : 여보세요, 저예요. 저 찾는 전화 없었어요? 없었어요.
형수E : 어디세요, 도련님. 빨리 들어오셔야죠. 서울 올라가셔야 하는 분이 여태 안오시면 어떡해요.
그러다 낼 연수원에 못들어 가실려구 그래요.
민수 : 예... 들어가요... 막차 타면 돼요... 예.
민수, 힘없이 전화 끊는다.
S#28. 찻집 앞 거리(밤)
인적이 드문 밤... 민수, 계단에 앉아있다. 자전거 세워져있고...
S#29. 문구 센테(밤)
텅빈 문구센터. 매장에 덮개 씌워져 있고... 세영 혼자 탁자에 앉아있다. 탁자 위에 신문 놓여있고..
세영, 시계를 바라본다. 10시가 다 되어가도 있다. 세영, 수첩을 펼친다. 메모지 없다.
세영, 수첩 여기저기 펼쳐보지만 메모지 보이지 않는다. 당황한 세영 가방 뒤져보지만 메모지 없다.
세영, 멍해지다 이내 마음의 갈피를 못잡는 표정... 세영, 다시 시계를 보고 사방에 수첩 챙겨넣고 황급히 문으로 향한다.
S#30. 찻집 앞 거리(밤)
세영, 정신없이 달려와 찻집 앞에 다다른다. 그러나 민수의 모습 보이지 않고, 찻집의 불도 꺼져있다.
세영, 입구의 휴업간판 본 후, 거리를 정신없이 여기저기 돌아보지만 어디에도 민수의 모습 보이지 않는다.
세영 : ...
< F.O >
S#31. 김해공항 국내선 청사
자막 일년 후
세영, 난간에 기대서서 탑승객들 살핀다. 탑승객 사이에 정란 걸어나오고 있다. 정란, 두리번거린다.
세영 반갑게 손 흔든다. 정란, 어.. 세영에게 다가온다.
정란 : 어떻게 나왔어. 마감이라 못나온대드니?
세영 : 너 온대서 밤새웠지.. 근데 어떻게 온거야... 학기 중에 이렇게 내려와두 돼?
정란 : 대학원 수업 며칠 되나.. (두리번거린다)
S#32. 청사 내 일각 휴게실
세영, 안믿기는 표정으로 정란 바라본다.
정란 : 날 잡았어. 우리 결혼준비하러 내려온거야.
세영 : 만난지 얼마나 됐다구.. 너 선봤단 날이 그러니까.. 한달두 안되잖아.
정란 : 오늘루 딱 한달이야. 일년에 열두번 만날 수두 있구 한달에 30번 만날 수두 있잖아. 우린 이틀 빼놓구 매일 만났어.
세영 : 그래서 그동안 전화 한통 없었구나... 어쩌엄, 축하해. 그럼 지금 그사람 오기루 한거니.
정란 : (입구 살피며) 응... 이틀 전에 여기루 발령받아 내려왔어. 그사람 고향이 여기거든. 그래서 이틀 못본거야... 온다...
정란 벌떡 일어나 손 흔든다. 세영, 정란의 시선따라 고개 돌리다 몹시 놀란다.
입구에 서서 두리번거리다 정란에게 웃어주는 남자, 민수다. 민수 다가온다. 정란 반갑게 웃고..
세영 저도 모르게 돌아서 버린다.
민수 : 주차장서 빙빙 돌았어요. 언제 도착했어요?
정란 : 친구가 마중 나왔어요. 언젠가 만화 그리는 친구 있다구말한적 있죠.
정란의 시선에 민수 등돌리고 서있는 세영 본다.
정란 : 세영아 뭐해...
민수, 설마... 세영 머뭇머뭇 돌아선다. 민수 몹시 놀랍고... 반가운데
정란E : 인사하세요. 제 친구 전세영이에요. 세영아 유민수씨.
세영 : (얼른 고개 꾸벅 숙여)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전세영이라고 합니다.
민수 : (처음 뵙겠다는 말에 보다가) ... 예, 안녕하세요.
S#33. 찻집
정란은 민수와 나란히 앉아있고, 세영, 마주앉아 있다. 정란, 행복에 들떠있다.
정란 : 세 번째 만났을 땐가였죠... (세영 보고) 민수씨 술 잘 못 먹는데 그날따라 마악 드시드라. 그러더니 비틀거리며
화장실로 가잖아. 걱정돼서 따라갔는데 갑자기 화장실에서 글쎄 청혼을 하는 거 있지.
세영, 정란만 바라보며 어색하고 과장된 표정으로 열심히 들어주고 있다.
정란 : 내 기분이 어땠는지 알겠지...
