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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거대 왕실의 비밀과 거짓말, 음모와 스캔들!
역사와 지식의 숨 막히는 퍼즐게임이 시작된다!
왕실 미스터리를 통해 보는 올 여름 가장 흥미진진한 역사추리서
피가 마르지 않은 사건 현장, 법의학적인 근거를 바탕으로 살아난
연예인 못지않은 왕족들의 화려한 스캔들!
화려한 옷차림, 매력적인 외모, 두려울 정도의 절대 권력을 가진 자, 왕가의 사람들은 오늘날의 연예인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며 강렬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존재였다. 왕족들은 보통사람들을 대신해서 부귀영화를 누리고, 국가의 자존심이 되며 나라의 운명을 좌우했다. 그들 개인의 일기는 곧 역사의 한 페이지였다. 그러나 그들의 삶은 매우 파란만장해서, 선망의 대상이기도 했던 반면에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거나(에드워드 5세) 참수형을 당해(스코틀랜드의 메리 1세) 조롱거리가 되거나 연민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진실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여느 이야기가 그렇듯이 비련의 왕일수록 그들의 이야기는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에 의해 부풀려지고 많은 의혹을 낳았다. 그 이야기 중에는 때론 음침한 뒷골목에서나 떠돌 법한 엽기적인 상상력이 더해져 경악할 만한 것도 있다.
날짜든 문헌이든 건물 잔해더미든 모든 사료는 그 중심에 수수께끼 같은 영역을 안고 있다. 이 책은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역사에 관한 궁금증을 사건 현장에서부터 출발해서 여러 지식의 힘을 빌려 풀어본 흥미진진한 역사추리서이다. 저자는 마치 과거를 거슬러 올라가 현장에 가 있는 듯 생생하고 사실적으로 사건을 전달했다. 1567년 2월 10일 이른 새벽, 스코틀랜드의 젊은 왕 리처드 단리의 집이 폭파되었다. ‘에든버러 커크 오필드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돌길 위에 덜덜 떨고 서 있는 기분은 어떨까? 폭탄이 터진 후라 유황 냄새가 진동할까? 저택 안에 있던 사람들은 어떻게 됐을까? 왕은 어디 있을까!’ 이런 상상을 가능하게 하는 묘사는 제삼자로서가 아니라 역사의 주인공으로 우리를 깊게 끌어당긴다. 이렇듯 정통 역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소리에 귀를 기울인 저자는 역사평론가들이 쓸 수 없는 기법으로 이 책을 집필했다. 생물학을 비롯해 과학에 조예가 깊은 그는 그동안 진행된 많은 연구 결과를 차곡차곡 모았고, 그 결과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가능성을 모은 <왕실 미스터리 세계사>가 집필되었다. 이 책에서는 나폴레옹의 죽음처럼 역사의 유명한 미해결 사건들을 소개한다. 인류학자, 역사가, 역사를 좋아하는 일반인, 의학자, 전문수사관들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역사의 미제 사건들을 풀어보려고 애써왔고, 최신 과학수사 기법부터 추측에 관한 심리 분석에 이르기까지 모든 방법을 활용했다. DNA분석을 통해 풀린 숙제가 있는 반면에 대부분의 사건들은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역사추리에 심취한 독자라면 꼬리를 무는 새로운 수수께끼에서 눈을 떼지 못할 것이다.
왜 언제나 숨겨진 절반의 역사는 존재하는가?
숨기려는 자와 진실을 밝히려는 자들의 치열한 두뇌 싸움!
