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뵙겠습니다.
지난회에 개인적인 미션에 대하여 잠깐 말씀드렸는데, 실은 제가 1989년과 1995년에 각각 일본에 간 적이 있었는데, 두 번 모두 며칠동안 일본인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하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편지나 선물도 몇 번 주고받고 하였지만, 오랜 세월이 지나면서 연락이 끊어지게 되었는데, 이번 여행중 그 두 가정을 방문하고자 계획을 세웠습니다. 그때 어렸던(각각 초등학생, 고등학생) 저를 너무 잘 챙겨 주셨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해서...
1989년에 갔던 댁은 기타큐슈시 오리오역 근처이고, 1995년에 갔던 댁은 오이타현 츠루사키역 근처입니다(모두 큐슈이지요).
먼저 초등학교때 신세졌던 집에 방문하기 위해 오리오역으로 가는 중입니다.
<사진 81> 스페이스월드 역입니다. 밖에 으리으리한 물건들이 많이 전시되어 있고 롤러코스터도 있었는데 사진이 이거 한장 남아있더군요.
<사진 82> 스페이스월드 역을 지나면 신니테츠(신일본제철)의 거대한 야하타 제철소가 보입니다. 일본 최초의 근대적인 제철소입니다.
<사진 83> 쿠로사키 역입니다. 노가타시 방면으로 가는 사철 치쿠호전기철도선과 환승역입니다.
<사진 84> 진노하라 역입니다. 큐슈교통기획의 업무위탁역입니다. 그래도 미도리노마도구치는 설치되어 있군요.
<사진 85> 진노하라 역을 지나자, 왼쪽에 보이는 가고시마본선과 제가 가고 있는 치쿠호본선 연결선이 분리됩니다. 제가 탄 열차는 가고시마본선으로 바로 가지 않고, 치쿠호본선을 통하여 노가타 방면으로 우회하여 하카타로 가는 열차이기 때문에, 이렇게 갑니다.
<사진 86> 오리오 역에 하차하였습니다. 치쿠호 본선 연결선의 6,7번 승강장쪽 역에 내립니다. 역명판의 다음 역도 히가시미즈마키로 되어 있습니다.
<사진 87> 제가 모지코부터 타고 온 817계 차량입니다. 후쿠호쿠유타카선 전용열차인가 보군요. 참고로, 후쿠호쿠유타카선은 가고시마본선의 쿠로사키~오리오, 치쿠호 본선의 오리오~게이센 구간 및 사사구리선의 게이센~요시즈카, 다시 가고시마본선의 요시즈카~하카타를 잇는 66.6km의 구간입니다. 이름은 후쿠(후쿠오카)호쿠(기타큐슈의 '북')유타카(치쿠호의 '풍')으로 지었다고 합니다.
<사진 88> 오리오역은 꽤 큰 역이고, 특급열차가 전열차 정차하는 역이지만, 특이한 역구조로 인하여(가고시마본선, 치쿠호본선이 입체교차, 각각의 승강장 존재-본 역사와 바로 연결, 가고시마본선과 치쿠호본선의 연결선상에 승강장 존재-본 역사와 150m정도 떨어짐) 제가 내린 치쿠호본선 연결선의 6,7번 승강장은 본 역사와 따로 떨어져 있고 정차열차도 많지 않습니다. 보기에도 썰렁하죠? 게다가, 이쪽 승강장은 국철 분할민영화된 이후인 1988년에야 설치된 승강장입니다.
<사진 89> 보시다시피 과선교도 없고, 건널목을 통하여 개찰구로 갑니다.
<사진 90> 건널목을 지나, 이런 연결통로를 걸어가서...
<사진 91> 개찰구를 나왔습니다. 본 역건물은(아래에 나오지만) 매우 고풍스럽고 괜찮은데, 이쪽은 영 살풍경합니다.
<사진 92> 앗, 우리동네에도 '동천홍'중국집이 있는데...
<사진 93> 여기가 오리오역의 본 역사입니다. 1916년에 지은 오래된 건물입니다.
<사진 94> 좀 더 가까이에서 찍어본 역사입니다. 제가 21년전 왔을 때에는 역 간판 아래의 역사 입구 오른쪽에 빵집이 있어서 빵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나는데, 지금은 편의점이 되었더군요.
<사진 95> 21년전 홈스테이한 댁에 가기 위하여 역을 출발하여 걸어갑니다.
<사진 96> 치쿠호본선 건널목을 지납니다. 이곳 오리오~와카마쓰간의 치쿠호본선구간은 비전화군요. 복선임에도 로컬선의 정취가 물씬 풍깁니다.
