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멀고 먼 벵골만
갠지스 문화가 꽃피었고
시성 타고르를 길러내어
극동의 배달민족의 마음속에
희망의 등불을 심어주었던
생명과 재물이 넘치던 황금의 벵골만
그러나 지금은 시성도 재물도 간곳이 없고
온갖 인간의 고행과 욕망이 뒤범벅되어
갠지스 삼각주가 들끓고 있다.
예언자 타골은 배달민족의 나라를
동방의 등불 코리아라고 불러
우리에게 희망을 주었고,
이제는 우리가 이 땅에 와서
어떤 이들은 벵골인들과 같이
울고 웃으면서 땀을 흘리고
어떤 이들은 기술과 기계를 가지고 와서
벵골만의 섬유산업 부흥에 공헌을 하고 있다.
벵골리들은 코리언 드림을 찾아 서울로 향하고
햇살을 타고 서쪽으로 날아온 동방의 사람들은
오늘도 브라마프트라의 검은 진흙 밭에
다리를 놓고 공장을 짓고 병원을 짓는다.
하키게임 준결승전에 이긴 기쁨을
외국인들에게 페인트를 퍼붓고
돌멩이를 던지는 것으로 표현하는
벵골리들의 딱한 모습을
조금이라도 이해해보려고
역사적 배경에서 그 원인을 찾아보기도 하고
원조물품에도 세금을 부과하는 것을 보면서도
양이들의 식민지 수탈의 경험으로
외세를 못 믿을 거라는 것과
재정궁핍 결과라고 이해를 하지만
꽁꽁 닫혀버린 그들의 마음과
비정한 관료주위와 무지막지함은
정말로 사람을 슬프게 한다.
그러나 햇살이 나뭇잎에 부딪혀
광합성 작용을 일으키면 그뿐
그 다음의 일은 탓하지 않듯이
우리가 서울을 떠나면서 자신과 한 굳은 약속
다카에 첫발을 디디면서 서로 한 약속
이러한 것들을 지켜나가면 그뿐...
우리의 욕심 없고 어리숙함을
비웃는 자 있을지라도
우리는 다음세대를 위해
덕을 쌓으면 그뿐....
등불의 심지는 타들어 가더라도
불빛은 결코 검어지지 않는 법.
(1997.4.13, 다카에서 어느 사색의 순간에)
첫댓글 언제나 글과 사진을 통해 카페명처럼 지구촌 구석구석에서 삶의 깊은 의미를 깨닳게 해주시는 이사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