헤롯왕이 아기들을 모조리 죽이라고 명령했을까? 러시아의 아나스타샤 공주는 총살 현장에서 빠져나왔을까? 1567년에 폭발한 저택 밖에서 목이 졸린 채 숨져 있던 단리의 살인사건은 어떤가? 과연 단리의 부인이자 스코틀랜드의 여왕이던 메리가 사주한 일일까? 고대 이집트의 투탕카멘부터 1997년에 자동차 사고로 죽은 영국의 다이애나 왕세자비에 이르기까지 왕실에 얽힌 사건은 진지한 추측부터 터무니없는 주장까지 다양한 음모론을 양산해왔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이야기들이 단지 터무니없는 말이라고 하기에는 석연치 않은 많은 단서들이 존재한다. 추악한 사건일수록 그 이면에는 자신의 이권을 위해 진실을 은폐하려는 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를 알고자 하는 독자라면 교과서에서 배운 역사를 뛰어넘어 가면을 벗은 역사의 맨얼굴을 보아야만 한다. 음모자들의 작업은 성공한 것처럼 보이지만, 오늘날의 과학, 지식이라면 결과는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다. 위암인가, 독살인가로 나폴레옹의 사망 원인을 두고 200년 동안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나폴레옹이 사망한 다음 날 영국군 검시관은 부검을 통해 사인이 위암인 것으로 밝혔으나, 최근 덴마크 외과의사 아르네 쇠렌슨은 황제가 어린 시절부터 만성적인 비뇨기 질환으로 고통받아왔으며 방광염과 신장염 등 합병증으로 서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렇다고 독살설이 사그라질 것 같진 않다. 나폴레옹은 많은 적을 만들었고, 그의 죽음으로 이익을 본 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역사가 감추려 했던 음모와 지식의 짜릿한 대결은 한 판 승으로는 끝나지 않을 듯하다. 저자는 그러한 여지를 남겨두고 이 책에서 최대한 다양한 가능성을 밝히려 했다. 그리고 더 많은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앞으로 과학이 발전함에 따라, 심층적인 연구가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진실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탐정이라도 된 듯, 사건의 앞뒤를 뒤지다보면 툭 하고 새로운 진실을 밝혀낼지도 모른다.
◆세계 왕실을 뒤흔든 3가지 키워드 음모, 비밀, 스캔들!◆
음모, 죽음을 부르는 가혹한 배신
황금가면과 같은 많은 유물이 발견된 투탕카멘의 무덤은 세계의 고고학적 발굴 중에서 가장 위대한 발견의 하나로 꼽히지만 투탕카멘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는 아직 풀리지 않았다. 투탕카멘의 무덤이 도벌꾼들에게 훼손되지 않고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은 다른 왕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무덤이 허름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학자들은 마치 누군가 뭔가를 감추려는 듯 성급히 무덤 내부를 꾸미고 대충 무덤을 쌓은 흔적을 발견했다. 그리고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찍은 미라의 X레이 사진에는 잔인하게 살해당했다고 추측할 만한 흔적이 나타난다. 어른 나이에 왕위에 올랐으나 역사에서 지워진 투탕카멘은 잔인하게 살해당한 비운의 왕일까?
1821년, 역사를 통틀어 가장 유명한 인물 중 한 사람인 나폴레옹 보나파르트가 대서양 외딴섬 세인트헬레나에서 유배 중에 죽음을 맞이했다. 그의 나이 이제 쉰하나였다. 나폴레옹이 누구인가? 스스로 나폴레옹 1세라 칭하며 황제의 자리까지 오른 위인이며, 프랑스 황제이자 이탈리아 왕이자 스위스연방 조정자이자 라인동맹 호국경을 지낸 인물이다. 열광적인 추종자들에게 나폴레옹은 그야말로 초인적인 존재였다. 그런 나폴레옹이 병 때문에, 더군다나 배가 아파서 죽었다는 말이 도저히 믿기지 않는다. 여전히 끊이지 않고 제기되고 있는 나폴레옹의 죽음을 둘러싼 공방전, 그를 잠재운 건 과연 무엇이었을까?
비밀, 거짓과 진실 사이의 아찔한 줄다리기
약간의 정보와 자질만 있다면 수많은 사람들을 감쪽같이 속이는 것이 가능할까? 흉터투성이로 발견된 한 여인이 죽은 러시아 황제 니콜라이 2세의 막내딸 아나스타샤 로마노프 대공비가 되어 수용소를 걸어 나왔다. 그녀의 실체를 두고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도 의견이 분분하지만 그녀는 1984년에 미국 버지니아의 샬로츠빌에서 세상을 떠날 때까지 평생 러시아의 황녀라는 신분을 유지했다. 어린 아나스타샤와는 다른 생김새에다가 몇 번이나 말을 바꾸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러시아의 황녀로 인정받을 수 있던 것은 왜일까? 그녀가 전 세계를 속인 희대의 사기꾼일지, 비극적인 죽음을 피한 행운의 여인일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다.
