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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나의 귀신님] 06
씬/1 전회 연결 - 거리 (오후)
발 동동 구르며 다급한 순애.
순애 : ..아..아부지이..!! (하다가 불현듯 봉선이 떠오른다) 나봉선..나봉선이면 가능해.. (전속력으로 달리기 시작하는)
씬/2 전회 연결 - 녹화장 (오후)
걱정스런 표정의 선우와 하이파이브로 바톤 터치를 하는 봉선. 긴장한 표정 역력한채 겨우 조리대 앞으로 나와 선다.
자신을 향한 카메라, 관중, 강렬한 셋트 조명.. 현기증에 잠시 비틀거리는 봉선.
선우 !! 놀라고.. 봉선, 겨우 마음을 추스르고 반죽을 위해 볼에다 밀가루를 붓는데..
이때, 녹화장으로 순애가 뛰어 들어온다.
순애 : (셋트 위의 봉선을 보며) 나봉선!! (외치고)
봉선 : ? (본다. 순애가 관중석 옆에 서 있다) !!!
(깜짝 놀라며 반죽통 건드려 반죽 바닥으로 떨어지고, 함께 밀가루 봉지도 떨어져 가루가 흩어진다)
선우 : !!! (놀라고)
순애 : (다가와) 나봉선! 나 좀 도와줘, 나봉선!! (절박하게 보는데)
봉선 : (당황) ..죄, 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 (떨리는 손으로 밀가루 담으려는데)
순애 : (다시, 절박한) 나봉선! 제발.. 나 좀..!
봉선 : (쳐다보지도 못하고 덜덜, 떨리는 손으로 밀가루만 쓸어모으는)
선우 : (안절부절한 표정, 부조쪽 보면)
/부조, 모니터 보고 있던 소형.
소형 : (심각성 깨닫고, 오디오 열고) 잠깐만 끊어갈게요!
/조연출 “잠깐, 끊어가겠습니다~!” 하면 스텝들, 촬영 중단한다.
선우 : (얼른 봉선에게 뛰어와) 나봉선. 괜찮아?
봉선 : (어쩔줄 몰라하며, 울먹) ..죄송해요 셰프님..죄송합니다~ (뛰어나간다)
선우 : 나봉선! (걱정스런 표정으로 보는)
순애 : (황급히 따라 나간다)
씬/3 전회 연결 - 빈 세트장 또는 빈 대기실 (오후)
도망치듯 뛰어 들어오는 봉선.
봉선 : ..어떡해.. (눈물 그렁그렁, 눈 앞이 깜깜한데)
순애 : (뛰어 들어온다) 나봉선!
봉선 : ! (놀라 순애 보는)
순애 : (절박한) 나봉선! 제발 내 얘기 좀 들어! 우리 아부지가..아부지가 쓰러지셨어! 근데 아무도 몰라!
빨리, 빨리 119에 신고 좀 해줘~ 제발~!
봉선 : (혼란스럽다. 고개 저으며) 몰라..나한테 왜이래..가..
순애 : 지금은 너밖에 없어 나 도와줄 사람! 빨리~! 울 아부지 죽어~!
봉선 : (계속 저으며) 몰라..아무것도 모르겠어..제발 가 좀..
순애 : (울컥/o.l) 아부지라구! (울먹) 딴 사람이 아니라 우리 아부지란말야.
어떻게 모른척해, 내가 아무리 귀신이어두 어떻게 보고만있어~! 도와주라 나봉선, 전화만이라도 좀 해줘~!
봉선 : ..(순애의 절박함에 마음이 약해진다. 보는데)
스텝(E) : 나봉선씨! 나봉선씨, 어딨어요!!
봉선, 소리에 놀라 바깥쪽을 돌아보는 순간!
다급해 봉선에게로 뛰어드는 순애. 다시 빙의가 된다. (C.G)
봉선(순), 급히 봉선 주머니에서 휴대폰 찾아 전화한다.
봉선(순) : (다급, 전화) 여보세요? 네, 여기 용산구 원효로 247번지 기사식당인데요,
빨리 좀 와주세요! 아부지가 쓰러지셨어요! (하는데)
조연출, 두리번거리며 들어오다 봉선(순) 본다.
조연출 : 아, 여깄음 어떡해요? 지금 나봉선씨땜에 슛도 못들어가고 있잖아요.
(봉선(순) 잡아 끌고) 빨리 가요. 빨리요~! (재촉하면)
봉선(순) : 아 씨.. (난감하다. 아빠한테 가봐야되는데..)
(E) 구급차 소리
씬/4 병원 응급실 복도 (오후)
이동침대에 실려 있는 순애부. 119 대원들이 다급하게 응급실로 데리고 들어가고.
씬/5 녹화장 앞 (오후)
선우, 초조하게 기다리는데..조연출이 봉선(순)을 데리고 온다.
봉선(순) : (팔 잡힌채) 아 알았어요.. 가잖아.. 아파 죽겠구만 진짜.
선우 : (보고) 나봉선!
조연출 : (오디오 누르고) 네, 출연자 전원 스탠바이 됐습니다.
(선우와 봉선(순) 보며) 바로 슛 들어갈거니까 들어오세요. (녹화장 들어가는)
선우 : (보며) 나봉선. 너 괜찮아?
봉선(순) : 에? 에 뭐.. (off) ..아..미치겠네..빨리 아부지한테 가봐야되는데..
선우 : (봉선의 어깨를 양손으로 잡는다) 나 봉선, 내 말 잘 들어.
봉선(순) : (뭐야, 보면)
선우 : 긴장하지말구, 팔에 힘 빼구, 옆에서 떠드는거 신경 쓰지 말구 그냥 반죽만 해.
밀가루 모자란건 내가 어떻게든 마무리할테니까, 알았지?
봉선(순) : (선우의 비장함에 어쩔수없이 해야겠다싶은 표정)
씬/6 녹화장 (오후)
녹화 재개되고..다시 빠르게 돌아가는 타이머.
봉선(순), 조리대 앞에 서 있고.. 선우, 긴장해 보고 있다.
MC1 : 자,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각 팀 모두 손이 바빠지고 있습니다.
강선우 셰프팀은 아무래도 부추참치전을 하려는거 같은데요..
봉선(순) : (반죽을 해보지만, 밀가루가 턱 없이 모자라다. 난감한)
MC2 : 아..근데 좀 아까 밀가루를 엎는 실수가 있었거든요. 규칙상 재료는 추가 할 수가 없구요,
이 난관을 어떻게 극복할지 사뭇 걱정이 되는데요..
봉선(순) : (반짝 생각난, 급히 콩가루와 미숫가루를 넣고 반죽하는)
MC1 : 어? 밀가루 대신 콩가루와 미숫가루를 섞는데요?
선우 : ? (의외의 재료 선택에 놀라 보는)
봉선(순) : (콩가루와 마숫가루를 넣고 참치를 반죽하는데 반죽이 완성된다)
MC2 : 아! 콩가루와 미숫가루도 반죽이 되는군요. 강 팀, 순발력 대단한대요?
선우 : (순발력에 감탄한 표정으로 봉선(순) 다시 보는)
봉선(순) : (열심히 반죽 하며, off) 아부지.. 쫌만 기다려..금방 가께 아부지..
(컷) 녹화 끝난..“수고하셨습니다!” 인사 주고받는 분위기.
MC들 : 축하해요 강 솊./죽였어요~! (엄지 치켜 들면)
선우 : 아 감사합니다. (하곤 봉선(순) 본다) 봉, 잘했..
봉선(순) : (앞치마 벗고/ ol) 셰프님..죄송하지만 저 먼저 갈게요. (뛰어 나가는)
선우 : (벙찐) 야, 어디가? 나봉선! 야!! (어이없는 표정에서)
씬/7 거리~ 병원 외경 (저녁)
전속력으로 달려가는 봉선(순), 병원 응급실로 뛰어 들어가는 모습에.. 타이틀 뜬다.. “오 나의 귀신님 6화”
씬/8 병원 응급실 (저녁)
뛰어 들어오는 봉선(순), 두리번거려며 순애부 찾는.
봉선(순) : ..아부지.. (헉헉..) 아부지...
앞쪽 베드, 의료진에 둘러싸인 누군가가 전기충격을 받고 있다.
봉선의 시선 꽂히며..설마.. 천천히 다가가는데.. 베드에서 스르르 일어나는 중년의 남자귀신.
의료진에 둘러싸여 얼굴은 정확히 보이지 않고.. 등 돌린채 죽은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봉선(순) : (다가가 떨리는 손으로 어깨를 잡는다).. 아부..지?
천천히 고개를 돌리는 남자귀신, 다행히 순애부가 아니다.
봉선(순) : (안도) 하아..난 또.. (한숨 돌리는데)
이때 누군가, 봉선(순)의 손을 잡는다. 보면, 이제 막 정신이 든듯 옆 침상에 누워있는 순애부다.
봉선(순) : 아부지~!! (반가워 얼싸안는)
순애부 : (비몽사몽간에 봉선(순)에게 안겨..표정)
(컷) 침상 앞, 봉선(순)이 의사 말을 듣고 있다.
의사 : 아직 검사를 더 해봐야겠지만 간경화 초긴 거 같습니다.
봉선(순) : 간경화요?
의사 : 알콜성 간경환거같은데 다행히 수치가 높진 않아요. 담도에 염증만 없으면 아마 통원치료도 가능할겁니다.
금주는 하셔야되구요. (가는)
봉선(순) : 선생님,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인사하고 베게 챙겨주면)
순애부 : (본다) ..우리 아들보다 낫네. 근데 여긴 어떻게 알고..
봉선(순) : 아.. (둘러대는) 가게 들렀다가 동네분이 응급차에 실려 가셨다 그래서.. 정말 클날뻔 하셨어요.
그러게 술 좀 줄이시래니까..얼굴 까매지신거 봐요. 빈속에 그렇게 술을 들이붓는데 간이 배겨나냐구요?
순애부 : (웃는다) 그렇게 잔소리하니까 진짜 우리 딸 같네..
봉선(순) : ..(본다)
순애부 : 아까 말이 헛나와 나보구 “아부지!” 그랬잖어.
비몽사몽간에 난 진짜 우리딸이 살아 돌아온줄 알았어요. 잠깐이었는데..좋더라구 그래두.
봉선(순) : (울컥) ..딸로..흐흠! (맘 가다듬고) ..딸로 생각하시면 돼죠..
순애부 : 그러게. 벌써 딸같네 난 아가씨가..
봉선(순) : ..(그런 부친 보며 마음 애잔해 지는데)
이때, 소식 들은 경모가 헐레벌떡 뛰어 들어온다.
경모 : 아부지, 아부지! (보고) 아부지~! (얼싸 안고 부비는)
순애부 : 왜 호들갑이야. 좀 놔 이놈아.
경모 : (보며) 내가 아부지 119 실려갔단 말 듣고 얼마나 놀랬게! 누나때처럼 또 씨..나 고아되는줄 알구 씨..못됐어 진짜 씨..
봉선(순) : 확 그냥! 그렇게 걱정되는놈이 아부지가 이꼴이 되게 내비뒀냐?
경모 : (보고) 뭐야..그쪽은 왜 여기 와있어 또?
