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 장안읍의 북동쪽에 위치한 삼각산(三角山)은 대운산에서 남쪽으로 뻗어 내린 산각의 주봉이다.
높이는 낮으나 삿갓 모양의 세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어 삼각산이라 불리우고, 삼각산의 원류가 된 박천(朴川)
은 맑은 내로서 옛날부터 신천(神川)이라 여겨져 왔는데, 유서깊은 장안사가 내려다 보이는 삼각산 정상에서
2013년 성동초등학교 24회 산악회 시산제가 금일(2/17) 거행되었다.
저녁부터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는 만큼, 시산제가 거행되던 2월 17일은 햇살은 보이지 않고 옅은 구름이 깔려
있는 회색빛 날씨였다.
하지만 겨울답지 않는 포근한 날씨가 어쩌면 등산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씨이기도 하였다.
진하에서 출발하여 장안사 앞 주차장에 도착(AM 10:00).
등산이 시작되는 장안1교 다리앞에서..
덕신에서 출발한 허영자 학생이 조금 뒤에 합류..
장안1교를 건너고 화장실을 옆으로 끼고 돌아 곧바로 산행길로 접어 들었다. (AM 10:15)
산행대장님이 맨 앞에 서서 길을 안내한다. (인도하세, 인도하세..♬)
초입부터 된비알의 연속..
머리에는 김이 솟아 오르고, 숨은 들숨날숨 목에까지 턱턱 차오른다.
해발 469m의 삼각산을 누가 낮고 보잘 것 없는 산이라 했던가?
저 건너 장안사가 보인다.
신랑은 일하러 간다고 오늘 참석하지 못했다네..
숨을 헐떡이며 암벽길을 지나 도착한 첫 번째 바위전망대..
영차 영차..
두 번째 바위전망대에 도착..
저 너머 장안사가 보이고 그 뒤로 불광산과 시명산, 그리고 대운산이 차례로 펼쳐져 있다.
더 당겨 본 장안사..
오늘 시산제에 쓸 수육과 떡 등을 담은 스티로폼 박스를 들고 있는 제주(祭主) 김종문..
친구들에게 진한 홍삼엑기스 차를 따르는 정인순 친구.
따끈따끈한 홍삼차 한 잔에 금방 피로가 풀리는 듯 했다.
이 홍삼엑기스 차는 잠자리에 들기 전에 신랑에게만 한 잔 씩 주는 귀한 차라고 귀띔한다.
헬기장을 지나면서 바로 앞의 삼각산 정상을 바라보며..
숲을 가르고..
능선을 타고 올라..
드디어 정상에 도착 !! (삼각산 하봉, AM 11:00)
삼각산 하봉에서 바라다 보이는, 마치 거미줄처럼 얽혀있는 원전의 송전탑들..
한 사람이 ㄸ씹은 표정을 하고 있네..
또 그렇네..
시산제 준비..
먼저 삼각산 신령님을 맞이하는 강신(降神) 의례가 시작되고..
24회의 영원한 제주 김종문 동기의 제배(齋拜)로 시산제가 거행되었다.
뒷쪽에 낯선 세 사람이 시산제 하는 모습을 궁금해 하며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지켜보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시작하자마자 제주의 표정이 일글어지는가 싶더니 바로 울음을 터뜨렸다.
천지신명이시여~~ (어이어이..;;)
눈물과 콧물이 뒤엉켜 범벅이 되어 얼굴을 타고 흘러내린다.
엉엉..
비나이다, 비나이다.
신을 맞이하는 제주의 입장으로 이런저런 경험담을 늘어놓는 김종문 제주님..
이어 산행대장님도 삼각산 신령님께 정갈하게 잔을 올리고..
시산제 축문은 이종일 회원이 읽기로 했다.
유세차,
서기 2013년 계사년 2월 17일에,
성동24 산악회 일동은 유서깊은 장안사가 굽어보이는 이곳 삼각산에
올라 천지신명께 엎드려 고하나이다.
모교를 생각하고 동기들간의 친목과 화합을 위하여 우리
성동24 산악회가 결성된지가 이제 삼 년이 지났습니다.
좌천의 천산인 삼각산 신령님이시여!
길지않은 시간이나마 그 동안 큰 사고 없이 산길을 걸어 왔음은
굽어 살펴 주신 산신령님의 음덕임을 가슴에 새기고 있으며
어리석은 저희들이 서로를 배려하고 깊은 정을 나누며,
입산의 기쁨을 함께 하는 것도
지순한 저희 마음을 어여삐 지켜 주셨기 때문인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올 한해도 저희 성동24 산악회 일동은 물론, 산을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안전하게 산행할 수 있도록 보살펴 주시고
이들의 가정에 화목과 평안이 깃들어 화합과 행복이 넘치게 하소서.