스캔들, 사랑 그 달콤한 이름의 부스러기
1936년 12월 10일에 에드워드 8세는 왕위에 오른 지 1년도 안 돼서 대영제국, 아일랜드, 영연방 자치령의 국왕이자 인도의 황제 자리를 내놓았다. 영국 역사상 자발적으로 왕위에서 물러난 최초의 국왕이었다. 에드워드 8세는 그날 밤 라디오방송으로 국민들에게 왕관을 내놓는 이유를 이렇게 밝혀 국민 모두를 경악케 했다. “사랑하는 여인의 도움과 지지를 받지 못하면 국왕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짊어지고 의무를 다하기 버겁다는 걸 알았습니다.” 왕을 사로잡은 여인은 두 번 이혼한 경력이 있는 말라깽이 연상의 여인이었다. 왕위를 포기하게 할 만큼 에드워드 8세를 사로잡은 심슨 부인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렸던 대영 제국의 최전성기를 맞이했던 빅토리아 여왕이 시종과 놀아났다? 빅토리아 여왕에게는 모든 것을 바쳐도 아깝지 않은 미모와 인품을 겸비한 남편이 있었다. 남편을 병으로 잃은 뒤 그녀는 한동안 모든 것을 포기한 듯했다. 그런 그녀가 늘 옆에 두었던 시종과 염문을 뿌렸다. 그 둘 사이에 어떤 거래가 있었는지, 혹은 그녀에게 기적적으로 찾아온 두 번째 사랑인지… 이 스캔들은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저속한 이야기에 불과할까?
지은이 소개
피터 하우겐(Peter Haugen)
역사를 전공한 유능한 대학 강사이자 언론인이다. 생물학을 비롯한 과학에 조예가 깊은 그는 미처 밝혀지지 않고 미궁에 빠진 역사를 21세기의 눈으로 관찰하는 데 주목했다. 이 책에서는 나폴레옹의 죽음처럼 역사의 유명한 미해결 사건들을 소개한다. 수많은 인류학자, 역사가, 의학자, 전문수사관들이 역사의 미제 사건들을 풀어가는 과정과 그 결과를 바탕으로 조각난 이야기들을 맞춰갔다. 그리하여 다양한 관점에서 역사의 한 획을 그었던 사건들을 바라볼 수 있었다. 최신 과학수사 기법부터 추측에 관한 심리 분석에 이르기까지 모든 방법을 활용했으나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사건들을 쫓아가는 것이 매우 흥미롭다. 그는 역사 추리에 심취한 독자라면 자신처럼 꼬리를 무는 새로운 수수께끼에서 눈을 떼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집필한 책으로는 <더미 시리즈: 세계사>(World History For Dummies)가 있다.
역자 문희경
서강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가톨릭대학교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전공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딱 한 시간만 미쳐라><아그네스 그레이><슬픔에 빠진 아이들><감성에 열광하라><완벽한 삶의 균형을 찾아라><자전거의 역사>가 있다.
책 속에서
1674년에 런던탑 안에 있던 가든타워의 계단을 보수하던 일꾼들이 두 왕자의 것으로 보이는 자그마한 유골 두 구가 든 나무상자를 발견했다. 당시 왕이던 찰스 2세는 에드워드와 리처드 왕자의 유골일지 모른다고 판단하여 유골을 단지에 고이 담아 웨스트민스터사원에 안치하라고 명했다. 1933년에는 내과와 치과 의사들로 구성된 연구팀이 유골을 꺼내서 검사했다. 비록 완전한 형태는 아니었지만 두 왕자가 사라졌을 때의 나이와 비슷한 또래 아이들의 유골로 보였다. 하지만 다른 특기할 만한 결론을 끌어내지는 못했다. 유골의 성별조차 구분하지 못한 채 다시 무덤에 넣었다. 첨단기술로 무장한 21세기에는 더 많은 사실을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버킹엄 궁에서 해골을 다시 꺼내도 좋다는 허락을 해준다면 말이다.
