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병실
천장 밑으로 닝겔을 꼽은채 의식을 잃고 누워있는 내 모습이 보인다.
'내가 죽은건가.? 아니지 심장박동 초음파가 아직 울리고 있잖아'
'이것이 유체이탈....? 사람이 죽기전에 돌아가 보고 싶은데가 있다면 지금 이상황....?'
'오래도 살았다. 평생의 대부분을 포커판에서 잘도 놀았구나!'
'지금 내가 날수 있나본데.! 그래.! 어디든 가능하다면 가보자.!'
발코니로 나가 하늘쪽을 향해 팔을 뻗어 슈퍼맨 날듯이 팔을 벌렸다 몸통에 오므려 붙히니 드높은 곳으로 몸이 치솟는다.
얼마 안지나서 구글 위성 맵을 보던것과 비슷하게 오대양 육대주 지구의 반구가 한눈에 들어왔고 내가 원하는 곳으로 다시 내려갈수 있었다.
내 겜블의 삶이 이어지게 했던건 아마도 그날의 일이 뇌리에 박혀서였을지....
3#편의점
이곳은 청주 용정동의 작은 냇가변 삼거리에 위치한 편의점이다. 내나이 스믈아홉 갖은 고생을 하다가 사귀던 여자 현주가 적극 부추겨 오픈하게된 개인 편의점
지난해 여름 현주와 만났다. 그녀는 학생때 거의 대부분 1등을 하고 매우 똑똑하여 전문대 계약직 교수도 했었지만 인생 풀이는 바보였다.
나와 만날 당시 이미 결혼한 후 별거하며 이혼 준비 중이었는데 이유는 은행직원인 남편이 같은 은행 여직원과 바람을 피워 용서할수 없는 상태였다.
그녀와 함께 계룡산 갑사에 놀러갔다가 물놀이 계곡에 빠져 젖었던 그녀의 관능미에 이끌려 하루밤을 함께 보낸 후
내 입장에선 뚜렸한 계획도 없이 몸정이 많이 들어버렸고 어떻게든 같이 살아보려 애썼지만 그녀는 화가나면 성질이 더러웠다.
심하게 다투다 보면 도대체 무엇 때문에 싸움이 시작되었는지 모를 경우가 대부분이었고 그녀는 대학원 석사고 나는 고졸 학력이란 자격지심 때문인지 무시를 당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화해의 결말은 격렬한 동침으로 마무리되곤 했다. 하지만 편의점을 시작하고는 그러지도 못했다. 낮과밤을 교대로 일했고 그날도 평범히 교대준비를 하는중에
그녀가 판매한 만원권 지폐의 세종대왕 머리를 나란히 맞추는데 집중하길래
"뭘 해는데 그리 오래걸려.? 배고퍼!"
"가만 있어봐 대가리를 잘 맞춰놔야 보기도 좋고 운이좋아"
"어차피 오늘 담배값 결제하면 얼마 안남을건데 얼른 밥이나 시켜먹자"
"아휴! 자기! 내가 뭘하면 좀 가만히 냅둬 봐바.! "
그러기를 한참 꾸무적 하더니 다시 껌들을 정리한다.
꼭해야 될일이 아니라 불만이 살짝 생기면 일부러 다른일을 만들어 화풀이를 하는거다.
"에! 진짜 껌은 왜 갑자기 또 손을 대는겨? "
"남이사 껌을 뒤집던 씹던 니혼자 뭐라도 시켜 먹던지 난 안먹어!"
싸움이 시작될때 즈음이면 나보다 두살이 많았던 탓도있어 그런투로 말이 나온다.
철도 덜들던 당시 나는 배는 고프고 속이 넓지도 못하니
"안녕하세요 태풍각이죠? 삼거리 편의점 인데요 짬뽕밥 하나만 갖다주세요 하나요! "
"지만 입이고 나는 주둥인가!"
안 먹는다더니 내가 주문하고 난 후 한층 옥타브를 높여 잔소리가 시작된다.
"막걸리는 열병만 떼랬더니 왜 열다섯병을 떼서 냉장고가 미어터져, 봉봉은 잘 안팔리는데 왜 잔뜩 시앗이 시켰데, 주말에 집들이 손님 많으니까 화장지 더 주문해야되는데 왜 저거 뿐이래!"
다 맞는 말이긴한데 다툼의 시작중이라 못참는다.
"안 먹는대 놓고선 먹을꺼면 니가 시켜 니 손가락은 기부쓰라도 해서 전화도 못거는겨?"
"관둬 니혼자 짬뽕에 짜장까지 실컷 먹어라"
"시키지도 않은 짜장을 읊는걸보니 짜장이 땡기는 모양이구만! 추가 해주리?"
"지가 인제 짜장까지 더먹고 싶은 게비구먼"
결국엔 대판 싸우고 '가게문 쾅 닫고는 나가 버렸다.' 애써 손님들에게 웃어보이려 마음을 잡지만 기분이 좋을리 없다.
대경 저녁 8시 쯤되면 그런 기분을 풀어주던 50살의 활어도매하는 성한이라는 이웃 아저씨가 있었는데
그는 막걸리 광이며 나와 바둑 맞수이고 바둑판도 그가 사다 놓은것이다.
"자네 많이 바뻐?"
"괜찮어유"
"막걸리 내기 바둑한판 어띠여?"
"좋죠!"
그렇게 바둑을 한판 두다 보면 열시쯤 또다른 이웃인 박수무당 사영수가 나타난다.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
그런데 오타있어요 첫부분즘에 세종대와 ㅎㅎ
정독하신분^^
잘보고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