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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기행.. 연극 '짬뽕' 쫑파티 생중계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2004-07-25/대학로짝재기양말
연극 쫑파티에 많이 가봤지만
어제처럼 이쁘고 아름답고 멋진 술자리는 없었다.
어제는 연극 '짬뽕'의 끝 날이었다.
공연기간 중 내내 거의 매일 술 먹으러 갔던 대학로 성대 가는 골목 소금구이 집.
불판 원탁을 일렬로 한 7상정도 줄 맞추고..
9시 30분인데 5분 늦게 갔어도 나랑 연극동무가 젤 먼저 도착했다.
이런 자리에 주인공들도 아닌 객이 먼저와 터 잡고
턱하니 술자리 벌이는 건 나만의 뻔뻔스런 장쩜이기도 하기에 주인행세를 했다.
그렇다하여도 꼬운 눈으로 흘기는 인간이 없다 장담하기에..
어제는 낮 2시부터 대학로에 나가 줄창 맴돌았다.
연극 'Made in China'를 꼭 보고싶은데 아는 배우스텝도 없고 생돈으로는
넘 비싸 연출을 좀 아는 나보고 어케 표 구해줄 수 없냐는
청탁에 평소 이쁜 여배우라면 무지 막강한 난 표돌이 암표쟁이 노릇을 잠깐 했다.
착하고 스마트한 고만고만한 배역 따먹기에 익숙한 여우같아서
해괴하고 쌍스럽고 악하기 이를 데 없는 숫놈들 하드코어 연극이라 보여주고도 싶었다.
라이브극장과 꽤 떨어진 아룽구지에서 접선, 놈들이 모르게 건네줬고..
이거 좋은 일이야.. 나쁜 일이야..
연극안팎에서 난 참 희한한 짓거리를 많이 거든다.
문예회관 큰극장 공연을 잘 안보는 편인데
먼 바쁜 척을 하는지 공연시작시간에 임박해 자가용 몰고 나타난
아는 여배우가 급하니 차 주차장 주차시켜달라는
일방적 청탁에 카 레이서 주차실력으로 주차해주고 맘에도 없는 큰극장 공연을
보고서 차 키 돌려준 적도 있다 - 키 갖고 그냥 가는 건데..
또한 기억은 극단 '작은신화' 여배우들이랑 노래방 갔다가
내 노래실력에 뿅 간 여배우 하나에 이끌려 성대근처 원룸에서 하룻밤 잔 기억도 있다.
솔직히, 자진 않았다. 섹스에 관한 얘기만 밤새 나란히 누워서 했다.
섹스는 안하고.. 날씬하고 쪽 빠진 몸매에 고혹적인 눈매인데 피부가 까무잡잡하고 거칠어
맴이 불끈 솟지 않았고 해달라는 갈망의 눈빛이 안보여 안한 것뿐이다.
근데 아침에 집에 올 때 지 집 스페어 키는 왜 줘?
하여간 어제는 표돌이 노릇 잠깐 해 그녀는 3시에
'Made in China'를 보게 해주고 난 3시에 '유리가면-잊혀진 황야'를 봤다.
글고 나와 극단 '즐거운 사람들' 다운기획 대장인 김병호
만나 연극 얘기 지껄이다가 쫑파티까지 같이 온 '연극영상 에디토리얼 기록가'를 만나
팥빙수 먹으며 주절대다 시간 맞춰 '관객모독' 보고 이리 온 거다.
참, 김병호는 새로 오픈 할 바탕골소극장에서 가족뮤지컬 '춤추는 모자'를 준비중이다.
남의 쫑파티 자리에 뻔뻔스레 자리잡자마자 바로
스텝의 여인 몇이 들어오고 곧이어 줄줄이 배우 스텝 관계자들이 들어온다.
끝 공연이 6신데 7시 반에 끝나 세트다운 하느라 늦은 것.
배우 8인분을 비롯해 다 모이니 한 20인분 중반쯤 된다.