봉선(순) : 나와, 나랑 얘기 줌 해 너. (경모 귀 잡아 끌고 간다)
경모 : 아아~ 이거 안놔? 안놔? 아아아~~~ (봉선(순) 손에 끌려가는)
씬/9 병원 응급실 복도 일각 (저녁)
경모, 봉선(순)에게 귀 잡혀 끌려 나온다.
경모 : 아 아파~~ 이거 좀 노라구 씨. (뿌리치면)
봉선(순) : 너 진짜 정신 안차릴래? 아부지 간 경화래 이 자식아!
경모 : (놀란) 간경화..? 심각하대..?
봉선(순) : 심각했으면 내 손에 죽었지 넌 벌써! 아니 넌 아부지 저렇게 되실동안 뭐한거니 대체?
진즉에 술을 못드시게 했어야될거 아냐~
경모 : (찡그리고 보며) 말이 대놓고 짧다 너?
봉선(순) : 지금 그딴거 따지게 생겼냐? 아부지 목숨이 왔다갔다하는데?
경모 : 아니 내 아부지지 당신 아부지냐구요? 슬프고 걱정이 돼도 내가 더 되거든요.
어디서 벌써부터 며느리 코스프레야? 아무리 내가 미치게 좋아도 그렇지.
봉선(순) : 에라이~! (못참고 경모 뒷통수를 때리는)
경모 : (맞고는 얼 빠진) 와...
봉선(순) : 제발 정신 좀 차리고 살어라. 아부지 하루 입원해서 검사 받으셔야 된대.
자빠져서 게임이나 쳐 하지말고 간병 잘하구 쫌. (가는)
경모 : (멍해서) ..내 머리 때린 여자 첨이야..우리 누나 빼고. (반한 표정)
씬/10 방송국 대기실 (저녁)
선우, 조리도구 챙겨 넣는데.. 소형이 들어온다.
소형 : 강 솊, 이승 축하해. 콩가루 참치전, 신선하던데?
선우 : 야, 담부턴 태그제 그딴거 하지마. 뭐야, 장난도 아니구..
소형 : 어쩔수 없어. 포맷에 변화를 약간씩은 줘야되서.. (하다) 근데 봉선씬? 아까 보니까 급하게 뛰어 나가던데..괜찮은거야?
선우 : ..모르겠다 나도. 괜찮은지 어쩐지.
소형 : (눈치 보고) 실은.. 방금 씨피한테 불려 갔다 왔어. 녹화 보구 있었나봐.
생방송이면 방송사고였다구, 경력 없는 보조 티난거 아니냐구..
선우 : (본다) 혼났구나?
소형 : 혼난게 문제가 아니라.. (보며) 바꾸는게 어떠냐고 씨피는.
선우 : 누구, 나봉선을?
소형 : ..앞으론 보조 역할이 늘거 같거든. 오늘같은 일 또 생기면 어쩌냐구..
선우 : 그래두 그렇지, 언젠 연승제라 바꾸는거 어렵대더니.. 니네 방송판은 원래 그렇게 편한대로 말을 바꾸냐?
실수 한번에 사람을 막 짤라?
소형 : 뭘 또 그렇게 받아들여? 씨피 입장에선 그럴수도 있지..
선우 : (o.l) 아 됐고. 난 그럴 생각 없으니까 짜를려면 그냥 날 짤라 셋트루.
(상자 들고) 그리고, 아까 그 콩가루 참치전, 나봉선 아이디어야. 지 실수 지가 만회한거라구. 간다. (하곤 나가 버린다)
소형 : 선우야. (쫓아 나가는)
씬/11 방송국 복도 (밤)
선우 앞서 가는데, 쫓아와 잡는 소형.
소형 : 왜 그렇게 예민해? 통보하는것두 아니구 그냥 얘기 나왔단건데..
선우 : (본다) 소형아.
소형 : ? (보면)
선우 : 내가 예민한게 아니구, 니들이 둔감한거야. 난 말이지, 밑에 애들 쓸때도 적어도 반년은 두고 봐.
그래도 정 아니다 싶을땐, 갈덴 알아봐주고 내몬다. 그게 예의거든 사람에 대한. (간다)
소형 : (선우의 말에 찔리기도, 서운하기도 한)
씬/12 병원 병실 (밤)
순애부, 병실 침대에 누워 있다.
봉선(순), 가습기 물 갈고.. 경모 앉아 뻘쭘하게 보고만 있는.
순애부 : ..늦었는데 그만 가 봐야지, 너무 민폐를 끼치는거 같아서..
봉선(순) : 괜찮아요. 제가 하고싶어 하는건데요 뭐.
경모 : (뿌듯해하며) 점수 따고 싶어 그러잖아 냅둬 아부지.
순애부 : 근데 누가 119에다 신골 했는지 알수가 없네. 구급대원 말로는 딸이 119에다 아부지가 쓰러졌다고 신골 했다는데..
경모 : 누나가? 어디, 하늘에서?
순애부 : 아니, 뭘 잘못 안거겠지만서두..누군지는 알아야 인살 할텐데 참..
봉선(순) : (찔려서 얼른) 저기 그럼, 전 이만 가볼게요.
순애부 : 그래요. 얼른 가요 피곤할텐데.
경모 : (섭섭하다) 왜, 벌써 갈라구? 아직 버스 끊길 시간 아니구만..
그냥 자고 가면 안돼? 내가 아부지 침대에 올라가서 자면 되는데..
봉선(순) : 말이 되는 소릴 해라 좀, 확~! (손 올라가는데)
경모 : (반사적으로 손으로 가리면서도..막 다뤄지는게 좋은)
씬/13 썬 레스토랑 앞 거리 (밤)
한숨 놓은 봉선(순), 땅을 툭툭 차고 걸어온다.
봉선(순) : ..아..그만하시길 다행이지..아깐 진짜 하늘이 노랬네 진짜.. (봉선 몸 내려다 보며) 결국 또 너구나 나봉선, 미안하다.
그냥 니 팔잔 가보다 해라 어쩌겠냐. (하곤 썬 건물쪽으로 걸어가는)
씬/14 선우 숙소 (밤)
선우, 봉선(순)이 들어왔나 벽에 귀 대고 들어보며.
선우 : ..아직 안왔나..? (하다 자신의 행동이 무안하다. 얼른 떨어지며) 아..진짜 이상한 기지배야.
그러구 뛰쳐 나가선 대체 어딜 가서 여태 안 오는거야? 상태도 오락가락하는애가 진짜..아 씨..
(핸드폰 보다가 결심한듯 봉선 번호 꾹~누른다. 기다리는)
봉선(순) : (F) 여보세요?
선우 : (버럭) 야 나봉선. 너 대체..너 어디야 지금?
봉선(순) : (F) 왜요? 저 걱정하셨어요 셰프님?
선우 : 걱정은 무슨 미친..너땜에 내가 진짜..어디냐니까 지금?
봉선(순) : (F) ..저 여기 좀 먼데라서요..잘 안들리는데..여보세요..? 여보세요..!
선우 : (놀라) 여보세요? 여보세요! (끊겼다) ..얘가 진짜..아니 얼마나 멀리 있길래..
시골에 할머니 계신다더니 뭔일 생겼나..? (하는데)
노크 소리와 함께 문 벌컥 열리며 봉선(순) 들어온다.
봉선(순) : 짠~ 서프라이즈~!
선우 : 야 너..먼데 있다더니..
봉선(순) : 멀어봤자 금방 오죠, 저야 솊 마음속에 늘 있는 사람인데.. 어떻게, 녹환 잘 마무리 됐나? 놀라셨죠 아까?
선우 : (쫑알거리는 봉선(순)을 가만히 본다)
봉선(순) : 왜요?
선우 : (뚫어져라 보며) 너 조증이지? 그새 또 온거냐 주기가?
봉선(순) : 아..글쎄요.. (하며 자연스럽게 침대로 걸어가) 그런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같기도 하고. (쓱 침대에 눕듯이 앉으면)
선우 : 야, 어딜 누워? 일루 안 나와? (잡아 끄는데)
봉선(순) : 아 쫌만요~ (도로 당기며) 잠깐만 여기 같이 누워있자~ 어?
선우 : 아~ 얘 진짜 또..!
봉선(순) : 오분만~ 아니 일분만 일분만. 어어~ (당기는데)
선우 : (뿌리치고) 야, 나와봐 너. 여기선 도저히 안되겠다. (나가는)
봉선(순) : 아 여기서 하지, 밖은 좀 그런데.. (하다) 하긴, 뭔 상관이야. 야외는 또 야외대로 짜릿한 맛이 있지..흐흐..
(하며 쫓아나가는)
씬/15 썬 레스토랑 건물 옥상 (밤)
선우 평상에 앉아 있고, 봉선(순) 따라 나와 앉는다.
봉선(순) : ..왜요? 뭔데? 여기서 뭐 할라구? (눈 반짝이면)
선우 : (어이 없다) 얘기 좀 할라 그래 얘기, 얘기. (봉선(순) 보며) 나봉선, 넌 앞으로 하고 싶은게 뭐냐?
봉선(순) : 에이, 알면서~
선우 : 까불지 말구. 니 꿈이 뭐냐구 임마.
봉선(순) : ..글쎄요, 꿈이라..진짜 하나밖에 없는데..솊이랑 한번 하는거?
선우 : (짜증) 야! 너 진짜 장난할래 자꾸? (마음 가다듬고) 너 말야, 요리. 그냥 밥벌이만은 아닌거지?
진짜 셰프가 되고 싶은거 아냐?
봉선(순) : 뭐..그렇겠죠 아무래도?
선우 : (본다) 너 제대로 트레이닝 좀 받을래 나한테?
봉선(순) : 에? 무슨 트레이닝..
선우 : (o.l) 앞으로 계속 방송해야될텐데, 또 오늘같은 일 안생긴단 보장도 없고.
저번 북어국밥이나 오늘 콩가루전이나.. 그런 순발력으로 봐선 타고 난 소질은 있어. 근데 노하우나 기본기가 약해.
봉선(순) : 그래서, 과외를 해준다구요? (웬 기회냐) 오~ 콜! 오케이!
선우 : 야, 장난처럼 그러지말고..난 하면 제대로 빡쎄게 한다.
봉선(순) : 느슨하면 매력 없지, 빡센 남자가 짱이지. 콜! 콜!
선우 : 후~ (못말리겠다 싶다) 알았어, 그럼 일어나. (일어서는)
봉선(순) : 오늘부터요?
씬/16 썬 레스토랑 주방 (밤)
양파와 당근, 가지, 피망 등이 담겨있는 양푼을 척 올려놓는 선우.
봉선(순), 도마와 칼을 놓고 그 옆에 서 있다.
선우 : 초심으로 돌아간단 마음으로 칼질부터 한번 해봐.
봉선(순) : 오케이, 이 정도야. (가지 집어 빠르게 썬다)
선우 : 잘하네. 근데 자 봐. (새 가지를 하나 들고) 가지나 오이 같은 경우, 이렇게 휘어져 있기 때문에 일정하게 썰기가 힘들잖아.
이럴때 이렇게 (가지를 아치로 세운후 썬다) 세워서 썰면..어때? 일정하지?
봉선(순) : 아~ (신기한듯 보는)
(컷) 이번엔 양파를 빠르게 썰어내는 봉선(순).
