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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식의
' 클래식은 영화를 타고 '
<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 The Bridges of Madison County >
"그리워 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 피천득의 < 인연 > 중에서 -
여기,
평생을 형언할 수 없는 그리움으로 살게 만든,
나흘 간 사랑의 서사 <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가
있습니다...
영화는 액자구조로 펼쳐지지요.
설핏 부는 찬바람이 구비진 시골길에 흙 먼지를
일으키던 늦가을,
분가하여 멀리 떨어져 살던 중년의 남매는
어머니의 부음을 듣고 고향 집을 찾습니다.
유언장을 공개하는 변호사에게서 유족들은
전혀 생각지도 않은 이야기를 듣게 되지요.
먼저 떠나신 아버지가 장만해 둔 가족묘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머니는 화장을 해서 집 근처 ‘로즈먼 다리’에
뿌려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는 것이었습니다.
의아해하며 유품을 정리하던 남매는,
잡지 ‘내셔널 지오그래픽’ 한 권과 세 권의
일기장을 발견하곤 더욱 큰 놀라움과 혼란에
빠져 들지요.
그렇게,
영화는 어머니의 일기장 속으로 들어가면서
프란체스카 존슨(메릴 스트립 분)의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1965년, 미국 아이오와 주의 짙푸른 들판이
한가롭게 펼쳐진 농촌 매디슨 카운티...
평온하고도 변함 없는 나날이 이어지는,
고요한 프란체스카 가족의 초상이 영화의
초반부를 무연히 열어가지요.
가족들이 딸의 송아지 품평회를 위해
일리노이 주에서 열리는 가축 박람회에
참석하기로 한 날,
프란체스카는 식구들의 아침 식사 준비로
바쁘기만 합니다.
낡은 라디오의 클래식 채널에서는 당대 최고의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가 부르는 벨리니
오페라 < 노르마 > 속 2막의 아리아
'정결한 여신(Casta Diva)이여'가 흐르지요.
" 정결한 여신이여, 당신은 은빛으로 물들입니다.
이 신성하고 아주 오래된 나무들을.
진정시켜주소서, 도전적인 열정을.
뿌려주소서, 땅 위에 평화를...
아! 아름다운 사람아, 내게 돌아오라.
처음의 충실한 사랑으로.
당신의 평온한 빛과 함께 살고 싶어라,
당신의 품안에서. "
'사랑을 떠나 보낼 것인가, 가슴에 안을 것인가...'
< 노르마 >는 갈리아 지역의 로마 총독 폴리오네
와의 금지된 사랑을 위해 모든 걸 다 버렸던
여제사장 '노르마' 가 배반당하고, 마침내 파멸에
이르고 마는 비극적인 오페라입니다.
신의 계율과 조국의 부름을 어긴 비련의 여인
노르마가 자기에게서 멀어져 간 남자를
그리워하며 복잡하고도 참담한 심정으로
부르는 노래가 '정결한 여신'으로,
'일생에 딱 한번 찾아오는 사랑' 이었지만,
가족 때문에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야 했던
프란체스카의 안타까운 선택을
암유하는 듯하지요.
노르마의 아리아처럼 부엌에는 경건한 고요함이
깃듭니다만,
아들과 남편이 소란스레 식사하러 들어오며
클래식한 분위기는 한순간에 깨지고 말지요.
딸 아이는 한술 더 떠 아예 한창 유행하는
컨트리 음악이 나오는 채널로 바꿔버립니다.
가족이 모두 떠나가고 홀로 남게 된 프란체스카는
현관 테라스에 나와 앉아 차를 마시며,
모처럼의 홀가분한 해방감을 만끽하고 있었죠.
그녀는 무심한 남편과 사춘기의 아이들
뒷바라지를 위해 교사일을 그만뒀지만,
가슴 속 한 켠엔 늘 허전함과 후회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시를 좋아하고 오페라 아리아를 즐기던
감수성마저 무신경한 가족들에게 무시당한 채,
답답한 일상에 묻혀 지내는 동안 사십대 중반의
평범한 시골 아낙이 다 되어버던 게지요.
프란체스카는 라디오를 클래식 채널에 맞춥니다.
이 때 생상스의 오페라 < 삼손과 데릴라 > 중
2막에서 팜므파탈 데릴라가 부르는 아리아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가
디바 마리아 칼라스의 음성으로 흐르지요.