연극 '짬뽕'의 작가 연출인 대장 윤정환의 형식적 소감 말엔 거의 딴 짓거릴 하고..
허나, 이들의 연극 만들기 공연지휘체제는 일류감각으로 움직인다.
내 자리 맞은편에 자리잡은 술 패거리 군상 중에서
하나가 삐져 나와 내게 다가와 아는 척을 했는데 바로 못 알아봐 미안했다.
그는 종이꽃이란 연극의 대장 '김진만' 그제 서야 알아봤다.
벌써 4년 전 일인데.. 그 중간 2002년에 2탄 한번 더 하고.. 글 잘 써줘서 고맙단다.
작가 연출 여배우 전현아랑 결혼했지 아마.. 쓱 보니 거기 있었다.
이쪽에서 어울리다 슬쩍 삐져 술 한잔하려고 했는데 일찍 와 한참 됐는지 먼저 일어난다.
배우 같은.. 이쁜이 여성동무들이 유난히 많아 행복해지고 싶었는데..
시작부분 난 짬뽕대장 윤정환과 얘기하다
술 얘기 재미를 찾아 손님 군바리 상병 배우 박민규랑 줄곧 술 먹었다.
박민규는 전날 밤 공연 할 때 후반 부분에 군바리로서
짬뽕 먹다 토해 곤욕을 치렀는데 몰골을 보니 아직도 안색과 눈빛이 안 좋아 보인다.
폭염 속 공연 중 상해버린 짬뽕을 먹다가 얻어터지고 속이 이상해
토할 틈도 없이 입에 테프 부쳐지고 눈깔 튀어나올 듯 속이 부글부글 끓는 뻘건 상태에서
좀 있다 입에 부친 테프 떼어주자 토할 것 같은 것을 억지로 참아내며
연기함서 대사하고 퇴장하고 들어가 토하고 또 토한.. 무진장 드문 먹이테러를 당한 것이다.
속이 확 뒤집어진 '먹이공연사고'에 무대배후스텝들 집합해 혼을 냈었다.
난 들뜰지 모를 감정 기분 약게 조절함서 적당히 먹어라 했다.
연극에서 배우, 연출, 작가, 스텝 중 머.. 다 해당되지만
말 잘하는.. 재밌게 맛있게 잘하는.. 그러면서 조리 있고 논리적으로도 똑똑한..
그런 인물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데 박민규는 말을 잘한다.
말 잘하는 인간에게 특히 술자리에선 인간 잘 꼬이는 법.
나 또한 말하는 것이나 글 쓰는 것이나 거의 같이 놀기로 박민규에 절대 안 꿀린다.
말이든 글이든 같은 것이나 말 잘하려면 엄청난 삶의 경험을 통해
터득한 그 무엇.. 지식이든 주워들은 진리든.. 아는 게 많아야 끊임없이 주절댈 수가 있다.
어제 박민규와의 '주절댐 시합'을 통해 그저 그런 배우가 아님을 알았다.
생긴 캐릭터는 작달막한 쌈마이 이미지나
작고 단단한 근육질에 속은 깊고도 맑고 사리가 분명한 놈이다.
참, 똑똑한 놈.. 그 골통엔 진짜배기 연극정신이 쐐기처럼 박혀있다.
나도 이놈 좋아하지만 이놈도 날 좋아함서 부러워한다 - 재주 많은 그것 중 글재주를..
연극계에서 막강한 '글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유1무2 국보급 문화재 라면서.. 이처럼 박민규는 사람 바로 볼 줄을 안다.
쫑파티 분위기가 무르익자 케익과 선물보따리가 터진다.
케익은 초연부터 앵콜까지 공연한 횟수만큼 꼬마촛대를 꽂았는데 이쁘고 화려하다.
나름대로 자유로운 공연 쫑 기념식일 찐데 사회자는 자동적으로
공연 때 떡순이 멘트걸 홍보실장이 진행대장으로 자청해 활기발랄 분위기를 몰아나간다.
