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 2011년 하계원정 보고
대상지 : 영남알프스 (울주칠봉)
대원 : 곽영권, 최웅림, 김봉철, 이찬, 유연식, 채승진, 조윤수, 박지훈
운행코스 :
(원래계획) 운문사 - 딱밭재 - 운문산 - 가지산 - 석남고개 - 능동산 - 샘물상회 - 천황산 - 재약산 - 표충사
(수정 코스) 운문령 - 상운산 - 가지산 - 석남고개 - 능동산 - 샘물상회 - 천황산 - 재약산 - 표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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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2일 (금요일) 날씨 : 일기예보상 으로는 비가 온다 그랬지만 비가 안 왔음
5시 30분 : 서초구청 앞 집결 - 치악휴게소에서 채승진대원과 합류 차량 2대로 청도 삼양추어탕에서 유연식대원과도 합류 조식 및 기타 물품구입
10:00 운문사에 도착
운문사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짐을 들고 출발하는데 입구에 “등산금지”라는 사인이 적혀있다. 속으로 “아.....X 됐다” 결국 전진을 포기하고 운문사의 우측 계곡 건너 우회로를 찾아 감시원을 피해, 스님들을 피해 무장공비 침투하듯이 조심조심 운문사 영역을 벗어나는 듯 했다. 그런데!!! 갑자기 등장하는 전방의 봉고차....평균 연령 65세쯤 되어 보이는 <완장>찬 할마시들이 차에서 내리신다. 아....표정관리 안됀다....
아무리 그녀들을 달래 보아도 그리고 매우 논리적으로 우리의 입장을 설명해도 뭐 이빨 하나 안 들어 간다. 천문지골에서 운문사로 이어지는 계곡 일대가 상수원 보호구역이어서 환경부에서 일체 등산객의 출입을 금지한단다.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이미 14년째 봉쇄되어 있다는데 우리는 그걸 몰랐던 거다.
산에 다니다가 이런 식으로 발걸음을 돌린 건 처음인거 같다. 이젠 좀 당당한 입장으로 운문사 경내에 들어가 절 구경도 하고 물도 마시고...하지만 마음이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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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
운문사 경내를 빠져나와 근처의 식당에서 중식을 하고 뭐 이왕 이렇게 된 거 막걸리도 한잔 하고.. 대안을 논의한 결과 동쪽으로 이동하여 운문령에 차를 세우고 가지산 방향으로 산행을 하기로 한다. 운문령(약 700m) 에서 상운산(1114) 그리고 쌀바위 까지 이어지는 길은 임도와 평행하게 이어지며 계속 고도를 높이게 된다. 나를 비롯한 몇몇 형들은 잠을 못자서 그런지 조금 힘들어 한다. 드디어 쌀바위 도착하니 허스름한 건물에서 간단한 음식과 막걸리를 판다. 지도상에는 표시되어 있지 않지만 매우 질이 좋은 약수도 나온다. 물을 보충하고 막걸리를 또 한잔하고...가지산(1240m)을 향해 다시 헉헉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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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0
가지산 직전에서 (바로 가지산이 등장할 지 모르고) 쉬다가 조금 더 진행을 하니 가지산 정상이 나온다. 여기엔 간이산장이 있고 눈썹 문신한 강아지 한 마리가 있다. 하지만 물이 안나와서 할 수 없이 여기서 파는 ‘약수’를 구매했다. 바로 밑의 헬리포트에 짐을 풀고 텐트를 치고 저녁을 준비했다. 고기--고기--술--술--고기--고기--술--술
난 결국 기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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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3일 (토요일) 일기예보상으로는 비가 온다 그랬지만 계속 날씨 좋다가 우리가 샘물상회에서 저녁을 먹을 때 쯤부터 호우가 오기 시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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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0
아침에 눈을 뜨니 하늘이 파랗다. 다른 지방에는 비가 퍼붓는 다는데 유독 영남지방만 비가 안오는 듯 하다. 어제 먹다 남은 밥과 고기 그리고 밑반찬으로 아침 식사를 해결하고 출발 가파른 내리막을 한참 진행하다가 지도상의 약수터로 갈려고 길을 접어 들었다가 약수터가 아닌 석남터널앞 도로까지 내려오게 되었다. 기왕 이렇게 된 거 여기서 등목도 하고 라면도 끓여 먹고 여유롭게 쉬다가 개인 일정으로 먼저 올라가야 하는 찬이형, 연식이형과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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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다시 능선 상으로 20분 가량을 올려치는데 난 너무 힘들어 죽을 뻔 했다. 아이고///
