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금이 늘어야 주가가 오른다?
우리 주식시장에서 배당수익률이 매우 낮다. 그래서 배당금이 늘어야 주가가 오른다는 견해가 있다. 왜 우리 배당수익률이 낮고 배당금이 늘면 주가가 과연 오를 수 있을까? 이 글에서 필자는 그러한 의문을 풀어보려 하였는데,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째, 주가가 올라야 배당금도 늘었지만, 배당금이 늘면 주가도 오를 수 있다. 둘째, 우리나라 배당수익률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면 절대적으로 낮다. 그것은 기업의 이익이 주주에게 배당금으로 덜 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배당성향이 낮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증권시장 주변 환경은 어떤가? 우리 경제가 구조적으로 저성장 저금리 국면에 접어든 만큼 배당투자에 대한 욕구는 늘 것이다. 문제는 기업이 배당을 주주에게 더 줄 것인가에 달려있다. 배당성향이 더 높아져야 한다. 우선 거시적으로 1997년과 2008년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국민소득 중 기업 몫은 증가했고 가계 몫은 감소했다. 소득 재분배가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일부 대기업이 대규모로 이익을 내는데 과거처럼 투자할 데가 많지 않다. 투자를 위한 돈이라면 몰라도 단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현금을 싸놓고 있다면 국민경제 전체적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다. 앞으로 상장된 우량 회사 주식의 10% 이상을 보유할 국민연금의 역할을 기대해본다.
주가가 올라야 배당금이 늘었다
과거 통계를 분석해보면 주가가 오를 때 배당금도 늘었다. <그림 1>은 우리나라 주식시장(KOSPI)에서 주당 배당금과 주가지수 추이를 보여준다. 여기서 주당 배당금은 거래소 시장에 상장된 회사의 배당금을 상장 주식수로 나눈 것이다. 지난 2012년 KOSPI 시장의 전체 배당금은 15조 4천억 원이었고, 주당 평균 배당금은 429원이었다. (단순 평균인 만큼 회사에 따라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주가지수와 주당 배당금은 거의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왔다. 주당 배당금 추이를 보면 1987년과 2004년에 한 단계씩 도약했고, 주가도 이 무렵에 한 계단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상황을 보면 주당 배당금은 2008년 512원을 정점으로 거의 정체 상태에 머물고 있다. 주가도 2009년 이후 추세적 상승보다는 일정 범위 내에서 변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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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주가가 올라서 배당금이 늘었는가 아니면 배당금이 증가해서 주가가 상승했는가에 대한 의문이 든다.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서 주가지수와 배당금 간의 시차상관계수를 구해보았는데, 그 결과는 아래 <표 1>과 같다. 같은 기간의 주가지수와 배당금의 상관계수가 0.80으로 매우 높았다. 즉, 주가가 오른 해에 배당금도 많았던 것이다. 그러나 시차관계를 구해보면 1년 전의 주가지수와 당해년도의 배당금 사이의 상관계수가 0.89로 가장 높다. 지난해 주가가 올랐으면 올해 기업들이 더 많은 배당금을 주었던 것이다. 이는 상식과 일치한다. 기업들이 일정한 배당수익률을 가정하고 배당에 대한 의사결정을 한다면 지난해 주가가 오른 비율로 배당금을 더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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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관계를 더 심층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그랜저 인과관계 테스트를 해보았는데, 그 결과는 <표 2>와 같다. 이에 따르면 양방향으로 인과관계가 성립했다. 즉, 주가가 올라서 배당금이 늘었고, 또 배당금이 증가해서 주가가 상승한 것이다. 그러나 주가가 올라서 배당금이 더 늘어나는 방향이 통계적으로 더 유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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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차상관계나 인과관계를 통해서 알아보면 주가가 오른 다음 해에 배당금이 늘었다. 그러나 두 변수 간에 당해년도의 상관계수도 0.80으로 매우 높다. 배당금이 늘어난 해에 주가도 상승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00~12년의 통계를 대상으로 회귀분석해보면 배당금이 1% 늘었을 때, 주가지수는 1.07% 상승했다. 주당 배당금이 500원으로 오르면 주가지수는 2300을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너무 인색한 기업들
