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時調)가 있는 인저리타임】 고향 집터에서 – 박홍재
고향 집터에서 / 박홍재
매 맞고 눈물 질금 훔치던 뒤란 구석
내 잘못 감춰주던 마음의 안식처가
눈 감고 하늘을 보면 저쯤에서 보인다
그 자리 어디 가고 빈터만 남아있네
아무도 모르는 곳 나만이 알고 있는
어릴 적 내 꿈을 싹틔워 키워가던 그 자리
- 2022년 세종도서 선정 시조집 《바람의 여백》에서
<시작 노트>
명절을 지낸 후 고향에 가서 빈 집터 앞에 서 본다.
어릴 때 꾸지람을 듣고 눈물 흘리던 생각이 아련히 떠오른다.
뒤란에서 혼자 훌쩍이던 그곳.
이제는 아무도 없는 빈터만 남아 있다.
그래도 나는 속으로 앞으로 나의 길을 다짐하던 곳이다.
그리움이 있기에 항상 서 보는 곳 빈 집터이다.
언제나 꿈속에는 내 자라난 초가삼간에서 이루어진다.
다시 뒤돌아보면서 훌쩍하고 하늘을 쳐다본다.
첫댓글 어른이 되어서도 마음은 마냥 어린 날의 고향 집. 꿈을 키우던 집.
80세가 되어서야 가 보고 싶던 대구 남산동에 갔었습니다.^^
2021년 까지도 주변에 신축된 상가 빌딩에 주눅들지 않고 (?) 당당하게 있더라구요.
어린 날엔 넓게 보이던 골목길이었는데 우산 들었더니 혼자 갈 수 밖에 없는 골목.ㅎ
너무 급속도로 성장한 한국이기에 더욱 애절하게 기억되는 고향입니다.
요즘 아이들도 고향 집을 그리워 할까요?
고향집은 항상 마음의 안식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