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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학급문집이 나갈 방향
안산 석호초등학교 교사 이영근
1. 참사랑땀 문집
참사랑땀: 우리 반 이름이다. 참사랑땀 반이라는 이름으로 스물세 번째 제자들을 만났다. 2기부터 5기까지는 학생들 수업 결과물이나 글을 홈페이지(누리집)로 CD를 만들었다. |
참사랑땀 반에서 문집을 내기 시작한 건 6기(2004년 2월 졸업) 때였어요. 이주영 선생님께서, “영근 샘, 문집을 내 보지 그래?” 하는 말씀에 내기 시작해 계속 내고 있어요. 2022년 참사랑땀 23기 2학기 문집이 제38호였어요. 참사랑땀 문집 이름은 <참사랑땀 발자취>예요. 낼 때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일기, 글똥누기, 시가 된 글똥누기, 시로 여는 아침, 글쓰기, 우리 모습(사진), 징검다리(날마다 쓰는 학급살이 기록), 학부모 편지’ 같은 내용이에요. 200쪽에서 300쪽 남짓 책이며 돈은 만 원에서 이만 원 남짓이에요. 학교 예산으로 하거나 학생들이 내어 만들었어요.
2022년 10월 교대생들이 여는 행사에 강의로 간 일이 있어요. 행사를 마치는데 대학생이 인사하며 문집을 내밀어요. “선생님, 저 00예요.” “00?” “네. 저 10기 00예요.” 가져온 건 의왕초 1학년 때 낸 네 번째 문집이었어요. 학기마다 두세 권씩 냈거든요. 문집을 잠시 보며 그때를 떠올려요. 같은 반 동무들이 00 모습을 그린 그림도 있어요. “사진은 없더나?” “사진 있는 문집도 있는데 이거 가지고 왔어요.” “아, 그래? 니 참 야무졌는데.” 이 말에 00가 갑자기 눈물을 보여요. 몇 번이고 눈물을 훔쳤어요. 헤어지고 학급누리집에서 사진을 찾아 보냈어요.
선생님 안녕하세요~ 오늘 오전에 뵈었던 참사랑 10기 000입니다. ㅎ 참교육배움터 행사 기획을 시작할 때부터 꼭 선생님을 연사님으로 모시고 싶었어요! 제가 초등학교 교사로 진로를 선택했을 때부터 선생님과 추억을 생각하지 않은 적이 없었습니다. ㅎ 오늘 선생님의 강연을 듣는데 지금의 제 생각에 응원과 위로를 얻었어요. 정말 의미있고 따뜻한 강연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 꼭 다시 뵙고 싶어요! (2022.10.01.) |
2. 학생들에게 묻다.
제가 맡은 꼭지(21세기 문집이 나갈 방향)를 받고, ‘21세기 문집, 문집이 나아갈 방향, 미래 문집, …….’ 같은 생각만 했어요. 도저히 발표 방향을 잡지 못하겠어요. 갈수록 과학 기술이 발전하니 문집을 만드는 방법, 문집이 나오는 틀이 달라질 거예요. 이렇게 발전한 기술로 바뀔 문집을 거듭 그려보지만 또렷하게 잡히지 않아요.
현재는 모든 과거의 필연적인 산물이며 모든 미래의 필연적인 원인이다. 현재에 열중하라. 오직 현재 속에서만 인간은 영원을 알 수 있다. - 괴테 |
이제껏 우리 반에서 나온 문집들을 살펴요. ‘그래. 문집을 함께 만들고 본 제자들에게 묻자. 5년, 10년, 15년이 지난 지금(문집을 받을 때로 돌아가 보면 오늘은 미래이니), 문집은 어떤 뜻매김을 할 수 있는지, 앞으로 참사랑땀 반에서 문집은 계속 나와야 하는지 묻자.’ 그러며 지난 6기부터 23기까지 학생들에게 묻기로 해요. 모든 학생들 연락처가 있지는 않아요. 제 전화기에 저장되어있는 학생, 학부모에게 카톡을 하나하나 보내요.