“그대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
새벽 키스에 꽃들이 열리듯
나의 사랑아, 나의 눈물을 닦아주오.
다시 한번 그대의 목소리로 말해다오!
데릴라에게 영원히 돌아온다고 말해다오."
오페라 < 삼손과 데릴라 >를
영화 <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로 변용해보면,
프란체스카 존슨(데릴라)이 이 노래를 듣고
있을 때,
그녀의 집으로 접근하는 로버트 킨케이드
(삼손)의 트럭이 화면에 등장하는 셈입니다.
직업 사진작가인 로버트(클린트 이스트우드 분),
바로 그가 1965년, 내셔널 지오그래픽 잡지에
게재할 로즈먼과 할리웰 다리의 사진을 찍기 위해
이 마을에 도착했던 것이지요.
시계의 초침소리마저 다 들릴 것 같은 너무도
조용한 매디슨 카운티의 구비진 초행 길을 달려
오던 초록색 픽업 트럭 한 대가 흙 먼지를
일으키며, 그녀의 잘 정돈된 농장 집 앞에 멈추어
섭니다.
로버트는 맨발의 프란체스카에게 길을 잃은 거
같다며, '지붕이 있는 다리 로즈먼'을 아느냐고
묻지요.
그녀는 다리의 위치를 설명하려다가 직접
안내하는 편이 낫겠다고 생각하며 그의 차를 타고
함께 다리로 향하지요.
로버트는 사진을 찍고, 그런 그에게
프란체스카의 눈길은 자꾸 머무는데...
로버트가 자신도 좋아하는 '시카고 1410 채널'
을 애청한다는 걸 돌아오는 차 안에서 알게 된
프란체스카는 마음 속에 그가 들어올 자리를
은밀하게 품어냅니다.
들꽃을 꺽어 프란체스카에게 건네는 로버트.
" 들켰네요, 당신을 위해서 꽃을 꺾고 있었어요.
내가 너무 구식인가 봐요?
감사의 표시로 여성에게 꽃을 주는 거 말에요. "
"아니에요. 하지만 그건 독초에요"라며 로버트를
놀려 대지만, 그녀의 마음은 이미 무장 해제되고
맙니다.
게다가 로버트는
"사진을 찍기 위해 이탈리아를
여행하던 중 '바리'(프란체스카의 고향)라는
도시 풍광이 너무 아름다워 예정에도 없었는데
기차에서 훌쩍 내려 버렸습니다 " 라며,
그녀의 강렬한 관심을 끌지요.
" 도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존슨 부인 " 이라는
로버트의 인사말에,
그녀는 '프란체스카'라 불러 달라며, 이제부터
새로운 여자로 태어남을 당당하게 드러내며
얘기하지요.
"아이스 티 한잔 하고 가실래요?"
그렇게...
오랜동안 가정에 매여 있던 여인 프란체스카는,
지프와 여행이 상징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남자
로버트 앞에서,
마치 데릴라의 아리아 처럼 '새벽의 키스에
꽃들이 열리듯' 자신의 마음이 개화되는 것을
절감합니다.
복잡한 표정을 짓고 있던 그녀에게 로버트는
묻지요.
" 이 곳의 생활이 마음에 들지 않나요?"
"아니요, 조용하고 좋아요.
남편은 성실하고 아이들도 착하죠.
내가 꿈꾸던 것과는 조금 다르지만요."
꿈이 있었어도 이미 포기하고 현실을 살아간다고
토로하는 프란체스카...
"누군가와 가정을 이루고 자식을 낳기로
결정하는 순간 한 여자의 삶이 시작된다고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멈추는 거죠."
로버트는 얘기합니다.
" 대부분 변화를 두려워하지만 늘 찾아 오는
것이니 오히려 의지하고 위안으로 삼을 수 있죠.
의지할 수 있는 건 많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 가족과 정착해 산다고 해서 최면에 걸린 게
아니에요, 제 삶이 없는 것도 아니고요 " 라며,
자신의 속 마음을 들킨 것처럼 화를 내는
프란체스카...
로버트는 그런 그녀에게 자신을 찾으라
충고하며 집을 나섭니다.
"자신을 속이지 말아요.
당신은 절대로 평범한 여자가 아니니까요."