석남고개를 지난 능선상에 올라서 능동산(983) 까지 가는 길은 완만한 고속도로다. 능동산 아래의 약수터는 우리가 이번 산행 중 만났던 오아시스 중 최고였다. 물맛도 좋고 휴식장소로도 최고였다. 여기서 우리는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또 등목도 하다 오늘의 목적지 샘물상회까지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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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0
계속 이어지는 임도를 따라 빠른 걸음으로 이동하는데 저 멀리부터 우리들의 궁금증을 자극했던 정체불명의 건축물이 그 ‘웅자함’을 들어낸다. 지도상의 1058 고지에 케이블카 터미널을 증축하고 있는 것이었다. 좀 황당하고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그리고 정말이지 건물은 그 모양새가 흉물스럽기 짝이 없다. 잠시 뒤 넓게 펼쳐진 평원 위에 샘물상회가 보인다. 마치 안나푸르나 트레킹 하다가 만날 법한 그런 소박한 건물이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다. 소박한 건물 옆의 텃밭에는 마음씨 고은 아주머니가 김을 매고 계시다가 우리를 반기신다. 우선 막걸리와 전을 시켜놓고 이런 저런 주변 환경에 대한 정보를 아주머니에게 얻다가 결국 이곳 산장의 방 하나를 얻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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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건물은 테이블이 10개쯤 있는데 우리가 독점을 했다. 취사와 식사를 모두 여기서 해결하고 요리 초능력자 윤수형의 감동적인 김치전과 함께 남은 술 그리고 우리를 이틀 동안 즐겁게 했던 ‘원두커피’와 함께 밤시간을 보냈다. 해질녘 부실부실 뿌리던 비는 이제 완전 폭우가 되어 버렸다. 그 동안 운 좋게 계속 비를 피했는데 결국 거세게 쏟아져 내리는 비를 우리는 뜨듯한 롯지의 방에서 소리만을 음미했다. 새벽녘 빗소리가 그칠 때 즈음 방 안에서 천둥이 치기 시작했다. 드르렁 드르렁 드르렁.... 코골기 부라더스의 삼중주. 새벽 4시 였나... 그 중 마치 “나만 코골이다!” 라고 외치는 듯한 ‘드르르응 쾅쾅’ 한방에 나는 벌떡 좀비같이 일어나 식당 건물로 들어가 침낭을 펴고 잠을 청했다.
8월 14일 (일요일) 오전 중 계속 흐리다가 오후부터 개기 시작함
6시
어제 먹다 남은 밥을 끓이고 남은 밑반찬으로 아침을 해결하고 샘물상회를 나섰다. 샘물상회에서 천황산(사자봉 1189)까지는 약 40분 소요. 다시 내리막으로 천황재까지 가니 많은 등산객들이 식사를 하고 있었다. 날씨가 좋으면 억새평원이 눈앞에 펼쳐져 있어야 되는데 온통 개스로 가득차 있어 영남 알프스의 하이라이트를 감상할 수 없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 부지런히 재약산에 올랐다가 고사리 분교터로 향한다. 사자평을 왼쪽에 두고 내려가지만 여전히 날씨는 그 웅자를 드러내지 않는다. 야생 능금과 돌배나무가 고즈넉하게 우거진 공터에서 휴식하며 윤수형과 웅림이형이 해먹 펴보자고 제안을 해서 나는 본의 아니게 수십차례 10cm가 되어가며 해먹을 설치하고 형들은 거기서 장난을 치고 놀았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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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류동천 계곡 코스로 이동하면서 층층폭포, 홍룡폭포등을 감상하고 표충사에 도착하니 어느덧 시간은 오후 1시가 다 되어간다.
‘멀지 않은’ 거리의 식당에서 하산 주를 하고 승진이형의 막강 탱크 갤로퍼에 모두 몸을 싫고 원주로 이동. 원주의 명물 매지리 막국수로 산행을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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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내내 우리를 피해 준 빗방울 그리고 땀이 흐를 때 마다 뼛속까지 시원하게 불어주던 바람들, 갈증이 날 때 마다 우리의 목을 축여준 샘물들 그리고 끊임없이 이어진 우리들의 ‘이바구’들 모두 아주 오랫동안 우리 모두에게 즐거운 추억이 되어 줄 것 같다.
오비하계만세!!!
첫댓글 잘썼어.. 샘물상회의 200데시벨 코골이는 역대 기록이라고 생각해. 용기형도 울고 갈꺼야. 5년들을 10cm 며칠만에 다 들으니 귀가 다 뻥뚫리데..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산행... 재밌었겠군. 뾰족한 노란 텐트가 새로 산건가보지? 요새는 저런게 대센가 많이 눈에 띄데...
고기--고기--술--술--고기--고기--술--술...기절~! 요거 정말 부럽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