안녕하세요. 영근 샘입니다. 영근 샘이 학급문집을 주제로 정책토론회에서 발표합니다. 이에 <참사랑땀 발자취> 학급문집으로 제자 여러분 생각을 여쭙니다. 이 글을 받는 분이 제자가 아니라 학부모이시라면 아이에게 의견을 물어 답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이렇게라도 똑똑, 하고 인사드릴 수 있어 좋습니다. 건강과 행복을 빕니다. 고맙습니다. 영근 샘 드림 설문 참여 - https://forms.gle/ETgjRyeiAVouknxN9 (2023년 7월 19일, 수요일) |
3. 21세기 학급문집의 방향, 그 길을 학생들에게 듣다.
기수 | 학교 | 학년-반 (년도) | 기수 | 학교 | 학년-반 (년도) | 기수 | 학교 | 학년-반 (년도) |
1 | 도장초 | 6-5 (1999) | 11-6명 | 상록초 | 6-5 (2009) | 21-6명 | 둔대초 | 3-1 (2020) |
2 | 6-5 (2000) | 12-5명 | 6-5 (2010) | 22-5명 | 3-1 (2021) | |||
3 | 2-3 (2001) | 13-4명 | 6-5 (2012) | 23-4명 | 3-1 (2022) | |||
4 | 5-4 (2002) | 14-5명 | 군포 양정초 | 5-3 (2013) | 기수 확인 안 됨 – 7명 모두: 103명 참가 [참고] 1기~5기: 문집을 내지 않고 앨범을 냈음 | |||
5 | 4-2 (2003) | 15-7명 | 5-3 (2014) | |||||
6-5명 | 의왕초 | 6-3 (2004) | 16-9명 | 5-3 (2015) | ||||
7-5명 | 6-3 (2005) | 17-1명 | 4-6 (2016) | |||||
8-2명 | 1-8 (2006) | 18-4명 | 4-6 (2017) | |||||
9-4명 | 1-9 (2007) | 19-7명 | 4-6 (2018) | |||||
10-5명 | 1-6 (2008) | 20-10명 | 둔대초 | 3-1 (2019) |
가. 문집은 가지고 있나?
가지고 있다 | 잊었다 |
94명 (91.3%) | 9명(8.7%) |
7기 - 1명 | |
11기 - 1명 | |
12기 - 1명 | |
13기 - 2명 | |
15기 - 2명 | |
17기 - 1명 | |
18기 - 1명 |
나. 문집을 보나?
학급문집(참사랑땀 발자취)을 가끔 보나요? 본다면 언제, 어떤 내용을 보나요? 볼 때 어떤 생각이 드나요? |
문득 초등학교 시절이 궁금해질 때 거의 유일하게 남겨져 있는 기록인 학급문집을 찾아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순수하고 색다른 시각과 표현력을 가진 시절의 내 생각을 다시 들여다볼 수 있는 기록이 남아 있다는 게 좋은 것 같습니다. |
어릴 때 생각 나면 사진첩 꺼내 보듯 찾아봅니다. 주로 사진을 보는 것 같습니다. |
매일 봅니다. 추억, 행복, 예전의 친구들 기억이 나요. |
삶을 돌아보며 추억하고 싶을 때 봅니다. 주로 동무들과 함께 있는 사진을 보고, 시간이 많이 지났음에도 추억할 수 있는 기억과 여유가 있음에 감사합니다. |
나의 예전 모습이 보고 싶을 때, 내가 썼던 일기 내용이나 글똥누기를 주로 본다. |
가끔 눈에 보이면 보는데 사진이랑 내가 어릴 때 쓴 시 들은 종종 읽고 그때 내가 이런 시를 적었구나, 하고 많은 생각이 들고 어렸을 때 내 모습을 보니 와, 라는 생각? 되게 뭉클하고 추억이 책 한 권에 나와 있어서 친구들이랑 우리 저 때 저랬어, 라고 얘기도 많이 하며 버리지 않고 간직하며 보고 있습니다. 추억을 책 한 권에 담으니 잊을 수 없고 더 생각이 잘 나서 소중히 여기고 있습니다. |
가끔 초등학교 때 내가 뭐 했는지 추억을 회상하고 싶을 때 보면 내가 어릴 때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살았구나를 느끼며 기분이 좋아져요. |
영근 샘과 재밌게 보냈던 시절이 이따금 생각나면 찾아봅니다! 아이들이 쓴 글똥누기 중 발췌한 것들을 찾아봐요! 볼 때마다 추억이 새록새록하고 그때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지금은 23살이 되어 바쁜 삶을 살고 있지만, 학급문집들을 보면 어린 시절로 다시 돌아가는 느낌이 들어 참 좋습니다. |
초등학교 시절을 추억하고 싶을 때 봅니다. 저를 돌아보며 위로를 받곤 합니다. |