문제는 기업들이 배당금을 더 줄 수 있는가에 달려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우리 기업들이 주주에게 너무 인색했다. 지난해 우리 주식시장에서 배당수익률은 1.1%(KOSPI, MSCI 기준)였다. 유럽 3.7%, 대만 3.1%에 비해 턱없이 낮을 뿐만 아니라 세계 평균인 2.7%의 절반에 이르지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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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배당수익률이 낮은 것은 지난 한 해의 문제가 아니다. 아래 <그림 3>과 <그림 4>는 지난 10년 동안의 선진국과 신흥시장의 배당수익률 추이를 비교한 것인데, 우리나라가 2004년을 제외하고는 추세적으로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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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성향 낮아
왜 우리나라 배당수익률이 이처럼 낮은가? 배당수익률이란 배당금을 주식의 당시 가격으로 나눈 것이다. 따라서 배당수익률이 낮다는 것은 배당금이 작았거나 주가 수준이 높다는 것 중의 하나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주가수익비율(PER)이 9배 안팎에서 변동한 것을 보면 결코 주가 수준이 높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기업들이 배당금을 덜 주었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아래 <그림 5>는 우리나라 기업의 배당성향 추이를 보여준다. 여기서 배당성향이란 배당이 가능한 이익 중에서 기업이 주주에게 배당금으로 얼마나 주었느냐 하는 비율이다. 지난 2012년 거래소에 있는 기업들의 배당성향은 20.8%로 낮아졌다. 2004년(18.5%)에서 2008년(27.1%)까지는 증가 추세를 보였으나, 그 이후로는 계속 줄어들고 있다. 2010년부터는 KOSPI200에 속하는 기업들의 배당성향이 더 낮아져 우량 기업들이 배당을 덜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대표적 기업이 삼성전자인데, 이 회사의 배당성향이 2007년 15.8%에서 지난해에는 5.2%로 크게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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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 한해만 보더라도 시가총액 상위 5위 안에 드는 기업 중 POSCO만 제외하고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들이 매우 낮은 배당금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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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주변 환경은 높은 배당금 요구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3% 안팎으로 떨어지고 디플레이션 압력이 존재하는 만큼 저금리 시대는 장기적으로 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배당투자에 대한 욕구는 갈수록 증가할 것이다. 여기서는 개별 종목을 다루지 못했지만, 미국 시장에서 배당을 지속적으로 많이 하는 기업에 투자했을 때, 투자자들이 초과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는 사례 분석이 많다. (*)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으며, 앞으로도 배당투자는 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소득 재분배 차원에서도 돈을 많이 버는 기업들이 배당금을 늘릴 필요가 있다. 우리가 1997년과 2008년 경제위기를 겪는 과정에서 국민총소득(GNI) 중 기업 몫은 증가했으나 개인 몫은 상대적으로 줄었다. 예를 들면 1990~97년에 국민총소득 중 72%(연평균)를 개인이 가져갔으나, 2008년부터는 63%로 줄었다. 반면에 기업 몫은 같은 기간 15%에서 23%로 늘었다. 이 기간 동안 기업이 상대적으로 부자가 되고 가계는 가난해진 것이다. (이 시기에 다른 나라에서도 우리와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개인 몫이 제일 빨리 줄었다. 2011년 기준으로 OECD의 개인 몫의 평균은 69%로 우리나라보다 높다. 이에 대해서는 필자의 글 “기업→가계 소득 재분배, 주가 영향은” (2013.2.2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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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투자를 위해서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단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현금유보를 많이 하고 있다면 국민경제 전체적으로 보면 비효율적이다. 물론 이는 기업 스스로 결정할 문제이다. 그러나 외부적 영향이 필요하다면 국민연금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이미 상장주식을 6.4%나 가지고 있다. 이 비중은 계속 늘어 2018년에는 주식투자 비중에 따라 9%에서 13%까지 증가할 수 있다.(**) 국민연금이 우리나라 주식시장에 상장된 대부분의 우량 기업 대주주가 되는 것이다.
1987년과 2004년처럼 배당금과 주가지수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을까? 국민연금에 거는 기대가 크다.
(*) 켈리 라이트(홍춘욱, 한지영 옮김), “절대로 배당은 거짓말 하지 않는다”, 리딩리더, 2013.9
(**) 김영익, “국민연금, 주식 얼마나 살 것인가?”, 네이버 전문가칼럼, 2013.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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