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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유아발달심리연구회 원문보기 글쓴이: 운영자1
인사 말씀
무더운 여름, 모두 건강하게 지내고 계셨습니까? 저는 일전에 중학교 1학년인 제 딸의 학교 진로교육 일일 체험교사로 선정되어 1시간 동안 중학교에서 수업을 한 적이 있습니다.
나의 중학생 시절을 떠 올리며, 수업 중간 중간 퀴즈에 쓸 간단한 상품도 사고 학교에서 수업할 생각에 약간 마음도 들떴습니다. 시작종이 울리고 담임교사와 교실로 들어갔고, 이 순간부터 저의 설레 임이 우려로 바뀌었습니다.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담임교사는 아이들에게 다소 큰 목소리로 소리를 치며 아이들을 정돈 시켰습니다. 정상적인 아침 조회라기보다는 난장판 교실을 진정시키는 것에 집중되어 있는 듯 했습니다. 이렇게 하여 제가 소개 받고 한 시간을 수업 한 후 나온 저의 소감은, 처음에 생각한 우려보다 더 커져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상대방에 대해 들으려고 하지 않고 산만하고 예의가 없어 보였습니다. 더 충격적인 것은 그날 저의 수업시간은 그나마 집중이 잘 되었던 편이라는 딸의 말이었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이런 상태로 지내고 있나? 교사가 어떤 식으로 이렇게 산만하고 무질서한 상태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학교현상은 중학생인 딸로부터, 자녀를 학교에 보낸 같은 부모 입장의 사람들로부터, 주변 교사들로부터 익히 듣던 터였지만, 교육은 백년지대계라 하였는데 대한민국 교육의 앞날이 참으로 걱정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학교 문제는 버릇없는 학생만의 잘못도 아니고 학생들과 거리를 두고 교육적 방임하고 있다는 교사의 문제만으로 볼 수 없었습니다. 교사가 학생을 향해 말을 하기 시작하면 자세를 고쳐 앉거나 조금 듣기 싫은 소리라도 듣는 시늉은 해야 하는 것이 사람과 사람사이의 예의가 아닐까요? 학교에서는 이러한 관계 자체가 무너져 버렸습니다. 학생들은 자신의 이야기만을 주장하고, 자신과 의견이 맞지 않으면 왕따 시키고 공부 못하는 학생은 제대로 인정도 받지 못하는 인간관계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러한 시점에서 나의 사명은 무엇일까? 또 우리 연구 모임의 사명은 무엇일까 그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유아기는 성격이 형성되는 시기이고 가소성이 큰 시기입니다. 아이들의 태도와 성격이 정착되어 가는 유아기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우리는 조금 더 희망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상대방을 배려하고 경청하고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자신의 것을 나눌 수 있는 성숙한 성인으로 자라도록 도와야 합니다.
우리 연구모임은 아이들의 정신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교육하는 일에 사명을 가지고, 공부하고 현장에 기여해야 하며 또한 부모가 그 중요성을 인식하고 같은 뜻으로 아이들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가정에서부터 아이들이 바르고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부모가 바로 서는 일을 돕는 것이 유아기 발달을 공부하는 우리의 또 하나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아니, 건강한 부모가 되도록 돕는 일은 유아발달을 공부하는 우리들에게 사명과도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일에도 우리 연구 모임의 회원들이 더 많은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현장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2012년 7월 26일
한국유아발달심리연구회장 주 혜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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