나는요 한두번 허름한 지하술집 그것두 화장실 앞에서 청혼받을 꺼라구는 진짜 단 한 번두 상상해 본적 없다.
민수 : ...
S#34. 세영 방 안 (밤)
세영 주전자에 물 올리고 있고, 정란 방안 둘러본다. 한쪽에 제도판 놓여있고, 제도판 위에 만화원고 그리다 만것들 가득하다.
만화책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작은 침대 놓여있고.
세영 : 방이 좀 좁지?...
정란 : 좀이 아니라 많이 좁다. 그러니까 그냥 내 오피스텔에 있으라니까 말을 안듣구.
딴 사람 세주느니 니가 있으면 울엄마두 좀 좋아.
세영 : (빙그레) ... 커피 줄까 녹차 줄까.
정란 : 커피.
세영 돌아서서 컵 꺼내고 커피병 꺼내는데.
정란E : 얘... 너 그사람 그 뒤루 못 만났지? 그러면서 이건 뭐하러 여태 갖구 있니?
세영, 컵에 물 따르다 돌아보고 화들짝 놀란다. 제도판 앞에 서 있는 정란의 손에 인형 들려있다.
정란 : 화장실이 저기니? 손 좀 씻을게.
정란, 화장실로 들어간다. 세영, 정란 들어가면 얼른 다가가 인형 집어든다.
세영, 인형 바라보다가 서랍을 연다. 세영, 서랍 속에 인형 넣고 닫는다.
S#35. 아파트 민수방 (밤)
민수 들어와 문 닫는다. 옷 벗을 생각도 없이 멍한데...
상은모E : 도련님, 정란씨가 도착하면 친구집으로 전화해 달래요. 책상 위에 메모지에 번호 적어놨어요.
책상위에 메모지 놓여있다. '친구집 ***-****' 라는 전화메모 적혀있다.
민수, 메모지 본다.
민수 : ...
S#36. 세영방
정란 외출준비 마치고 화장대 앞에 서있다. 세영 제도판에 앉아있고.
정란 : 화장이 좀 그런가... 어떠니?
세영 : 이뻐.
정란 : 바지 입을까, 하루종일 돌아다닐텐데...
E 전화벨
정란 : (얼른 다가가며) 내가 받을게 민수씰꺼야.. 여보세요... 네 그런데요... 어머 교수님, 안녕하세요... 녜에... 네... 몇시에요?
(후 한숨 쉬고) 아니에요, 당연히 나가야죠. 예, 그럼 공항에서 시간 맞춰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네. (전화끊는다)
...어떡하지... 아우 어뜩해.
세영 : ... 왜 무슨 일이야?
정란 : 지도교수님인데 세미나 땜에 지금 부산 오신대잖아... (얼른 민수 호출번호 누르며) 잠깐만 민수씨한테 호출부터하고...
정란 초조하게 신호음 떨어지길 기다린다. 신호음 떨어지고, 전회기에서 지금은 호출정지 상태임을 알리는 안내음이 나온다.
정란 : (짜증스럽게 전화 끊으며) 아우 하필이면
세영 : ... 왜? 호출 안돼?
정란 : 체납됐나봐... 어떡하지, 민수씨 벌써 출발했는데... 공원이라 연락두 안되는데.. 죽겠네, 마냥 기다릴텐데..
(하다 세영 본다) ... 세영아...
세영 : ...
S#37. 공원
민수 생각에 잠겨 앉아있다. 세영, 다가오다 민수를 발견한다. 세영, 머뭇거리다 마음 다잡고 다가간다.
민수, 누군가 다가온 느낌에 고개 돌리다 놀란다. 민수, 이내 반갑게 일어선다.
민수 : ...
S#38. 커피숍
세영, 커피잔 놓고 혼자 앉아있다. 민수, 다가와 앉는다.
세영 : (과장된 쾌활함으로) ... 호출하셨어요?
민수 : ... 예.
세영 : 정란이 참 이쁘죠? 학교때부터 똑똑하구 재치있구 그랬어요. 오래같이 살아서 잘 아는데요, 결혼하면 잘 할꺼예요.
민수 : 그럼 세영씨 그때 같이 산다는 친구가 정란씨였어요?
세영 : ... 예? ...예 ... 집 어디루 구하실 꺼예요? (하는데)
민수 : 언제 데뷔했어요? 가끔 서점에 들리면 찾아보곤 했었는데...
세영 : ... 서점엔 잘 없을꺼예요. 아직 여기저기 단편 연재하는 정도예요...
민수 : 그럼 그때 그 동물원에서 본거요, 왜 돌비가 나중에 별나라로 돌아가는... 제목이... 어...
세영 : 돌비의 장미요?
민수 : 예, 맞아요... 그것두 어디 나와 있어요?
