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지금 어디쯤인가?
습자지처럼 푸른색이 번지는 풀밭에서
내 사랑도
스미는 법을 연습중인데
신발의 굽을 떼어버리고 슬금슬금 다가오는 봄바람처럼
아프지 않게 스며들기
새풀 돋아나서 걸어 온 발자국 지워주는 풀밭처럼
감쪽같이 숨어들기
더 더욱 조심할 일은
꽃이 떨어지는 소리에도 놀래 도망가는 당신
나를 보고 도망가지 않게
낮게 엎드려 숨죽이고
그대 잠들 때까지
기다리기
잠든 그대 가슴에다 몰래
띠불 놓기
굽어진 언덕을 따라 번지던
띠불 바라며
산불로 일어서는 사랑 꿈꾸기
첫댓글 요즘 산불이 너무 자주 일어나기에 띠불...하니 섬뜩 하게 다가오는군요. 어릴적 뚝방길에 띠불을 놓고 놀던 대가 생각이 나네요
시의 색감이 선명하군요 띠불...꽃과 뱀의 화가 천경자씨의 그림 한 폭이 연상되는 시 같기도 합니다. 화려한 문신을 새기고 꽃밑에 똬리를 틀고 있는 꽃뱀의 띠불...지독한 사랑!
조용히 스미다 어느 순간 가슴이 띠불이 된 사랑이.....추수이후 허망한 상처로 홀로 타는 들불이 되었습니다
성천 시인님 다수님 아해님 반갑습니다 휴일 잘 보내셨는지요? 불길은 어디에도 탄다고 하니까요 아해님 그 불길 아직 놓지 마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