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다양한 이름을 걸고 전국대회를 지향하는 챔피언십이 생활야구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기업의 후원을 받아 거액의 상금을 놓고 성대히 개최되고 있지만 그 속에서도 수도권에서 야구 좀 한다는 팀들이라면 빠지지 않고 우승을 노려보는 대회가 하나 있다. 보통의 생활야구대회라면 우승후보에 이름을 올리는 명문야구팀이나 난다 긴다 하는 야구클럽조차 참가팀들의 면면에 기가 죽어 쉽사리 도전장을 던지지 못하고 있는 명실상부 수도권 최강팀을 가리는 야구대회가 바로 매년 남양주에서 개최되는 다산기 수도권 최강전이다. 거액의 상금보다는 수도권을 대표하는 최강팀이라는 명예로운 타이틀을 더욱 중시하는 대회가 바로 올해로 여섯 번째 무대를 맞는 다산기 생활야구대회인 셈이다. 올해는 준결승에서 디팬딩 챔피언인 남양주 고구려를 잡고 상승세를 탄 구리 카니발과 강력한 다크호스로 주목받던 인천 파죽지세를 8강에서 가볍게 제압하고 우승을 노리는 장충야구인들이 뭉친 JCBC가 결승전에서 맞붙게 되었다. |
|
|
|
초반부터 빅뱅, 치열한 난타전을 예상한 다산기 결승전 |
시작부터 서로를 잘 아는 양 팀의 방망이는 탐색전 따위는 필요 없다는 듯이 1회부터 화끈하게 폭발했다. 1회 선공에 나선 카니발의 톱타자 박찬명이 1루 쪽의 강습타구를 날리며 출루에 성공했고 이번 대회 타점과 홈런 부분에서 대회 2관왕을 차지한 신 개념 2번 타자이자 해결사 김대환이 행운의 중전안타로 카니발이 좋은 흐름으로 첫 번째 기회를 만들어 나갔다. 테이블세터진이 만든 무사 1-3루에서 1루 주자 김대환이 한 템포를 죽여 딜레이드 스틸이라는 고급야구를 선보였고 당황한 JCBC의 키스톤 콤비의 움직임이 원활하지 못한 상황에서 차선책으로 3루 주자의 저격을 시도한 포수 박준창의 3루송구가 우익선상으로 구르는 사이 먼저 한 점을 선취한 카니발은 후속타자의 내야땅볼로 두 번째 점수를 만들어 내면서 먼저 리드를 잡는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
|
|
|
|
|
|
|
두 점을 먼저 내준 JCBC는 톱타자 송배성의 볼넷과 3번 타자 김정훈의 볼넷을 묶어 반격의 기회를 엿보기 시작했고 5번 유광일의 좌월 2루타를 앞 세워 곧바로 동점을 만들면서 이 승부가 결코 싱겁게 끝나지 않을 치열한 난타전의 양상으로 흐를 것임을 예고했다. |
|
벌떼 마운드의 총력전의 카니발과 김봉기-유준이 버틴 JCBC |
스코어 2대2의 상황이었던 3회에도 카니발이 먼저 한걸음 달아날 수 있었던 것은 행운의 사나이 김대환이 3루 실책으로 출루하면서 만든 찬스에서 시작된다. 3번 이승엽이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적시2루타를 만들면서 카니발이 한 점을 앞 서 나갔지만 곧바로 반격에 나서 카니발의 선발투수 김재홍을 끌어내린 3회말 JCBC의 방망이는 실로 가공할 만한 수준이었다. |
|
|
|
|
|
|
|
2번 최건용부터 시작된 JCBC의 기관총 타선은 김정훈, 최인선, 유광일, 조철빈까지 연속 5안타로 상대의 마운드를 공략하면서 단숨에 4점을 뽑아내면서 첫 번째 역전에 성공한다. 원종민의 삼유간의 안타성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로 막아낸 후 빠르고 강력한 홈 송구로 추가실점을 막은 유격수 김대환의 좋은 수비가 없었다면 이 경기는 아마도 3회에서 승부는 일찌감치 결정이 나버렸을지도 모를 일이였다. 타선이 대폭발한 JCBC의 강타선을 상대로 카니발의 마운드는 김재홍-임승섭-임지만으로 이어지는 벌떼 마운드를 가동한 반면 노련한 김봉기가 이닝이터의 역할을 수행하며 마운드를 지킨 JCBC가 서서히 경기의 흐름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면서 주도권을 잡아나가기 시작한다. |
|
|
|
|
|
|
|
발 빠른 두 명의 테이블세터 박찬명, 김대환을 봉쇄하라! |
경기초반 화끈한 난타전을 짐작했지만 실제로 경기의 내용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치열했고 거의 매 이닝 엎치락뒤치락하는 시소게임을 펼치면서 좀처럼 승부의 향방을 점치기 힘든 결승전이란 이름이 아깝지 않은 흥미진진한 상황이 연속적으로 전개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빠른 기동력을 앞세운 두 명의 테이블세터진이 주인공이 있었다. |
|
|
|
|
|
|
|
김근웅의 사구와 김준태의 우전안타로 한 점을 득점했지만 주루미스로 아쉽게 추격의 기회를 날린 4회 초 공격은 아쉬움이 크게 남을 뻔 했다. 하지만 마운드에서 릴리프 임승섭이 안정감을 찾은 5회 초, 카니발은 평범할 수도 있었던 2루 땅볼을 내야안타로 만든 박찬명의 빠른 발을 앞세워 다시 반격의 기회를 만들어내기 시작한다. 다섯 번의 타석을 모두 출루에 성공하며 주어진 임무를 백퍼센트 수행한 김대환이 세 번째 타석에서도 투수글러브를 맞고 굴절되는 애매한 타구로 연속 내야안타로 출루하는데 성공한다. 계속된 찬스에서 고현곤의 밀어내기 볼넷과 김영균의 3루 땅볼이 송구 실책으로 이어지면서 2명의 주자가 득점에 성공한 카니발이 마침내 스코어 7-6을 만들며 경기중반까지 끌려가던 흐름을 단숨에 뒤집는 놀라운 저력을 선보인다. |