세영 : ... 그게 제 첫 작품이예요... 그게 공모전에 당선돼서 데뷔했어요.
민수 : 거봐요... 내가 뭐래요. 세영씬 된다구 했잖아요. (그러는데)...
여자E : 유민수씨 계십니까. 카운터에 전화 왔는데요.
세영 : ...정란인가 봐요, 받으세요.
민수 : ...금방 올께요.
민수 세영 보고, 일어나 카운터로 다가간다. 민수 카운터에서 전화받는 소리 들린다.
민수E : 여보세요.. 정란씨. 예, 얘기 들었어요.. 아녜요 괜찮아요. 그래요 얼마나요?
혼자 앉아있는 세영 웬지 초라하다. 세영, 망설이다 가방을 집어들고 일어서려는데 민수 어느새 앉는다. 민수 밝은 표정으로.
민수 : 저랑 시간 좀 때워주세요.
S#39. 바닷가 방파제
민수 세영 걸어온다. 낚시하는 사람들 모습 여기저기 보인다.
민수, 그 사람들 옆에 다가가 고기 잡은 것 구경하다 세영 부른다. 세영 다가가 보면 낚시꾼, 막 고기 찌 낚아올리는 중이다.
민수, 세영 어어... 하며 열심히 구경하는데 막상 낚아 올린 것 고기 아닌 다른 것... 민수, 세영 실망하여 에이...
낚시꾼 그 소리에 짜증스럽게 돌아본다.
민수, 슬그머니 세영 등 돌려세우며 돌아선다. 두사람, 저들만의 미소 주고 받으며 즐겁다.
S#40. 바닷가 일각 구름다리
세영, 민수 구름다리 건너고 있다. 민수 걷다가 난간에 다가가 선다. 세영 뒤따라 민수 옆에 멈춘다.
민수 : 이 다리의 전설을 아세요?
세영 : 전설이 있어요?
민수 : 저두 친구한테 들었는데요... 여기를 남녀가 같이 걷다가 뽀뽀를 하면 애인이 된데요.
세영 : 애인이 돼야 뽀뽀를 하는게 아니라요?
민수 : 예, 우습죠... 그러면서 그 친구가 나보구 좋아하는 여자 생기면 무조건 여기를 가랬었는데요. (민수의 표정에)...
잠시 두 사람 사이에 어색한 침묵이 흐른다.
민수 : ... 한가지 묻고 싶은게 있어요.
세영 : (어쩔 수 없이 긴장되고)...
민수 : 그날... 자전거 타러 가기루 한날이요.. 기억하세요?
세영 : 아..예.. 미안해요. 그날 회사에 갑자기 급한 일이 생겨서요. 전화드려야지 하면서 일하다 깜빡 잊었어요.
정신 차리니까 12시두 넘어서 전화드리기두 너무 늦었구...
민수 : (표정 굳는다) ...아.. 그랬군요..
세영 : ... 늦었지만 미안해요. 많이... 기다리셨어요?
민수 : 아뇨.. 사실은 저두 그날 못갔어요.
세영 : (왈칵 서운해지고)..
민수 : 저두 갑자기 일이 생겨서요.
세영 : ..네에.. 다행이네요.. 정말 다행이네요.
민수 : 그렇죠 다행이죠.. 걱정하면서두 연락할 길이 있어야죠. 세영씨가 연락처두 안가르쳐줬지 방법은 없구..
아 그래 상은이 내보냈으면 됐겠구나.. 오늘 정란씨처럼.. 상은이 기억하시죠 수퍼에서?
세영 : 예..그런데 안 그런거 잘하신 거에요. 그날 커피숍 문두 안열었거든요.
민수 : 예에...
민수 그러다 멈칫.. 세영 그제야 당황한다.
민수 : 어떻게 알아요? 맞아요 그날 내부수리 중이라 임시휴업이라는데.
세영 : (본다)...
이번엔 민수가 당황한다.
민수 : ...예 갔었어요.. 열시 반까지 문밖에서 내내 세영씨 기다렸어요.
세영 : ...
민수 : 세영씨는 ..언제 왔어요?
세영 : 저는 ...나중에 알았어요. 나중에 그집에 갈 일이 있어서 물어봤었거든요.
민수 : (다시 밀려오는 배신감) ...네에...
세영 : ...
민수 : 가죠 그만 ...늦었는데.. (앞선다.)
S#41. 세영 집 근처 골목 (저녁)
민수의 차 다가온다. 슈퍼에서 쥬스병 들고 나오던 정란, 무심코 다가오는 차를 돌아본다.
민수 좀 당황하다 차를 세운다. 세영 그제서야 정란 본다. 정란 차를 향래 걸어온다. 민수 창문을 내린다.
