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활을 하는데 있어 나이가 몇인지, 세례는 언제 받았는지 보다는 진실하게 주님의 길을 따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는 분,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성경말씀처럼 드러남 없이 사람 낚는 어부가 되어 묵묵히 하느님 말씀을 실천하는 운암동성당(주임신부 윤근일 요셉) 거룩하신 어머니 Pr. 김말례 데레사 단장을 만났다. 자랑할 만한 활동이 없어 내놓을 사진이 없다는 말을 듣고, 때마침 사순시기 평일 조용한 성당에서 홀로 십자가의 길 기도를 하고 있는 자매님께 다가가 사진 한 장을 마련하였다.
중년의 나이에 세례를 받게 된 동기를 물었다.
“젊은 시절 시골에서 생활할 때 시댁 식구들이 불교 신자였기에 남편과 함께 원불교에서 법명을 받아 신앙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 성당과 가까운 곳에 가정을 꾸리고 있었는데 하얀 꽃으로 장식한 상여 뒤를 레지오 단원들이 단기를 들고 행렬하는 레지오장의 모습에 호기심이 생겼고, 상여가 시내를 지날 때 모든 차량들이 비켜서는 모습에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지금 생각하니 모든 것을 알고 헤아리시는 하느님께서 저를 그분의 자녀로 삼기 위해 그런 장면을 연출하셨던 것 같습니다. 제가 다른 종교가 아닌 천주교 신앙을 갖게 된 것을 항상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1999년 세례를 받은 후 교적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이미 두 딸이 친구의 권유로 세례를 받아 교적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고는 하느님의 섭리에 놀라웠다고 한다. 이미 고인이 된 부군 베드로 씨는 두세 번 더 예비자 과정을 거친 후 세례를 받았다고 한다.
지금까지 60~70여 명 하느님께 인도
사람 낚는 어부로서 어떤 활동을 하였느냐는 물음에 “세례 후 바로 성 마리아 쁘레시디움에 입단하였고 성경공부 중 ‘나를 따라오너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로 만들겠다.’(마태 4. 19)라는 말씀이 가슴에 와 닿아 지금까지 마음에 새겨 이를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한다. 또한 본당에서 실시한 가훈 전시회에서 그 말씀을 가훈으로 새겨 전시를 할 정도로 마음속으로 아끼는 말씀이라고 하였다.
이를 증명하듯 한 해 동안 30여 명을 입교시키기도 하였고, 지금까지 60~70여 명을 하느님께 인도하였단다. 놀라운 표정을 짓는 기자에게 갑자기 ‘진돗개 선교’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냐고 묻는다. “진돗개 선교란 한 번 물면 절대 놓지 않고 물고 늘어지는 인내와 끈기로 하는 선교”라고 힘주어 말한다.
처음 입단한 성 마리아 Pr.에서 분단하여 착하신 어머니 Pr. 부단장으로 활동하면서 레지오 확장 활동에 힘쓴 결과 본인이 입단시킨 단원들과 4간부를 구성하여 거룩하신 어머니 Pr.으로 분단하였고, 2년 후 은총의 어머니 Pr.을 분단시켰으며, 그 후 인자하신 어머니 Pr. 겸손하신 어머니 Pr.을 분단시키는 등 레지오 확장 활동을 계속하였다. 또한 분단되었던 은총의 어머니 Pr.은 머지않은 장래에 분단을 계획 중이란다.
열성적인 활동때문에 가정에서는 세례를 받은 장부님마저도 밤늦게까지 활동을 한다고 핀잔을 주기도 하였고, 입교 대상자들과 연락을 취하느라 전화사용이 빈번해지자 “하느님과 살아라”, “성당에서 살아라”라고 섭섭한 말을 듣기도 했지만 선교 활동에 전념하였다.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활동에는 별다른 제약이 없었으나 남성들에 대한 활동은 꼬미씨움 단장에게 협조를 구하여 열심히 활동했다. 주변사람들로부터 “입교만 시키면 뭐하나?”, “세례만 받으면 뭐하나?” 하는 식의 말을 많이 들었다. 지금은 주마가편(走馬加鞭)의 조언이었다고 생각하지만 그 당시에는 이 말을 듣는 것이 너무 싫었고, 뭔가를 보여주어야겠다는 생각에 입교자들이 세례 받은 후 견진을 받게 하고, 신심단체에 가입하게 하는 등 지속적으로 돌봄 활동을 하였고, 그들이 올바른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기틀을 마련해 주었다.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선교해야
정경식 대건 안드레아 전 꼬미씨움 단장은 “데레사 자매님은 바오로 사도를 쏙 빼닮은 요즈음 보기 드문 신앙인입니다”라고 말한다. 데레사 자매님은 지금까지 반장 구역장을 비롯하여 본당 사목회 임원으로 본당 주임신부님의 사목활동에 동참하였고, 성모회장을 맡아 본당에서 필요한 여러 기물들을 마련하는데 도움을 주었으며, 재속 프란치스코회 활동과 푸른군대 교구 봉사자 등 다양한 신심활동에 전념하였다.
레지오 단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을 청했다.
“죽는 날까지 레지오 활동을 계속하고 싶어요. 레지오 장에 매료되어 천주교 신앙을 시작했으니 레지오 장으로 끝맺음을 하고 싶습니다. 단원들이 어떻게 하면 많은 이들을 입교시키고 레지오 단원으로 입단시킬 수 있느냐고 저에게 묻곤 하는데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하느님으로부터 사랑받았으니 다른 사람들에게 그 사랑을 나누어 준다는 마음으로 조금 전에 말씀드린 진돗개 선교를 생각하면 됩니다. 연락처만 받으면 일단 성공입니다. 한 명의 대상자에게 5, 6년 동안 지속적으로 신앙을 권유하고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요즘은 옛날과는 달리 휴대폰이 많이 보급되어 얼마나 활동하기 편한지 모릅니다. 활동 대상자는 주변에 많이 있습니다. 저의 경우 생면부지의 형제자매에게도 스스럼없이 접근하여 신앙여부를 물어봅니다. 냉담중인 개신교 신자라도 선교에 성공할 수 있지요. 친목회 등에서 지인들이 ‘신자들은 많으나 신앙을 권유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선교에 임해야 합니다.”
광주 중재자이신 마리아 세나뚜스로부터 2016년 우수 쁘레시디움으로 선정된 쁘레시디움 단장님답게 말씀 한마디 한마디에 신앙심이 깊이 묻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