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체, ‘지역농가’와 함께 하자 손님 ‘북적’
CJ푸드빌의 ‘계절밥상’이 대히트를 치자 지역농가와의 상생을 컨셉트로 한 외식업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역농산물을 활용한 메뉴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한식 레스토랑은 물론 빵집, 카페, 식품기업도 지역농가와 손잡고 제품 출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웰빙 바람의 영향과 농림축산식품부의 6차산업화 전략이 현장에 적용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랜드그룹은 한식뷔페 ‘자연별곡’을 지난 4월30일 오픈하면서 친환경농법으로 키운 제철 식재료를 사용한 점을 강조했다. 자연별곡(www.naturekitchen.co.kr)은 팔도에서 얻은 재료로 60여가지 한식을 맛볼 수 있는 뷔페 레스토랑이다.
60여가지 한식에는 당면으로 속을 채운 유부주머니를 맑은 가다랑어, 다시마 육수에 끓인 부산식 유부전골을 비롯해 강원도식 두부보쌈, 떡갈비를 직화로 구운 뒤 잣가루로 고소함을 더한 남도식 떡갈비 등이 있다. 영조의 입맛을 돋우던 고추장 양념삽겹살 구이부터 궁중 곽탕을 재해석한 들깨 홍합 미역국까지 임금님의 수라상에 오른 음식들도 마련돼 있다. 가격은 평일 점심 1만2900원, 주말과 저녁은 1만9900원이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자연별곡에서 선보이는 재료 대부분은 지역농가와의 계약재배를 통해 공급받는다”며 “가격을 낮추고 안정된 물량 확보를 위해 지역농가와 손잡는 일은 이제 기본 중의 기본이다”고 말했다.
외식기업 ‘놀부’ 역시 지역 제철채소로 구성된 한식 뷔페 레스토랑 ‘화려한식탁N테이블’을 선보였다. 브랜드이름 속 ‘N’은 놀부의 영문표기 첫글자(‘N’OLBOO)를 상징하는 동시에 신선한 채소 등 우리땅에서 나는 자연을 재료로 했다는 점에서 ‘Nature’의 의미를 담고 있다.
‘화려한 식탁 N테이블’은 ‘일반메뉴, 샤브샤브, 샐러드, 즉석메뉴, 비빔밥, 후식’ 6개의 메뉴존(Zone)에 약 60여종의 한식을 선보인다. 샐러드존에는 캐슈넛누들샐러드, 연두부샐러드, 단호박샐러드, 병아리콩두부샐러드, 계절야채샐러드 등이 마련돼 있으며, 샤브샤브존에는 청경채, 적근대, 배추, 숙주나물 외에도 5월에 제철을 맞는 쑥갓과 여름이 제철인 치커리가 있어 목심, 최고급 와규와 함께 즉석 샤브샤브를 즐길 수 있다.
지역농가와의 상생포문을 연 CJ푸드빌의 ‘계절밥상’은 개장 300여일 동안 상시 운영되는 60여 가지 메뉴 외에, 자연의 시간표대로 약 8회에 거쳐 86개의 지역 제철재료로 만든 신메뉴를 선보여왔다. 지난 4월29일부터는 지금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제철 재료 지리산 함양 ‘오디’와 경남 진주 ‘방아’로 신메뉴를 출시했다.
여기서 한발 나가 고객 참여형 ‘나눔 캠페인’의 일환으로, 고객 참여를 통해 유기농 비료를 모아 농번기를 맞은 지역농가에 기부하는 특별 캠페인을 오는 6월8일까지 진행한다. CJ푸드빌은 계절밥상 앞에서 대기하는 고객들이 엽서를 작성하면 엽서 1장당 유기농 비료 100g씩을 지역농가에 기부하게 된다.
아모제푸드(회장 신희)에서 운영하는 카페아모제는 아모제푸드의 지정 농장인 아모제팜을 통해 신선한 식재료를 공급받아 사용하고 있다. 아모제팜은 메뉴개발자와 사업책임자, 구매담당자, 농장주가 팀을 이뤄 신선한 식재료를 직접 생산해 메뉴를 개발하는 공급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카페아모제에서 지난 3월 선보인 ‘토마토 치즈 라자냐’와 ‘토마토 치즈 샐러드’, ‘토마토 주스’ 등 토마토 관련 메뉴의 경우, 충남 부여군에 위치한 토마토 농장(아모제팜)으로부터 토마토를 제공받아 만들었다. 또 이번 5월 선보인 새송이버섯을 활용한 ‘건강한 버섯치즈오븐스파게티’와 ‘건강한 버섯샐러드’는 충남 아산시의 새송이버섯 농장(아모제팜)에서 생산된 버섯을 사용한다.
외식업체뿐 아니라 제과업체와 식품기업에서도 지역농가와의 상생 바람이 불고 있다.
파리바게뜨(대표 정태수)는 최근 우리밀로 만든 ‘우리 통단팥빵’, ‘강원도 찰옥수수 소보루크림빵’, ‘제주 당근 머핀’, ‘우리땅 강낭콩 찰떡빵’ 등 4종을 최근 선보였다. 여기에 신안 통팥, 강원도 찰옥수수, 제주 당근 등 우리밀과 궁합 맞는 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건강을 더했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우리 밭에서 수확해 투박하지만 신선하고 건강한 농산물의 가치를 베이커리로 담아내고 싶었다”며 “먹거리 안전성을 우선시하는 소비자들에게 맛은 물론 식재료에 대한 믿음까지 제공하고 있어 반응이 매우 좋은 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우리 농산물빵’은 지난 4월24일 정식 출시된 이래 기존 우리밀빵 대비 5배 이상의 폭발적인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매일유업(대표 김정완)은 농림축산식품부와 지역사회(전북도?고창군)와 손잡고 ‘상하농원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이 프로젝트는 매일유업이 지역 농민들과 함께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친환경 농축산물을 생산, 판매하고, 친환경 먹거리를 주제로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으로 농식품부가 추진하는 6차 산업화의 일환이다.
6차산업은 농수산업(1차 산업), 제조업(2차 산업), 서비스업(3차 산업)이 복합된 산업으로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신산업 구조를 말한다.
‘상하농원’은 매일유업의 유제품 공장이 있는 전북 고창 상하면에 3만평 규모로 2015년에 완공될 예정이며, 유제품 공방을 비롯해 복분자 등 과일공방, 된장?고추장의 장류공방 등으로 고창 지역만의 특성을 살릴 계획이다. 숙박시설과 레스토랑도 겸비해 신규 관광인구 유입에도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일유업 김정완 회장은 “상하농원이 완공되면 정부-기업-민간단체-농가가 함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한국 농업 성장의 기본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이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