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부터
공주시에서 정착한 새터민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19일 김장김치를 전달한 예정입니다. 필요하신 분 연락주세요``라고
새터민 사업을 몇번 진행하면서 전화를 해 본 터라 이번엔 처음에 문자부터 보냈다.
전화를 안받아도 문자는 보니까 어떤 면으론 더 수월했다.
이 방법이 잘못된 것인지는 몰라도 이번에 이 연락방법이 잘 통했던 것 같다.
몇년을 하다보니 일일히 전화하는 것보다 먼저 문자를 보내고
처음 정착한 새터민 새내기에게만 전화를 했다.
연락방법도 지능화 되는 가 보다. 아니면 게을러지는건지...
퇴근 임박하여 날린 문자
퇴근하여 집에 도착하면서까지 밤 늦도록 속속 들어왔다.
감사히 받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주시면 잘먹겠습니다.
요청합니다 등등.
이튿날 출근하여 또 한번의 문자를 보냈다.
오후엔 답장이 안 온 새터민들에게 전화를 했다.
``문자 받았어?``
``네.......
김치냉장고가 없어서 김장 안받을래요.``
126기생의 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 다 김치냉장고 갖고 있는 것 아냐..
식구들 많아도 냉장고만 가지고 사는 사람들 많아..
시어지면 못먹지 않습네까? 일없습니다.
xx씨 주면 그냥 받아.. 두었다 먹어야지.. 앞으론 추워질거잔아? 그때마다 사먹으면 낭비잔아?``
글이라 요 정도 했지만 사실 나한테 혼났었다.ㅎㅎㅎ
아니.............................
김치냉장고가 없어서 김치를 안받고 그때 그때 사서 먹겠단다.
그런데 도착하기도 전에 나와서 기다리드만....
많이 아픈 새터민들에겐 더 전화를 했었다.
20일이 출산예정인 112기.
문자를 보냈더니 전화가 왔다.
``실장님..저 출산했어요.``
유달리 담당정착도우미가 있어도 병원에 갈때든 무슨 일이 있든 전화를 해서 정이 많이 든 새터민이었다.
5월 결혼식 때 정착도우미가 축의금을 보냈고 난 꽃무늬가 화려한 부부찻잔을 보냈었다.
``어? 20일이 예정이라고 했잔아? 순산했어? 남자야 여자야?
14일에 낳았어요. 예정보다 빨리 출산을 했어요.
응 알았어.. 수고했어..건강하지? 아기보니까 예쁘지? 아직 몸조리에 신경 많이 쓰고 건강은 항상 조심해
그럼 19일에 봐..``
공주에 전입하는 날 결핵으로 보건소에서 약을 복용하던 환자였다.
그런데 치유가 되고 결혼을 하고 임신하여 아기를 낳은 것이었다.
19일
도착예정시간을 몰라서 18일 퇴근시에 문자를 보냈다.
3~4시경 도착예정 . 기다리고 있어요라고....
지사에게 김장을 하고 공주에 도착하여 봉사관엘 왔다.
답장이 안 온 세명에게 전화를 하고 출산한 112기생에게 전달한 소고기두근과 미역을 사왔다.
견출기와 명단을 가지고 101동에 전달하고 요양보호사 공부를 하여 실습에 들어간 129기는 경비실에
맡겨달라는 것을 경비실에 사람이 없어서 111기에 맡겼다.
103동에 맡긴 3명의 김장은 밤이 되어 문자가 왔다.
``감사합니다.``
``잘먹겠습니다.``
``언니 고마워요.``
``실장님 김치 잘먹겠습니다 늘~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안녕히 주무세요.``
오리 키우는 곳에서 오리 손질을 한다는 곳.
그곳에서 일을 한단다.
정착도우미가 편한 곳(미용실)에 취직 시켜준 것도 적성이 안맞는지 오리 농장에선 꽤 오래 있는다.
``응.. 피곤할테니 어여 씻구 자..``
문자를 날리고 울 딸애가 흔히 보내는 마지막 멘트 뿅! 을 날렸는데
이 젊은 애들 유행문자를 잘 알겠는지........ 애들 말로는 뿅은 끝이라는 말이라던데.... 괜히 잘못보냈나 싶다.ㅎㅎㅎ
``실장님...
너무 고마워요.
비싼 고기두 보내시고..잘먹을께요.``
``들어가 보려고 했는데 아직 신생아잔아? 그래서 못들어 갔어. 여기저기 다녔고 아기 위생상 안좋을 것 같아서..
나중에 방문해 볼께..``
잘살아야 하는데......진짜 평범하게 잘 살아야 하는데........
처음 맡은 2005년도 64기.
언니라 부르며 많이도 따랐는데.......
그애도 결혼을 했다. 아이도 지금 4살이 된다.
아이를 낳고 이혼을 하고 올 봄에 광주로 이사를 갔다.
어쩌다 한번 문자만 보내 온다.
추석날 문자를 보내니 언니 전화는 할 입장이 아니라 문자만 보내요. 잘있으니 걱정마세요 한다.
새터민들과 이런 저런 일로이 있을 때 문득 그애가 생각이 났다.
어떤 때엔 나도 혼내키는 64기.... 그래서인지 더 애착이 간다.
누구든.......
기왕 힘들게 우리나라에 왔으니 건강하고 행복한 삶 누렸으면 좋겠다.
딴 곳에 살다가 도로 공주로 온 115기
고맙다고 연락을 했는데 정작 19일엔 휴대폰이 꺼져있었다.
다들.......... 전달이 되었는데 115기만 전달이 안되었다.
오늘도 전화를 거니 또 꺼져 있다.
이따가 가봐야겠다.
내일 (21일) 저소득층 김장김치 담그기에 갈 봉사원들에게 연락을 하고 12월 월례회의 공문을 준비했다.
다음주엔 총무교육, 실장연수로 봉사관을 비울 날이 많아서 미리 준비를 해야했다.
봉사원..
마음고생을 하면서도 그나마 보람을 느끼기에 이렇게 버티나 보다.... 뿅(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