봉선(순) : 아~ 매워. (눈 깜빡거리다 선우 팔에 눈 대고 눈물 꾹꾹 누르는)
선우 : 야, 엇다가.. (째려보곤) 자. 봐. 양파를 이렇게 결 반대로 썰면, 볶을 때 식감은 살아있지만 단맛은 좀 덜하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단점이 있어. 반대로, (결의 반대로 썰어 보이는) 이렇게 썰면 단맛이 쉽게 나고,
시간이 단축되는 반면, 양파가 쉽게 죽이 되버리지. 그럼 어떻게 해야 될까?
봉선(순) : (잠시 생각하다) 섞는다..?
선우 : 빙고. 보기보단 쫌 돌아간다 머리가?
봉선(순) : (으쓱) 뭐 쫌..학교때도 십등밖으론 안밀렸다니까요. (하는데)
선우 : 알았으니까, 이제 나머지도 썰어봐.
봉선(순) : (놀란다) 이걸 다요? 몽땅?
(컷) 산더미처럼 쌓인 당근, 가지, 피망, 양파.
봉선(순), 이마에 땀까지 맺혀 계속 야채류 썰고 있는.
봉선(순) : 아 씨~ 팔 아파서 더 이상은 못썰겠는데.. (눈치 보면)
선우 : 칼질 마스터해야 다음 진도 뺄거야. 얼른 해.
봉선(순) : 아씨..이게 뭔 띠기럴이야.. (하다 꾀 부리는) 아! 아아, 볐어. 아~~!
선우 : (놀라) 야, 쫌 조심하지.
봉선(순) : 아~~ 아 피~~! (하며 선우 입에 얼른 제 손가락 집어넣는)
선우 : ? (얼른 빼고 손가락 잡아 보는. 멀쩡하다) 너 진짜 씨.. 죽을래?
봉선(순) : 그니까 고만하자구요. 더 하면 나 진짜 확 덮쳐버린다 솊?
(선우 확 안고) 고만할거에요 더할거에요? 고만할거에요 더할거에요~?
선우 : 야, 이거 안놔? 야! 고만~!
씬/17 썬 레스토랑 건물 창고방 (밤)
봉선(순), 오~ 하는 표정으로 창고방을 두리번거리며 둘러본다.
봉선(순) : 괜찮네~ 홀에 의자 붙이고 잘 때 생각하면..뭐 호텔이지 이 정도면.
이게 다 내 공인데말야..나봉선 얜 은혜도 모르고..에이. (하곤 바닥에 대짜로 눕는다) 아..그나저나 진짜 빡쎄네 수업.
그래도, 남녀칠세부동석 인데 이렇게 단둘이 붙어있다보면..? (음흉한 미소 지으며 상상으로)
(E) 우당탕탕! 주방 집기들 떨어지는 소리
씬/18 상상 - 썬 레스토랑 주방 (밤)
바닥으로 밀려 떨어지는 집기들.
주방 테이블 위에 봉선(순)이 앉혀져 있고.. 선우 거칠게 밀어붙이며 키스하는..
카메라 팬하면.. 빨간 토마토 소스가 보글보글 미친 듯이 끓고 있고.
씬/19 썬 레스토랑 건물 창고방 (밤)
봉선(순) : 흐흐흐~ (웃으며 벽쪽으로 데굴데굴 굴러가 귀 붙으며) 우리 양기남씨는 지금 뭘 하시나?
씻고 나와서 홀딱 벗고 있는거 아냐 혹시? (가만히 벽 노크하는)
씬/20 선우숙소 (밤)
선우, 씻고 나와 막 옷 입으려는데..벽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선우 : ? (놀라 흠칫)
봉선(순) : (off) 솊~~ 자요?
선우 : (서둘러 바지 입느라 휘청, 깽깽이질하며 입고) 아.. 쟤 진짜.. 벽에 시멘트라도 발라야 되나? 어떻게 틈을 안 주냐..
선우, 불안한지 급히 방문을 잠근다.
돌아서는데 달그락거리는 문. 일촉즉발이었다.. 선우, 안도하는 표정.
씬/21 썬 레스토랑 건물 옥상 (밤)
봉선(순) : (잠긴 문 계속 돌리며) 아..그새 잠그냐 치사하게.. 사람이 너무 빈틈이 읎어요 아주. (돌아서다 스토커를 본다)
스토커 : (짖지도 않고, 아예 돌아 앉아있는)
봉선(순) : 어이 멍멍이, 아는체 좀 하지. 조용하랬다고 너무 쌩 까는거 아냐?
스토커 : (미동도 없다)
봉선(순) : 그래, 너도 존심이란게 있을텐데..알았다. 웬만하면 눈 마주치지 말자, 자라. (창고방으로 간다)
스토커 : (끝까지 모르는척 앉아있는)
씬/22 다음날/썬 레스토랑 전경 (오전)
씬/23 썬 레스토랑 주방 (오전)
조리복 입고 주방으로 들어서던 동철, 지웅, 준..놀란다.
동/지/준 : 헐~/ 옴마야~/이게 뭐야?
민수 : (뒤늦게 들어오며) 왜, 뭔데? (하다 놀라) 와우~
줌아웃하면..대형 양푼에 한가득 쌓여 있는 각종 야채들.
봉선(순) : (대걸레 빨아 뒤뜰에서 들어오며) 좋은 아침~!
동철 : 야 봉. 저거, 다 뭐냐?
봉선(순) : 뭐긴요, 채소 썰어놓은거지.
민수 : 아니 글쎄 웬 채소들이냐고. 누가 시키지도 않은걸 저렇게..
선우 : (들어오며) 내가 했다 왜. 뭐, 채소두 니 허락 받고 쳐 놔야 되냐?
민수 : 아뇨. 필요하시면 말씀을 하시죠, 저희가 해두 되는데..
선우 : (무시하고) 오늘 스페셜 메뉴 뭐 하기로 했지?
지웅 : 슈렉 파스탄데요 솊.
민수 : (뿌듯) 정확히 제가 2015년 6월 28일에 개발해 스텝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던 시금치 슈렉 파스타가
오늘의 스페셜 메뉴 되겠습니다 솊.
선우 : 오케이. 그럼 오늘 스페셜은 채소 춘권이다.
민수 : 네, 그럼 채소 춘권.. (하다가) 에? 채소 춘권이요? 아니, 갑자기 그런게 어딨어요? 제가 오늘을 얼마나 기다렸는데..
선우 : 일단 있는 식재부터 써야될거 아냐. 슈렉은 내일 해.
동/지/준 : 네 솊.
선우 : 스탁 확인하고, 미장 확인해. 서둘러. (나가는)
민수 : 아 뭐야~ 오늘 슈렉 하라 그래서 레시피까지 쫙~ 업그레이드 해놨구만, 이렇게 독단적으로 메뉼 바꿔도 되는거야 진짜?
준 : 스페셜은 원래 솊 마음이잖아요. (하는데 동철,지웅 옆구리 찌르고)
봉선(순) : (눈치 보며 슬쩍 빠져나간다)
씬/24 썬 레스토랑 홀 (오전)
봉선(순), 나와 마감일지 보고 있는 선우 옆으로 쓱 가서.
봉선(순) : 왜 솊이 했다고 했어요? 그냥 내가 했다구 하지..
선우 : 야, 막내 땜에 스페셜 밀린 거 알면 민수가 좋아하겠니? 그리구.. 따로 연습하는거 알면 오해들 할수 있으니까, 입조심해 너.
봉선(순) : (씩~웃으며) 무슨 오해~?
선우 : (눈 부라리며) 무슨 오해든! (하고 가면)
봉선(순) : 썽 내면 은근 귀엽다니까. 아응~ 그럼 내가 더 하고싶어지잖아~~
은희 : (휠체어 밀고 와) 뭐가 하구 싶어요?
봉선(순) : (당황) 네? 아..우, 운동이요. 몸이 좀 찌뿌둥해서..
은희 : 아~ (하곤 봉선(순) 표정 살핀다) 근데 봉선씨 오늘은 컨디션 좋은가 보다. 며칠 표정이 또 어두워져서 걱정했는데..
봉선(순) : 아, 감사하긴한데..좀 부담스럽네요 그 관심. 그럼. (나가는)
은희 : (그런 봉선(순) 다시 본다. 요즘 알수가 없다 갸웃)
씬/25 썬 레스토랑 앞 (오전)
봉선(순), 보드판에 “오늘의 스페셜-채소 춘권 샐러드” 적는다. 다 됐다, 손 탁탁 털다가.
봉선(순) : 아 참, 아부지 퇴원하셨을텐데.. (핸드폰 꺼내 걸어보는)
씬/26 택시 안 (오전)
퇴원길인 순애부와 경모, 앉아있는데.. 경모 핸드폰이 울린다.
경모 : (보고) 누구야.. (받는) 여보쇼.
봉선(순) : (F) 야, 난데.. 지금 어디니? 아저씨 퇴원하셨어?
경모 : 지금 하고 있다 왜.. 그렇게 궁금하면 쫌 오지 그랬냐?
봉선(순) : (F) 시끄럽고, 잘 모시구 가라. 밥이랑 신경 써서 챙겨드리구. 나 바빠서 이만 끊는다. (톡 끊는)
경모 : 여보세요? (하다) 와.. 내 번혼 또 언제 딴거야? 당황스럽다 진짜. 하..
순애부 : 볼수록 야무져 아가씨가.. 정도 참 많고.
경모 : 그렇다구 대놓고 맘주고 그러지마 아부지. 난 아직 맘 결정 안했거든.
(하면서도 좋아라 봉선(순) 전화번호 핸드폰에 저장하는)
씬/27 기사 식당 앞 (오전)
지나가던 성재, 기사식당쪽을 한번 힐끔 보고는 천천히 다가선다.
문쪽으로 바짝 붙어 들여다보는 성재. 안쪽의 동향을 파악해 보려 귀를 쫑긋 기울이는데..
경모(E) : 뭐하세요 최경장님?
성재 : ! (놀라서 보면 순애부와 경모가 와 서 있다) 아..아저씨. (당황해서 보는)
씬/28 기사 식당 앞 (오전)
성재, 순애부를 부축해 들어와 의자에 앉힌다. 경모 뒤 따라 들어오고.
성재 : 어제, 순찰 나왔다가 들렸어요 동넷분들한테. 아저씨 쓰러져서 구급차에 실려 가셨다 그래서 얼마나 놀랐는지..
순애부 : 아유..그랬구만.
성재 : 근데 벌써 이렇게 퇴원하셔도 돼요 진짜?
순애부 : 어, 다행히 금방 발견이 돼서.. 간이 안좋은데 그냥 통원치료하면 된다네.
성재 : 아..정말 다행이네요. 근데..누가 발견을..?
경모 : 몰라요. 우리도 그게 미스테리에요. 구급대원 말로는 딸이 119에 신골 했다는데, 죽은 누나가 살아 돌아왔을리도 없고 참..
성재 : ..딸..? (놀라는)
순애부 : 뭐, 잘못 알았겠지. 잠깐, 우리 경장님 음료수라도 하나.. (일어서면)
성재 : 아, 아니에요 아저씨. 앉아 계세요.