사려깊고 다정한 로버트로 인해
지금까지의 일상에서는 생각할 수 없었던,
잊고 지내온 자신의 의미와 예전의 감성,
그리고, 그 무엇보다도 '꿈'이 되살아나
잠 못이루던 프란체스카.
그녀는 예이츠의 시를 인용한 쪽지를 가지고
한밤 중 어둠 속을 설레임의 등불과 함께 달려가,
다음날 새벽 사진을 찍을 로버트가 볼 수 있도록
로즈먼 다리에 붙여 놓습니다.
" '흰 나방이 날개 짓을 할 때'...
다시 저녁 식사를 하고 싶다면,
오늘 저녁 일이 끝난 후 들르세요.
언제라도 좋아요. "
로버트는 프란체스카의 마음을 송두리째
흔들어놓을 말로 화답합니다.
"내가 밟아온 길은 이렇게 당신을 만나기 위한
여정이었나 봐요."
프란체스카는 오랫만에 옷가게에 들러 자신만이
아닌, 로버트와의 둘을 위한 옷을 사게 됩니다.
로버트와 밤을 보내는 그녀에게 이 새 원피스는
또 다른 의미로 다가왔겠지요.
프란체스카는 훗날 일기를 통해 딸에게
고백합니다.
"바보같았지만,
그건 나에게 웨딩드레스와 같아서 함부로
줄 수가 없었단다."
그날 밤 이후 두 사람은 강렬한 이끌림으로
생전 처음 느끼는 벅찬 감정에 싸여,
조심스럽지만 열정적인 시간을 나눕니다.
" 그는 내 마음을 모두 읽었고,
내가 느끼는 것과 내가 원하는 모두를
아낌없이 주었다.
내가 여태껏 알아온 나 자신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다른 여자가 된 것 같으면서도
진정으로 내 자신이 된 기분이었다.
농장과 다리, 사람들 고통을 상기시키는
그 모두로부터 떠나 그냥 우리 마음 가는 대로
여행을 떠났다."
로버트는 함께 떠나자고
프란체스카를 설득합니다.
"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말하오.
한번도 말해본 적이 없소,
그 누구에게도.
내가 지금 이 혹성에 살고 있는 이유가
뭔지 아시오?
바로 당신을 사랑하기 위해서
이 혹성에 살고 있는 거요.
애매함으로 둘러싸인 이 우주에서
이런 확실한 감정은 단 한번만 오는 거요!
몇 번을 다시 살더라도,
다시는 오지 않을 거에요.
당신과 함께 있고 싶고
당신의 일부분이 되고 싶소."
로버트의 진솔한 고백에 흔들리는 프란체스카,
그녀는 혼란스럽던 감정을 어렵사리 추스립니다.
" 함께 떠나면 당신을 사랑한 대가가 너무
고통스러울 거에요.
그리고 지난 4일 동안 아름다웠던 기억들까지도
모두 실수로 느껴질지도 몰라요.
새 삶을 위해 이 모든 걸 버릴 순 없어요! "
프란체스카는 슬픈 고백을 이어갑니다.
"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냥 제 가슴 속 깊은
어딘가에 우리를 영원히 남기는 거에요..."
물러서지 않으려는 그를 그녀는 끝내 밀쳐내고
맙니다.
가족들이 돌아온 며칠 후,
남편과 함께 시내로 장을 보러 나온 프란체스카는
길 건너편에서 장대비에 온통 젖은 채,
애절한 눈빛으로 그녀를 향해 서 있는 로버트를
발견하지요.
차에서 프란체스카가 내려 자기에게 오기를
간절히 기다리며,
그녀를 향해 절절하게 건네는 눈물 속의
희미한 미소.
그러나 그저 바라만 볼 뿐 서로 다가가지 못하는
두 사람...
집을 향해 남편의 차는 출발하지만 교차로에서
로버트의 트럭과 다시 마주칩니다.
그녀가 타고 있음을 아는 듯,
차 앞을 가로 막은 채 꼼짝을 하지 않는 그의
픽업 뒷 창을 통해 그의 간절한 마음이 전해져
오지요.
그에게 주었던 그녀의 목걸이를 그녀가 볼 수
있도록 백미러에 걸며 지금이라도 그에게
돌아오라는...
프란체스카는 차 문의 손잡이를 잡았다 놓았다,
로버트에게로 달려가고픈 마음에 하염없이
갈등합니다만, 결국 맘을 거두고 맙니다.