하루가 끝나고 센치할 때 생각나서 봅니다. |
정말 가끔! 들여다본다. 내가 어릴 때 이런 생각을 했었구나 싶고 지금은 소장하고 싶은 추억이다. 엊그제 때마침 들여다볼 일이 있어서 우연히 읽었다가 일기 내용이 너무 웃겨서 한참 웃은 기억이 있다. |
가끔 책상 정리하다가 봅니다. 손에 잡히는 대로 펼쳐진 페이지들 위주로 보다 보면 이런 친구도 있었구나, 하면서 같은 반 친구들 이름이 떠오르기도 하고 난 그때 어떤 글을 썼나 생각나기도 합니다. |
가끔 삶이 힘들고 지칠 때, 순수했던 저의 모습이 그리울 때 펼쳐보곤 합니다. 특히 제가 직접 쓴 글똥누기보다도 부모님이 저와의 생활을 담은 글을 읽을 때 그 당시 제가 알지 못했던 부모님의 마음과 시선을 알 수 있어 그 글들에 비롯된 사랑을 느낍니다. 그래서 실제로 저는 마음에 드는 문집은 직접 스캔해 그 시절이 그리울 때마다 가끔 사진으로 보곤 합니다. :) |
그때의 추억들이 생각나 그때로 돌아가는 듯한 느낌을 받고 모두 그리워지기도 하고 힘들 때 가끔 보게 되면 행복해지는 마음에 힘을 얻기도 합니다☺️ |
19기 때 친했고 아직까지도 친하게 지내고 있는 친구들과 연락하면 가끔 영근 샘 이야기와 친구들 이야기, 당시 했던 여러 가지 기억에 남는 활동들을 주로 이야기하게 돼요. 그러다가 문집을 펼쳐보면서 다시 이때로 돌아가고 싶다며 예쁜 추억들을 다시 회상해요. |
가끔 식탁에 앉아있을 때 앞에 책장에 책 표지를 보다가 이게 보이면 가끔 읽는다, 일기 내용, 내 맞춤법도 그렇고 표현이 살짝 창피하고 귀엽다. ㅋ 다른 애들 일기 보다가도 예전 생각이 나서 즐겁다. |
다. 앞으로 학급문집은 계속 나와야 하나?
나오면 좋겠다. | 안 나와도 된다. |
100명 (97.1%) | 3명(2.9%) |
15기 - 1명 | |
13기 - 1명 | |
기수 알 수 없음(3-1) - 1명 |
라. 학급문집이 계속 나와야 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학급문집이 앞으로도 나와야 한다면 그 까닭은 무엇인가요? |
시간이 지나 커가면서 예전의 내가 궁금해질 때가 있는데 사진으로 만으론 예전의 나의 생각과 내가 어떻게 지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어서 문집이 필요한 것 같다. |
추억이라는 걸 클수록 기억을 하기 어렵고 새로운 추억들이 계속 생기니까 잊어버릴 수 있고 사소한 추억들은 바로 잊으니 생각도 안 나는데 책은 읽을 수 있고 볼 수 있고 내가 잊어도 책이 기억하니까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아이들이 나중에 커서 저처럼 참사랑땀 발자취를 읽어보며 추억할 수 있게 될 걸 생각하면, 정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추억은 되돌릴 수 없는 소중한 것이니까, 이렇게 책으로 남겨놓는다면 언제까지나 펼쳐볼 수 있는 기억이 되니까요. |
뭐든지 기록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슬픈 일이든 즐거운 일이든 시간이 지나면 추억으로 남는데 사람의 기억력은 한계가 있어 전부 기억하지 못합니다. 기록하지 않으면 추억하지도 못하게 되기 때문에 앞으로도 학급문집이 나와서 각자의 유년 시절을 추억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학급문집은 당시의 아이들에게는 뿌듯함을 선물해주고, 시간이 지난 후의 아이들에게는 추억과 위로를 선물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 |
힘들 때 위로와 웃음을 찾기 때문 |
아이들이 속에 담고 있는 생각을 글로 표현하고 서로 공유하는 경험이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글을 쓰고 시를 쓰고 문집에 그림을 그려 넣기도 하며 또 그걸 하나로 모은다는 과정에서 효능감도 생기고 최대한 소외되는 친구들 없이 반의 단합력이 올라갔던 것 같아요. 또한 일기는 나의 일상 위주지만 학급문집은 나중에 보았을 때에 이때 우리 반에 이런 친구도 있었지, 이런 일도 있었지, 하며 잊었던 어린 날의 추억을 되새기는 데에 정말 좋은 자료입니다. |
