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장에는 하나님의 예언이 실현되는 장면이 묘사됩니다. 이스라엘과 블레셋이 전투를 벌였는데 이스라엘이 크게 패해서 4,000명의 군사가 전사했다고 본문은 말합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법궤를 전쟁터로 모시고 옵니다. 3~5절을 보겠습니다.
3 이스라엘의 패잔병들이 진으로 돌아왔을 때에, 장로들이 말하였다. "주께서 오늘 우리가 블레셋 사람에게 지도록 하신 까닭이 무엇이겠느냐? 실로에 가서 주의 언약궤를 우리에게로 모셔다가 우리 한가운데에 있게 하여, 우리를 원수의 손에서 구하여 주시도록 하자!"
4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이 실로로 사람들을 보냈다. 그들이 거기 그룹들 사이에 앉아 계시는 만군의 주의 언약궤를 메고 왔다. 하나님의 언약궤를 가져올 때에 엘리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도 함께 왔다.
5 주의 언약궤가 진으로 들어올 때에 모든 이스라엘 백성이 땅이 진동할 정도로 크게 환호성을 올렸다.
언약궤, 즉 법궤는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합니다. 본문에 나오는 그룹은 법궤를 지키는 수호천사인데, 법궤의 뚜껑위에 조각상으로 붙여져 있습니다. 법궤가 들어오자 이스라엘군의 사기는 크게 올랐고 블레셋은 두려움에 떨었다고 본문은 말합니다. 그러면 전투의 결과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10~11절을 보겠습니다.
10 그런 다음에 블레셋 사람이 전투에 임하니, 이스라엘이 져서 제각기 자기 장막으로 달아났다. 이스라엘은 이때에 아주 크게 져서, 보병 삼만 명이 죽었다.
11 하나님의 궤를 빼앗겼고, 엘리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도 이 때 전사하였다.
삼만의 군사가 죽고 법궤까지 빼앗겼고 엘리의 두 아들도 죽었답니다. 어떻게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걸까요? 법궤는 하나님의 임재를 상징합니다. 하나님께서 그 전투를 직접 지휘하신다는 것을 뜻하지요. 그런데도 졌다는 것입니다.
모세오경을 강해할 때도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본문의 하나님은 이번에도 제사장 엘리의 집안을 징계하기 위해 무려 34,000에 이르는 군사를 희생시키고 말았네요. 진짜 하나님이 아니라 '본문이 말하는 하나님', 즉 이삼천 년 전 고대 이스라엘인이 인식한 하나님 말입니다.
이스라엘이 패전했다는 소식은 곧 제사장 엘리에게 전해졌습니다. 소식을 들은 엘리는 뒤로 넘어져서 목이 부러져 죽었다고 본문은 말합니다.
5장에는 법궤가 블레셋의 손에 넘어가고 나서 벌어진 일에 대해 기록되어 있습니다. 1~4절을 보겠습니다.
1 블레셋 사람들은 하나님의 궤를 빼앗아서, 에벤에셀에서 아스돗으로 가져갔다.
2 블레셋 사람들은 하나님의 궤를 다곤 신전으로 가지고 들어가서, 다곤 신상 곁에 세워 놓았다.
3 그 다음날 아스돗 사람들이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보니, 다곤이 주의 궤 앞에 엎어져 땅바닥에 얼굴을 박고 있었다. 그들은 다곤을 들어서 세운 다음에, 제자리에 다시 가져다 놓았다.
4 그 다음날도 그들이 아침 일찍 일어나서 가보니, 다곤이 또 주의 궤 앞에 엎어져서 땅바닥에 얼굴을 박고 있었다. 다곤의 머리와 두 팔목이 부러져서 문지방 위에 나뒹굴었고, 다곤은 몸통만 남아 있었다.
블레셋의 수호신은 다곤인데, 법궤를 빼앗아간 블레셋 사람들이 법궤를 다곤의 신전에 두었다는 것은 이스라엘의 하나님 야훼를 자신들의 신 아래 두겠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런데 하룻밤이 지나자 경악할 일이 벌어졌습니다. 다곤이 법궤 앞에 쓰러져 얼굴이 땅에 닿았다는 것입니다. 블레셋 사람들이 다곤상을 다시 세워놓았지만 다음날에는 법궤 앞에 쓰러진 다곤상의 얼굴이 땅에 닿은 건 물론이고 두 손목이 끊어져 몸뚱이만 남았답니다.
이 기록은 이스라엘의 하나님을 당해낼 신은 세상에 없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그래서 다곤신상이 법궤 앞에 쓰러져 이런 꼴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재앙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법궤가 있는 고을에 독한 종기가 발생해서 그 지역이 망하게 되자 법궤를 다른 곳으로 옮겼는데 법궤가 가는 곳마다 똑같은 재앙이 반복해서 일어났다고 본문은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