순애부 : 아냐아냐.. (카운터 밑에서 비타민 음료를 꺼내준다) 마셔요. 최경장한텐 항상 고맙고 미안하고 그래요.
번번이 이렇게 찾아봐주고..
성재 : (받곤) 아니에요 아저씨. 몸조리 좀 잘하세요. 술도 좀 줄이시고.. 연세가 있으시잖아요. (걱정된다는 표정에서)
씬/29 기사 식당 앞 (오전)
비타민 음료 들고 나오는 성재. 표정이 싸늘하게 변하며 다시 기사식당쪽을 돌아 본다. 순애부가 멀쩡한게 짜증나기라도 한 표정.
담담히 걸어다가다 한켠에 서 있는 차 앞유리에 비타민 음료를 확! 내 팽개쳐 버린다.
팟! 깨지며 차 유리에 흩어지는 유리파편과 비타민 음료!
쳐다보지도 않고, 아무일 없었다는듯 무표정하게 가는 성재 모습에서.
씬/30 썬 레스토랑 주방 (오후)
런치 타임이 끝나고 한산해진 홀. 민수, 동철, 준, 지웅, 봉선(순).. 서서 야채 비빔면을 먹고 있다.
지웅 : 음~ 오늘따라 맛나네 비빔면이.
민수 : 맛나긴 개뿔. (야채 들며) 면보다 채소가 더 씹히는구만.
이게 뭔 채소 사태냐고 이게. 야채 비빔면에 채소 춘권에.. 그래도 남아 채소가.
봉선(순) : 반응 좋던데 채소 춘권? 낮에 엄청 나가지 않았어요?
준 : 그거 솊이 개발하신거잖아 작년에.
봉선(순) : 그래요? 와.. 아이디어 짱이다.
동철 : 그러고 보면 참 대단해 솊도. 지금까지 개발한 메뉴가 백 개도 넘을걸?
봉선(순) : 진짜? 와~ 놀며 놀며 하는거 같아도 프론 프로구나.
민수 : 프로 옆에는 또 그 프로를 받치는 진짜 프로가 있는거거든. 그게 나잖아. 내가 옆에서 간을 얼마나 봐줬게,
그거 생각해서라두 내 시금치 슈렉한테 그럼 안돼지 솊은. 안그냐?
동/지/준 : (호응 않고 먹기만)
민수 : 니들두 알지, 어? 내가 오케이한 메뉴는 다 대박 터졌잖아 왜.
준 : (시크) 아니죠, 수 솊이 아니라구 한것만 대박 났었잖아요.
민수 : 야 언제! 이 꼬르동이 진짜 말도 안되는 음모를..
지웅 : (수습하느라) 아 그럼요! 우리 수 솊 촉은 대한민국이 다 아는 촉인데..
짱입니다요 수 솊. 최고최고, 드세요 얼른. (달래는데)
선우 : (얼굴 내밀고) 다 먹었으면 봉, 나 따라나서. 수산 시장 가게.
봉선(순) : 수산 시장이요?
민수 : 또요? 아니 솊은 어제두 봉 데리고 장 보러 가시구선..
선우 : 들거 많아서 그래. 민수 넌 저녁 스페셜로 시금치 슈렉 준비하구.
민수 : (좋아서) 정말요? 아, 감사합니다 솊! 확실하게 준비 하겠습니다!
선우/봉선(순) : (나가고)/(국물 얼른 마시고, 따라 나간다)
민수 : 앗싸! 한달만이로구나 내 슈렉! 어디 보자 시금치가.. (냉장고 보는데)
동철 : (먹으며) 근데..솊은 요새 봉을 아주 껌딱지처럼 달고 다니네?
지웅 : 그러게. 확실히 봉 대하는게 예전이랑은 엄청 다르신거같은데. 눈빛부터 변했잖아요. 아주 애정이 물씬물씬.
동철 : 왔다리갔다리가 뭔 유행인가? 봉도 왔다리갔다리, 솊도 왔다리갔다리.
준 : (가만히 듣기만 하며..표정)
씬/31 썬 레스토랑 앞 (오후)
선우와 봉선(순)이 나오는데..성재가 썬 쪽으로 온다.
성재 : 형님. 어디 가세요?
선우 : 어, 수산시장에 농어 좀 볼려구. 은희 보러?
성재 : 네, 오늘 병원 가는 날이라서요..
선우 : 아.. 병원 갔다가 은희 들여보내 그럼, 다시 올거 없어. (하곤) 나봉선 잠깐 있어라. 차 빼 올테니까.. (차 쪽으로 간다)
성재 : (봉선(순) 보고 미소 지으며) 오늘은, 컨디션 괜찮나봐요 봉선씨.
봉선(순) : 네? 아..뭐 그럭저럭이요.. (미소 지으면)
성재 : 그때 경찰서에서, 힘들어 보여서 걱정했는데 다행이에요.
봉선(순) : 무슨 경찰서..?
성재 : (?) 엊그제 새벽에..기억 안나요 봉선씨..?
봉선(순) : (그제서야 눈치 채고) 아, 아 엊그제..기억나요 이제 기억 났어요 네..
성재 : ? (봉선(순) 태도가 아무래도 이상한데)
선우가 차를 끌고 와 선다. 창 내리고.
선우 : (어느새 선글라스 끼고 있다. 허세 톤으로) 야 타.
씬/32 수산시장 외경 (오후)
씬/33 수산시장 (오후)
선우와 봉선(순), 진열된 어류들을 보며 걷고 있다.
선우 : 정신 똑바로 차리구 봐둬. 음식을 만드는 사람은 일단 재료를 보는 안목이 있어야 돼.
봉선(순) : 제가 안목 하난 또 끝~내주죠.
선우 : 까불지 말구. 안목은 절로 생기는 게 아냐, 직접 만져보구 느껴봐야지.
봉선(순) : (손으로 선우 팔을 쓸어보는)
선우 : (놀라) 뭐하는 거야?
봉선(순) : 직접 만져보구 느껴보고 있는데요?
선우 : (황당) 됐다. 널 가르치겠다는 내가 미친놈이지. (앞서가고)
봉선(순) : 에이, 솊~ 장난 좀 쳤다~ 같이 가요~ (따라가는)
(컷) 단골 가게 앞으로 가는 선우. 봉선(순) 그 뒤를 쫓아간다.
아줌마 : 어~아들! 왔어?
선우 : 잘 계셨어요? 머리 볶았네?
아줌마 : 역시~ 눈썰미는 아들 따라갈 놈이 없어. 인정해 내가.
선우 : 훨씬 예쁘네. 삔 하나 사주고 싶은데 바람 날까봐 못사주겠다.
아줌마 : 아으~ 빈말인거 아는데 이상하게 기분 좋단말야. 잘 생겨서 그런가?
선우 : 그러게, 좀 생기고 봐야 돼. 가리빈 새벽에 들어왔어요?
아줌마 : 그럼, 동해에서 바로 온거야 싱싱해. (입 벌려주며) 봐봐.
선우 : 좋네. 이걸로 6키로 같은 5키로 이모, 알지?
아줌마 : 그럼. 이쁘단 소리 듣고 입 씻을까. (기분 좋게 담아주는)
봉선(순) : (시장 사람들한테 참 잘하는구나.. 선우 다시 보는데)
아저씨 : (off) 어이~ 비켜요~~
소리에 봉선(순), 돌아보는데..
맞은편에서 물건 끌고 오던 아저씨와 부딪히고..통속에 담겨있던 물 출렁이며 봉선(순) 샌들 다 젖는.
봉선(순) : 아, 치거~! 아~~씨. (홀딱 젖었다)
선우 : 그러게 넌 왜..그딴 신발은 신구 와가지구 참.. (한심하게 보는)
씬/34 시장 일각 (낮)
봉선, 신발 벗고 아이스박스 뚜껑 위에 맨발로 서 있는데..
선우, 와서 상인들이 신는 장화 한 켤레를 툭 던진다.
선우 : 신어. 이모가 특별히 빌려 준거야.
봉선(순) : 아..디자인이 너무 투박한데..
선우 : 여기 놀러 온 거 아니거든? 더 돌아야 되니까 신어 얼른.
봉선(순) : 싸이즈도 좀 클거 같은데.. (하는데)
선우, 꿇어앉아 강제로 봉선(순)의 발 들고 장화를 신겨 준다.
봉선(순), 순간 기분이 묘해지며..괜히 딴데 보는..
봉선(순) : ..아..이왕 신는거..쫌 이쁜걸루다 갖다주지..
선우 : (보며) 비닐봉투 확~ 씌워 버리기전에, 입 다물어라. (다시 신기는)
봉선(순) : (슬쩍 선우 본다. 별걸 다 열심인 이 남자..참..다시 괜히 허공 보는데)
(E) 꼬르륵~
봉선(순) : ! (민망한 듯 제 배 만지고)
선우 : (본다) 가지가지 해요 진짜. (못 말리겠다는 듯 피식 웃는)
씬/35 시장 안 콩국수집 (낮)
선우와 봉선(순) 앞에 콩국수 놓여있다.
봉선(순) : 와~ 맛있겠다. 엄청 맛집인거같은데 여기? (하며 먹으려는데)
선우 : (봉선(순)의 손등 탁! 치는)
봉선(순) : 아 왜요, 뭐요?
선우 : 셰프는 음식을 눈으로 한번, 코로 한번, 입으로 한번. 총 세 번 먹는거야.
일단 보고, (손으로 저으며) 코로 향부터 음미하고..
봉선(순) : 아~ 누가 셰프님 아니랄까봐 진짜. (하곤 손 젓다가, 옆 테이블 남기고 간 만두 접시 본다)
아유~ 왜 남겼대 이걸.. (접시 가져오는)
선우 : (보며) 뭐야?
봉선(순) : 아깝잖아요, 손도 안댄건데 뭐 어때? (먹으려는데)
진섭 : (off) 지금 뭐하시는 거에요?
보면, 옆 테이블에서 황당하다는듯 봉선(순) 보고 있는 남자. 화장실 갔다가 온듯하다.
봉선(순) : 아이고, 아니었구나.. (접시 갖다 놓으며) 죄송합니다..가신줄 알구..
진섭 : (뭐 저런 여자가 다 있어? 보다가 선우를 본다) ?
선우 : (시선 의식하고)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
진섭 : (보며/ ol) 혹시.. 강선우..
선우 : (알아 봤구나) 아 네.. (본다) 싸인..해드릴까요?
진섭 : 야, 나 모르겠어? 대명 중학교, 1학년 4반, 박진섭.
선우 : ? (보는데)
진섭 : 티비 보면서 와이프한테 맨날 니 얘기하는데..어떻게 여기서 보냐?
선우 : (그제야 알아보는) ..아.. 진섭이? (악수 청하며) 오랜만이다 야.
진섭 : (악수하며) 반갑다 진짜. 근데 어떻게 이 시간에.. (하다) 아~ 재료 사러 나왔구나. 그렇겠네. 난 회사가 근처라서..
선우 : 아..그렇구나.. (별로 반갑진 않다. 더 할말이 없는데)
진섭 : 야, 안그래도 오늘 저녁에 애들 같이 만나기로 했는데..너 봤단 얘기 하면 반가워하겠다 야. 한번씩 니 얘기 하구 그랬거든.