그 당시에는 필요성을 많이 못 느끼지만 성인이 되고 보게 되면 학급문집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
청소년기에 글을 쓰는 것이 굉장히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 어떤 것보다도 소중한 추억이 되는 것 같아요. |
항상 참사랑땀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건 큰 행운이라 생각했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다시 오지 않을 자신의 어린 시절을 추억할 수 있는 무언가를 가질 기회가 생기면 좋겠습니다. |
자신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성찰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에 |
스마트폰이나 카메라가 발달하면서 어린 시절의 추억이 아날로그로 기록되는 건 더욱이 사라지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클릭 한 번으로 많은 정보를 보고 지울 수 있는 시대에서 책장 한 칸을 다 채울 만큼 많은 1년의 기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아주 값진 일입니다. 나뿐만 아니라 함께 놀던 친구들의 삶과 부모님의 삶, 그리고 선생님의 삶까지 녹아있는 이 문집을 보다 보면 거의 20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게 그때의 추억이 떠오릅니다. 모든 이를 기분 좋게 추억할 수 있고 어린 시절 나를 잊지 않을 수 있는 문집이 있음에 매번 감사함을 느낍니다. 또한 그 당시 문집에 넣기 위해서는 쓴 글똥누기를 원고지에 매번 옮겨 써야 했는데, 처음에는 원고지의 법칙이나 글씨체를 전혀 신경 쓰지 않다가 제 글이 책으로 나온 경험을 한 이후부터 이를 신경 쓰고 더 올바르게, 더 보기 좋게 글을 쓰기 위해 글씨체와 원고지 기법을 공부하고 연습했던 것이 기억이 납니다. 실제로 전 이 경험으로 예쁜 글씨체를 가질 수 있었고 훗날 대학 입시를 위해 원고지에 글을 쓸 때에도 수월하게 글을 쓸 수 있었습니다. 직접 글을 쓰기보다는 휴대폰 자판을 치는 것이 익숙해진 아이들에게 이런 연습과 경험은 단언컨대 너무나 중요한 미래 자산으로 남을 것입니다. |
학급문집을 발간하는 과정이 어릴 때의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
더불어 개인적인 의견으로, 일기와 시뿐만 아니라 특정한 주제를 가지고 공동으로 진행한 활동에 대한 소감(독서토론이나 모둠별로 진행하는 특별활동 등)들도 모아서 수록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
당시에는 조금 힘들었기도 했지만 지금 생각하면 하나하나 너무나도 좋은 추억이고 지금도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계속 학창 시절 가장 좋았던 해로 남을 것 같아서 앞으로도 많이 학생들이 저처럼 느끼면 좋을 것 같아서 참사랑땀 발자취는 계속 나와야 한다. |
지금도 생각나는데 그때 반 친구들과 한마음으로 뭉쳐서 문집을 만들고 무언가 해내고 있다는 마음을 받았습니다. |
영근 샘과 함께한 추억이자 학급의 정체성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
시대가 많이 지났고 아이들이 생각하는 방식과 내용도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비록 얼마 되지 않는 사람들만 이러한 추억을 간직하며 소중히 한다 해도, 누군가에게는 인생을 바꾸는 기억이 될 수 있기에 문집은 계속 나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참사랑땀 문집으로 많은 학생들(103명) 생각을 들을 수 있었어요. 문집을 보는 학생이 94명으로 91.4%예요. 생각보다 많은 학생들이 문집을 보고 있어 놀랐어요. 문집을 보며 학생들은 추억을 떠올려요. 웃음이 나고 행복하다고 해요. 무엇보다 힘들 때 문집을 보면 위로가 된다고도 하네요. 학생들이 살아가는 데 큰 몫을 하는 문집이에요. 그러기에 ‘문집은 계속 나와야 하는가?’ 하는 물음에 100명(97.1%)이 그렇다고 해요.
