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27. 용정산림공원>
옛날에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던 한 청년이 산에 나무를 하러 갔습니다. 청년은 개암나무에 열매가 주렁주렁 열린 것을 보고 어머니께 죽을 끓여드릴 생각에 열심히 따모으다 그만 날이 저물었대요. 어쩔 수 없이 청년은 하룻밤을 새기 위해 버려진 산 속 오두막집으로 들어갔답니다. 그 때 마침 도깨비들이 몰려와서 “금 나와라 뚝딱! 떡 나와라 뚝딱!”하며 놀고 있는데 떡을 본 청년이 배가 고파 개암을 깨물었대요. 그 소리에 놀란 도깨비들이 도망을 가면서 두고 간 도깨비방망이를 얻은 청년은 부자가 되어 잘 살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개암은 ‘개밤’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개-’라는 접두어가 붙음으로써 질이 떨어지는, 밤보다는 못한 것이라는 의미가 되었습니다.
또한 개암은 영어로는 hazelnut이라 하는데 우리가 즐겨먹는 커피와 관련이 있습니다. 헤이즐넛커피는 품질 관리가 잘못된 원두를 버리기는 아깝고, 쓰자니 못 쓰고 그래서 만든 것이 인공 향신료 헤이즐넛의 시초라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개암열매를 볶아서 갈아 만든다고 해도 우리에게 익숙한 헤이즐넛커피향은 안난다고 합니다.
꽃
3월에 가지에 잎보다 먼저 핀다. 암꽃과 수꽃이 한 나무에 달리며 모양과 색깔이 다르다. 수꽃은 가지 끝에 길이 4~5㎝ 정도의 꼬리 모양으로 뭉쳐서 2~3송이 또는 5송이씩 달리며 꽃이 피면 길어져서 아래로 쳐지고 노란 꽃가루가 나와 갈색빛 도는 연녹색이 된다. 암꽃은 작은 겨울눈 모양으로 뭉쳐서 달리고 잔털과 끈끈한 털이 있으며 꽃이 피면 붉은 자주색의 암술이 나와 총 길이 3㎝ 정도 된다.
<수꽃 >
<암꽃>
잎
길이 6~12㎝ 정도의 잎이 가지에 어긋나게 달린다. 끝이 꼬리처럼 뾰족한 넓은 달걀 모양이며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겹톱니가 있다. 좌우의 잎맥은 6~7쌍이다. 어릴 때는 붉은 자주색의 얼룩이 생기고 앞면에 잔털이 있다가 없어진다. 잎 뒷면은 노란 녹색을 띠며 잔털이 있고 잎맥에 끈끈한 잔털이 있다. 잎자루에 끈끈한 잔털이 있다. 가을에 노란색이나 주황색으로 물든다. 다음 해 봄까지 가지에 붙어 있다.
<2020.08.27.용정산림공원>
열매
10월에 꽃대를 싸고 있던 끝이 날카롭게 갈라진 비늘잎 2장에 둘러싸인 모양의 지름 1.5~2㎝ 정도 되는 공 모양 열매가 갈색으로 여문다. 열매껍질은 단단하고 연녹색을 띠고 털이 없으며 단단하고 속에 살이 들어 있다. 열매가 익을 무렵 쐐기가 많이 꼬인다. 겨울에도 가지에 매달려 있다.
한자로 진자(榛 子)라고 하며, 기름이 많이 나서 기름을 짜기 위해 심기도 하였다. 먹을 수 있는 대표적인 견과 열매의 하나로 고소한 맛을 가지고 있다. 《동의보감》에는 우선 배를 든든하게 채워주워 주고, 기력을 높혀 주며 장과 위를 잘 통하게 해주어 걸음걸이를 비롯하여 활력을 넣어준다고 하였다. 한방에서는 몸이 약하고 식욕이 없으며 어지럽고 눈이 피로할 때 처방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제사에 개암을 올려놓았다고도 하며 《조선왕조실록》에만 백 번이 넘게 등장한 아주 친근한 열매였다.
줄기껍질
어린 나무는 밝은 회색빛 또는 밝은 회갈색을 띠며 밋밋하다. 묵을수록 짙은 회색 또는 짙은 회갈갈색이 되며 조금 거칠어진다. 껍질눈이 있다.
줄기 속
노란빛 도는 밝은 갈색을 띤다. 한가운데에는 흰 갈색의 작고 무른 속심이 있다.
가지
햇가지는 연한 녹색을 띠고 점차 녹색 빛 도는 회색이 되었다가 연한 갈색이 되며 끈끈한 잔털이 있다가 없어진다. 묵으면 밝은 회갈색을 띤다. 껍질눈이 있다.
겨울눈
둥근 반원형이고 붉은 갈색을 띠며 잔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