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자료를 퍼갈시는 먼저 카페블로그플래닛이 [비!공!개!]인지 확인부터
그냥 넘어가려 해도 도저히 맘이 불편해서 넘어갈수가 없네요..
뭐라도 누구에게라도 이 기분을 끄적이기라도 해야 될 것 같아서..
그동안 쉼터에 많은 아티스트들의 노래들을 소개해 드렸지만
고이고이 숨겨두었던 소중한 비장의 무기 같은 그의 음악 이었기에
그가 떠나고 나서야 머리에 망치를 맞은 듯한 기분으로 못다한 숙제를 하듯 이 글을 올립니다.
1988년 대학가요제에서 <그대에게>란 노래를 가지고 신해철은 우리 대중가요 필드에 첫발을 내디딥니다.
이때까지만 해도 저는 그를 그다지 주목하진 않았어요..그냥 괜찮은 스쿨밴드가 나왔구나 하는 생각..
쫌 하네..이런 느낌정도였죠
다음해 무한궤도 1집이 나왔을 때에도 신해철 개인에 대한 관심은 솔직히 그다지 높지 않았습니다..
단지 밴드 "무한궤도"에 대한 관심도가 조금 더 올라가게 되었던..뭔가 사운드는 좀 빈약하고 뭔가 어설프지만 나름
참신하고 소질면에서 참 괜찮은 밴드일 수 있겟다고 생각하게 된거죠..이 앨범에서 신해철은 <우리 앞에 생이 끝나갈때>
<슬퍼하는 모든 이를 위해><조금 더 가까이> 세곡을 만들었죠
그러나 정작 저의 관심을 끈 곡은 조형곤이 만들었던 <끝을 향하여> 같은 곡이 더 인상 깊었죠..제 생각에는 나중에
신해철이 프로그레시브한 음악적 방향으로 나아가는데 초창기 이 곡이 영향을 주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작곡 조형곤 / 나레이션 신해철
1990년 015B 1집에 신해철은 객원 가수로 참여 <난 그대만을><슬픈 이별> 두 곡을 부르죠
이때 저는 큰 착각을 하게 되는데요...
전 무한궤도에서 신해철이 떨궈져 나온 이유가 대중 지향적인 신해철의 음악성 때문에 의견 차이가 생긴걸로 생각했어요..
이 생각은 "Myself" 음반이 나오기 전까지 계속되는데요..큰 오판이었죠...
오히려 무한궤도(015B)가 신해철을 가두기엔 음악적 역량이 모자랐던 거죠
같은해 대망의 솔로 1집이 나오죠..1989년 "아기천사"가 발표한 <그리움은 기다림의 시작이야>를 바꿔서 다시 부른
<슬픈 표정하지 말아요>와 <안녕><PM 7:20><연극속에서>등이 수록되었죠..이 앨범이 대중에게 큰 호응을 얻으면서
신해철의 홀로서기는 성공하게 됩니다...이때만 해도 일단 대중적 인지도를 높인 이후에 본인이 하고픈 음악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그의 의도를 전 짐작조차 하지 못했죠
저의 대학시절 노래방 18번곡....
91년 솔로 두번째 앨범인 "Myself"가 나오는 데요..이 때부터 저의 신해철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바뀌는 계기가 됩니다.
그냥 평범한 대중 가수에서 "어..뭐지..얘 아티스트네"...이런 느낌..좀 당황스러웠죠...
<재즈카페><내 마음 깊은 곳의 너><길위에서><50년 후의 내 모습>등이 수록된 "Myself"는 대중적 입맛을 겸비하면서도
녹녹지 않은 음악성을 구현한 수작이었죠
그리고 "91 Myself Tour" 라이브 앨범을 발표하죠..이때 정기송이 기타를 치면서 NEXT의 결성이 예고되죠
이 때 기타가 "여름사냥"에서 기타를 쳤던 정기송이죠
92년 드디어 NEXT를 결성하고 <인형의 기사 Part2><영원히><도시인><집으로 가는 길>등이
수록된 1집 "Home"이 나오게 되는데요..이 앨범 이후로 전 우리 대중가요필드에서 단연 신해철이 원탑이라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90년대 당시에는 사실 NEXT 2집을 더 우위에 놓고 평가 했었는데요...
나이가 드니 1집이 오히려 더 정감과 애착이 가게되네요..
좀 더 사운드가 풋풋한 느낌이라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사실 NEXT 1집의 음악적 색채는 정기송의 성향에 의한 것이라고도 볼 수도 있습니다.
정기송의 기타는 중후하고 장엄한 사운드보다는 경쾌하고 어쿠스틱한 분위기를 지향합니다.
결국 좀 더 장엄한 본격 프로그레시브 메탈을 지향했던 신해철과 1집만 내고 결별하게 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죠
이곡은 정기송이 만들었죠
93년엔 영화 OST "바람부는 날이면 압구정동에 가야 한다"를 발표합니다.
