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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대진초등학교장의 초청으로 관내 유관기관장 회의가 학교장실에서 열였다.
명목상으로는 '건강증진프로그램'의 일환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대진초등학교 학생수를 늘여야한다는 급박한 사정 때문이었다.
현재 이 학교는 전교생이 33명에 불과하단다. 과거에 비해 이렇게 많이 줄어든 이유는 젊은층 인구감소가 원인이겠지만 약 2~3년전에 60여명 되던 전교생이 갑자기 줄었다는 것이다. 그 원인은 현재 학교주위에 거주하면서도 타 초등학교(진영 대창초등학교, 진례초등학교)로 전학을 가거나, 아예 타 초등학교에 입학을 해버린다는 것이다. 아마도 교육청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년전에 현 교장을 공모교장으로 모집하여 활성화를 꾀하고 있으나 획기적 진전이 없는 모양이다. 그래서 이번에 기관장을 모시고 활성화 방안을 찾고자 하는 것 같았다.
교장선생님은 부임하자마자 이탈한 30여명의 학부모를 찾아가 복귀를 요청했으나, 아예 문을 열어주지를 않더라는 것이다. 그중 10여명의 학부모를 만났는데 복귀할 수 없는 이유가 작은학교에 다니면 친구가 적다고 하더란다. 작은학교는 일대일 교육등 상대적으로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아무리 설득을 해도 먹히질 않더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전학이 쉽게 이루어 진다는 사실을 들었다. 옛날에는 전학 한번 하려면 학교를 몇번이고 가야했고 구비서류도 많았는데 요즘은 주민등록지만 옮기면 끝난다고 한다. 또 면단위는 각종 학원이 소재지에 있고 어차피 방과후에는 학원으로 가야하기 때문에 진례초등학교로 갈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그리고 진영 대창초등학교로 가는 경우는 대통령이 탄생됐고, 영부인이 두분이나 나온 명문이기에 전학을 했다는 것이다.
교장실에서 간담회를 마치고 식당겸 강당으로 갔더니 학생들이 우리를 위하여 작은무대를 꾸몄다. 김해시립합창단원인 방과후 선생의 지도로 합창 3곡을 들려주었는데 가슴이 찡했다. 우리가 어릴 땐 저런 문화적 혜택이 전무했기에 그랬던것 같다. 무대위 학생수를 세어보니 정확히 33명이었다. 무대아래 앉은 선생님 및 초청자등 어른들이 더 많았다. 다문화가정의 자녀도 몇명 보였다. 옛날엔 볼 수 없는 풍경을 보고는 우습기도 하지만 경제개발등 시대의 흐름이 많은 것을 변하게 한 사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그 자리에서 식사 대접을 받고 돌아오는 길에 이런생각을 해봤다. 요즘처럼 이렇게 교통이 편리한 시대에 5~1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 진례초등학교로 가는 것이 뭐가 그리 잘못되었을까? 과연 학부모를 설득할 가치가 있는가? 학생수 60명이하면 통폐합 우선대상이라고 한다. 통폐합이 되면 뭐가 문젠가? 졸업생들의 향수가 통폐합을 반대하는가? 학생수 33명을 교육하기 위해 엄청난 예산을 쏟아 붓고 있는 현실이 바람직한 것인가? 최근 박근혜정부는 부처이기주의를 뛰어넘자고 했다. 지역이기주의, 동네이기주의, 학교이기주의 우리모두가 뛰어 넘어야 할 벽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첫댓글 심각한 문제로다. 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