선우 : 그랬냐..? (하다가 번뜩 생각이 스친다) 아, 그럼 저녁에 우리 가게로 올래? 내가 한턱 쏘지 뭐.
진섭 : 진짜? 야, 우리야 좋지. 스타 셰프가 쏜다는데.. 진짜 간다, 진심이지?
선우 : 그럼 임마, 빈말이겠냐? 철민이랑 다 오는거지?
봉선(순) : (그런 선우와 진섭을 보는)
씬/36 차 안 (낮)
선우, 말 없이 운전 중이고.. 봉선(순), 조수석에 앉아 쫑알거린다.
봉선(순) : 아까 그 친구요..별로 안친했죠? 썩 반가운 표정은 아니던데..
선우 : ..조용히 좀 가자.
봉선(순) : (눈치 보다, 선우 허벅지에 쓱~ 손을 올린다)
선우 : (흠칫, 보며) 뭐야~?
봉선(순) : 아니 난, 솊 기분이 별룬거 같아서..기분 좀 좋게 해줄라구..
선우 : 내리고 싶어?
봉선(순) : 아뇨. (정자세로 앉곤 혼잣말) 치..말도 못시키게 하구 만지지도 못하게 하구..그럼 뭘 하란거야 좁은 차 안에서..
(곁눈질로 흘기는데)
선우 : ..(골몰히 생각에 잠긴채..회상으로..)
씬/37 회상 - 학교 운동장 (오후)
중학생 선우, 혼자 걸어가다가 날아온 공에 어깨를 맞는다.
선우 : 아~! (찡그리며, 공 날아온 쪽 보면)
축구를 하다가 몰려오는 아이들. 앞선 아이는 덩치가 좋은 철민이다.
철민 : 야 강선우! 왜 글루 지나가 방해 되게~!
선우 : (아프지만 참고) 어? 어..미안해..
철민 : 아 빨리 비키구 공 줘!
선우 : 어? 어.. (하며 공 차 주는데..데구르르..힘 없이 천천히 굴러가는)
철민 : 아우, 저 찐따. 무슨 뽈을 여자처럼 차냐?
선우 : 미, 미안해 철민아..
철민 : 아 됐어. (가서 공 손으로 집어 아이들한테 가며) 완전 찐따 아니냐? 지가 맞아놓구 나한테 미안하대.. 븅~신.
아이들 : 그러게. (키득대며 가는)
선우 : (무안해 얼굴 울그락 붉그락한)
씬/38 거리 (오후)
달리는 선우의 차 - 굳은 선우 표정이 차창 안으로 보이며.
경모(E) : 아부지~! 아부지 아부지~!
씬/39 기사 식당 (오후)
순애부, 테이블 닦고 있는데.. 경모가 순애책을 들고 뛰어 나온다.
경모 : 아부지~! 아부지 나 심봤어 아부지~!
순애부 : 왜 또 수선이야.
경모 : 아, 그게 아니구.. (책 편다. 돈 껴 있는) 이거봐 아부지. 가위 가지러 누나방에 들어갔더니 이게 펼쳐 있더라니까.
누나 비상금인가봐.
순애부 : (본다)
경모 : 아부지랑 나랑 반띵하자. 돈 없었는데 잘됐다, 와~ 누나 땡큐.
순애부 : 놔둬. 그냥 누나방에 갖다 놔 고대로. (다시 테이블 닦는)
경모 : 에? 왜에? 그냥 쓰자 아부지~!
순애부 : (단호한) 갖다 놓으라면 갖다놔 얼른!
경모 : (원망스럽게 보며) 아부진, 누나껀 뭐든 못건드리게 그러더라? 그래봤자 돈인데 우리라도 쓰는게 낫지, 짱 박아놔서 뭐하냐?
핸드폰두 그래. 나한텐 맨날 요금 많이 나온다고 뭐라 그러구, 누나껀 핸드폰도 없어졌구만 해지하지두 않구.
아부진 나보다 죽은 누나가 더 중하지?
순애부 : 시끄러 이놈아, 걸 말이라구 해?
경모 : 내가 언젠 말 되는소리 했어? 아 몰라. (나가버리는)
순애부 : 저, 저..저 철딱서니.. (하다가 의자에 털썩 앉는다. 몸도 안좋고..오늘따라 유난히 딸이 보고싶다.
핸드폰 꺼내 단축 번호 누르면)
안내(F) : 고객님의 전화기가 꺼져 있어..
순애부 : (전화를 끊는다. 허탈한 마음으로 창밖을 보는)
씬/40 선우 본가 (오후)
문 열리고, 성재가 은희 휠체어를 밀고 들어온다.
은희 : ..그냥 가게로 간다니까.
성재 : 형님이 이렇게 하라 그러셨어, 그냥 쉬어 오늘은. (하다 은희 본다) 괜찮지? 너무 실망하지 마. 다음에 또 하지 뭐..
은희 : 걱정마, 진짜 괜찮어. 나가봐야지, 얼른 가.
성재 : 알았어, 쉬어. (하고 나가려다) 참, 형님이랑 봉선씨말야..
은희 : 어?
성재 : 원래 그렇게 친밀했던가? 아까 보니까 장두 같이 가던데..
은희 : 아니. 오빨 무서워했었지 근데 많이 가까워졌더라구 방송하면서.
성재 : 그래? ..근데 봉선씨가 원래 사람이 정신이 없던가? 좀 깜빡 깜빡 하고?
은희 : 무슨~ 오히려 내성적이어서 탈이지. 근데 성격도 요새 많이 밝아졌어. 봉선씨 때문에 웃는 일이 많아졌다니까.
성재 : 그래?.. (갸웃하는 표정)
씬/41 성재, 은희 방 (오후)
은희, 휠체어 밀고 들어와 가방에서 산부인과 수첩을 꺼내 본다.
은희 : (착잡한.. 수첩을 서랍에 넣고 닫으려는데 뭔가 걸린듯 안닫힌다) ? (서랍을 빼서 안쪽에 손을 넣어 꺼내 보면)
액정이 깨진채 꺼져 있는 핸드폰이다.
은희 : 누구꺼지? 성재씨 쓰던건가..? (서랍에 넣고 다시 끼워 넣는다)
씬/42 썬 레스토랑 외경 (저녁)
선우(E) : 오늘 저녁, 예약이 몇 팀이지?
씬/43 썬 레스토랑 주방 (저녁)
디너 준비하다가 보는 주방 식구들.
선우 얼굴에 흥분과 비장함이 동시에 서려있다. 뭔가 과열된 느낌..
민수 : 한 열팀 되는거 같은데요..왜요 솊?
선우 : 9시쯤 내 동창들 올거니까 다른 예약 받지 마. 손님도 받지 말고.
민수 : 어, 웬일이세요? 솊 학교 친군 잘 안만나시더니..
선우 : (무시) 니들도 오늘 한시간만 늦게 가자.
일동 : 네 솊./알겠습니다 솊.
선우 : (살짝흥분 상태) 잠깐만. 이태리 갔을때 사온 테이블보 어딨지?
동철 : 까시게요? 그거, 연말에 쓰신다고 킵해 놓으신건데..
선우 : 써, 써. 아끼다 똥 돼. 잠깐. 니네 옷이 그거밖에 없니? 최근에 맞춘거, 쌔거. 그걸루 입어라. 없어 보인다 낡아서.
일동 : (약간 어리둥절) 네 솊../갈아 입겠습니다..
선우 : 아..또 뭐가 있지..? 아 참, 오늘 저녁 스페셜은..
민수 : (자랑스럽게/o.l) 시금치 슈렉 파스타 되겠습니다.
선우 : (o.l) 바꿔. 트러플 에스까르고 파스타로 가자.
지웅 : 트, 트러플에 에스까르고면..스페셜로 가긴 너무 비싼거 같은데..
민수 : (황당) 그리구, 오늘은 슈렉 간다 그래서 벌써 준비 다 해놨는데..
선우 : (o.l) 담에 하면 되지, 시금치가 뭐 썩냐? 브루고뉴산 야생 달팽이로 트러플 달팽이 파스타 가고,
전에 김회장님 오면 내드린다고 나뒀던 인삼 있지? 그걸로 깍두기 좀 담궈, 알았지?
아 잠깐..홍콩이랑 터키 대회 상장이 어딨더라.. (나가면)
민수 : 아 씨..뭐야 쟤. 슈렉을 간댔다 만댔다 누굴 똥개로 아나. 확 그냥, 시금 치로 목을 졸라버릴라 진짜 씨. 에이.
(뒤뜰로 나가버리면)
동철 : 근데 쫌 이상은 하네. 대통령이 오는것도 아니고 뭘 저렇게 신경 써?
지웅 : 그러게요. 트러플에 인삼 깍두기면 목숨을 걸었단 얘긴데.. 되게 친한 친군가? 아니면, 여자들이 오나? 세련된 서울 여자들?
준 : (시크하게) ..이제껏 없었던 일인건 확실하네.
봉선(순) : (역시 왜저렇게 오바지? 싶은)
씬/44 몽타쥬 - 썬 레스토랑 홀 (밤)
/시계 8시 반 가리키고.. 손님 다 빠진 홀. 새 테이블보가 테이블마다 쫙,쫙 펼쳐지고..
/벽에는 국제 요리 대회에서 받는 상들이 하나, 둘 걸려지고..
/새 조리복으로 빼 입은 주방 식구들, 서로 매무새를 가다듬어 주고..
씬/45 썬 레스토랑 외경 (밤)
레스토랑 앞에 못 보던 큰 화분들이(럭셔리한?) 놓여져 있고..
보드판에는 “스타 셰프 강선우의 스페셜 디너-트러플 오일 에스까르고 파스타”라 적혀있다.
선우, 흥분한 표정으로 점검하듯 둘러 보는데..
진섭 : (off) 선우야!
선우, 돌아보면..진섭과 동창 친구들 세명 서 있다.
친구들 : (왁자) 와~강선우!/진짜 오랜만이다 임마!/반갑다, 잘 지냈지?
선우 : (올게 왔구나..) 어 그래..진짜 오랜만이다, 그치? (여유로운 미소 짓는)
씬/46 썬 레스토랑 홀 (저녁)
선우, 진섭과 친구들 데리고 들어오는데.. 민수, 동철, 지웅, 준, 봉선(순)이 입구에 일렬로 도열해 서 있다가.
일동 : (합창) 오서 오십쇼~! (절도 있게, 90도로 인사한다)
친구들 : ! (그 기세에 움찔) 아 예../예.. (같이 인사하면)
선우 : 야야, 뭘 인살 해. 내 밑에 있는 애들인데 다..
친구들 : 아니 그래두..
선우 : 됐어 임마, 쫄아가지구 촌스럽게.
(하다 정색, 엄한 표정으로 주방 식구들 보며) 뭐하냐 니들은, 들어가서 오더 뺄 준비 안하구.
일동 : (합창) 네 솊!/준비하겠습니다! (일사분란하게 뛰어 들어가는)
진섭 : 와..이건 뭐 기업인데 완전? 군대 저리가라네.
선우 : 그렇지 뭐. 앉아들. (앉으며) 근데 철민인 안보이는것같다? 안와 오늘?