이 앨범에는 <코메리칸블루스><설레이는 소년처럼>...(이 두곡은 나중에 다시 본인에 의해 리메이크 되죠)...과
엄정화가 부른 <눈동자>등이 수록 되었죠
요건 98년에 나온 "Crom's Techno Works"에서 리메이크된 테크노 버젼으로
94년 드디어 우리 대중 음악사에 방점을 찍은 전무후무한 앨범의 하나인
NEXT 2집 "The Return Of N.Ex.T Part.1 The Being"이 나옵니다.
임창수(기타) 이수용(드럼 )이동규(베이스) 신해철(보컬)이 라인업 이었죠
이 앨범을 어떻게 표현할까요...한국적 프로그레시브메탈의 정점을 보여주었다고나 할까요
사실 이 앨범으로 신해철은 매니아들에게 충격을 줬어요
울 나라에선 이런 음악은 나오기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통렬히 부셔버린 거죠
<The Destruction of the shell-껍질의 파괴><The Ocean-불멸에 관하여><The dreamer><이중인격자><날아라 병아리>
등이 수록된 이 앨범을 통해 세계 정상급 프로그레시브 메탈 밴드에 비해서도 전혀 손색이 없는 음악을 구현해 낸겁니다.
95년엔 전작의 연작인 3집 "The Return Of N.Ex.T Part.2 The World"가 또 하나의 걸작을 연출하죠
이 앨범부터 김세황이 기타를 담당하게 되죠..<세계의 문><Hope><Money><아가에게>등이 수록된 3집은
전작보다 좀 더 다양한 스펙트럼의 음악을 보여줍니다.
전작이 내면의 성찰과 존재에 대한 철학적인 주제를 주로 다룬데 비해 3집은 좀 더 현실에 대한 다양한
주제를 깊이있는 가사로 표현했죠
96년 NEXT 라이브 앨범과 OST 앨범 "정글스토리"가 나옵니다.
영화는 폭망했지만 <절망에 관하여><70년대에 바침><아주 가끔은>과 산울림에 대한 헌정 리메이크곡
<내마음은 황무지> 등이 수록된 이 앨범은 힛트하고 윤도현은 이 앨범을 계기로 뜨게 되죠
이 앨범 이후 신해철은 여러가지 사이드 음악 작업을 많이 하게 되죠
그리하여 96년에 윤상과 당시 유행하던 테크노 음악 앨범을 합작.. "Nodance" 앨범이 나오게 되죠
<월광><Drive><기도>등이 수록된 이 앨범은 실험성이 돋보인 수작이죠..이 앨범으로 인해
이후 신해철이 98년 "Crom's Technos Works"와 "모노크롬" 앨범을 통해 본격적인 일렉트로니카
앨범을 내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97년 <Here I stand for you>싱글앨범과 라이브 앨범 "The First Fan Service"발표와 함께
문제의 NEXT 4집 "Lazenca-Space rock opera"가 나옵니다
<Mars, The Bringer of War><Lazenca, Save us><A poem of stars><해에게서 소년에게><먼 훗날 언젠가>등이 수록된
이 앨범은 전작보다 좀 더 웅장하고 우주적인 사운드를 보여주는 데요..한편의 우주 서사시 같은 느낌을 줍니다.
심포니 프로그레시브락의 진수라고 할까요..
만화영화 주제가로 만들어진 덕분에 오히려 평가절하되어 버린 듯한..
이 앨범을 발표하고 신해철은 잠정 NEXT 활동을 중단하게 되는데요..그 이유는 아시다시피
국내에서 음악적으로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다는 이유였었죠..
결코 자만이 아니라 현실 그대로를 객관적으로 표현한 말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이 앨범을 듣고 백번 동감했었으니까요
뭐 더이상 해볼게 있을까라는 느낌이었어요..그 만큼 이 앨범의 완성도는 대단했습니다.
구스타프 홀브스의 <행성모음곡>의 1악장을 리메이크 한 곡
97년도 10월엔 토이 3집에 객원 보컬로 참여하여 <마지막 로맨티스트>에서 그의 멋진 저음을 뽐내기도 하죠
음악적 정점을 찍고 NEXT 해체 후 신해철은 영국 유학을 가게 되는데요..거기서 작업한 결실로서
98년 본격 일렉트로니카 음악을 표방한..<일상으로의 초대><매미의 꿈>등이 수록된 "Crom's Technos Works"와
99년에는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가 수록된 "모노크롬" 앨범을 발표하면서 세기말의 대미를 장식합니다.
이상으로 90년대 까지 저의 청춘과 오롯이 함께 했던 그의 음악을 회고해 보았습니다.
생각보다 너무 길어져서 여기까지로 일단락 하려 합니다
후에 기회가 있다면 이후의 음악들도 소개해 볼까 합니다.
신해철...이리도 빨리 그 이름이 가슴 먹먹한 존재가 될지는 정말 몰랐습니다.
그날 이후부터 같이 청춘을 보낸 친구가 떠난듯한 느낌이라 뒤통수를 한 대 얻어 맞은 듯 한 충격이네요
그 곳에서 저 세상 사람들에게도 못다한 음악 많이 만들어 들려주시길 소망합니다.
굿바이..신해철..이젠 아픔없는 곳에서 하늘을 날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