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 날: 6월9일 금 ♡놀이 장소: 서령초 운동장 ♡놀이 시간: 밤7시부터 9시 ♡논 사람: 대략 30명내외(어른 아이 모두합쳐서)
1.해바라기ㅡ 해바라기 놀이 어디까지 해봤니?
밤놀이 시작 전부터 바람이 많이 불어 쌀쌀했다. 엄마들은 아이들이 감기에 걸릴까 걱정되어 긴팔 점퍼를 챙겨입혔지만 아이들은 감기 그 까이것 얼마든지 덤벼라 입고 온 점퍼를 뱀허물 벗듯이 미련없이 벗어던지고 해바라기 놀이로 밤놀이의 문을 열었다. 오늘 밤놀이에 우리가 밤에 논다는 놀라운 소식을 듣고 다른 지역에서 어머니 한 분이 아이 둘을 데리고 밤놀이하러 오셔서 무척 반가웠다. 처음 밤놀이에 온 아이들은 처음 보는 친구들과도 잘 어울려 놀면서 놀이규칙을 쉽게 익혔지만 죽는것을 억울해했다.😅 놀면서 수도 없이 이기고, 죽고 다시 살아나지 않은 것을 처음 경험하는 아이들은 힘들겠지만 수없이 죽고 다시 살아나는 놀이 근육을 키울수 있도록 우리는 묵묵히 계속 놀이를 하고 함께 놀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처음 온 친구가 몇 명 있어 이 친구들을 위해 해바라기 놀이를 시작하기전 간단하게 놀이규칙을 설명해주었다. 초등학교 6학년 남자아이 셋은 좀 놀아본 동생들에게 계속 죽었어!라는 말을 들어도 웃으면서 다음번 놀이에는 꼭 살기를 바래보지만 해바라기 놀이 결코 만만하지 않다. 나름대로 애들을 써보지만 해바라기 놀이가 선뜻 아이들을 살려주지 않는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죽으면서도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며 놀이 규칙을 몸으로 익히는 중이다. 그러면서 어느 날 아이들은 해바라기 놀이가 될 것이다. 그사이 아이들의 몸과 마음은 한뼘씩 훌쩍 자라있을 것이다. 오늘 처음 밤놀이에 놀러온 아이들을 데리고 온 엄마들중 한 분은 해바라기 놀이만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오늘 밤 내내 저 놀이만 하고 노나요? 걱정스럽게 물어보셨다. 아이들이 한 놀이에만 집중해서 노는 것이 낯설게 느껴지고 어른들이 보기엔 대단하지 않는 놀이에 아이들이 재미있게 노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지기도 했나보다. 어른들이 아이들과 놀지 않으면 아이들에게 가는 길을 잃어버릴것 같다.
2. 8자 오징어 /8자 놀이ㅡ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놀이
해바라기 놀이를 해 충분히 몸을 푼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좀더 격렬한 몸놀이를 하고 싶어한다. 중학생과 초등 고학년아이들은 8자 오징어 놀이 저학년 아이들은 8자 놀이로 나뉘어 운동장 양편에서 물만난 고기들처럼 놀기 시작한다. 아이들은 서로 밀고 당기고 죽고 잡히는 거칠고 억센 부딪힘을 하면서 어디까지 내가 몸으로 밀쳐도 같이 노는 친구들이 다치지 않는지 배워가며 힘의 강도를 조절해보기도하고 내 힘이 얼마나 되는지 가늠해 보면서 몸싸움에서 질 것 같으면 눈치껏 빠지는 요령도 배워가는것 같다. 언뜻 보기에는 아이들이 거친 몸싸움을 하는 것 같아 아이들이 노는 것을 바라보던 처음 놀러 온 아이 어머니 한 분은 얼굴이 창백해지며 무척 당황해하였지만 다행스럽게도 아이가 다치지않고 잘 노는 것을 확인하고서는 안심해하는 표정이었다. 오늘 처음 놀러 온 아이들 중에서 한 아이는 그동안 자신의 힘이 얼마 정도인지를 써볼 기회가 없어 몸 안에 힘을 쌓아두기만 해서인지 처음에는 힘 조절을 못해 몸싸움을 격하게 하더니 서서히 자신의 힘을 조절하면서 노는 것이 보였다. 아이들에게 거친 몸싸움을 넉넉히 허용할때 아이들은 몸싸움을 즐기면서 어떤 선을 넘지 않는것 같다. 몸싸움을 지켜보는 엄마들은 유연하게 몸을 쓰는 아이들이 모두 마법사 같기만 하다.😊
3. 망줍기
거친 몸싸움에 끼여들어 함께 놀기에는 조금 몸이 약한(?) 아이들이나 몸싸움에 관심없는 아이들은 망줍기를 하고 있다. 그어놓은 금을 밟거나 넘어 죽으면서 아이들은 안 밟았다고 우기기도하고 넘지 않았는데 죽었다고 억울해하기도 한다. 오늘은 죽어도 내일은 꼭 살거야 다짐을 해보며 나름대로 놀이 솜씨를 가다듬어본다.
4. 대문놀이와 남생이놀이
두 시간 내내 열심히 논 아이들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 행복하게 놀아서인지 다른 날보다 더 빠르게 지나간 놀이시간이 아쉽기만 한 아이들의 마음을 다독이며 대문놀이와 남생이놀이로 밤놀이의 문을 닫았다. 오늘 처음 놀러와서 신나게 놀았던 아이들에게 다음 밤놀이에서 함께 놀자고 하니 아이들이 또 놀수 있어요? 기뻐한다. 처음 밤놀이에 왔다 친절한 설명과 부드러운 환영이 없이 그냥 놀기만 하는 밤놀이 분위기에 적응 못하고 쭈빗쭈빗거리다가 돌아간 예쁜 여자 아이 셋을 다음 밤놀이때 다시 만나기를 바라며 다음에는 뭐 하고 놀지를 아이들과 이야기하는데 바람이 쏜살같이 집에 데려다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