정란 : 민수씨이... 세영아.. 두 사람 여태 같이 있었어?
세영 : (망설이는데)...
민수 : (얼른) 아니 오는 길에 만났어요. 혹시 정란씨 집에 와 있나 해서 와보는 길에.. 일찍 끝났네요.
정란E : 막 오는 길이에요. (하는데)
세영 얼른 문 열고 내린다. 민수 보지 않는다.
정란 : 왜 내려 ..타. 같이 저녁 먹구 들어가.. 어차피 저녁 혼자 먹을꺼 아냐, 먹구 가.
세영 : 그냥 갈게 원고 땜에... (가려면)
정란 : 참 세영아 나 공항에서 니 후배 만났다. 그 애 너랑 같이 문구점에 있던...
세영 : (당황한다)...
민수 돌아본다.
정란E : 걔두 문구점 관뒀대드라... 니 전화번호 가르쳐줬어. 되게 반가워하드라. 곧 연락 한 번 하겠대.
세영 : (민수 보지 못하고) ...그래 ...가...
세영 황급히 총총히 걸어간다. 민수 그런 세영 보는데, 정란 문 닫고 타면
민수 : 세영씨 문구점 다닌적 있어요?
정란 : 죽 작년부터 다녔어요. 고등학교때 부모님이 다 돌아가시는 바람에 대학 못 갔거든요. 공부도 잘하구 그림도 잘 그렸는데.
S#42. 세영방
세영 스크린톤 붙이며 작업하고 있다. 전화벨소리... 세영 손 뻗어 받는다.
세영 : 네 여보세요.
민수E : 유민숩니다...
S#43. 한적한 도로
민수 : ...내가 이러는거 세영씨 불편하구 싫은거 알아요. 아는데 그래두 우리 한 번만 솔직해져요.
그 날 왔어요 세영씨 ...그렇죠? 늦게 왔었죠?
세영 : 그게... 벌써 일년이나 지난 일이 그렇게 궁금해요. 네 갔었어요.. 늦게 아마 민수씨가구 바루 도착했나 봐요.. 됐나요 이제?
민수 : 그럼 나중에라도 왜 전화 안했어요?
세영 : 안나갈 생각이었으니까요... 어제 들었을텐데요. 정란이 얘기... 그랬어요 그래요 나 민수씨 속였어요.
그래서 그날 만나면 사실대루 얘기하고 싶었는데.. 신문 합격자 명단에서 민수씨 이름을 봤어요... 더 설명해야 돼요?
민수 : ...
세영 : 그런 눈으로 보지 말아요... 민수씨 참 대단한 사람이네요. 대단히 집요하구...
그래요 이런 분이니까 그 어려운 시험에 붙었겠네요.
민수 : (버럭) 화낼 사람은 나예요 지금.
세영 : (보면)...
민수 : 내가 왜 이러는지 알아요. 알구 그래요 지금?...
세영 : (외면한다)...
민수 : 세영씨 찾아 헤맸어요. 내내.. 부산에 있는 모든 디자인 회사 디자인실마다 다...다 전화해 봤다구요.
세영 : ....
민수 : ...
세영 웬지 눈물 날 것 같다. 세영 차문 열고 내린다. 민수 따라 내린다.
민수 : 연수 틈틈이 부산에 와서 세영씨 살던 아파트 단지에 갔어요. 수퍼 버스정거장 산책로 놀이터...
어떤 날은 하루종일 동물원을 미친놈처럼 헤매다닌 적두 있어요.
세영 : (눈물 날 것 같다)...
민수 : 근데 왜 공항에서 나한테 처음 뵙겠습니다, 그랬어요?
세영 : (본다)...
민수 : ...
민수 빙그레 웃는다. 세영의 입가에도 희미한 미소 번지고...
S#44. 자전거 대여점 앞 길
세영 민수의 차를 따라 걸어온다. 민수 자전거 대여점 앞에 멈춰선다.
민수 : 여기예요.
세영 : (자전거점 보고 고개 흔든다.) ..저 자전거 못타요.
민수 : 탈 수 있다니까요.. 잠깐만요.
세영 잡을 사이도 없이, 민수 달려가 주인과 뭔가 얘기하고 기분좋다.
민수 자전거 사이로 다가가 자전거 한 대를 끌고 나온다. 이인승 자전거다.
세영 신기한 표정으로 보면, 민수 다가와 선다.
민수 : 사실은 그날 이걸 끌구 나갔었어요. 세영씨 네발자전거 밖에 못타봤다고 해서...
세영 : ...
민수 앞자리에 올라타고 세영 본다.
민수 : 뭐해요 안타구... 타라니까요.