" 사랑은 예정된 것이 아니고 알 수 없으며,
그에 따른 신비함은 순수하고 절대적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로버트와의 사랑은 우리가 함께 떠나면
계속될 수 없지만 남편과의 사랑은 내가 떠나면
사라지리라는 걸...
하지만 간절히 그와 함께 하고 싶었다.
그와 떠났으면 어떻게 됐을까?
그처럼 아름다운 사랑이 또 있었을까? "
그날 이후 22년이란 세월이 흘러갔지요.
그 긴 시간 동안 서로를 향하는 마음만 가지고
연락없이 살아온 두 사람...
병상의 남편 리처드는 임종을 맞으며
프란체스카에게 말합니다.
"당신에게 꿈이 있었다는 거 알아,
이루어 주지 못해서 미안해."
남편과 사별한 지 3년 후 어느 날,
프란체스카 앞으로 로버트의 소포가 배달되어
오지요.
다리 로즈먼 사진이 실린,
표지 제목 'Four Days- Remembering'의
내셔널 지오그래픽 한권과 니콘 카메라,
그녀의 팔찌와 십자 목걸이,
그리고 '흰 나방이 날개짓 할 때' 의 빛바랜 쪽지와
바이런의 시 ' For F. ',
"There is a pleasure in the pathless woods
There is a rapture on the lonely shore
There is a society which none intrudes..."
그리고 장문의 편지...
" 친애하는 프란체스카
언제 당신이 이걸 받게 될지는 모르지만
내가 죽은 후 언제가 될거요.
나는 이제 예순 다섯살이오.
당신 집 앞에서 길을 묻기 위해
차를 세운 것이 13년 전의 바로 오늘이오.
이 소포가 어떤 식으로든 당신의 생활을
혼란에 빠트리지 않으리라는데 도박을 걸고 있소.
이 카메라들이 카메라 가게의 중고품
진열장이나 낯선 사람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참을 수가 없었소.
당신이 이것을 받을 때 쯤에는
모양이 아주 형편없겠지만,
달리 이걸 남길 만한 사람도 없소.
이것들을 당신에게 보내는 위험을,
당신으로 하여금 무릅쓰게 해서
정말 미안하오.
나는 1965년에서 1975년까지
거의 길에서 살았소.
당신에게 전화하거나 당신을 찾아가고픈
유혹을 없애기 위해서였소.
깨어있는 순간마다 느끼곤 하는 그 유혹을
없애려고 얻을 수 있는 모든 해외 작업을
따냈소.
'어떤 대가를 치루더라도 프란체스카를
데리고 와야겠어'라고 중얼거린 때가
여러 번 있었소.
하지만 당신이 한 말을 기억하고 있고,
또 당신의 감정을 존중해요.
어쩌면 당신의 말이 옳았는지도 모르겠소.
나는 마음에 먼지를 품은 채 살고 있소.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말은 그 정도요.
당신 전에도 여자들이 몇몇 있었지만,
당신을 만난 이후로는 없었소.
의식적으로 금욕생활을 하는 것은 아니고
그냥 관심이 없었을 뿐이오.
한번은 사냥꾼의 총에 짝 잃은 거위를 보았소.
거위는 며칠동안 호수를 맴돌고 있었는데,
마지막으로 봤을 때에도 갈대밭 사이에서
짝을 찾으며 애타게 헤엄치고 있었다오.
당신도 아다시피 거위들은 평생토록 한 쌍으로
산다는데 내 기분과 똑같은 것이었다오.
안개내린 아침이나 해가 북서쪽으로
기울어지는 오후에는 당신이 인생에서
어디쯤 와 있을지,
내가 당신을 생각하는 순간에
당신은 무슨 일을 하고 있을지
생각하려고 애쓴다오.
나는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소.
당신에게 어떤 향기가 나는지...
당신을 발견한 사실에
늘 감사한 마음을 안고 살어가고 있소.
우리는 우주의 먼지 두 조각처럼
서로에게 빛을 던졌던 것 같소.
신이라고 해도 좋고, 우주라고 해도 좋소.
그 무엇이든 조화와 질서를 이루는
위대한 구조 하에서 지상의 시간이
무슨 의미가 있겠소.
광대한 우주의 시간 속에서 보면
나흘이든 4억 광년이든
별 차이가 없을 거요.
그 점을 마음에 간직하고 살려고
애쓴다오.