친구들 : 아냐, 올거야./일루 바루 온댔어. (두리번거리며 앉으면)
선우 : 어..그래? (하곤 주방쪽 보며, 허세스럽게 손가락을 탁! 튕긴다)
민수 : (달려온다. 시킨대로 깍듯하게) 네 솊!
선우 : 어, 우리 수 솊. 내 바로 밑에. (하고는) 여기 일단 관자 샐러드랑 액스트라 버진 오일 전복 구이 에피로 좀 내오고..
뭐, 메인은 내가 정할까?
친구들 : 어 그래../우리야 뭐 얻어먹는건데..
선우 : 어 메인은.. (하다) 아니다. 내가 오더내는게 낫겠다. (일어서 가는)
민수 : (고개 숙이고 졸졸 따라가면)
친구들 : (뭐지? 주목 해서 보는)
선우 : (주방 입구에서 뒤 친구들 의식하며) 지금부터 오더 들어간다. 3T에 관자 하나, 와규 셋, 전복 둘!
4T에 와규 둘, 농어 하나, 바닷가재 그라탕 하나다! 수 솊은 파스타 잡고, 동철인 스테이크.
지웅이 준이 샐러드, 준이 서빙 겸하고. 봉은 지웅이랑 준이 양쪽에서 카바쳐!
일동 : (주방에서) 네, 솁! 카피!/카피했습니다! (합창하고 조리 들어가는)
친구들 : (홀에서 와~ 하는 표정)
씬/47 썬 레스토랑 주방 (저녁)
선우 : (홀쪽 눈치 쓱 보고는 얼른 주방으로 들어와, 촐랑톤으로) 야, 얼른. 샐러드부터 빨리.
(하다) 아, 아니다 일단 술은 그.. 코스타루시 있지, 것부터 좀 내와. 디텐더 챙기고, 잔은 크리스탈로.
준 : 네 솊..그럼 안주는..
선우 : 프로슈토하고 파마산 치즈 챙기고, 인삼 깍두기도 가져오고.
민수 : (어이없다는듯) 왜 저래 진짜 솊? 미친거 아냐?
동철 : 뭔지 모르겠지만 제 정신이 아닌건 확실하네요. 어떻게 인삼을...
지웅 : 야생 달팽이에 트러플에. 비싼 와인에.. 백만원은 넉근히 나가겠어요.
민수 : 야야, 내 돈 아니니까 모르겠구. 빨리 서두르기나 해. 늦어지면 또 쌩지랄 할라. (스토브에 불 당기는)
봉선(순) : (선우쪽 본다. 정말 의아한데)
씬/48 썬 레스토랑 홀 (밤)
선우, 테이블에 앉으려다가 “아, 봉!” 손가락 튕기면 봉선(순) 뛰어 나오고.. 선우 팔 벌린다.
봉선(순), 뭐지? 해서 보면.. 선우 팔 다시 펼쳐 보이며 눈짓하면.
봉선(순) : 아.. (선우 앞치마 풀어 가지고 들어가며 힐끗, 다시 보는데)
선우 : (웃으며 앉는다) 배 고프지? 쫌만 기다려. 내가 오늘 트러플이랑 와규랑, 평소에 니들 못 먹는걸루 감동 좀 줄게.
친구1 : 와~ 친구덕에 배가 호강하겠다 야.
친구2 : 와서 보니까 실감난다 야. 티비 볼땐 쟤가 강선우가 맞나 싶더니..
친구3 : 울 처제가 니 팬이잖아. 싸인 받아오라구 난리난리~ 대센 대세더라 야.
선우 : 그래? 그럼 처제랑 한번 같이 와. (하다가) 근데, 철민인 왜 안오냐?
진섭 : 그러게. 일 끝나고 바로 달려온다 그랬는데.. (하는데)
이때, 문 열리며.. 철민(약간 퉁퉁한 아저씨 느낌)이 들어온다.
철민 : 미안, 좀 늦었다.
친구들 : 얼른 와, 우리도 방금 왔어.
철민 : (선우를 본다) 와..반갑다. 오랜만이다 강선우. (손 내밀면)
선우 : (눈이 빛난다) 그래..오랜만이다. 윤철민. (악수하는)
어린철민(E) : ..완전 찐따 아니냐? 지가 맞아놓구 나한테 미안하대.. 븅~신.
진섭 : 와~ 이렇게 다 모이니까 진짜 감회가 새롭네. 십 몇년 됐지?
선우 : 그러게. (하곤 철민 보며) 근데 나 못지 않게 철민이도 많이 변했다? 옛날엔 등빨도 좀 있고 카리스마 넘쳤는데..
얼굴도 확 늙고 말야.
철민 : 그러냐? 내가 오늘 면돌 못해서.. (얼굴 쓸어내리는)
선우 : 관리 좀 해야겠다 야. 배 좀 봐라, 누가 너랑 날 동창으로 보겠냐?
진섭 : 그러게. 철민인 살이 다 배로 갔어.
선우 : 얘가 옛날에 우리 학교 짱 먹지 않았나? 매점에 한번 뜨면 먹던거 다 상납하고 어? 진짜 끝내줬는데 카리스마?
철민 : 야 하지마, 옛날 얘긴 뭐하러..
선우 : 하긴, 자랑은 아니다 그치? 아무리 어렸어두?
철민 : ! (표정 굳는다. 무안한)
선우 : 뭐 먹고 싶은거 있음 얘기해 철민아. 내가 다 해주께. 옛날에두 너한테 상납 많이 한거 같은데 내가? 돈도 뺏겼을걸 아마?
(연속 펀치다..)
씬/49 썬 레스토랑 외경 (밤)
“closed" 푯말 걸려있고.. 홀 안쪽엔 불빛이 환한.
씬/50 썬 레스토랑 홀 (밤)
테이블 위 가득한 화려한 음식들. 반이상은 먹은 분위기다.
선우 : (와인 따르며) 오랜만에 보니까 진짜 좋네. 자주들 놀러와, 어?
진섭 : 그럼 와야지. 안주가 좋아서 취하지도 않는다 야.
친구1 : 이정도면 하루 매상도 장난 아니겠는데? 얼마나 버냐?
선우 : 야, 건 친구래도 말하기 그렇지. 뭐, 나쁘진 않아. 2호점, 3호점 내자는 데도 많은데 난 벌리는건 싫구.
괜히 이름만 따다가 내 요리 흉내만 내는 것도 찝찝하구. 내가 뭐, 요리사지 사업가는 아니잖냐.
친구들 : 와, 멋있다~/자식, 진짜 프로네. (하는데)
철민 : (듣고만 있다) 저기, 미안한데..나 먼저 좀 일어날게.
친구들 : 왜./먼저 가게?/더 있다 가 임마.
철민 : 아냐, 오늘 스케줄 엄청 빡빡한 날인데, 니들 얼굴 볼라고 온거야. 담에 다시 약속 잡자, 오늘은 먼저 갈게. (나선다)
친구들 : 그래, 그럼 담에 봐./가라 철민아./전화할게. (인사 한다)
선우 : 뭐 좀 더 먹고 가지 자식, 아직 나올거 많은데.. (따라 나선다)
봉선(순), 요리 하나 더 갖다 놓고, 빈 접시들 치우는데..
진섭 : (봉선(순) 상관 않고) 야..선우 저 자식. 진짜 너무 변하지 않았냐?
친구1 : 그러게. 환골탈태가 따로 없다 야. 역시 사람은 잘되고 봐야 돼. 어깨에 벌써 뽕이 들어가서, 자신감이 넘치잖아 애가.
친구2 : 그러게, 누가 쟬 철민이한테 빌빌대던 그 강선우라 그러겠냐.
친구3 : 상상도 못하지, 꿈도 못 꿨다 진짜 그때는. (하며 먹으면)
봉선(순) : (그런 과거가 있었구나.. 듣고 표정)
씬/51 썬 레스토랑 앞 (밤)
철민을 따라 나온 선우, 얼굴엔 승리의 허세가 가득 차 있다.
선우 : 쫌만 더 있다 가지, 섭섭하다 야.
철민 : 그러게, 나도 미안하네.
선우 : 내가 오늘 너 온다고 스페셜한거 많이 준비했는데.. 담에라도 와. 어?
(하곤 지갑 꺼내 오만원짜리 두 개 주며) 자, 이거 택시 타고.
철민 : 아우 야, 왜 이래 친구끼리.
선우 : 반가워서 그런다, 넣어둬 그냥. 어? (주머니에 찔러 넣어 준다)
철민 : (더이상 마다 않고) 그래, 고맙다. 그리고 이거.. (명함 내민다)
선우 : (받고) 뭐냐? (보면)
#. 명함 인서트 - “영진 청소기 윤철민” 써 있다.
철민 : 실은.. 나 영업 뛰고 있거든. 청소기 판다.
선우 : (당황) 아..그래..?
철민 : 넌 잘나가니까 아는 업장도 많을거 아냐. 소개 좀 시켜줘라. 경기가 안 좋아서 그런지 요새 영 힘드네.
선우 : (당황스러운) 어, 어..
철민 : 실은 지금도 접대 약속이 하나 있어서.. 성과는 없어두 또 안할순 없구..
이게 다 술배다 내가. 관릴 하긴 해야되는데.. (배 만지는)
선우 : (뭐라 할말이 없다) 그렇지 뭐.. 우리도 나이가 있는데..
철민 : 어쨌든 오늘 즐거웠다. 또 보자. (하다) 차비 고맙다. (웃고 가는)
선우 : ..그래.. 잘 가라.. (하며 가는 철민의 모습 보는)
그렇게 보며 서 있는 선우, 뭔가 뒷통수를 한 대 맞은 느낌이다.
저런 친구한테 내가 잘난체를 하고 허세를 부린건가.. 자괴감과 씁쓸함에 그저 멍하기만한데..
쓰레기 봉투를 들고 나오던 봉선(순), 그런 선우를 본다.
씬/52 썬 레스토랑 건물 옥상 (밤)
늦은 밤. 스토커는 제 집 앞에서 바닥에 배를 깔고 잠들어 있고.
씬/53 썬 레스토랑 앞 (밤)
늦은 퇴근에 지친 민수,지웅,준,동철,봉선(순) 나온다.
지웅 : 아~ 피곤타. 솊 동창회 한번만 더 했다간 아주 우리가 몸살 나겄네.
동철 : 그래두 솊이 팁 많이 주셨잖아. 그쵸 수 솊?
민수 : (얼버무리는) 어? 아니 뭐.. 얼마 안돼.
동철 : 에이, 아까 보니까 봉투가 두둑하던데 뭘.
지웅 : 아 뭐든 빨리 먹어요 수 솊. 배고파 뒤지겠어요 진짜.
민수 : 그럼, 간단하게 치맥 어때? 요앞 치킨집 가서..
지웅 : 에게~ 겨우 치킨이요? 이자카야같은데라도 가요. 고생했다고 좋은데 가라 그러셨는데 솊이.
민수 : 야, 그냥 한 소리지 이 시간에 무슨. 대충 먹고 가자. 낼 일 안해? 가자가자. 야, 얼른 가자. (앞장 서는데)
준 : 전 피곤해서 그냥 쉴래요. 가세요. (하며 반대로 가고)
민수 : (뒤 보며) 그래, 가라 쭌. 낼 보자. (서둘러 가면)
봉선(순) : 저기..저도 피곤해서. 많이들 드세요, 낼 봬요. (간다)
남은 동철, 지웅 서로 보며 어이가 없다.
