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이 말하는 역사, 기술이 만든 문화
— 기록유산과 발명기술유산으로 보는 5,000년 한국발명역사=
강충인
발명미래교육자
역사는 무엇으로 증명되는가?
우리는 역사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역사를 알려주는 가장 중요한 자료 가운데 하나가 기록이다.
문자로 남겨진 기록을 통해 당시의 사건과 인물, 사회의 모습을 알 수 있다.
기록만으로 역사를 모두 이해할 수 있을까?
기록은 기록자의 시각과 목적, 당시의 사회적 환경이 반영될 수 있다.
같은 사건이라도 누가 기록하느냐에 따라 표현과 해석이 달라질 수 있다.
역사 이해를 위해 기록뿐만 아니라 실제로 만들고 사용했던 유물, 유적이 중요하다.
발명품과 기술유산은 그 시대 사람들이 무엇을 필요로 했고,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 했으며 어떤 기술을 가지고 있었는가를
보여주는 중요한 역사자료다.
발명유산의 가치
국가유산을 바라보는 관점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역사적 유물과 유적, 기록유산, 사람들이 축적한 문화와 기술의 유산이다.
이 중에 발명기술유산에 특별한 의미가 있다.
기술유산은 단순히 오래된 물건 하나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물건이 만들어진 시대적 환경과 인간의 생활, 문제해결 과정, 기술 수준까지 알 수 있다.
농기구 하나가 발견되었을 때 그 농기구는 단순한 쇠붙이가 아니다.
왜, 이런 형태로 만들었을까?
어떤, 농업환경에서 사용했을까?
어떤, 방법으로 사용했을까?
어떤, 재료와 제작기술을 만들었을까?
질문을 통해 우리는 유물 뒤에 숨어 있는 당시의 생활과 기술을 추적할 수 있다.
기록은 역사를 말하고, 유물은 기술을 보여준다
기록유산은 당시의 생각과 사건을 문자로 전해 준다.
유물은 당시 사람들이 실제로 무엇을 만들고 사용했는가를 말한다.
물론 유물도 완벽한 증거는 아니다.
기록은 사람이 남긴 역사이고, 유물은 사람이 만들어 남긴 역사다.
기록과 유물을 입체적으로 대비하여 역사적 환경, 문화기술 등을 파악한다.
발명유산은 기술교과서
발명유산은 그 시대에 어떤 필요와 문제가 있었다는 의미다.
필요에 의해 관찰하고 아이디어를 만들고 실험하고 실패하며 개선하여 만든다.
농기구에서는 농업환경과 노동방식을 알 수 있고 무기는 전쟁환경과 방어기술을 알 수있다.
천문기구에서는 하늘과 시간을 측정하려 했던 과학적 관심을 살펴볼 수 있다.
도자기에서는 흙과 불, 온도와 재료를 다루었던 기술을 알 수 있고
금속 유물에서는 제련·주조·단조·열처리 등 당시의 금속가공기술을 추적할 수 있다.
기술이 문화를 만든다
문화는 정신적인 가치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람들이 어떤 기술을 가지고 있었느냐에 따라 생활방식도 달라진다.
집을 짓는 기술은 주거문화를 만든다.
불을 다루는 기술은 음식문화를 농업기술은 농경문화를 만든다.
금속기술은 농기구와 무기, 생활도구의 변화를 가져온다.
도자기 기술은 식생활과 저장문화, 생활미학을 발전시킨다.
시간을 측정하는 기술은 사회의 시간 질서를 만들어 간다.
기술은 인간의 생활을 변화시키고, 변화된 생활은 새로운 문화를 만든다.
그래서 발명역사를 살펴보면 자연스럽게 문화의 역사를 만나게 된다.
기술유산은 문화뿌리
온돌은 불을 이용해 바닥을 데우는 기술로 주거생활과 생활방식에도 영향을 주었다.
도자기는 흙을 선택하고 형태를 만들고 유약을 사용하고 불의 온도를 조절하는 기술이 발전하면서
식생활과 저장문화에 영향을 주었다.
젓가락은 도구의 형태와 제작기술, 사용방법이 생활습관과 손기술 발달에 영향을 주었다.
기술이 생활을 바꾸고 생활이 문화를 만들며 문화가 다시 새로운 기술을 만든다.
5,000년 한국발명역사 문화유산의 뿌리다.
5,000년 한국발명역사 유물
한국의 발명역사는 “누가 무엇을 발명했는가”만이 아니다.
그 발명이 왜 만들어졌는가?
어떤 환경에서 만들어졌는가?
어떤 재료와 기술을 사용했는가?
실패와 개선의 과정은 무엇이었는가?
사람들의 생활과 문화에 어떤 변화를 가져왔는가?
발명품 유산은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기술의 기록이고 미래 자원이다.
기록유산이 문자역사라면, 발명기술유산은 물질과 구조, 형태와 기능의 역사다.
발명유산은 미래기술
발명유산의 가치는 옛 기술을 연구하면 오늘의 재료 활용법과 제작방법, 문제해결 방식, 인간의 경험을 발견할 수 있다. 옛 기술의 원리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한다.
관찰 → 분석 → 원리 발견 → 현대적 적용 → 새로운 응용(미래기술)
5,000년 발명기술유산은 과거의 유물이면서 동시에 미래기술의 연구자료가 될 수 있다.
기술은 문화를 만들고, 문화는 다시 기술을 만든다
역사는 기록만이 아니라, 사람이 살았던 흔적, 만들었던 물건, 사용했던 기술도 역사다.
기록은 생각을 남기고, 유물은 행동을 남기며, 발명품은 문제해결의 유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