이에 성동24 산악회 일동은 정갈한 음식과 맑은 술을 올리며 삼각산
신령님 앞에 엎드렸나이다.
비록 준비한 것은 적고 보잘 것 없지만 정성이라 어여삐 여기시고
흔쾌히 받아 거두소서!!
이 절과 함께 한 순배 크게 올리겠나이다.
상향.
서기 2013년 2월 17일
성동24 산악회 일동 배(拜)
주위의 여러 등산객들에 떡을 돌린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점심식사 시간 !!
와~~ 푸짐도 하여라.
오늘의 주메뉴는 돼지고기 수육일세..
오늘같이 기쁜 날,
다 함께 건배를.. (다들 입이 코에 걸렸다)
여러 여학생님들, 밤늦게까지 이런저런 준비하느라 수고가 많았습니다.
주섬주섬..
바로 위의 삼각산 정상을 향해 출발.. (PM 01:10)
삼각산 정상에서 단체 촬영..(1)
삼각산 정상에서 단체 촬영..(2)
여학생들 끼리만.. (1)
여학생들 끼리만.. (2)
이번에는 남학생들만..
하산길로 접어든다.
바스락 바스락..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이제 봄이 멀지 않았음을 이야기 하는 듯 하다.
개울을 건너니 바로 불광산 산책로가 나타난다.
주차장까지 대략 30분 거리다.
길가의 목련꽃나무..
가까이 다가가 한참을 바라본다.
이제 곧 꽃망울을 터뜨릴 기세다.
백목련이 피기 시작 할 즈음이면 벌써 버들강아지나 산수유, 매화는 꽃을 피웠을 것이고
개나리, 진달래가 그 뒤를 이을 것이다.
바야흐로 온 천지가 봄꽃 향기로 가득할 무렵이면 벚꽃이 피고, 그때쯤이면 봄은 이미 무르익을대로
무르익었을 것이다.
그단새 패션이 바뀐 사람도 있네.
고개들어 바라다 본 삼각산 들머리 부근의 암릉지대.
우리는 오늘 저 바위들을 넘었다.
장안사 입구에서 먹은 호떡은 오리지날이 아니고 가리지날 호떡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간절곶에 들러 <참새와 방앗간>이라는 찻집에서 따끈한 한 잔의 커피를 마시며
오늘 시산제를 결산하며 마무리 지었다.
찻값은 산행대장이 쏘았다. (산행대장님, 잘 마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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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새해부터 시작한 우리 성동24회 산악회 시산제가 쌍두봉, 고헌산에 이어 올해는
삼각산에서 천진신명을 모시고 제를 올렸습니다.
어제까지만해도 화창하던 날씨가 조금은 궂은 날씨로 변해 행사에 앞서 내심 걱정도 하였습니다만
친구들을 만나 산을 오르다 보니 그건 쓸데없는 기우에 지나지 않았음을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만남의 반가움과 함께하는 즐거움이 까짓 날씨 따위는 아무런 문제가 될 수 없었고, 실제로 약간의
흐린 날씨였지만 산에 오르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씨였습니다.
이번 시산제를 필두로 올해는 친구들과 어떤 산들을 오를지 벌써부터 가슴이 벅찹니다.
언제나 친구들을 배려하고 좋은 곳으로 안내하는 산행대장님을 위시하여 늘 푸짐한 식사를 준비
하여 산행의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우리 여학생 여러분, 그리고 별 말은 안해도 묵묵히 그자리에서
제 할 바를 다하고 있는 남학생 여러분들, 모두모두 수고가 많았습니다.
올 한해도 모든 친구들 무탈하기를 바라며 즐겁고 안전한 산행을 위해 다함께 노력하고, 또한 많은
친구들이 동참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탭시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올 한해도 산행함에 있어 무탈하기를 기원하는 시산제에 여러 친구들의 협조와 참석에 감사드립니다.
감기로 인하여 아픈데도 불구하고 끝까지 내색하지 않고 산행에 임한 인순님 정말 고맙고,
맛있는 떡을 제공한 분남이 감사하고, 시산제 준비물을 들고서 정상까지 향한 상엽님(수육), 종문님(떡), 종일님
(과일), 영수님(막걸리), 너무나들 수고가 많았습니다. 멋진 풍광과 친구들의
화기애애한 모습들을 늘 기록으로 남겨 즐거움을 주는 영훈님. 머리 숙여 고마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