S#45. 바닷가 일각 (혹은 방파제)
이인승 자전거에 함께 탄 민수 세영 달려온다. 민수 앞에 타고, 세영 뒤에 타고...
민수 핸들 틀면, 세영도 열심히 따르고.. 민수 손을 놓으면, 세영 불안하게 열심히 패달 밟고.. 두사람 즐겁게 자전거 탄다..
민수, 장난스럽게 핸들 이리저리 조작한다.
세영 어어.. 열심히 패달 밟는다. 민수 웃으며 뒤돌아보는데, 세영 놀라서 어! 민수 돌아보면, 나무 서있다.
민수 핸들 꺾지만, 두사람 무게중심 잃고 어어.. 넘어진다. 민수 웃으며 돌아보면, 세영 발목잡고 아파하면서도 즐겁게 웃는다.
S#46. 바다가 일각 (혹은 방파제)
민수 정신없이 달려온다. 세영 벤치에 앉아있다. 민수 다가와 호흡 가다듬는다. 민수의 손에 파스 들려있다.
세영 보면, 민수 파스를 부욱 뜯으며 다가와 세영 앞에 앉는다. 세영 얼른 발을 뒤로 감추며
세영 : 제가 할께요...
하는데, 민수 앉은자세로 손으로 신발을 잡아 발목 끌어낸다. 민수 파스를 세영의 발목에 정성스럽게 붙여준다.
세영 가슴 뭉클하게 그런 민수 보는데,
민수 : (고개 들며) 정말 병원 안가두...
두사람 시선 마주친다.. 세영 슬며시 시선 비킨다. 민수 그런 세영 보다가 천천히 일어나 세영 옆자리에 앉는다.
민수 : 세영씨 발목은 나만 만나면 고생이에요.. 괜찮아요 정말?
세영 : 예.. 고마워요.
민수 : 난 안괜찮았으면 좋겠는데.
세영 : (보면)...
민수 : 그럼 또 세영씨 업을 수 있는데.
세영 웃고 만다. 민수도 웃는다.. 그러는데 호출기 울린다.
세영 : 다시 개통 됐네요. 확인하세요.
민수 호출기 꺼내보면 536-5972... 세영 보면, 민수 얼른 집어넣으며
민수 : 급한거 아녜요...
세영 정란임을 느낀다. 그러는데 세영의 가방에서도 호출기 울린다. 민수 세영 정란임을 서로 느낀다.
세영 꺼내보면, 예감대로 역시 536-5972 직혀있다.
세영 : ...정란이예요.. 집에 들어왔나봐요.
민수 : ...
다시 민수의 호출기 울린다. 민수 호출기 꺼내 눌러버린다. 두사람 사이에 어색한 침묵이 잠시 흐른다.
민수 : ...
세영 : 가요 그만...
민수 : ...
세영 : 그리구 우리.. 이제 편하게 지내요... 뭐 이제 부딪힐 일두 없겠지만 혹시 정란이 때문에 부딪히더래두 편하게 대해요 서로.
민수 : (그말에 보는데)...
세영 : (가방 들고 일어선다) 늦었어요. 원고 때문에두 가봐야 해요.
S#47. 바닷가 일각 도로(저녁)
민수 세영을 앞서 차 앞으로 온다. 민수 운전석 옆문 열고, 세영 다가오길 기다린다. 세영 다가와
세영 : ... 그냥 뒤에 탈께요. (열리면)
민수 : 여기 타요... 타요 어서.
세영 : (보지 않고)... 정란이 내 가장 친한 친구예요.
세영 뒷문 열고 타고 문 닫는다. 민수 멍하니 서 있다. 저도 모르게 거칠게 문 닫는다.
민수 : ...
S#48. 카페
정란 세영 마주앉아 차를 마시고 있다.
정란 : 적당히 타협했지 뭐. 괜찮다 싶으면 값이 너무 세드라. 그리구 가구는 첨엔 너무 고급스러운거 안하는 거래.
세영 : 잘했어... 결혼 선물 뭐 해줄까 정란아.
정란 : 글세... 음... (하다 문뜩 바라보며) ... 생각해볼게.
세영 정란 시선따라 무심코 바라보다 놀란다. 민수도 들어서다 멈칫한다. 세영 얼른 고개 돌리고.
세영 : 민수씨 온다구 얘기 하지... (가방 집어들며) 나 갈게 그럼.
정란 : 무슨 소리야 앉아 있어.
민수 다가온다. 정란 옆자리 자신의 가방 치워주며
정란 : 세영이 민수씨 오니까 막 간다는거 있죠... (세영에게) 우리 지금 웨딩스레스 보러 갈려구.
민수 : (처음 듣는 소리에 앉다가 당황한다)...
정란 : (세영보고) 같이가자구 너두.