하지만, 결국 나도 사람이오.
그리고 아무리 철학적인 이성을 끌어대도
매일, 매순간, 당신을 원하는 마음까지
막을 수는 없소.
자비심도 없이 시간이,
당신과 함께 보낼 수 없는 시간의 통곡소리가
내 머리 속 깊은 곳으로 흘러들고 있소
당신을 사랑하오.
깊이, 완벽하게,
그리고 언제나 그럴 것이오. "
프란체스카는 자식들에게 말합니다.
“하루도 그의 생각을 안하고 살아간 적이
없었단다.
우리가 둘이 아니라는 그의 말은 맞는 말이었어.
몸은 떨어져 있었지만 우린 하나였던 게지.
그게 아니었으면
난 농장에 남을 수 없었을 거야..."
어머니가 깜쪽같이 바람을 피웠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어 하며 배신감까지 느끼던 남매는,
'엄마, 프란체스카'의 진실된 사랑이 자신들
때문에 좌절되었다는 것을 깨달으며 결국
그녀의 사랑을 이해하게 되지요.
" 그 남자를 따라가지 못한 것을 후회하진 않는다.
내 인생을 가족에게 바쳤으니,
이제 내 마지막은 로버트에게 바치고 싶어..."
유언대로 그녀는 한 줌의 재가 되었고,
그들의 사랑이 시작된 매디슨 카운티의
로즈먼 다리 위에 뿌려집니다.
"그와 연결된 유일한 곳,
곧 우리가 함께 했던 바로 그 장소로,
매년 내 생일 날마다 찾아갔단다."
그렇게,
나흘 동안 사랑하고, 평생을 그리워하던
둘의 영혼은 비로소 '하나'가 되지요.
- 이충식 -
1. <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 The Bridges of
Madison County > 예고 영상물
https://youtu.be/SIzrK9_IytU
영화 <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는
로버트 제임스 윌러의 실화 소설을 원작으로,
'평생을 살게 한 찰나의 사랑’을 품어내며,
중년의 사랑과 이별을 아련하게 담아낸 로맨스
명작입니다.
하여,
‘도덕의 잣대로 재기에는 너무나 아름다운
4일 간 사랑 얘기로,
책장을 넘기는 게 오히려 아쉬우며,
읽고 나서는 들녘에 울려 퍼지는 범종 소리처럼
여운이 길어,
내 사랑, 그리고 내 인생을 뭔가 달리 바꿔보고
싶어지는 소설‘ 이라 평해지는 원작의 감흥을
잘 살려낸,
깊어가는 계절 속 감성을 한없이 자극하는
잔잔한 감동의 영화로 스며오지요.
2. 영화 <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 편집 영상
- 음악: 존 베리의 'Somewherein Time'
https://youtu.be/B4KvTk8X508
'흰 나방 날개짓 할 때...
다시 저녁식사를 하고 싶으시면,
오늘 밤 일이 끝난 후 들리세요'
그렇게,
프란체스카가 한밤 중에 트럭을 몰고 달려가
매디슨 카운티의 로즈먼 다리에 꽂아 두었던
초대 메모는,
바로 아일랜드의 계관시인 W.B.예이츠의 시
'잉거스의 노래' 중 일부분을 인용한 구절이지요.
