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폭염일수 벌써 7일 ‘으뜸’… ‘가장 더운 도시’ 俗說 맞네
3위 내려갔다 1위 복귀… 2300만그루 植樹 무색
대구가 ‘폭염(暴炎)도시 타이틀’을 재탈환하고 있다. 전국 최악의 폭염도시 오명을 한때 다른 도시에 내주기도 했으나 지난해부터 다시 꼬리표를 붙이고 있는 양상이다.
26일 대구기상대의 전국 45개 기상관측지점별 기온분석자료에 따르면 대구의 낮 최고기온이 섭씨 33도를 넘는 폭염일수는 2008년 36일로 의성과 밀양의 각각 34일보다 많아 전국 최고 찜통도시로 나타났다. 이후 2009년에는 밀양(23일), 합천(19일)에 이어 3위(18일)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2010년 41일로 합천(43일)에 이에 2위로 상승하더니 2011년에는 29일로 합천(25일), 밀양(21일)을 제치고 다시 전국 최고의 폭염도시로 등극했다.
올해 들어서도 25일 현재 대구의 폭염일수는 7일로 홍천, 포항, 영덕 등의 6일보다 많다. 대구는 타 도시와 달리 2000년 이후 매년 폭염도시 상위 5위권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최근 이 같은 폭염의 ‘역습’으로 대구시가 폭염 탈피를 위해 1996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2300만 그루의 나무를 도심에 심었지만 별 효과가 없다는 논란마저 일고 있다.
대구시는 “가로수의 수분증산작용(수분을 나뭇잎에서 발산)으로 기온이 낮아졌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관측자료상 폭염이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기상대 관계자는 “대구는 열기가 외부로 방출되지 않는 전형적인 분지형 도시여서 기온 상승을 부채질한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폭염도시 오명을 대구 시민들 역시 달갑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관측장소인 대구기상대가 강변으로 이전하게 되면 폭염도시 타이틀도 반납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1937년 주택가인 동구 신암동에 들어선 대구기상대는 내년 8월쯤 금호강 부근 효목동 동촌유원지로 이전한다.
이와 관련 대구기상대 관계자는 “현 기상대와의 기상관측 여건을 고려해 이전지를 정했다”며 “강변으로 이전하지만 풍속만 다소 차이를 보일 뿐 기온 차이는 거의 없다”고 밝혔다. 대구기상대는 26일 이전지에 자동기상관측장비(AWS) 설치를 완료하고 현 신암동 기상관측지점과 비교관측에 들어갔다. 관측자료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대구=박천학 2012-0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