이번 설문 결과를 보며, 앞으로도 문집을 계속 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또 이렇게 학생들이 좋아하고 학생들에게 좋은 문집을 더 많은 선생님들이 내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아래와 같은 게 되면 좋겠죠. 이는 사실 문집이 아닌 다른 어떤 ‘무엇’을 하려 할 때도 필요충분조건이라 할 수 있어요. 또 뭐가 있을 거예요. 선생님 처지에 따라 더 나오는 게 마땅해요.
첫째, 학교에서 예산을 지원해야 해요. 문집을 내는 데는 돈이 들어요. 학생들 수만큼 내야 하니 생각보다 많이 들어요. 이를 교사 스스로 해결하기에는 힘이 들어요. 조심스럽기도 하죠. 학교 예산으로 문집비를 지원할 수 있어야 해요.
둘째, 문집을 만드는 데 필요한 힘과 시간을 낼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해요. 문집을 내는 때는 학기말이나 학년말이에요. 성적과 업무 처리로 바쁠 때예요. 문집을 내기 위해서는 성적은 꼭 해야 하는 것이니 업무가 조금 더 줄어야 해요.
셋째, 교육과정에 들어가거나 운영이 유연해야 해요. 문집 만들기를 수업으로 하면 좋아요. 국어나 실과 교육과정에 문집 만들기가 들어가면 돼요. 아울러 문집을 만들기 위해 교육과정 운영이 유연해야 해요. 교사가 문집 만드는 시간을 낼 수 있어야 해요. 학년마다 학기말 국어 단원에 ‘겪은 일 쓰기, 마음을 나누는 글 쓰기, 글 고치기, 신문 만들기 따위’, 고학년은 실과나 창체에서 ‘정보기기 활용해 정보입력과 편집 과정 따위’로 문집과 연계할 수 있어요.
제가 선생을 마칠 때 뭐가 남을까, 하고 생각해봐요. ‘학급문집’이에요. 가득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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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발제문에서 빠진 마지막 물음은 ‘하고픈 말이 있다면 써 주세요.’였다. ‘사랑, 안녕, 건강, 고마움’ 같은 말이 가득하다. 그것에서도 몇 곳을 뽑아서 이 기록에 보탠다. + 상록초에 계실 때 찾아뵈었는데, 그때가 마지막인 것 같습니다. 저는 작년 30살에 결혼을 하고 글로벌 광고 대행사에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선생님 덕분에 바르게 자란 것 같습니다. 초등생 시절 즐거운 추억을 많이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영원히 초등생들에게 행복하고 좋은 추억 남겨주세요 + 전 아직도 영근 쌤 집에서 반 친구들과 놀던 일과 비가 오면 학교 운동장에 나가 자갈길을 걷고 입을 벌려 비 맛을 보고, 진달래꽃을 처음으로 먹어보기도 하고, 아카시아 꽃으로 파마도 해보던 일들을 기억합니다! 어렸을 때는 낯을 많이 가리고 부끄럼 많은 성격이었어서, 좀 더 즐겼으면 좋았을 걸,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 졸업한 지 벌써 20여 년이나 지나서, 사실 지금까지 영근 샘이 아이들을 그때 같은 열정과 체력으로 가르치실 수 있나 염려스럽기도 하고 아직까지도 열심히 교직에서 힘써주신다니 감사한 마음도 드네요. 학창시절에 영근 샘 같은 담임선생님을 만날 수 있다는 건 정말 큰 행운입니다. 저희 때랑은 또 달라서 갈수록 아이들이 아이답게 자라기가 힘든 세상인데, 가능한 많은 친구들이 영근 샘 같은 담임선생님을 만나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 돌아가신 어머니가 제일 좋았었던 선생님이 영근 쌤이라고 말씀해 주셨어요. 