('잉거스' 는 아일랜드 신화에 나오는
미와 청춘의 신의 이름)
- ' The song of wandering Aengus ' -
('잉거스의 노래')
I went out to the hazel wood
because a fire was in my head
머리 속에 타는 불 있어
나는 개암나무 숲으로 갔어
And cut and peeled a hazel wand
and hooked a berry to a thread
가시 나뭇가지 꺾어 껍질 벗기고
갈고리 바늘에 딸기 꿰고 줄을 매달아
And when white moths were on the wing
and moth-like stars were flickering out
흰 나방 날고
나방 같은 별들 멀리서 반짝일 때
I dropped the berry in a stream
and caught a little silver trout
나는 냇물에 그 열매를 던져
작은 은빛 송어 한 마리 낚았네
When I had laid it on the floor
I went to blow the fire a-flame
돌아와 그걸 마룻바닥에 놓고
불을 피우러 갔을 때
But something rustled on the floor
and some one called me by my name
뭔가 마룻바닥에서 바스락 거렸고
누가 내 이름을 불렀네
It had become a glimmering girl
with apple blossom in her hair
송어는 사과 꽃을 머리에 단
어렴풋이 빛나는 아씨가 되어
Who called me by my name and ran
and faded through the brightening air
내 이름을 부르곤 뛰어나가
빛나는 공기 속으로 사라졌네
Though I am old with wandering
through hollow lands and hilly lands
낮은 땅 높은 땅 헤매느라고
비록 나 늙었어도
I will find out where she has gone,
and kiss her lips and take her hands
그녀가 간 곳을 찾아내어
입 맞추고 손 잡으리
And walk among long dappled grass
and pluck till time and times are done
그리하여 얼룩진 긴 풀 사이를
세월과 세월이 다 할 때까지 따르리
The silver apples of the moon,
달의 은빛 사과,
The golden apples of the sun
해의 금빛 사과를
3. 벨리니의 오페라 < 노르마 > 중 1막 아리아
'정결한 여신'(Casta Diva)
- 전설의 디바 마리아 칼라스
https://youtu.be/Kj4lXwg2sg4
- 소프라노 안젤리나 게오르규
https://youtu.be/c3iFRaTwwj0
벨리니 오페라 < 노르마 > 1막 1장 아리아
'정결한 여신이여'(Casta Diva) 후반부,
자신의 마음 속에 불타는 사랑을 호소하는
'아, 사랑이여 돌아오라'(Ah, bello a me ritoma!)...
자신에 대한 사랑이 식어버린 폴리오네에 대한
분노를 드러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를 용서해야 하는
심정 사이에서 갈등하며 처절하게 절규하는
아리아입니다.
' 의식은 끝났다
그리고 신성한 숲에 세속적인 사람들은 없도다
분노하고 우울한 신이
로마인들의 피를 요구한다면,
드루이드 신전에서 나의 목소리가 천둥치리라
그가 타락한다면 ,
나는 그를 처벌할 수 있다.
그러나 그를 처벌할 수가 없구나,
나의 마음은
아! 아름다운 사람아, 내게 돌아오라
처음의 충실한 사랑으로
전 세계와 대적하여 보호할 것이다,
당신을
아! 아름다운 사람아, 내게 돌아오라
당신의 평온한 빛과 함께 살고 싶어라,
당신의 품안에서
조국이여, 그리고 하늘이여
아, 돌아오라!
다시금 예전의 당신으로
그 때에 나의 마음을 네게 주었었지
아, 돌아오라 내게로 '
4. 생상스의 오페라 < 삼손과 데릴라 -
Samson et Dalila > 중 2막의 아리아,
'그대의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Mon coeur
s'ouvre a ta voix)
https://youtu.be/tgr4parx-rU
이보다 달콤한 유혹이 또 있을까요.
유혹하려는 데릴라, 이를 뿌리치고픈 삼손의
갈등이 맞서는 2막에서 흐르는,
'그대의 음성에 내 마음 열리고'...
삼손이 가진 힘의 비밀은 어디에 있을까
알아내기 위해 데릴라는 자신의 아름다움으로
삼손을 굴복시킵니다.
“사랑의 매력에 몸을 맡기세요
저와 함께 사랑의 기쁨에 취하세요
바람 앞의 보리 이삭처럼
내 마음은 흔들리고, 열정에 설레요“
데릴라 역에는 풍부한 경험에 능란해 보이는
두터운 목소리가 어울립니다.
가수에 따라 관능적 유혹이 아니라 인간적인
숭고함으로 다가오기도 하는 노래이지요.
러시아 출신의 메조소프라노 올가 보로디나의
노래로, 삼손 역엔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입니다.
- 메조소프라노 엘리나 가랑차
https://youtu.be/R8XsTKWLVZ0
- 소프라노 마리아 칼라스
https://youtu.be/9piRiiZ0C4Q
6. <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 > OST
세 번째 날 밤,
로버트와 프란체스카는 남의 눈에 뜨이지 않게
주 경계선에 있는 한 술집에 들리는데,
그 곳에선 재즈공연이 열리고 있었지요.
이 장면에서는, ‘Jam with JR’ 이라는
재즈 곡이 JR, 즉, James Rivers 의 즉흥 연주로
신나게 흐릅니다.
또한 극 중 모두 4 곡의 재즈 발라드를 들려주는
자니 하트먼의 ‘For all we know’라는 곡도
두 연인이 껴안으며 슬로우 댄스를 출 때
연주되지요.
