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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예정지 스크랩 장돌뱅이 면온총각이 봉평처녀 만나러 넘던 길,고랭길 (평창 고랭길)
jumbo 추천 0 조회 80 14.08.06 12:56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장돌뱅이 면온총각이 봉평처녀 만나러 넘던 길,고랭길 (평창 고랭길)

 

* 2012.11.25 / 휘닉스파크 고랭길 들머리(09:25)-중봉-최고봉-이효석 문화숲공원-이효석 생가터 (12:15)

 

고랭지는 표고 600m이상의 높고 한랭한 곳을 말한다.인간이 최적의 쾌적감을 느끼며 자연을 있는 그대로 만날 수 있다고 알려진 고도이다.그에 해당하는 곳이 바로 평창이란 동네라고 사람들은 말한다.표고 700-900m의 둘레길을 평창군에서 조성해 '고랭길'이라 이름을 붙였다.평창 고랭길은 해발 700m 고랭지의 특성을 살려 평창 면온의 휘닉스파크 리조트를 출발해서 최고봉(910m)을 거쳐 이효석의 메밀꽃필무렵의 작품배경인 봉평 문화마을로 통하는 고랭길 1코스와 케이블카를 타고 태기산 정상에 올라 능선을 따라내려오면서 양떼목장과 야생화 정원을 들리는 고랭길 2코스로 나뉜다.

우리가 오늘 택한 트레일,고랭길 1코스는 평창 면온과 봉평을 이어주는 도상거리 9.31Km의 봉평 옛길을 복원한 것이다.평창 면온의 휘닉스파크를 출발해서 초봉(705m)-중봉(870m)-최고봉(910m)-움치삼거리-이효석 문화숲공원까지의 5.8Km 산길을 굽이굽이 돌고 돌아  이효석 생가터로 내려오는 길이다.부근엔 이효석 문화관,봉평메밀꽃 재배단지,봉평장터를 연결하는 평창의 전통문화 및 먹거리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

 

벌써 스키 시즌이 되었는지 휘닉스파크 주차장엔 버스와 승용차로 빽빽하다.슬로프엔 인공눈을 뿌리는 작업이 한창이다.예정시간대에 도착한 일행은 고랭지길에 들어선다.들머리 문을 들어서 잠시 길을 올라치면 휘닉스파크가 발아래 놓인다.푹신한 낙엽쌓인 지그재그 산길이 우릴 늦가을 풍경 속으로 밀어넣는다.중봉을 지나 최고봉에 오르는 길은 눈이 쌓여 있다.오르내림길이 조금 미끄럽기는 하나,배낭 속에 아이젠을 꺼내기가 귀찮다.

 

오늘 트레킹도 늘 버릇처럼,눈은 나무 관찰에 있다.방크스소나무 열매가 땅에 떨어져 있다.입을 굳게 다문채 비탈길을 굴러왔다.주변 어디에도 방크스소나무는 보이질 않는다.하늘에서 떨어졌나.피나무가 시선에 들어온다.요즘 강원도 산행에서 가는 곳마다 피나무가 늘씬한 몸매를 자랑하며 산을 지킨다.찰피나무 겨울눈이 털을 뒤집어 쓰고 겨울을 난다.길가 멀지 않은 곳에 삽주가 꼬부라진 잎과 열매를 바람에 나부끼다 나에게 들켰다.다래가 배배 꼬인 몸통줄기를 드러내자 몰골이 을씨년스럽다.동청(冬靑)이라 부르는 '겨우살이'가 신갈나무에 달려있다.높이 달려 인간의 손을 타지 않은 게 다행이다. 

 

오르고내리길 몇 번 하지도 않았는데 벌써 날머리인 이효석 문화숲공원이 내려다 보인다.지킴이도 없고 숲공원 입구 쇠줄엔 자물쇠를 채운채 겨울잠을 잔다.평화로운 봉평마을이 도로가 사방으로 뚫려 있어 한가로운 감이 덜하다.이효석 생가터를 잠시 둘러보고 차에 올라 봉평장으로 향한다.그러나 장마당도 쓸쓸하다.빈 장터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평창한우마을로 자리를 옮겨 봉평메밀막걸리에 한우를 석쇠에 꿉고 미각을 돋우다가 그만 또 포식하고 만다.

 

 

귀경길 차창가에 기대어 기억창고에서 소설 하나를 끄집어낸다.까까숭이 중학생시절 읽었던 이효석의 <메밀꽃 필 무렵>이 지금까지 아스라이 기억창고 속에서 잠을 자다 깬다.봉평,허생원,그리고 교교한 달빛 아래 물방앗간에서의 그윽함이 하나의 추억속의 그림을 자아낸다.미래의 꿈을 먹고 사느니 차라리 아련한 추억의 꿈 속을 거닐 수 있는 게 더 현명하다.미래의 꿈은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경쟁의 논리가 끼어든다.그러나 아름다운 추억은 착한 수단과 방법이 동원되어야만 하는 전제조건이 따른다.그래서 미래의 꿈보다는 아름다운 추억 만들기가 훨씬 인간중심적이라 본다.혹자는 이를 과거지향적이라고 폄하하겠지만 뒤집어놓고 보면 그렇지 않다.10년도 지난 오랫적 드라마,<101번의 프러포즈>란 순정드라마는 암시하지 않던가.과거와 미래는 현재 속에 있다고.아마 그 드라마의 남주인공,목수도 짝사랑하던 앵커가 이별을 고하자,사랑을 체념하며 자기는 추억할 수 있는 과거가 있어 좋다고,추억을 만들어주어서 고맙다고 말하지 않던가.결국 둘은 이루어지지 않을 것만 같던 사랑을 이룬 것으로 기억한다.이것저것 생각을 하다가 오늘 걸었던 고랭길을 추억해본다.'장돌뱅이 면온총각이 나물캐러 산을 올라온 봉평처녀 만나러 넘던 길,바로 그 길이 고랭길'이라고 스토리텔링을 입혀 광고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고랭길은 역시 순하다.

 

 

 

 

 

 

 

【사진기행】

 

 

 

 

 

 

 

 

 

 

 

 

두릅나무 겨울눈

 

 

 

쇠물푸레나무 겨울눈

 

 

 

 

딱총나무 겨울눈 / 요상스런 날씨 탓에 3월에나 피워야 할 잎눈이 벌써 틔우려고 하네.도로 들어가게나.

 

 

 

 

 

 

 

중국굴피나무 겨울눈

 

 

 

 

 

 

 

 

 

 

거제수나무

 

 

 

 

찰피나무 겨울눈

 

 

 

 

 

 

 

 

 

 

 

 

삽주

 

 

 

 

 

 

 

우리 산악회의 최고령 여성회원(아마 금년말이면 80세?) / 대단하시다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다.함께 비탈길을 오르며 "대단하십니다".라는 감탄의 말씀만 몇차례 올렸다.아내는 입으론 늘 뵐 때마다 벤치마킹하겠다고 말해왔다.그러나 그녀의 노력도는 낮은 편이다.

 

 

 

 

피나무

 

 

 

 

 

 

 

 

 

 

 

 

겨우살이

 

 

 

 

 

 

 

 

 

 

(이 ㅎ ㅎ 님 촬영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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