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기를 처음 시작한 사람은 물론이고, 자전거 마니아들까지 괴롭히는 것이 있다. 엉덩이 부위를 바늘로 찌르는 것 같은 통증인데 마니아들은 이를 '안장통증'이라 부른다. 통증이 지속되면 엉덩이 부위가 빨갛게 되면서 염증이 생기거나 종기로 변하기도 한다.
안장통증은 의학적으로는 인대염의 범주에 들어간다. 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박민선 교수는 "엉덩이와 안장이 접촉하는 부위에 가해지는 마찰과 압력에 의해 피부가 자극을 받으면 피부의 보호막이 손상되고 땀 때문에 엉덩이 부위도 습하게 된다"며 "이런 틈을 타서 원래 피부 주위에 살고 있던 균이 급속도로 증식해 종기나 '봉와직염'을 일으키게 된다"고 설명했다. 아주대병원 통증클리닉 한경림 교수는 "딱딱한 안장에 눌려 혈액순환이 지장을 받기 때문에 골반 주변의 인대나 근육, 관절 주머니들이 염증을 일으키는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장이 얇고 딱딱한 경주용 사이클을 타는 사람에게 통증이 더 심할 것 같지만 사실은 안장이 푹신한 보통 자전거를 타는 사람에게 안장통증이 더 잘 생긴다. 사이클 동호회 'TG.B 하이텔' 회원 이두영 씨는"경주용 자전거를 탈 때는 엉덩이를 살짝 들고 몸을 숙여서 달리므로 안장에 엉덩이를 대고 앉아있는 시간이 적고, 통증도 덜하다"며 "오히려 보통 자전거를 탈 때 통증이 더 잘 생긴다"고 말했다. 울퉁불퉁한 산길을 오르는 산악 자전거가 안장 통증이 더 심할 것 같지만 대부분 쿠션과 완충장치가 잘 되어있어 통증이 덜하며, 접을 수 있고 휴대가 가능해서 최근 인기인 '미니벨로'는 안장 밑에 완충장치가 달려있지 않은 것이 많아 통증이 심한 편이라고 이 씨는 설명했다.
안장통증을 줄이려면 첫째, 안장의 각도를 수평보다 앞쪽으로 5도 정도 기울여야 한다. 둘째, 안장이 너무 낮으면 몸무게가 밑으로 더 많이 실려 엉덩이는 물론 무릎까지 아프고, 너무 높으면 페달을 밟기가 어렵고 위험할 수 있으므로 높이를 적절하게 조절해야 한다. 셋째, 안장에 안장커버를 장착하거나 쿠션 기능을 하는 패드가 엉덩이에 부착된 바지를 사서 입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넷째, 스트레칭이다. 쉬지 않고 계속 같은 자세로 자전거를 타면 안장통증이 더 쉽게 생기므로 30분마다 한번 정도 자전거를 세운 뒤 간단한 스트레칭을 해주는 게 좋다.
한경림 교수는 "염증이나 종기가 난 경우에는 샤워를 하고 잘 말린 뒤 피부를 보호해주는 오일이 함유된 피부 연화제를 발라주면 도움이 된다"며 "심하지 않은 경우엔 소염진통제를 복용하고, 심한 경우엔 혈액순환을 돕는 약이나 염증을 없애는 약을 투여 하는 주사요법도 많이 쓴다"고 말했다. 박민선 교수는 "종기가 심한 경우 째서 배농을 해 줘야 전신으로 염증이 퍼지지 않고 빨리 낫는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