세영 : (역시 당황해)... 무스은... 내가 거기 왜...
정란 : (민수에게) 차 마시구 갈래요 그냥갈래요.
세영 : 정란아 나 그냥 갈게.
정란 : 같이 가. 우리가 이럴 때 같이 안다니면 언제 같이 다니니. (하는데)
민수 : 우리끼리 가죠... 세영씨 바쁜가봐요.
정란 : 아냐 세영이 하나두 안바빠. 어제 원고 넘기구 (하는데)
민수 : 그건 정란씨 생각이죠. 싫다는데 억지 부리지 말구 우리까리 가요.
정란 : 무슨 말을 그렇게 섭섭하게 해요. 세영인 지금 우리 생각해서 피해주려는 거지만
나는 날마다 집에 혼자있는 세영이 보기 안됐구.. 또 (하는데)
민수 : (표정 많이 굳어진다)...
정란 : ... 민수씨.
정란도 화나 고개 돌린다. 세영 그런 두사람 보다가
세영 : 왜들 그래요... 정란아... 같이 가요. 정란이 말이 맞아요. 원고 넘긴 다음날은 집에 혼자 있으면 얼마나 심심한대요...
(얼른 일어서며)... 나오세요 두분... 계산은 제가 할께요.
세영 카운터로 다가간다. 민수 화가 나고...
S#49. 웨딩드레스 샵
민수 세영 적당히 떨어져 앉아있다. 샵직원 커튼 걷어내면, 웨딩드레스 입은 정란 서 있다.
세영 정란의 모습 감탄그럽게 바라본다. 세영 민수에게 턱시도 입어보라고 권한다.
민수 거절하지만 정란 떼쓰고, 샵 직원도 권하고. 민수가 자신을 의식하는 표정에 세영 시선 돌리고.
탈의실 문 열리고 민수 나온다. 턱시도 입고 어색히 서 있는 민수를 직원 정란 옆에 서게한다.
웨딩드레스와 턱시도입고 나란히 서는 정란과 민수. 정란 민수의 옷매무시 만져주며 다정하다. 그 모습 보는 세영.
민수 탈의실 문 열고 나오면 세영 없다... 직원 나갔다는 말에 황망한 민수...
S#50. 거리 횡단보도 앞
세영 우두커니 서있다. 신호가 바뀌어도 상관없이... 어디로 가야할지...
S#51. 세영방 안 (밤)
세영 문열고 들어오면, 정란 맛사지 하고 있다가, 미워 죽겠다는 표정으로 본다.
정란 : 말두 없이 그렇게 가는게 어딨니?
세영 : 미아안... 드레스 골랐어? 아까 그거 이쁘든데...
정란 : 그 걸로 했어. 부케두 맞추구... (다시 거울 보며) 결혼식 날 니가 부케 받아.
세영 : ...
정란 : (거울로 세영 본다)... 왜? 싫어?
세영 : 그게 아니라.. 정란아 나 일본에 어학연수 가려구.
정란 : (돌아본다)...
세영 : 전부터 생각했던 거야. 거기가 에니메이션두 발달했구 어학공부도 해보구 싶어.
정란 : 언제 그런 생각을 했어? 언제 가는데.
세영 : 비자 나오는 데루... 다음주면 나올꺼야... 그래서 니 결혼식에두 참석 못할꺼 같애.
정란 : ... 말두 안돼. 그래두 결혼식은 보구 가야지.
S#52. 아파트 민수방
정란 상은모 방안에서 책들 책장에서 끌어내 싸고 있다.
정란 : 낼 가구두 들어오구 또 친구 가구나면 당장 있을 때가 없거든요. 미리 짐 다 정리해 놓구 당분간 서울가 있으려구요.
상은모 : 날마다 만나던 사람들이 어떻게 결혼 때까지... 가위 하나 더 꺼내야겠다.
정란 : 서랍에 있을꺼예요.
정란 일어나는데, 현관문 열리는 소리.
상은모 : 도련님 오셨나부다. (나간다)
정란 가위 책상 위에 놓고 나가려다 멈칫... 서랍 안에 레스토랑의 인형 들어있다.
정란 인형 천천히 들어서 본다. 정란 뒤통수를 얻어맞은 기분인데...
민수E : 뭐 하시는 거예요?
상은모E : 얼른 들어가봐요. 정란씨 지금 도련님 짐 싸구 있으니까...
방안의 정란 얼른 서랍에 인형넣고 닫는다. 민수 방앞으로 천천히 다가온다.
민수 어지러진 방안 어이없는 표정으로 보다가, 등돌리고 서 있는 정란에게
민수 : (감정 수습하고)... 정란씨...
S#53. 아파트 단지 내 일각(저녁)
민수 정란 벤치에 앉아있다. 정란도 심상치 않은 기분에 표정 굳어있다.