동철 : 저 새끼 저거.. 대충 뭉개고 꿀꺽할라 그러는거지 저거?
지웅 : 두말하면 잔소리, 세말하면 입 아프지 뭐.
동철 : 아으~ 짜친 새끼. 내가 배가 터지는한이 있어도 오늘 치킨 열 마리 혼자 먹는다 내가.
지웅 : 콜. 나도 최선을 다해서 먹으께요. 먹고 닭 되지 뭐 오늘. (하는데)
민수 : (저만치 앞에서) 야, 뭐해? 안와? 그냥 가까?
동철/지웅 : 아뇨~ 가요 수 솊. (말은 부드럽게, 표정은 비장하게 하고 뛰어가는)
잠시 후, 사라졌던 봉선(순) 다시 나타난다. 두리번거리며 주변 살피고는 문쪽으로 다가서 들어가는데..
썬쪽으로 다가서는 발.. 간줄 알았던 준이다.
준, 들어간 봉선(순)을 보며 확실히 뭔가 있구나..직감하는 표정에.
씬/54 썬 레스토랑 홀 (밤)
선우, 씁쓸한 표정으로 물 마시는데.. 이때 들어오는 봉선(순).
봉선(순) : (눈치보며) 솊~
선우 : (대답 없이 물만 마시는)
봉선(순) : 셰엪~~~ 오늘 요리 수업 안 해요?
선우 : (기분 안 좋다) 배운 거 복습이나 해 혼자. (숙소쪽으로 가는)
봉선(순) : (그런 선우 보며 표정)
씬/55 썬 레스토랑 건물 옥상 (밤)
스토커, 제 집에 들어가 자고 있고 선우, 평상에 앉아 캔 맥주를 마시고 있다.
내가 오늘 뭘 한건가..스스로도 어이없고 쪽팔리고..주머니에서 철민의 명함을 꺼내 본다. 기분이 씁쓸하다못해 참담한데..
이때, 먹음직스런 메밀전을 들고 올라오는 봉선(순).
봉선(순) : (올려 놓으며) 손님, 주문하신 메밀전 나왔습니다!
선우 : (본다, 시크하게) 뭐야.
봉선(순) : 메밀 가루가 있길래 좀 부쳐봤어요. 아까 보니까 솊은 별루 먹지두 않던데.. 안주랑 드시라구요.
(포크로 한조각 집어) 자요~
선우 : 아 됐어, 생각 없어.
봉선(순) : 성의를 봐서 좀 먹읍시다, 속 베립니다. (무대포로 들이대면)
선우 : 아 진짜.. (하면서도 할수 없이 먹는데, 의외로 맛이 좋다)
봉선(순) : 어때요? 죽이죠?
선우 : (힐끗 보며) 간은 제법 했네. (슬쩍 더 찍어 먹는다)
봉선(순) : (웃으며, 맥주캔 따는) 역시 솊이 대단하긴한가봐요.
딱 하루 배웠는데 요리 실력이 기냥~ 훅 늘었어 갑자기 훅~ 우와~ (마시면)
선우 : 얼씨구, 갖구 놀다 제 자리에만 놔라. (어이없어 웃으면)
봉선(순) : 웃으니까 더 잘생겨 보이네. 아~ 이러면 나 또 하고 싶어 지는데..
선우 : (놀라) 야 씨! 넌 잘 나가다가 또.. 제발 하고 싶다 그딴 소리 좀 하지마 좀. 내가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너땜에 놀라서.
봉선(순) : 에이~ 뭐 이정도 음담패설에 놀라, 여적 총각도 아닐테구. (하다 멈칫 하며 선우 본다) 설마.. 진짜..? 왜..?
선우 : 야 아니거든. 이게 사람을 뭘루 보구.
봉선(순) : (의심 어린 표정) 아닌거 맞아요? 리얼리? 확실히?
선우 : 야, 아니지 그럼.. 너 진짜 깜짝 놀란다. 많이 혼나 나한테 그러다.
봉선(순) : 쫌 혼내주라구요 그러니까. 제발 혼나고 싶다니까 솊한테?
선우 : 아우~ 발랑 까져가지구 진짜.. 됐다. 아픈앨 델구 뭐래냐 내가.
봉선(순) : 치.. 따지고 보면 안아픈 사람이 어딨어 요즘 세상에. 어쨌거나 웃고 살자구요. 살아보니까 그렇습디다,
인생이라는게요.. 생각보다 길지 않을 수가 있거든요. 하루하루가, 열라, 겁나게 소중하단 얘기지 내 말은.
선우 : 차.. 인생 다 살아본 애처럼 무슨.. (한모금 마시면)
봉선(순) : 따지지 좀 말구요 쫌. 그래서 내 결론은요.. 웬만한건 용서하고, 손해보고, 해피하게 사시라 이거죠 뭐.
용서한놈은 다리 뻗고 자는거거든요, 잘못한놈은 못자도. 안그래요?
선우 : ..
봉선(순) : 뭐 정 열 받으면, 한잔 쭉 마시고, (전 먹는) 맛있는거 하나 이렇게 먹고.
봐요, 금새 행복해지잖아 얼마나 좋아, 아~ 맛있다.
선우 : ..그래. 맞다 니 말이. (한모금 또 마신다. 전도 먹는다)
봉선(순) : 잠깐, 이왕이면 인증샷도. (선우와 붙어 셀카 찍는 * 휴대폰 ppl)
선우 : 야, 뭔 셀카야 촌스럽게. (하면서도 포즈 취해주는)
봉선(순) : (찍고, 보며) 와~ 잘~ 나왔다. (하곤 슬쩍 선우 다리 베고 눕는)
선우 : (힐끔) 뭐냐?
봉선(순) : 분위기도 좋은데 다리 정돈 내주지 오늘은. 썩는것도 아니구.
선우 : ..(하긴.. 슬쩍 모른척 있어준다)
봉선(순) : 술 한잔 했더니 알딸딸 하네. 잠깐만 이러고 있을게요. (하더니 손가락 꼼지락 움직이며 다른쪽 선우 다리 슬쩍 만지작)
선우 : 아 진짜. (손 잡아 떼어 놓고, 그래도 다리는 내어준채로)
봉선(순) : .. (진짜 졸린듯, 꿈뻑꿈뻑)
선우 : (괜히 뻘쭘해) 간은 얼추 맞았는데, 반죽이 너무 묽어. 니 메밀전말야..
청량리에 메밀전 죽이는 집 있는데.. 한번 델고갈게 수업 차원에서.
봉선(순) : (졸린다) ..진짜요..? 언제요..?
선우 : 뭐 암때나. 내일이라도 갈려면 가든지.
봉선(순) : (잠이 확 깬다. 벌떡 일어나며) 진짜 내일! 낼 가는거에요 약속!
선우 : 아 알았으니까 잠 깼으면 일어나. 쥐 나.
봉선(순) : 아, 아니에요. 다시 졸려요. 음냐~ (선우 허리 확 껴안는)
선우 : 야, 놔~ 안놔? 빨리 놔라~
봉선(순) : 음냐~ 솊이랑 한번만 좀 해 봤으면~ (더 꽉 껴안으면)
선우 : 아우 진짜~ 놔~ 놔 쫌~ 놔놔놔~~~ (떨쳐내려는데 안떨어지고)
그렇게 실갱이하는 선우와 봉선(순) 모습에서.. 그 밤이 깊어가며 f.o/f.i
씬/56 다음날/동네 외경 (오전)
씬/57 기사 식당 (오전)
순애부, 천천히 비질 하고 있는데.. 봉선(순) 들어온다.
봉선(순) : 아저씨! (하다 보고 달려와) 아~아저씨. 몸도 안좋으신데 뭐하세요? 주세요, 주세요 얼른.
순애부 : (반갑다) 왔어요? 괜찮아 이 정도는.
봉선(순) : 괜찮긴 뭐가 괜찮아요. 누워 계셔도 모자랄판에.. (안채 보며) 경모 이노무시킨 아직 퍼 자고 있죠.
아~ 잘 좀 하라고 그렇게 얘길 했는데..
순애부 : (피식) 진짜 우리딸 같네..말투도 똑같고..
봉선(순) : (아차싶어) 아니, 너무 한심한거같아서 저도 모르게..
순애부 : (o.l) 괜찮아요, 우리 경모한텐 그런말 해줄 사람이 필요해. (웃는)
봉선(순) : 좀 어떠세요? 장사는 당분간 쉬시지.. 병원에 입원을 하시던지.
순애부 : 아냐~ 병원 답답해서 싫어요 난. 의사 말도 약 잘 먹고, 사브작 사브작 걸어다니면서 운동도 좀 하고,
그런게 낫다고 하고.
봉선(순) : 맞다, 운동. 약수터도 좀 다니시고 그럼 좋은데..
순애부 : 그러게. 바로 뒤에 약수터도 있구만, 그게 쉽지가 않네 맘 먹기가.
봉선(순) : (번뜩 생각 드는) 그럼, 저랑 한번 가보실래요? 약수터?
씬/58 동네 약수터 (오전)
순애부 팔 잡고 약수터 올라오는 봉선(순). 기분 좋다.
봉선(순) : 와~ 그대로네 여긴. 공기 좋~타.
순애부 : 언제, 와 봤었나?
봉선(순) : 에? 아 아뇨..저번에 그냥 우연히 한번.. (둘러대는)
순애부 : 우리 딸 살아 있을때, 아침마다 여기 와서 운동하고 그랬는데..그때 같이 다니자고 그렇게 졸라댔는데..그걸 못해주구..
봉선(순) : ..
순애부 : 참 사람이 어리석지? 뭐든, 지나고 나서 후회를 해. 아가씬 그러지 마.
봉선(순) : ..네..아저씨. (하곤 분위기 바꾸려 나무에 대고 등치기를 한다) 이렇게 하면, 건강에 좋다 그러던데.
아저씨도 한번 해보세요. 재밌다.
순애부 : 그래? 그럼 해볼까? (따라 등치기 해본다)
봉선(순) : (웃으며) 좋죠? 막 건강해지는거 같죠?
순애부 : (웃으며) 그러네.
봉선(순) : 아침마다 저랑 여기 와요. 제가 가게로 갈게요. 콜?
순애부 : (기분 좋다) 나야 좋지, 그래요, 콜! (웃는)
씬/59 썬 레스토랑 주방 (오전)
동철 큰 들통에 토마토 소스 끓이면서 젓고 있고, 지웅은 옆에서 조개 스탁 끓이고 있고.. 준 그 옆에서 채소 볶고 있다.
봉선(순) 식기 정리중이다.
동철 : (소스 젓다 준쪽 보며) 아우~ 어제 치킨을 너무 먹었더니.. 기름 냄새만 맡아도 쏠리네..읍..
지웅 : 저두 어제 무리했나봐요. 아침부터 계속 설사하고..
(하다) 그래도 어제 우리가 최선을 다해서 금일봉에 반 정돈 썼을걸요 아마?
