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기차를 타고 가면서 문득 생각나는 시 ㅡ
구포역 소묘 -낙동강․497
모녀가 차창 너머로 손을 마주 흔든다
만면에 웃음을 띤 행복한 이별이다
기차가 움찔, 흔들리자 엄마 표정 굳어진다
서서히 미동하는 기차의 육중한 몸짓
엄마는 눈물 훔치며 빈 손 흔들고 섰고
얼굴빛 해맑은 딸은 핸드폰에 취한다
기차는 당연한 듯 철길을 내달리고
강물은 당연한 듯 바다로 흘러들고
나 또한 당연한 듯이 시 한 수 긁적이고
ㅇ서사의 단순 진술이 아니라 구조적 상징 의미를 담았다.
상징성 이해는 다양할 것이다.
ㅡ요즘 애들이란~ 츳!ㅡ
으로만 느낀다면 꼰대 ㅋㅋ
ㅇ이별 수단 중 가장 싱거운 것이 비행기 그담이 기차ㅡ 가장 애틋한 것이 배 ㅡ 그래서 오래전의 시를 소환해 본다.
강나루․1
- 낙동강․91
보이지 않을 때까지
한사코
발돋움하다
돛단배
하얀 기폭을
한 장 손수건으로 접어
강나루
텅 빈 물굽이를
돌아서던 꽃잎아
어쩜 고려 정지상의 <송인>이 떠오를지도ㅋ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ㅇ구조적 상징 ㅡ
작가의 개입 없이 서사 또는 묘사를 통한 제3의 의미 부여
ㅇㅇ이런 시 창작은 비교적 수월함ㅇㅇㅇ
ㅇ상황을 단순 묘사하면ㅡ즉물시即物詩
ㅇ어떤 의미를 포착하면ㅡ상징시
묘사적 상징 ㅡ 상황 묘사를 통한 의미 암시
예 <동반>ㅡ2월에 한번 올린적 있음
쉽게 얻은 작품은 아님
한국인의 가축관 ㅡ동류의식
ㅡ하루종일 내 논에서 일했으니
"니 밥은 내가 짊어지고 간다"고
"이제부터는 쉬라"고
"고맙다"고 ㅡㅡㅡ
동반同伴 ― 낙동강.109
해종일 밭을 갈고
돌아오는 강둑길을
엷게 피는 저녁놀은
황소 등에 가볍게 얹어
아득히 등짐을 지고
소를 따르는 늙은 농부
ㅇㅇ독자의 단순 인식 오류를 막기 위해 작가 의도를 제목 <동반>에 드러냄 ~
ㅇ개항기에 서양 선교사들의 몰이해
ㅡ소에 짐을 지우지 않는 어리석은 민족이라고 ㅋ
ㅡ늬들이 게맛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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