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칠순맞이 첫 산행을 남한산성으로 >>
“朝回日日典春衣, 每日江頭盡醉歸. 酒債尋常行處有, 人生七十古來稀”.
“조정에서 돌아와 하루하루 춘의를 잡혀, 매일 강두에서 취하여 돌아오네. 술빚이야 가는 곳마다 흔히 있지만, 인생
칠십은 고래로 드물도다”. 이
시는 당(唐)나라의 시성(詩聖) 두보(杜甫)의 〈곡강시(曲江詩)〉 일절로 두보가 47세에 이
시를 지었고 59세에 죽었다 한다. 70세를 못산다는 예감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으나 그 옛날에 70세는 대단한 장수였음이 틀림없다. 古稀, 從心, 七旬은 다 같은 말로 “일흔 살”을 일컫는다. (인터넷 참조)
오전9시. 영하9도를 가리키는
쌀쌀한 날씨속 신년맞이 첫 산행에 나섰다. 전철로 1차환승역인
수서에서 재탁이를 만나고 2차환승역인 오금서는 이춘식을 만나 인사들을 나누고 마천역에 가니 열댓명이
웰컴들을 외치며 손들을 내민다. 일일이 덕담을 주고 받으며 3~6개월
못 봤던 친구들과 반갑게 소식을 주고받고서야 장회장이 마지막으로 오니 10시40분. 총23명으로 많은
친구들이 모였다. . 우리들이 어느덧 70이란다. 七旬인 것이다. 庚寅년 친구들이 대부분 일터다. 물론 己丑이나 辛卯년인 친구도 더러 있겠지만, 69년 2월15일 졸업장을
받아 들고 교문을 나선지 어느덧 50여년이 구름같이 흘러갔다.
세월의 무상함을
달래며 산행을 시작한다. 상오총무를 선두로 해서 들 머리 길로 이동해 3시방향 산길로 접어든 후 성불사를 지나며 산 능선을 굽이굽이 돌아서 고도를 천천히 높인다. 원적사갈림길을 지나 두세번 쉬어 가며 얼음깔린 길을 벗어나니 깔닥고개가 이어지고 천천히 산길을 오르니 땀들이
나는데 이제부터는 오르내림 없는 길이라고 한다. 11시30분을
지나니 배고프다는 친구가 나온다. 30분여를 더 오르며 식사장소를 골라서 점심들을 나눈다. 각자 먹거리를 내 놓으니 아주 간단한 한식부페의 상차림이 차려지고 주거니 받거니 점심을 먹고 딱 한잔의 음복약술을
마시고 뜨거운 커피들로 입가심을 한후 부른배를 잡고 다들 일어서서 예정된 코스를 정담속에 이어간다. 1시30분 정상으로 대접받는
연주봉옹성에 발을 딛고서야 오름길은 끝이 난다. 성벽에 기대어 동서남북을 조망하고 기념사진을 찍으며
북문-동장대-수어장대-남문까지
삼삼오오 걷는다.
아무래도 우리들이 벌써 칠십 줄에 든다는
게 도무지 믿어지지 않는다. 돌산을 깎아 운동장을 넓힌다며 공사판 속에서 체육시간을 하고, 눈과 얼음이라도 깔리면 교문언덕길을 연탄재 밟으며 올라가고, 봄이면
본관옆과 뒤편공터에 흐드러지게 피어나던 개나리와 진달래꽃 속에 공부하던 게 타임머신으로 펼쳐졌다. 옛추억을
생각을 하며 걷는데, 바로 옆 친구들은 정치 사회 문화얘기들을 나눈다.
내놓고 보수니 진보니 구분은 없어 보이나 젊은이들 취업이 안 된다는 걱정은 이구동성이다. 경제가
더 잘 돌아가기를 우리 아들딸들 모두 걱정시름 없이 살아야 부모된 우리들도 마음이 편할테니까!!! 수어장대에 도착해 단체로 인증샷을 찍으며 파이팅을 다같이 외친다. 한 친구는 25등산회가 더도 말고 120번만 더 등산을 이어갔으면 좋겠단다. 말 인즉슨 앞으로 10년을우리 등산회가 존속하자는 말이 된다. 악천후의 산행과 장거리
산행과 정상정복 산행 등을 고집 말고 우리들에 맞는 적절(?)한 산행을 이어 간다면 가능할 것이다. 우리들의 삶은 3C(Challenge/Change/Choice)의
연속이라는 말이 있다는데 도전을 첫 번째로 마음에 두면 못 할것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세월의 흐름속에
변화에 적응하고 항상 일어나는 기로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며 살아가면서 “家和萬事成”에다 내 머리, 다리, 오장육부가
안 아파야 할 것이다.
남문에 도착하니 15시다. 이제는 산성을 관통하는 도로를 따라 걸어서 남한산성역까지
가야 한다. 안전에 유의하며 스틱들을 사용해 구불구불 이어지는 내리막 산길을, 버스길을 천천히 하산한다. 우리나이 70이니 70Km로 하산하는 셈이니 결코 저속은 아닌 것이다. 드디어 16시. 1시간여
다리품을 팔아 닭죽촌으로 유명한 산성역옆 먹자촌으로 이동한 우리 모두는 소박한 밑반찬으로 이름난 맛집인 “등나무집”에서 한방닭백숙으로 반주를 겸해서 저녁들을 배불리 먹은 후 삼삼오오 집으로, 당구장으로, 한잔더, 세 부류로 나뉘어 헤어지며 2월산행서 만남을 기약하고 헤어졌다. “己亥년” 칠순맞이 황금돼지해의 첫 산행 우리 친구들의 만수무강과 함께 만복이 깃들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2019년 1월 16일. 7반--최종덕
첫댓글 최종덕산우님의 칠순맞이
남한산성 산행기 뜻깊게 읽었습니다.
"人生七十古來稀”는 옛이야기로 흘리고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아봅시다!
‘100세 시대'
4대 위험(risk) 꼽히는 내용
돈없이 오래 살 때(無錢長壽)
아프며 오래 살 때(有病長壽)
일없이 오래 살 때(無業長壽)
혼자서 오래 살 때(獨居長壽)
월산행 참가인원 확인하랴, 산행중 낙오자 행불자 점검하랴
점심 안 가져온 친구 챙겨먹이랴 뒤풀이 저녁집 찾아서 먹이랴
밥먹고 회비받아 식대내고 남은돈 저축하랴 등산회원 경조사 챙기랴
김교장님 일이끝이 없구나 !!! 지난한해 고생했고 올해도 만수무강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