<사진 97> 가는 길에 보니 조총련계 학교가 있군요. 어릴 때 봤으면 무서웠을 텐데, 지금은 뭐... ^^
<사진 98> 목적지에 거의 다 왔습니다. 저 앞의 '산리브' 마트 하며, 1989년과 풍경이 그대로입니다. 신기했습니다.
<사진 99> 가운데 보이는 집이 바로 제가 예전에 신세졌던 집입니다. 집도 그대로여서 정말 기뻤는데, 아쉽게도...
가보니 주인이 바뀌었더군요. 문패가 바뀌었고, 사람도 없는 듯 했습니다. 정말 아쉽더군요. 게다가 날씨도 아주 끝내주게 더운 날이여서 힘이 쭉 빠지는 것 같았습니다.
<사진 100> 아쉬움을 품고 다시 돌아온 오리오역.
다음편에는 오리오역의 이모저모와, 특급 소닉을 타고 오이타로 향하는 여정이 이어집니다. 남은 연휴 잘 보내세요~
첫댓글 어린시절 아련한 과거로 떠나는 여정이시네요. 아쉬움도 많으시지만<사진 99>, 남은 시간 좋은 추억 만들어 오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아쉬워도 할 수 없죠, 뭐... 세상 일이 다 마음먹은대로만 되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그럴 수는 없는 법이겠지요.
1989년이면 해외여행 자유화가 이뤄진 해네요.
그렇죠. 제가 알기로 82년인가, 84년인가 50세 이상에 한하여 자유화가 되고 서울올림픽을 거치면서 전 연령이 자유화된걸로 기억합니다. 일본에 가려면 비자도 발급받아야 했죠. 하긴, 일본 관광이 무비자화된 것은 몇 년 안 되었군요.
저도 일본 첫 여행은 비자를 받아서 갔었죠. 격세지감을 한 번 더 실감하게 되네요...^^;;
예. 정말 격세지감이 드네요. 옛날 광화문 앞 '利馬빌딩'에 있던 일본대사관 영사부(?)에서 비자를 발급받던 생각이 납니다. 거기 직원들(한국인) 너무 불친절하고 무표정, 기계적이어서 갈때마다 참 기분나빴는데...
예전에는 일본 대사관에 평일 오전에만 가서 비자를 발급받았었죠..ㅎㅎ...그 앞에서 시위 하는 사람들도 있고..그러다가 이마 빌딩으로 옮겨가지 않았나요? 처음 일본 갈때 15일 비자 받고...참 비자 서럽게 짧게 주네..하는 생각이..
아, 그랬군요. 어릴 때는 제가 직접 가서 받질 않아서... 일본대사관에 가서 받은 기억은 없었습니다. 원래는 대사관에서 발급했군요.
정말 사진에서 작년 무척이나 더웠을때의 느낌이 팍팍 느껴지네요......- ㅂ-....;;;
솔직히 아주 죽는 줄 알았습니다. 낮이야 그렇다 쳐도, 밤이 되어서 깜깜해져도 햇빛만 없다 뿐이지 낮하고 기온이나 습도가 별 차이가 없음을 느낄 때의 전율이란...^^
어릴적 추억으로 되돌아가는 여행이였군요. 저도 한국을 뜰때 제가 어릴적 살았던 곳을 둘러봤습니다. 별로 좋은 기억도 없는곳인데 말이죠. 찾던 분들을 못 뵙게되어 짠~ 합니다. 2010년 여름에는 저도 일본에 있었습니다만 정말로 더웠죠? 뒷북입니다만 재밌고 유익하게 보고있습니다. 여행기를 기다리지 않고 몰아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군요 ㅎㅎ
아, 저도 덕분에 오랜만에 제가 쓴 글을 보게 되었군요^^ 원래 좋은 기억이 없는 곳을 떠날 때 오히려 그 곳을 둘러보며 더 많은 생각에 잠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도 대학 졸업할 때 쯤, 다른 곳으로 취업을 하면서, 2년 남짓 자취하던 곳을 떠나게 되었는데 마지막 날 새벽에 주위를 둘러보며 여러 가지 상념이 들더군요. 복잡했던 일이 많았던 곳이라 그런지... 한편 2010년에 일본은 정말 더웠죠. 요즘은 방사능때문에 말이 많아 일본 여행을 언제 다시 갈 지 모르겠지만, 여름에는 홋카이도를 빼곤 절대 가지 않을 생각입니다 ㅎㅎㅎ. 오래 지난 글인데도 재미있게 보아 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