4장 <리처드 3세가 런던탐에 가둔 조카들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중에서
매독설이 유행한 이유는 헨리 8세가 살던 시대적 배경 때문이다. 스피로헤타균인 트레포네마팔리덤이 유럽에 상륙한 과정과 시기에 관해서는 의학사학자마다 이견이 분분하다. 그러나 매독을 일으키는 세균이 탐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의 배에 실려 카리브 해의 도미니카 섬에서 스페인으로 이동했다는 증거는 명확하다. 작가 드보라 헤이든은 콜럼버스도 1493년에 아메리카대륙으로 향하는 두 번째 항해에서 매독으로 의심되는 초기증상을 보였다고 주장한다. T 팔리둠 팔리둠이라는 세균은 당시 유럽인에게 생소한 세균이거나 그 즈음에는 여러 차례 변이를 거듭해서 강력하고 빠르게 전염되는 성병으로 발전했을 것이다. 어느 쪽이든 1490년대에 매독은 남유럽 일대를 강타했다. 일설에 따르면 콜럼버스의 배에 탔던 선원들이 노예로 실어오던 원주민 여자들과 관계를 맺고 최초로 매독 증상을 보였고 한다.
6장 <여섯 명의 아내를 둔 헨리 8세는 정말 매독에 걸린 것일까> 중에서
예카테리나 2세, 곧 예카테리나 대제는 정력적으로 성생활을 탐닉한 러시아의 여제였다. 나이가 들면서 정력 넘치는 젊은 애인에게서도 만족을 느끼지 못하게 되자 더욱 강렬한 자극을 찾아다녔다. 그리고 예순일곱의 나이에 발기한 종마를 매달아놓은 마구가 부러진 바람에 말이 여제 위에 떨어져 압사했다. 그러나 이것은 소물일 뿐이다. 그런 일은 없었다. 예카테리나는 침실에서 뇌졸중이나 색전증으로 죽었을 것이다. 침실에 딸린 작은 방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는 걸 시종이 발견했다. 화장실을 이용하거나 씻는 중이었을 것이다. 말하자면 한바탕 수간獸姦을 벌이던 중이 아니라 평범한 하루를 준비하다가 죽은 것이다. 말 이야기가 퍼지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사람은 바로 예카테리나 자신이었다. 표트르 3세와 오래도록 불만족스러운 결혼생활을 유지하면서 예카테리나는 오랜 시간 말을 타면서 보냈다. 예카테리나가 말을 타는 자세에 관한 구체적인 기록 때문에 의심의 눈으로 보는 사람도 생기고 유언비어도 만들어진 듯하다. 예카테리나는 두 다리를 벌리고 말을 탔다. 숙녀답지 못한 자세일 뿐 아니라 여성용 곁안장에 올라타는 게 예의이던 시대라 무례해 보이는 행동이었다. 여자가 두 다리를 벌리고 안장에 올라타면 위험하다고 생각하던 시대였다. 엘리자베타 여제는 예카테리나가 자칫 아이를 낳지 못할까 봐 우려하기도 했다.
11장 <예카테리나 대제는 화려한 정력가인가, 음탕한 요부인가> 중에서
1982년에 데이비드 존스는 <네이처> 편에 실은 논문에서 나폴레옹이 롱우드 저택의 벽지 때문에 비소에 중독됐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존스는 나폴레옹이 머물던 시기에 롱우드 저택에 붙어 있던 벽지를 구했다. 화학분석을 통해 벽지의 초록색 안료에 비소가 함유되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세인트헬레나 섬의 축축한 기후 탓에 벽지에 곰팡이가 슬었을 것이다. 곰팡이로 인해 염료에 포함된 비소가 독성인 디메틸 아르신과 트리메틸 아르신으로 분해되어 공기 중에 떠다녔을 것이라고 존스는 주장했다. 역사적으로 밝혀진 것처럼 나폴레옹이 말년에 오랜 시간을 실내에서 생활했다면 다량의 비소에 노출되어 건강을 해쳤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살인사건 전문가들은 이 주장에 수긍하지 않는다. 벽지 때문에 중독됐다는 가설이 맞는다면 집안에 있던 다른 사람들도 같은 양의 독에 노출됐을 게 아니냐는 얘기다. 다른 사람도 중독됐다는 증거는 없다. 또 이처럼 우연히 비소에 노출된 경우라면 머리카락의 비소 함유량이 웨이더가 제시한 51.2PPM이라는 높은 수치가 될 수 없다. (보통 사람의 머리카락 비소 함유량이 0.08PPM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수치다.)