정란 : ...
민수 : 결혼을... 연기했으면 좋겠어요.
정란 : ...
민수 : ...
정란 : (싸늘하게)... 왜요?... 이유는 알아야죠. 왜요?
민수 : 큰 사건을 맡았어요. 임관하고 처음 맡는 큰 사건이라 잘하고 싶은데 여러가지로 혼란스러워서...
나는 한꺼번에 두가지 일을 잘 못해요... 미안해요... 예의가 아닌지는 아는데...
정란 : 그러니까 일 때문이예요? 그래요?
민수 : ... 예.
정란 : (보다가) 그래요 그럼. 민수씨 자기일 잘해내구 인정받는거 누구보다 내가 젤 원하는 일이니까...
됐어요 내가 양보할께요. 한달 뒤 쯤으로 날 다시 잡을께요.
민수 : ...
정란 : 아참 그리구요... (민수 표정 살피며) 모레 세영이 일본으로 어학 연수가요.
낮에 짐 옮겨놀테니 저녁에 환송식 해줘요 우리... 시간되죠 저녁에?
민수 : ...
S#54. 세영 방
짐가방 놓여있고, 제도핀 접혀있고, 책들도 한쪽에 치워져 있고. 방안 적당히 정리되어 있다.
세영 청소기로 청소하는데... 벨소리.
세영 : 잠깐만... (청소기 끌고 다가가) 일찍 왔네... (문 열면)
민수 서 있다. 세영 당황하다 얼른 손잡이 놓고 청소기부터 끈다.
민수 : ... 들어가도 되요?
세영 머뭇거리는데, 민수 들어서 문 닫는다.
세영 : ... 정리하던 중이라... (얼른 청소기 한 옆에 치우고, 식탁 의자 가리키며)... 앉으세요.
민수 : (본다)...
세영 : ... 커피 드릴까요?
세영 식탁으로 돌아서는데... 민수 세영 손 잡아... 돌려세운다. 세영 놀라 민수 보면, 민수 절박한 표정으로 세영 본다.
세영 : ...
민수 : ... 가지 말아요. 가지 말아요.
세영 : ...
민수 : ... 다 무시해요. 아무 것두 생각하지 말구... 결혼해요 우리...
세영 : (아!)...
민수 : (눈에 물기 보인다)... 결혼해요. 할수 있어요... 늦지 않았어요.
세영 : (눈물 날 것 같다)...
민수 : 대답해요. 어서... 안가겠다구... 내 말대루 하겠다구요...
세영 : ...
그러는데 벨소리... 세영 민수 화들짝 놀란다. 벨소리 계속 난다.
민수 : 대답해요. 세영씨... 대답해요...
세영 : ...
세영 시선 떨구고... 문으로 향한다. 절망스러운 민수. 세영 문으로 다가가며- 정란이니?... 심호흡하고 문연다.
세영 : 민수씨 왔어.
정란 세영보고, 민수 본다. 정란 분노의 감정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쓰며,
정란 : ... 알아... 골목에 차 세워진거 보구 알았어.
민수 : ... 왔어요.
정란 : ... 잘됐네... 나가요... 나가자. 안그래두 우리 저녁에 니 환송식 해줄 계획이었어.
세영 : 환송식은... 이렇게 얼굴 봤으면 됐지 뭐어... 둘이서 나가 짐 정리두 많이 남았구, 혼자 이것저것 정리해야지.
정란 : 그럴래 그럼... 그래 우리끼리 나갈게... 가요.
민수 세영 본다. 세영, 보지 않고 목례한다.
민수 : ...
민수, 획 문으로 다가가 나간다. 정란, 그런 민수 보고 세영 보다, 뒤따라 나간다. 정란 문 타악 닫는다.
세영 그제야 고개들고 닫힌 문 바라본다. 세영, 멍하니 문 바라보다 황급히 다가간다.
세영, 문고리에 손 얹는다. 세영 열려다가... 결국 열지 못한다. 돌아서는 세영의 눈에 눈물 고이고 만다.
세영 : ...
S#55. 거리
세영, 정란 커다란 짐가방 놓고 택시 기다리고 있다.
정란 손들어 택시 잡는 동작 취하다 고개 돌리면, 세영 길가의 공중전화 바라보고 있다.
세영, 정란의 시선느껴 얼른 고개돌린다.
정란 다시 택시... 손흔든다. 택시 다가와 선다.
세영 : ...
정란 : 아저씨 뒷문 좀 열어주세요... (트렁크 들며) 뭐해.
S#56. 재판장 내부
검사 소장의 내용 읽고 있다.
