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욕을 하느니 차라리 죽음을 택하겠다는 의지로 웬만해서는 몸에 물 한 방울 안 묻히는 사람이 있다. 반면 한 올의 때도 내 몸에 붙어 있으면 안 된다는 각오로 아침저녁으로 살이 시뻘개지도록 때를 밀며 목욕하는 사람도 있다. 이 중 어느 것이 건강한 목욕법일까. 정답은 둘 다 아니다. 여름철에는 청결을 위해 자주 목욕을 하는 것이 좋다. 이것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사는 곰팡이 등 세균의 서식처를 없애는 동시에 땀의 노폐물을 씻어내 각종 피부염을 예방하는 작업으로 생각할 수 있다. 더위를 식히는 효과는 두 말하면 숨가쁜 소리.
문제는 어떤 방법으로 목욕을 하느냐다. 청결강박증으로 때를 박박 미는 건 결코 피부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왜일까. 때는 피부 분비물과 먼지가 피부의 맨바깥인 각질층과 뒤섞인 것이다. 그리고 각질층은 몸을 보호하는 피부의 최전선 보호막. 따라서 목욕을 할 때 피부에 얹힌 이물질만 제거하고 각질층은 보호해야 한다. 그런데 때를 박박 밀면 각질층마저 벗겨지게 된다. 밀면 밀수록 때는 나온다. 그러나 그것은 각질층이 벗겨지는 것이다. 그러면 피부의 수분이 쉽게 증발해버릴 뿐 아니라 외부의 피부자극을 막아주는 기능도 떨어지는 것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는 피부 노화를 거들게 되는 셈이다. 따라서 가볍게 비누칠만 하는 것이 좋다.
그러면 몸을 물에 담그는 시간은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5분 정도면 된다. 그 시간이면 때가 다 불어 비누칠만 하면 다 없어지는 것이다. 몸을 불리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피부는 허물벗는다. 목욕을 하고 나면 피부의 유분이 빠져나가 몸이 건조해지기 쉽다. 앞가슴과 목덜미 그리고 등의 어깨뼈 부분을 제외한 신체 다른 부분은 피지분비가 거의 안 되므로 목욕을 하고 난 뒤에는 보디로션을 발라 몸에 유분을 공급해 주는 것이 좋다. |
|
|
물 1리터의 위력 |
|
|
옛말에 골고루 잘 먹어야 건강해진다는 말이 있다. 피부 건강도 이 말에서 예외일 수 없다. 골고루 잘 먹어야 피부도 건강해지는 것. 피부 건강에 좋은 음식과 영양소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먼저 피부의 지방은 대부분이 불포화 지방산이다. 따라서 촉촉한 피부를 위해서는 비타민이 풍부한 녹황색 채소나 옥수수 기름, 참기름과 같은 식물성 지방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만성적으로 건조한 피부를 가진 사람은 각질이 자주 일어나 얼굴이 푸석푸석해지기 쉽다. 따라서 피부 재생에 도움이 되는 비타민A를 섭취하는 것이 좋다. 소고기, 시금치, 우유, 당근, 풋고추, 호박, 오이, 감, 김, 미역 등이 비타민A를 함유한 대표적 식품이다.
피지가 과잉 분비되고 번들거리는 것은 비타민B2가 부족해서 생기는 현상이다. 효모제품, 가공도가 낮은 곡류, 육루 내장, 달걀 노른자, 콩, 땅콩 등 비타민B2가 함유된 식품을 적절히 먹으면 그 상태가 호전될 수 있다. 또 기미, 주근깨로 고민하는 사람은 그 원인인 멜라닌 색소를 억제하는 식품을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비타민C가 함유된 야채나 과일이 그 것. 비타민C가 멜라닌 색소를 억제하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비타민C는 유해 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작용이 있어 흡연이나 화학물질에 의한 피부 노화 현상을 감소시켜 준다. 브로컬리나 오이, 감자, 당근, 시금치, 샐러리 등의 녹색 채소와 딸기, 레몬, 토마토, 오렌지 등을 자주 먹도록 한다.
비타민E도 피부 보호와 노화방지에 탁월한 효능을 보인다. 특히 자외선을 막는 필터역할을 해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을 회복시킨다. 식물성 기름이나, 곡물류, 상추, 호박, 장어, 새우 등에 들어 있다. 그 밖에도 물은 영양분을 우리 몸에 운반하여 주고, 독성물질을 제거하는 데 매우 중요하므로, 적절한 양을 먹는 것이 좋다. 하루 7∼8잔의 물은 기미, 주근깨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
|
이럴 때 피부가 간지럽다 |
|
|
가려움이란 긁고 싶은 욕망을 일으키는 피부의 독특한 감각. 그런데 피부가 간지러운 이유가 단지 피부 자체의 문제 때문만은 아니다. 내과적 질환이 가려움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다. 먼저 살이 누렇게 되는 황달이 있는 만성 간질환은 온 몸이 가려운 심한 전신성 가려움증을 동반한다. 원인은 혈액 순환이 제대로 되지 않아 담즙산이 피부 표면에 침착된 때문이라고 생각되나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고 있다.
또 간경변증이 있을 경우 처음에는 서서히 가렵다가, 황달이 나타나면서 참을 수 없이 심하게 가려운 증상이 생긴다. 심하게 긁을 경우 얼룩덜룩한 작은 점이 나타나기도 한다. 만성 신부전증은 가려움증의 가장 흔한 내과적 원인이며 만성 신부전증 환자의 대부분이 경험한다. 콩팥의 이상으로 노폐물이 배출되지 않는 것이 원인으로 생각된다. 혈액투석 중에 특히 심해진다.
전신성 가려움증 환자에게서 종종 암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가려움증 환자에게서 특별히 악성종양의 발생이 높은 것은 아니다. 따라서 가려움증을 겪는다고 암을 찾아내는 검사를 꼭 받아볼 필요는 없다. 단 만성적인 가려움증 환자의 경우 병력, 신체검사, 일반 혈액검사, 갑상선, 간, 신장 기능 검사, 혈당 검사 등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그 밖에 가려움증이 생기는 내부 질환으로 림프종, 빈혈, 적혈구 증가증, 백혈병, 장내 기생충증, 당뇨병 등이 있다. 따라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가려움증을 겪고 있다면 병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