15장 <나폴레옹은 독살되었는가> 중에서
1월 30일 아침에 호요스와 시종 요한 로셰크는 피투성이가 된 채 쓰러진 황태자를 발견했다. 장소는 비엔나에서 서남쪽 기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황실 사냥터 별장인 마이어링 저택의 침실이었다. 방 안에는 열일곱 살의 마리 베체라도 벌거벗은 채 죽어 있었다. 손님이든 하인이든, 별장에 있던 사람들이든 아무도 자세한 정황을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날 오전과 이튿날 온종일 보고 들은 것만으로 터무니없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세상사가 그렇듯 사건을 맡은 공식 책임자가 진실을 숨기면 유언비어가 퍼지게 마련이다. 비엔나에서는 여자들을 건드리고 돌아다니기로 유명하던 루돌프가 마이어링 관리인의 아내를 겁탈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혹자는 질투심에 사로잡힌 관리인이 루돌프롤 총으로 쏴 죽였다고 했다. 하지만 다른 가정도 가능하다. 루돌프는 강력하고 호전적인 독일제국의 황제였던 사촌 카이저 빌헬름 2세를 몹시 싫어했다. 빌헬름이 무력을 앞세우며 정복활동을 꾀한 반면 루돌프는 유럽의 평화를 꿈꾸었다. 루돌프는 유럽에 평화를 정착시킬 방법을 고심해서 글을 쓰기도 했다. 비엔나와 베를린을 비롯한 여러 지역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던 무리 중에는 이상주의자인 루돌프가 황제의 자리에 오르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었을 것이다. 혹시 빌헬름이나 프란츠 요제프의 내각에 루돌프를 죽이라고 사주한 사람이 있지 않았을까?
17장 <오스트리아 황태자는 자살했을까, 살해당했을까?> 중에서
목차
1장. 누가, 혹은 무엇이 투탕카멘을 죽였는가
2장. 헤롯왕은 베드레헴의 아기들을 대량 학살했는가
3장. 엑스칼리버를 든 아서왕의 실체는 무엇인가
4장. 리처드 3세가 런던탑에 가둔 조카들은 어디로 사라졌는가
5장. 왕자를 자처했던 퍼킨 워벡은 희대의 사기꾼으로 남을 것인가
6장. 여섯 명의 아내를 둔 헨리 8세는 정말 매독에 걸린 것일까
7장. 민속동요 ‘메리메리’의 숨은 주인공은 블러드 메리인가
8장. 스코트랜드의 여왕 메리는 남편 암살 혐의를 벗을 것인가
9장. 엘리자베스 1세는 극작가 살인사건을 계획한 음모자인가
10장. 철가면을 둘러싼 수상한 소문과 진실은?
11장. 예카테리나 대제는 화려한 정력가인가, 음탕한 요부인가
12장. 무엇이 조지 3세를 미치게 했는가
13장. 두 번 결혼한 조지 4세의 진짜 아내 자리를 둘러싼 공방전
14장. 비련의 어린 왕 루이 17세는 어디로 사라졌는가
15장. 나폴레옹은 독살되었는가
16장. 빅토리아 여왕과 시종의 사랑은 로맨스인가, 저속한 스캔들인가
17장. 오스트리아 황태자는 자살했을까, 살해당했을까?
18장. 안나 앤더슨이 러시아 황녀 아나스타샤였을까
19장. 연인을 위해 왕의 자리를 내놓은 에드워드 8세의 진심은?
20장. 다이애나 왕세자비의 사고 현장에 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