|
|
|
|
|
선발 전원이 나이풀린 장충고 선출인 야구쟁이 JCBC의 위력 |
선발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린 10명의 선수가 모두 장충고 야구부 소속의 나이풀린 68~74년생 선수출신으로 구성된 화려한 JCBC의 라인업이 이대로 수도권 최강자라를 타이틀을 양보하고 호락호락하게 물러날리 없었다. 마치 2회를 다시 보는 것이 아닌가 싶었던 5회말, 2번 최인선의 좌전안타를 신호탄으로 5안타와 2개의 볼넷을 집중시키며 빅 이닝을 만든 JCBC의 타선의 집중력은 대단했다. 한 번도 아닌 두 번이나 역전을 허용한 뒤 곧바로 5득점에 성공하는 것은 단순히 경기를 리드하는 것 이상의 효과를 가지고 있다. 카니발의 마운드를 맹폭한 타선의 우위로 경기의 흐름은 확실히 JCBC쪽으로 기울어져 가는 것처럼 보여졌다. |
|
|
|
|
|
하지만 수도권 최강팀이란 타이틀이 이렇게 쉽게 허락되지만은 않았다. 보통의 야구상식으로는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복잡 미묘한 경기의 흐름 속에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고 판단한 JCBC가 마무리로 낙점한 클로저 유준의 초구를 박찬명이 벼락같은 스윙으로 중견수의 키를 넘는 2루타를 만들면서 다시 반전의 서막을 알리기 시작한다. 김대환과 김태성의 적시타가 연속적으로 터져 나오면서 3점을 따라붙은 게임의 스코어는 10-11, 비록 경기를 뒤집는 역전에는 실패했지만 다시금 한 점차의 팽팽한 추격전이 펼쳐진 것이다. 경기막판 한 점차정도라면 얼마든지 다시 해 볼만하다는 희망을 얻은 카니발이었지만 6회 말 수비에서 믿었던 내야진의 실책이 빌미가 되어 결승점에 가까워 보이는 치명적인 2점을 더 내주자 카니발의 덕아웃에서는 돌이킬 수 없는 뼈아픈 실점을 내 준 아쉬움에 탄식이 새어 나오기에 충분했다. |
|
|
|
|
|
주거니 받거니 4번의 동점, 끝까지 결코 끝난 것이 아니다! |
어느새 2시간 30분이 훌쩍 넘은 마지막 7회 초, 더 이상의 드라마를 기대하기에는 다소 무리수라는 생각이 든 카니발의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은 3점을 뒤진 채 시작된다. 모두가 이정도면 끝이라고 생각한 승부였지만 카니발의 타자들은 아직까지 경기는 끝이 나지 않았음을 주장했다. 2사 이후에 김대환이 우중간의 2루타를 기록하면서 3루에 있던 최영수를 불러들였고 이승엽이 볼넷을 골라 다시 꺼져가던 승부의 불씨를 되살려냈다. 동점주자를 1루에 놓고 4번 김태성이 제대로 밀어 친 타구는 우월 3루타가 되면서 2명의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이는데 성공한다. 스코어 13대13이라 만들어지면서 끝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는 요기베라의 명언이 그대로 들어맞은 경기는 4번째 동점이 만들어지면서 여섯 번째 다산기의 주인공을 가리기 위한 승부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고 카니발이 3점의 점수차이를 극복하는 기염을 토했다. |
|
|
|
|
|
|
|
이 정도면 더 이상 추격하지 못하겠지? 이 정도면 분위기를 추스르긴 어려울 거야! 예상을 모두 빗나가게 만든 경기는 살며시 연장의 향기가 풍겨왔지만 JCBC의 김정현이 마지막 순간 승부를 결정지었다. 동점을 허용하면서 7회 말 공격의 기회를 한 번 더 얻는 찬스메이커 최건용이 중전안타로 출루한 뒤 1루 견제구를 잡으려던 1루수의 주루방해로 2루에 가볍게 안착하자 해결사 김정현은 깨끗한 중전안타를 기록했고 중견수가 이 공을 더듬는 사이 2루 주자가 홈으로 뛰어들면서 길고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는 끝내기 득점이 되고 말았다. |
|
|
|
수도권 최강자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 다산기에 도전장을 던진 수도권의 쟁쟁한 32개 팀의 가장 높은 자리인 챔피언의 자리는 결국 JCBC에게로 돌아갔다. 선수출신들은 그다지 열심히 뛰지 않는다거나 개인기를 앞세운 팀은 끈끈한 팀웍을 가질 수 없다는 편견을 모두 날려버린 멋진 조직력과 끈질긴 승부근성이 없었다면 차지할 수 없는 우승이었기에 더욱 값진 결과로 다가올 것 같다. 지금도 다산기는 충분히 가치 있고 매력적인 대회임에 틀림없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다산기가 1년 동안 펼쳐진 수도권의 생활야구 단기대회 우승팀들을 모두 초청해 진정한 왕 중 왕을 가리는 자리가 되면 어떨까라는 즐거운 상상을 해보게 된다. |
|
첫댓글 낯익은 이름들이 많이 올라오네요 ~ ^^ 카니발은 아쉽겠지만 우승하신 jcbc 축하드립니다.!~