1965년은 미국의 시골에까지도 TV 문화가
상당히 보급되었던 시절이었지만,
영화 <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에서는
프란체스카의 부엌에 있던 낡은 흰색 라디오
한 대가 음악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태리에서 건너온 그녀는 혼자 있을 때마다
항상 모국의 오페라 아리아나 가곡 등을 주로
듣는데,
10대인 딸이 얄밉게도 채널을 확 돌려 당시의
최신 팝송으로서 크게 유행을 하던 샹그리 라의
‘Leader of the pack’이나,
바바라 루이스가 부른 'Baby I'm yours'를
들려주며, 당시 시대상을 절묘히 반영해 줍니다.
둘째 날의 늦은 저녁 시간,
재즈 여걸 다이나 워싱튼의 'I'll close my eyes'가
나오면서, 둘은 같이 춤을 추게 되지요.
프란체스카가 샤워를 한 후,
새로 산 드레스를 입고 식탁에 들어올 땐,
자니 하트먼의 무드어린
'I see your face before me'가 흐르는데,
'너무 아름다워요' 라며, 그녀를 놀란 표정으로
쳐다보는 로버트의 얼굴에는 어느새 사랑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노래 제목 자체가 마치 그의 심정을 오롯이
대변하는 듯하지요.
로버트가 떠나야만 하는 전날의 만찬 식탁에
두 개의 촛불을 킬 때부터 흐르는
'It was almost like a song'도 저음이 매력인
자니 하트먼의 노래입니다.
비록 짐을 꾸리긴 하였지만
선뜻 따라나설 수 없는 프란체스카...
이 노래의 제목이 암시하듯,
나흘 간의 애틋한 사랑을 추억으로만
간직할 수 밖에 없지요.
사랑을 느끼기 시작하는 프란체스카의
혼란스런 표정과 함께 흐르는
'사랑의 테마'(Main Love Theme)...
그들이 산책을 하거나, 사랑을 나눌 때도
풀어지고 ,
엔딩 크레딧에서는 전곡을 모두 들을 수도
있지만,
레니 니하우스와 클린트 이스트우드가 공동으로
만든 오리지널 스코어의 일부분으로서,
‘도 아이즈(Doe Eyes)’ 란 별도의 제목을 붙인,
눈부시게 서정적인 음악입니다.
- 'Doe Eyes' : Love Theme from
'The Bridges of Madison County'
https://youtu.be/hRIo1YrXX_Q
- 'Tell me again why I should go' 시퀀스
https://youtu.be/Wqd-7IALdC0
- 샹그리 라의 'Leader Of The Pack'
https://youtu.be/Q8UKf65NOzM
- 바바라 루이스의 'Baby, Im Yours'
https://youtu.be/xKZ7o7EXHFM
- 다이나 워싱튼의 'I'll Close My Eyes'
https://youtu.be/7gksegjQ4Q8
- 'I See Your Face Before Me'
: 케빈 마호가니 보컬과
로이 할그로브의 플루그혼
https://youtu.be/WmJK8i0bV5o
- 자니 하트만의 재즈 발라드
: 'For all we know'
https://youtu.be/tywWrEmLI5M
: 'I'll close my eyes'
https://youtu.be/67XHFIpzkEg
: 'I see your face before me'
https://youtu.be/e7FupPhPei4
: 'It was almost like a song'
https://youtu.be/DGmKlL2tGGw8

첫댓글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는 말했지요.
" 사랑이란 자기 희생이다.
이것은 우연에 의존하지 않는 유일한 행복이다. "
피천득의 수필 < 인연 > 속 연인처럼,
일생을 그리워하면서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아야 했던,
그 애틋한 희생적 사랑의 서사 1995년 작품
<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
영화 속 프란체스카 역의 메릴 스트립은 46세,
'일생에 단 한번 찾아왔던 처음이자 마지막 연인'
로버트 역의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65세였습니다.
이스트우드 특유의 주름이 많이 엿보이고 있지요.
' For F '
- 조지 고든 바이런(George Gordon Byron)
" There is a pleasure in the pathless woods
There is a rapture on the lonely shore
There is a society which none intrudes
By the deep sea and music in its roar
I love not man the less, but nature more
From these our interviews,
in which I steal from all I may be,
Or have been before to mingle with the
universe and feel what I can never express,
yet cannot all concea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