배우 8인분마다에게는 선물로 공연녹화CD, 명함 겸 카드수첩, 사진첩,
요 3개를 주는데 디자인도 좋고.. 정성스런 눈치도 보이고.. 발상이 참.. 고민한 것이 역력했다.
공연 끝나면 술자리 놀자판과 함께 싸그리 잊어버리기완 상반된 모습..
역시, 짬뽕스러운.. 진짜배기.. 멋쟁이 인간들이다.
공연에 대한 생생한 자료는 배우 개개에게 포트폴리오로 남을 것이다.
실내의 술자리가 좀 답답해 밖을 보니
거기서도 알만한 인간들이 한 뭉텡이 꼬여 놀고있었다.
가보니 낮에 본 연극 '유리가면-잊혀진 황야'에서
극중 연출가로 나오는 배우 '김대건'이 무지 친한 척하며 반갑게 맞는다.
어디 딴 데서 술 먹다가 바람쐬러 이리로 온 모양인데
훤칠하게 잘생긴 미남형의 이 친구, 같이 온 이쁜이 여배우 몇에게 날 소개시킨다.
대학로에서 최고 유명한 연극인 어쩌면서 술김의 오바를 한다.
이들이 몸담고 있는 극단 애플.. 관심 안 둔다 투정부림서..
멋진 인간들 많고 폼 나는 배우들 많고 이쁜 여배우들 많은데 왜 애정이 식었냐고..
하긴 요 근래 애플에서 올렸던 연극 몇 개를 안보고 넘어갔었다.
'그래 오늘 날잡아 본 것 아니냐~'해도 막무가내 방방 뜬다.
잠시 난 순간적으로 술이 깨도록 하고서 가만히 관찰하니 술이 무지 오바 된 말투다.
헤헤.. 귀연 녀석들.. 자주 들러 사랑해주겠다고 하니 그제야 잠잠..
극단 애플..은 잘생긴 어여쁜 배우들이 많고 당당하고 멋지다.
젊음을 바탕으로 똘똘 뭉쳐 연극판에서 독보적 연극독립정신으로 무장된 프로집단이다.
이들 배후엔 교주처럼 다스리는 애플대장 전훈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
잠시 후, 이들은 주접을 알았는지 가고 난 '짬뽕'에 합류한다.
쫑파티 술자리를 잘 관찰하다보면
명작 '짬뽕'이 생성되어 만들어진 속내의 비밀들이 엿보인다.
연극에서 요행이나 기적은 없고 필연만 있을 뿐~
야멸 차고 진지한.. 성실한 노력의 결과로 이들은 멋진 연극역사를 만들었다.
길지 않은 공연기간 내내 젤 많은 연극인이 본 연극이다.
공연 내내 혼신을 다했으니 이제 넋빠진 혼 추스르고 제 자신으로 돌아갈 거다.
연극하는 매력중 톱으로 꼽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모르는 사람들 알아가고 겉으로 알게된 인간들 속 깊게 사귀어 나가는 것.
첫댓글 짝형님,바람개비가 선풍기인가요. 무더운 날씨, 바람개비 선풍기 삼아.... 소금구이집 골목이 생생하게 보여집니다. 우리 연극도 짝 형님이.... 악평도 영광인데...
진짜 바람이나 좀 션하게.. 아니, 세차게 불었으면 좋겠어. 난로에서 얼어죽은 태풍은 왜 안 와! 잘 만들어진 놈 하나는 일본으로 이끌릴 것 같고..
지난 금요일 Made in China를 봤습니다. 진짜 숙녀인 친구들 끌고 가서...생각보다 욕이 세다고 느껴지지 않아 저에게 무슨 문제 있는거 아닌가 하고 고민중임!
마야님, 고민까진 하지 마셈~ 날씨도 짜증나는뎅.. 그 작품 작가, 아일랜드 마크 오노는 '욕도 언어다!' '생활 속 진짜 실용 언어는 욕이다!'를 말하고 싶었대요. 짜증나는 기득온건보수 씨방새들은 어느 나라나 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