좌배석 판사석에 앉아있는 민수 한없이 갈피를 잡지 못하는 표정. 민수 그러다 벌떡 일어난다. 민수 그대로 문으로 향한다.
검사와 재판장 우배석 판사 서기 등 재판정 사람들 일시에 민수 보는데, 민수 그대로 문 열고 나간다.
S#57. 법원 복도
민수, 잰걸음으로 걸어오며 판사복 봇는다. 민수, 판사복 벗어 지나가는 동료에게 던지듯 맡기고 현관으로 달려간다.
등뒤의 동료 놀라보고...
S#58. 택시안(달리는)
민수, 간절한 심정으로 뒷좌석에 앉아있다. 제발 시간 안에 도착해 주길...
S#59. 김해공항 국외선 청사 출국장
세영 정란 출국장 앞으로 다가와 선다.
정란 : ...
세영 : 결혼식 못보구 가서 미안해. ...결혼식 잘하구 잘 살아 행복하게... 넌 잘 할꺼야.
정란 : 그럼... 나중에 결혼사진 붙여줄게. 민수씨가 대신 인사 전해달랬어. 돌아오면 좋은 신랑감 구해놓겠다구.
세영 : ...
정란 : 그만 들어가 늦겠다.
세영 : ...갈게 그럼...(돌아서면)
정란 : ...전세영.
세영 : (돌아보면)...
정란 : ...건강해라.
세영 빙그레 웃어주고, 돌아서 출국장으로 향한다. 정란 뚫어지게 세영 바라본다. 세영의 모습 출국장 안으로 사라진다.
S#60. 청사 문 밖
정란 걸어나오는데, 택시 다가와 선다. 문 급히 열리고 민수 내린다. 택시문 닫고 돌아서던 민수, 정란 발견하고 우뚝..
그러나 민수 정란 무시하고 안으로 향하는데 정란 그 앞을 막아선다.
정란 : 세영이 갔어요. 이미 떠났어요.
민수 : (본다)...
정란 : (미움에 가득차서 똑바로 본다).. 갔다니까요. 소용없어요... 들어가지 말아요.
민수 : ...미안해요.
민수 그대로 문으로 향해 달려가 안으로 들어간다. 정란 불벼락을 맞은 듯 꼼짝않고 민수가 사라진 문을 노려본다.
S#61. 청사 안
민수 달려들어와 여기저기 살피지만 세영의 모습 보이지 않는다.
민수 출국장으로 달려들어가려 하지만, 지키는 담당자에게 제지 당하고...
벽에 기대서서 담배를 물던 민수, 비행기 이착륙을 알리는 계기판 본다. 동경행 비행기 출국을 알리는 계기판 돌아가기 시작한다.
민수, 멀거니 허망하게 계기판 바라본다. < F.O >
S#62. 바닷가 일각 (씬 48와 동 장소)
민수 조카 상은과 벤치(씬 47과 동 벤치)에 나란히 앉아있다.
상은, 만화책 보고 있고, 민수는 멀거니 무료하게 지나가는 사람들... 자전거 타는 사람들 바라보고 있다.
상은 만화책 탁 덮으며
상은 : 이제 그만 집에 가 삼촌. 이제 들어가두 될꺼야 가자.
민수 : 만화책 더 보구 가.
상은 : 걱정마 지금쯤 들어가면 울엄마 화 풀렸을꺼야. ...그러니까 선 보러 나가랄 때 나가지 괜히...
민수 : 그런 거 아니라니까 이녀석이... 알았어 가 임마.
민수 만화책 확 집어들어 상은 품에 안겨주고 돌아서다 멈칫... 상은 무릎에 놓여있는 만화책 본다. 만화책 제목 '네발자전거'다.
민수 얼른 만화책 들어보면, '글 그림 전세영' 적혀있다.
S#63. 문구점
세영, 로트링펜, 지우개, 스케치연필 고르고 있다. 작업하다 나온듯 손에 보조대 끼워져 있다.
민수 문밖에서 유리문을 통해 그런 세영 보다 돌아선다. 가슴벅찬 표정...
민수 천천히 가게 안으로 들어간다. 민수 카운터 앞에서 공연히 이것저것 고르다가
민수 : 혹시 저기 저 여자분 아세요?
주인 : 단골이지 우리집... 왜요?
민수 : 아뇨 뭐 그냥... 그럼 혹시 저분 결혼 안했죠?
주인 : 그럴걸... 만화가처녀, 처녀 결혼 안했지?
민수 당황한다. 세영 돌아본다. 등돌리고 서있는 남자 낯익다... 세영... 설마...
그러는데 민수 천천히 돌아본다.
민수 : ...
세영 : ...
민수 먼저 웃는다. 세영 한없는 반가움에 그제야 빙그레...
첫댓글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