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료원이 신내동으로 새 사옥을 지어 이사갔어요.
그곳에서 지난해 10월 12일 호스피스 병동이 오픈되었고
이번에 새로운 형태로 향상된 호스피스 소식지가 발간되었습니다.
호스피스완화의료센터 의료진
삼성동시절부터 신내동까지 함께가는 기존봉사자들
위의 제목으로 창고지기들이 소식지에 글을 올렸는데
편집과정에서 멋진 사진도 곁들여주셨습니다.
아래에 원고 전문을 게재합니다.
참 좋다!
헌집에서 새집으로 이사 오니---
남의 집을 보며, 서울성모병원, 남원의료원, 영남대부속병원을 견학하며 부러웠었는데,
격세지감, 전세역전이랄까? 이제는 그들이 우리를 부러워하겠지.
삼성동시절 그러니까 2002년부터 소외계층과 각 병실에 흩어져 입원되어 있는
말기 암 환우들을 만나며 원목봉사를 하던 우리들이었는데
돌아가신 진 수일원장님의 관심과 호스피스의 열정이 한창 불타올랐던 두 분의 의사선생님.
윤 성민 혈종내과 과장님과 윤 수진 신장내과 과장님의 희생과 노고의 산물로서
드디어 우리병원에도 호스피스 의료봉사회가 지난 2005년 9월 발족되었었다.
비록 병실(433호)하나로 출발했지만 선생님들과 봉사자(1기)들의 열정만은 타 병원에서
모방조차도 못할 만큼 특별하고 열정적이었다고 회상된다.
단칸방에 더부살이하던 우리가 몇 년 벌어 모아서 최고급의 고층아파트 12층의 넓은 평수의 아파트로
입주한 가난했던 가장의 성공스토리와 같이 뿌듯한 심정이다.
호스피스 활동이 보다 체계적으로 날개를 달고 웅비할 신내동사옥에서 우리는 새해를 맞게 된다.
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
'서울의료원 호스피스완화 의료병동’ 이 얼마나 보람과 자긍심이 솟구치는 이름인가!
더구나 우리봉사자들이 거주지의 원근에 관계치 않고 기쁘게 투신함은 늘 따스함으로 지켜주시며
자상하게 배려해 주시는 유 병욱원장님이 계시기에 이곳까지 따라와서 함께한다고 생각한다.
위의 햇볕이 따스하니 호스피스관계자들도 역시 온화함을 잃지 않고 언제나 우리 봉사자들에게
격려와 미소를 보내주신다. 오 소연과장님, 조 성자과장님,
그리고 12층 병동에서 고생하시는 의료, 간호사선생님들께 감사드리며,
함께 지혜를 모으고 힘을 합쳐 ‘공공의료의 횃불’로서 그 찬란하며 꺼지지 않을
서울의료원의 명성을 이어 나가도록 호스피스완화 의료병동이 그 밑불이 되기를 희망한다.
돌이켜 보니 지나간 시간 아름다운 이야기가 참 많았다.
특히 잊혀지지 않는 기억은 장 00 할아버지 임종 전에 치러진 아들의 병실 결혼식,
그리고 소원성취 프로그램으로 그 꿈을 이룬 신 00님가족의 동해바다여행,
후일 가족들은 그 여행을 압축해 표현했다. ‘12시간의 드라마’라고,
또 휠췌어에 의존해 봉사자들과 백화점구경의 소망을 이루고 하늘로 가신 할머니, 등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사연과 추억을 만들어내며
서울의료원에서의 호스피스봉사 활동은 오늘에 이어지고 있다.
참, 러시아에서 오셔서 돈 번다고 고생만 하시다가 암으로 투병생활 끝에
임종을 사할린가족들 곁에서 맞이하도록 인천공항으로 모셔가 비행기를 태워 보냈던 박 00씨,
사할린도착 후 전화가 마지막 이었지. 그 후는 모른다.
지금도 살아 계신지, 아니면 하늘나라 가족이 되셨는지?
이 모든 것은 호스피스 초기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일인삼역이상의 분주한 과제를
늘 성실히 준비하여 실행하고 마무리하시는 김 희정사회복지사 선생님이 계시기에 가능하였다.
새해 개인적 바램이 있다면 사회복지사선생님으로서 늘 남의 애환만 해결해 주실 것이 아니라,
병원측에서 업무를 줄여주시어 데이트 할 시간을 주셨으면 참 좋겠다. 시집보내야죠!
또 초기에 함께 고생해 주신 이 인덕선생님의 노고에도 감사드리며
간단히 서울의료원 호스피스완화 의료병동의 미래를 그려본다.
첫째.
봉사자 충원이다. 터전을 옮기고 나니 많은 기존의 봉사자들이 합류하지 못하여 최근에는
요일별 봉사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
병원 자체교육을 통해 신년에는 천사의 심성을 지닌 적극적인 봉사자들이 합류되어
12층에 활기가 넘치길 바란다.
둘째.
병원측의 전폭적 지원으로 타 병원에서도 부러워 할 고가의 환우 목욕기계가 설치되어 있는데
지금은 봉사 인력이 부족 효율적으로 쓰여지지 않으니 이 또한 안타깝다.
신규봉사자 영입되면 전체적인 사용법교육을 통해 환우들에게 상쾌함을 선물하고 싶다.
셋째.
호스피스로서 공공의료의 모델병원으로 자리매김을 하게 될 것임을 확신한다.
7대 회장이신 현 정숙선생님께서 새해 그 꽃을 피워주시리라 믿는다. 병동 모든 식구들이 합심한다면
그 꿈은 이루어진다.
그리하여 역으로 이제는 타 병원 호스피스관계자들이 우리병원을 견학하러 오게 될 것이다.
이 얼마나 자랑스러운 서울의료원 호스피스의 열매인가!
서울의료원의 어제와 오늘을 돌아보니 우리 호스피스는 인덕이 있는가보다
병원장님부터 선생님들까지 오시는 분들마다 마음이 따스하고 성품이 모두 고우시다.
권위적이지 않으시며 겸손하신 가운데 솔선하시니 우리 호스피스완화 의료병동의 미래는 밝다.
공교롭게도 밭을 일구어 주신 진 수일원장님과 우릴 격려해주신 유 병욱원장님
호스피스 출범 초기에 불꽃을 지펴주신 윤 성민과장님, 윤 수진 과장님이 신 사옥에서
함께 기쁨을 공유하지 못함이 못내 아쉽기만 하다.
그 분들의 수고를 거름삼아 꽃은 우리가 피워 그 향기를 널리 전함으로서 보답하련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모두 행복하세요. -
- 호스피스 3대회장 김 경순(막달레나). 5대회장 이 주희(후안디에고) - [소금창고지기들]
서울의료원 호스피스 완화의료센터는
'사람을 섬기는 마음으로' 말기암 환자와 그 가족이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영적 돌봄을 지원합니다.
첫댓글 오늘 이곳에 와 보니 처음엔 낮설고 걱정이 앞서더니 지금은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할 일은 특별히 없고 그냥 환자와 대화 하고 보호자들과 대화 하고 또 간병하시는 분 특히 한 병실을 혼자서 다 돌보시는 간병인을 보며 가슴 아프기도 하고 또 혹시 내가 뭔 힘이 될것이 없을까 생각하기도 해봅니다. 오늘 첫날인데도 몇분의 환자와 가족과 대화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아버지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