기타를 쳐주시며 노래를 같이 부르고 비가 오면 비 맞으러 뛰어나가고 태풍 온 뒤 산을 둘러보고 쑥을 캐던 그때가 정말 그립고 좋았습니다. 많은 가르침을 얻었고 가장 순수하게, 어린아이답게 뛰어놀 수 있었던 값진 경험을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이제 저는 징그럽게 많이 커서 벌써 26살입니다ㅎ 연락 드리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나와서.. 이렇게나마 연락을 남깁니다. 그때의 제자인 저는 잘 지냅니다! + 사실 그 당시 선생님께 그렇게 예쁨 받는 학생은 아니었지만, 체육 시간에 밖에서 군만두 구워 먹고 반에서 고구마 쪄주시고 했던 게 아직까지 기억에 남습니다. 근처 산에 등교 전에 맨발로 같이 올라갔던 것도 기억나요. 선생님께 잘 보이고 싶어서 글도 되게 열심히 써가고 기타도 배우겠다고 그랬었는데 잘 되지는 않았어요. 둘 중 하나라도 잘해서 유독 선생님 관심을 받는 학생들이 부럽기도 했었습니다. 그래도 기타를 보면 종종 선생님이 생각나고 학창시절 기억나는 일을 떠올려 보면 초6 때가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 항상 평등하고 안전한 교실을 만들고 힘 쎈 아이, 약한 아이 모두 보호하기 위해 늘 열정으로 보듬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 최근엔 진로 문제로 크게 고민에 빠져 있어요. 평소 이런 고민에 빠졌을 때 영근 쌤 생각이 많이 났었어요. + 선생님 기억하실지 모르겠는데 9기였던 김예원이라고 합니다. 지금 전 춤을 추고있는데 그때의 글들과 경험들이 많은 힘이 되어요. + 저도 옛날에 애기들 영어 과외 일 했는데 저는 절대 선생님처럼은 안되더라고요. + 흐릿했던 초등학교 기억 중 유일하게 또렷이 기억 나는 의왕초 1학년 8반 참사랑 8기, 저는 지금도 그때가 그리워 가끔씩 문집을 찾아보고 심지어는 신동엽의 있다 없다 영상까지 찾아서 본답니다!ㅋㅋㅋ 그때도 지금도 영근 샘은 저에게 인생 최고의 선생님이세요. 함께 아침 산책을 하며 진달래 꿀을 따먹고 선생님의 기타 소리에 맞춰 내 똥꼬 노래를 부르던 그때가 그립습니다. + 4학년 첫날이 먼저 떠오르는데, 그때 처음 선생님 뵈었을 때 조금 무서운 느낌이 쪼금 아주 조금 있었는데 그때 당시에는 점점 기억 속에 좋은 기억만 생겨 채워져서 첫 만남 때 기억은 희미했었는데 첫 만남은 지금이 더 잘 나는 것 같아요ㅎ 언제나 저희들을 밝고 친구처럼 재밌고 장난도 좀 치고 행복하게 한 학년을 보내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 제가 이런 말을 해도 될까 싶습니다만, 제 인생에 가장 뜻깊고 행복했던 학년이었습니다. 그때 배웠던 노래들로 현재 부모님과도 말이 통하고 있어요^^. + 시와 노래, 기타와 음악을 선생님을 통해서 배우고, 꾸준히 음악을 가져가다 보니 저는 현재 회사 통해서 밴드 팀도 하나하고 있고, 음향 엔지니어로도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음악을 업으로 삼게 될 지는 정말 몰랐는데요ㅋㅠㅜ. 음악의 시작을 뜻있고 좋은 시들과, 포크송으로 시작할 수 있게 해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ㅎㅎ + 영근 신이 그리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