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융건릉은 화성팔경 중 제1경으로 꼽힌다. 양지바른 곳에 자리한 두 개의 왕릉과, 왕릉을 감싼 기품 있는 솔숲은 역사의 향기가 진동한다. 2009년 유네스코가 정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가치도 인정받고 있다. 특히, 두 개의 왕릉을 찾아가는 길은 사색과 산책의 즐거움이 넘치는 오솔길이다. 싱그러운 솔숲 사이로 난, 빗질이 잘 된 오솔길을 걸으면 목을 탁 쏘는 맑은 공기가 느껴진다. 넉넉한 걸음으로 1시간이면 두 릉을 돌아볼 수 있어 발길도 가볍다.
매표소를 들어서면 곧장 갈림길이 나온다. 건릉은 왼쪽, 융릉은 오른쪽이다. 어느 쪽으로 돌아도 상관없다. 두 릉 사이에는 솔숲과 참나무숲 사이로 난 여러 갈래의 길이 있어 원하는 길을 선택하면 된다. 왼쪽 건릉으로 방향을 틀면 기품 있는 소나무들이 우뚝우뚝 솟아있다. 그 사이로 난 길은 여럿이 함께 걸어도 좋은 황톳길이다. 가을에도 빗질이 곱게 되어 있어 걷는 맛이 좋다.
길이 오른쪽으로 방향을 트는 곳부터 솔숲은 뒤로 물러나고 참나무숲이 다가선다. 여름에는 싱그러운 그늘을, 가을에는 수북한 낙엽이 쌓이는 길이다. 그 길을 따라 몇 걸음 떼지 않으면 건릉이다. 건릉은 정조와 효의왕후의 합장릉이다. 릉은 첫눈에도 아늑하다. 산인지 언덕인지 모를 야트막한 둔덕에 릉이 들어섰다. 릉이 들어선 자리만으로도 왕의 권위를 상징하기에 충분하다.
융릉으로 가는 둘레길은 건릉에서 돌아 나오다 오른쪽으로 빠진다. 릉 초입의 홍살문에서 50m쯤 내려오면 오른쪽에 ‘융릉 산책로’라 적힌 이정표가 있다. 그 길로 들어서면 건릉과 융릉을 감싸고 돈 산의 능선을 따라 길이 이어진다. 둘레길은 길의 폭이 좁아진다. 둘이 나란히 걷기에 딱 좋다. 그래서 더욱 걷는 맛이 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