동철 : 그럼. 돈 낼때 새끼 썩은 표정 봤지? 완전 고소하더라. 흐흐.. (좋아하는)
준 : .. (일하는 봉선(순)을 흘깃 보는데)
이때, 민수 들어온다.
민수 : 아침부터 뭔 잡담이야? 똥철이, 웅이. 집중 안할래 니들?
동철/지웅 : 네./네 수 솊. (입 다물고 소스 젓는)
민수 : 똥철이 넌 머리가 왜 그 모양이냐? 주방에서 일하는놈이 머리가 그렇게 지저분해서 쓰겠어?
지웅이, 넌 말 좀 줄여 임마. 애가 은근 말이 많아 그 에너지로 일을 열심히 하란말야~ (누가봐도 트집인데)
선우 : (들어오며) 왜 또 아침부터 잡들이야? 뭐 열 받은거 있어?
민수 : 아닙니다 솊. 애들이 좀 해이해진거같아서..
선우 : 너나 해이해지지마 임마. (하곤) 어제 고생들 했다. 야근 수당 쳐서 줄 테니까 그렇게 알고,
민수. 이거 밖에 걸어놓고. (보드판 주는)
민수 : 아~ 솊. 이건 아니죠. 제 짬밥에 이런 허드렛일을.. (하며 보는데)
보드판에 “오늘의 스페셜-시금치 슈렉 파스타” 씌어져 있다.
선우 : 왜? 준비 안돼 슈렉?
민수 : (좋아서) 아뇨 솊! 이번엔 진짜죠? 진짜 슈렉 스페셜로 나가는거죠?
선우 : 그래 임마, 맘 변하기 전에 내 놔! (하다 봉선(순)과 눈 마주치면)
봉선(순) : (친한척하느라 웃어 보이는)
선우 : 큼! (헛기침 하고) 아침에 밀가루 들어왔지? (뒷뜰로 나가는)
준 : (그런 두 사람 기류를 눈여겨 보는)
민수 : 앗싸, 오늘은 진짜 하는구나 내 슈렉. (좋아라 나가면)
동철 : (보며) 어떻게 보면 여우고, 어떻게 보면 바보고.
슈렉이 지 개발메뉴래도 그거 나간다고 월급 더 주는것도 아닌데, 저렇게 좋을까.
지웅 : 바보여우지 뭐. 그래도 그게 나름 매력이에요 그치? (얘기 하는데)
준 : (봉선(순)에게 다가간다) 나봉선, 나 좀 잠깐. (나가는)
봉선(순) : ? (보는)
씬/60 썬 레스토랑 휴게실 (오전)
봉선(순) 들어오면, 준이 기다리고 서 있다.
봉선(순) : 왜? 뭔데?
준 : (본다) 너..솊하고 뭐 있냐 혹시?
봉선(순) : 에? 있긴 뭐가 있어?
준 : 그럼 너 왜.. (하다) 아니다, 내가 뭔 상관이냐..근데.. (보며) 괜히 혼자 상처 받고 그러진 마라, 등신같이. (하곤 나간다)
봉선(순) : (보며) 뭐래..? 뭔진 모르겠지만 가끔 열라 멋있단말야.. 아..쟤도 양기남이면 참 좋을텐데.. (입맛 오로록 다시며 나가는)
씬/61 까페 (오전)
선우모, 기다리고 있는데.. 서빙고가 씩씩거리며 온다.
선우모 : 왜 이렇게 늦었어? 나 한참 기다렸잖아~
서빙고 : 전화 받구 30분만에 왔거든 썩을. 내가 자기 애인이니? 왜 시도때도 없이 불러내구..
(둘러보며) 여긴 또 커피 한잔에 얼마하는데야 또. 어짜피 오줌으로 다 나갈걸 아깝게시리.
선우모 : (깔깔깔) 뭐야~ 자기 너무 재밌어. 매력있다 진짜~
서빙고 : 얼레? 왜 자꾸 나한테 반하구 지랄이래?
선우모 : 그러게, 나 사람 한번 좋아하면 엄청 집착하는데, 클났다 자기.
(하다) 뭐할래? 아이스 아메리카노 괜찮지? 주문한다. (하곤 간다)
서빙고 : 나 캬라멜마끼아또 좋아하는데 썩을.. 붙으라는 돈은 안붙구 어서 엄한 백치교수가 친구라고 붙어설랑은 에이.
(앞의 물 마신다) 이게 다 그 처녀귀신년 때문 아냐, 대체 어디 가 숨어 콧뵈기도 안뵈고 진짜..
(하다) 근데 느낌이 요상하단 말야. 바로 근처에 숨었는데 내가 뭔가 놓치고 있는거 같이 찝찝하니 이게..
(하며 추리해 보는데)
이때, 까페 문이 열리며 문의 종소리가 울린다. “딸랑~!”
서빙고 : ! (보고 표정)
씬/62 썬 레스토랑 뒤뜰 (낮)
창고 검수하고 나온 선우. 주머니에서 명함 꺼내 잠시 망설이다가 핸드폰으로 전화하는.
철민(F) : 네, 윤철민 입니다.
선우 : 철민아. 나야.. 선우.
철민(F) : (뜻밖이란듯) 어, 선우야.. 웬일이야?
선우 : 아니 그냥..저기..어제 말한 너 청소기말야..내가.. (하는데)
철민(F) : (o.l) 선우야, 그거.. 못 들은걸루 해라 그냥.
선우 : 어?
철민(F) : 안그래도 집에 가서 후회했어 나. 딴사람은 몰라두 너한테 그런 부탁 하는건 아닌데.. 나도 양심이란게 있어야지..
선우 : ..아냐. (짠해지는) 생각 바뀌면 전화해라, 소개해줄덴 많으니까.
철민(F) : 그래..고맙다..
선우 : ..그래, 그럼 수고해. 끊는다. (끊으려는데)
철민(F) : (o.l) 선우야.
선우 : 어?
철민(F) : ..미안했다..예전에..
선우 : (가슴이 뭉클하다) 아냐 임마, 다 옛날인데 뭐..열심히 살아라. 끊는다. (끊고는 한참 본다. 이제사 마음이 홀가분한듯한데)
봉선(순)이 찜통 들고 나오다 선우를 본다.
봉선(순) : 솊, 여기서 뭐해요?
선우 : 어? 어, 창고 좀 보느라구. (들어가려는데)
봉선(순) : 솊! 어제 약속한 메밀전, 안 까먹었죠?
선우 : 안까먹었어 걱정 마. (하곤) 잠깐 집에 들렀다 갈거니까 퇴근하구 사거리 정류장 옆에서 기다려. 픽업해 갈테니까.
봉선(순) : 앗싸, 충성! (하곤 음흉한 웃음 지으며..off) 디데이로구나!
씬/63 동네 전경 (밤)
어느새 어둠이 짙게 깔리고..오가는 사람도 드문드문해진..
씬/64 썬 레스토랑 건물 창고방 (밤)
퇴근하고 올라온 봉선(순), 짐가방을 뒤진다.
봉선(순) : 아~ 심하네 얘 진짜. 아니 뭐, 걸친만한 옷이 하나는 있어야지.. 이게 옷이야 푸대자루야.. 차..
(옷 하나 꺼내서 몸에 대 본다) 안돼, 이걸룬. 오늘은 내가 뭔 짓을 해서라도 솊을 자빠뜨려야되는구만..가만 있자..
(옷을 가만히 본다)
(컷)
/가위를 들고 라운드 티를 브이자로 잘라 훅 파이게 하는 봉선(순).
/눈 질끈 감고 청 테이프로 다리 제모도 하고
/스프레이 방향제 찍~ 몸에다 뿌려보곤 냄새 맡아보고 만족스러운
씬/65 거리 (밤)
리폼한 옷을 입고, 한껏 멋을 낸 봉선(순), 걸어간다. 나름 설레는지 깡충깡충 뛰며 가는.
씬/66 거리 일각 (밤)
선우, 이미 차 세워놓고 기다리고 있다.
선우 : (핸드폰 열어 시간 보곤) ..아..얜 왜 이렇게 안와.. 진짜 데이트도 아니고, 내가 절 기다려야 돼? 하 참.. (두리번 보는)
씬/67 거리 (밤)
봉선(순), 쇼윈도에 제 모습 확인하곤 만족스럽게 웃다가 잠깐 몇시지? 핸드폰으로 시간 확인하고는 놀란다.
봉선(순) : 어어, 늦었다.. 아~ 솊 또 지랄지랄 짜증낼텐데..빨리가자 빨리.. (가다가 헉! 놀라 멈춰 선다)
서빙고 : (봉선(순) 앞을 막아서곤 봉선(순) 노려보는)
봉선(순) : (놀랐지만 애써 시치미 떼며) 아..누, 누구시더라..?
서빙고 : 발연기하지마 년아. 너 그 몸에 빙의해 있는거 다 알어.
봉선(순) : 예? 무, 무슨 말이신지..그럼 전. (가려는데)
서빙고 : (다시 막으며) 안속는다구 년아. 니가 상습적으로다 그 몸에 들락날락 하는거, 다 눈치깠어 년아.
가만히 생각해봤더니..내가 걸 놓쳤더라구. 썬이라 썸인가 갔을때마다 들렸던 그 종소리, 그 주방 보조,
음기랑 양기랑 묘하게 섞여있던 그 식당 기운..
봉선(순) : ! (들켰구나) 어, 언니..
서빙고 : 언니는 무슨 썩을. 등잔밑이 어둡다고 코 앞에 니 년을 두고 말야..
내가 엄한델 얼마나 헤매고 다녔는지 알어 년아?! (하는데)
봉선(순) : 어머, 안녕하세요? (인사하는척하곤 줄행랑치는)
서빙고 : 이, 이년이..너 거기 안서? 오늘은 안놓쳐 년아! (쫓아간다)
씬/68 거리 일각 (밤)
계속 봉선(순) 기다리고 있는 선우. 차 유리에 이물질 발견하고, 침 묻혀 손으로 비벼 닦는.
씬/69 거리 (밤)
도망가는 봉선(순), 바짝 그 뒤를 쫓는 서빙고.
봉선(순) : 아씨, 미치겠네. 이러다 잡히겠다 씨!
뛰어가던 봉선(순), 먼 발치 보면..선우가 서 있는거 보이고.. 서빙고 손 뻗치면 손 닿을듯말듯 가까이 쫓아온.
봉선(순) : 에이 띠기럴~ 안되겠다..!
다급해진 순애, 봉선 몸에서 스스로 뛰어 나오고.. 지나가던 버스 속으로 훅 뛰어든다. (C.G)
서빙고 “저런~ 저 년이 또~!” 하며 손 들어 택시 잡아 탄다.
봉선, 어리둥절해 두리번거리며 서 있다가.. 멍한채로 다시 길을 걸어간다.
선우, 차 유리를 닦다가 걸어오는 봉선을 본다. 봉선, 걸어오다가 선우를 보고 멈춰선다.
씬/70 버스 안 (밤)
황급히 올라 탄 순애, 버스 뒷 창으로 보면.. 마주선채 서로를 보고 있는 선우와 봉선이 보인다. 점점 멀어져 가는 순애.
씬/71 거리 (밤)
마주 선채 서로를 보는 봉선과 선우의 모습에서.. 6부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